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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보이 바니

作者 : acema

分级 大众 无倾向

文集 220512

10 0 2022-5-12 21:04
        목차

        캠보이: 바니

        hi. darling

        hi. sweety

        hi. cutie

        my little darling

        Mac & Bunny

        첫 방송

        곰돌이 한 마리 (한국어 ver.)

        오메가버스 AU





hi. darling

        탁, 타타탁, 타탁. 곱슬거리는 부드러운 갈색 머리카락이 안경 위를 다 덮을 듯이 내려와 있었다. 그 상태로 앞은 잘 보이긴 하는 걸까 싶었지만, 쉴 새 없이 빠르게 타자를 치는 손을 보니 잘 보이는 듯했다. 얼굴을 반이나 가린 크고 둥근 안경을 한 번 추켜올리고는 우물우물 입술을 움직였다.

        제 몸보다 큰 티셔츠 소매 밖으로 빼꼼히 나온 손은 험한 일은 해본 적 없다는 듯 여리고 곱상하기만 했다.

        쉴 새 없이 올라가는 채팅창을 보다가 자신의 노트북 위에 달린 캠을 조절하고 안경을 책상 옆에 내려 뒀다. 부들부들한 머리카락을 몇 번 쓸어 올리곤 스프링식으로 된 머리띠로 머리카락을 넘기자 나른함이 뚝뚝 떨어지는 얼굴이 드러났다. 곧바로 ‘ON’ 표시가 깜빡이며 화면에 그의 얼굴이 잡혔다. 빛바랜 푸른색 눈동자는 이질적이었고, 작은 별자리처럼 흐릿한 점 네 개가 왼쪽 뺨에 콩콩 찍혀 있었다. 블루투스가 켜지며 함께 마이크도 켜졌다.

        “으음… 안녕.”

        조금은 늦은 밤, 낮잠을 자고 일어난 듯 잠긴 목소리에 채팅방이 정신없이 올라갔다. 그는 마우스 휠을 도록도록 돌려가며 실실 웃음을 흘렸다.

        “오늘? 오느-을, 오늘은, 뭐 할까요? 아. 나, 이거 샀는데. 코인 딜도, 핫핑크, 코인 금액에 따른 진동의 변화! 라는데…? 저번 거랑 다른가 봐.”

        물방울 모양의 둥근 구에 길게 꼬리가 나 있는 독특한 모양새였다. 꼬리 모양도 곧게 난 게 아니라 유연한 곡선을 띠고 있었다. 바니가 입술을 우물거리며 새 장난감 여기저기에 젤을 발랐다. 채팅방은 바니 ‘벗어줘.’ ‘구멍 보여줘.’ 등의 온갖 섹스하고 싶다는 소리로 물들어갔다. 바니, 라고 불린 그가 책상에 턱을 괴고 실실 웃다가 ‘섹스는 무서운걸….’ 하며 속살거렸다.

        섹스를 해본 적이 없는 바니는 직접 누군가를 만나 관계를 갖는 것을 무서워했지만, 혼자 자위하는 것은 좋아했다. 화면에서 조금 뒤로 물러난 바니는 큰 타올을 익숙하게 깔고 그 위에 앉았다. 큰 티셔츠를 훌렁 벗자 흰 몸이 드러나고 옴폭하게 들어간 배꼽과 몇 번 문지른 탓에 짙은 붉은 빛으로 물든 젖꼭지가 시선을 끌었다. 노트북을 향해 엉금엉금 기어가는 뒷모습은 누군가 본다면 당장 짧은 쇼츠를 끌어내릴 정도로 눈길을 끌었고, 엉덩이 뒤쪽은 불룩하게 나와 있었다.

        바니가 화면을 몇 번 더 클릭하자 채팅창이 더 확대되며 글자가 선명하게 보였다.

        “어쩌지, 잠깐만.”

        [바니, 다리 벌려줘.] 그는 들끓는 채팅창을 보며 웃었다. 무릎을 꿇으며 제 쇼츠 밴드를 끌어내리는 손길이 자못 야릇했다. 찌릉찌릉 화면을 울리는 소리가 기꺼웠다. 등골이 오싹하게 달아오르는 느낌에 바니는 나른한 한숨과 함께 제 입술을 핥았다. 쇼츠는 허벅지를 타고 내려가 바닥으로 툭 떨어졌다. 하반신을 가리고 있는 분홍빛 천과 연결된 얇디얇은 끈이 골반을 가로질러 뒤쪽 꼬리뼈까지 연결되어 있었다. 꼬리뼈 위에는 폭신폭신한 토끼 꼬리가 달려 있는 티팬티가 자리했다. 아니, 팬티의 구실도 못 하는 천 조각에 가까웠다.

        바니는 한쪽에 있는 다른 일반 딜도를 집어 들고, 이미 방송 전에 풀어둔 애널 주변을 느릿하게 문질렀다. 흣, 하는 신음과 함께 천천히 들어오는 딜도. 제 안을 들락날락거리는 작은 물건은 한껏 고양된 기분을 만들었다. 입이 바짝 마르는 느낌에 입술을 느릿하게 핥으며 천 아래 삐죽이 나온 제 좆을 잡았다.

        “으응, 어떡해에….”

        흰 피부는 금세 홍조가 돌았다. 하지만 자신의 영상을 보러 온 구독자들은 좆 잡고 흔드는 것보다 코인 딜도를 꽂고 사정시키는 것을 더 좋아했다. 작은 딜도로 한껏 몸이 달아올랐다. 꾸욱, 하고 안으로 삽입하자 젤이 속옷 끈 틈으로 줄줄 흘러내렸다. 흥건한 젤이 제 허벅지 안쪽을 한껏 물들이고 미끈거리게 했다. 반들반들 빛나는 고환 아래를 손가락으로 문질렀다. 바니는 서툰 손짓으로도 열광하는 채팅창을 보며 장난감을 빼고는 색다른 모양새의 딜도를 잡았다. 핑크색의 꼬리가 삐죽 솟아 나온 듯 보이는 독특한 모양새의 딜도였다. 그가 배시시 웃고는 익숙하게 코인 딜도를 깊숙이 밀어 넣었다. 사람 성기와는 다른 모양새의 장난감이 안으로 쑥 박혀 들었다.

        찌릿한 감각에 성기가 바짝 달아오르는 것 같았다.

        [바니, 다리 벌려줘 젠장]

        [XX, 아래가 왜 핑크야 좆 처박고 싶게]

        [채팅방의 ‘바니코인’이 5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찌릉찌릉! 애널에 코인 딜도를 넣어 스위치를 켜자마자 무섭게 찌릉거리며 돈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바니가 하앙, 하며 가는 신음을 흘리며 화면에 좀 더 잘 보이게 가까이 다가섰다. 엉덩이를 살짝 비틀어 보이자 폭신폭신한 토끼털 꼬리와 우물대는 애널 사이로 삐죽 솟아 나온 딜도의 끝이 팔딱였다.

        [오늘 토끼 꼬리야? 꼬리 보여줘야지]

        [꼬리 두 개나 달았어, XX! OMG!!]

        둥글고 말랑해 보이는 엉덩이가 화면에 살랑거렸다. 찌릉찌릉!

        [채팅방의 ‘sex바니’가 1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달리 큰 움직임 없이 제 엉덩이를 쥐었다 놓는 제스처에도 후원 코인이 쉴 새 없이 들어왔다. 토끼 꼬리가 붙은 끈 옆을 비집고 들어간 코인 딜도가 후원 알림이 들어올 때마다 찌릉대며 내벽 안을 쉴 새 없이 찔렀다.

        “읏, 하앙, 아, 이거, 너무 작아, 작은데-에… 으응, 고마워요, 땡큐….”

        바니는 안을 크게 쑤시고 싶어, 잘게 진동하는 딜도의 움직임에 맞춰 허벅지를 붙이며 비비적거렸다. 딜도가 찌릉거리며 울릴 때마다 바니의 몸이 휘청거렸다.

        [채팅방의 ‘익명’이 10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찌르르릉! 나른하게 뜨여 있던 눈이 확 뜨였다. 순간 놀란 바니의 몸이 엉덩이 사이가 훤히 보일 정도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살결이 젤로 질척해져 번들거렸고 분홍색 꼬리가 쉴 새 없이 퍼덕거렸다.

        “힉, 잇, 아, 땡, 큐, 아니, 흑, 잠깐, 잠까안…!”

        [채팅방의 ‘익명’이 10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채팅방의 ‘익명’이 20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악, 흐응, 아! 뭐, 하앙!!”

        쉬엄쉬엄 들어오던 코인이 미친 듯이 찌르릉 울리고 있었다. 바니는 당혹스러움에 헐떡이며 몸을 겨우 돌렸다. ‘대체, 뭐야.’ 여태껏 코인 딜도를 썼지만, 이 정도의 반응은 처음이었다. 화면에는 바니의 다리가 움츠러들었다가 벌어지는 모습과 벌어진 다리 사이로 벌겋게 물든 바니의 얼굴이 보였다.

        “땡, 큐우, 아, 하앙….”

        코인이 잠시 주춤했다. 허리가 짜르르 떨려오고 속옷 위로 삐죽 고개를 쳐든 바니의 좆이 말간 액을 흥건하게 흘려대고 있었다. 익명은 충전한 코인을 다 쓴 건지 아니면 나가버린 것인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아까처럼 과한 진동이 아닌 평소대로 찌릉찌릉 울려대는 울림에 바니는 흥분을 고스란히 드러낸 채 다리를 활짝 벌렸다.

        “여기 섰는데 어떡해? 누가 빨아주면 기분 좋다던데… 하읏, 고마워어….”

        벌어진 입술 사이로 바니의 빨간 혀가 날름거렸다.

        [입 구멍에 박고 싶다] [바니 오늘은 왜 약해] 하는 댓글도 간간이 보였다. 그 댓글에 바니가 고개를 기울이며 입을 삐죽였다.

        “나 먹여 살리는 건 자기들인데 오늘 약하다고 하면 누구 탓이야…?”

        [채팅방의 ‘팡’이 1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바니는 찌르릉 울리는 알람 소리에 땡큐를 중얼거리며 팬티 끈을 풀었다. 퉁, 하고 성기가 튀어나왔다. 이미 애액으로 번들거리는 귀두 끝을 손끝으로 문질러 그 손가락을 쪽, 쪼옵… 소리를 내며 혀로 핥았다. 찌릉찌릉 100 코인, 300 코인, 바니를 약 올리듯 잔잔한 코인들이 들어왔다. 찌릉찌릉 소리가 울릴 때마다 연약한 신음이 흘러나왔다. 화면에 비치는 바니의 얼굴은 흥분감에 눈가 아래가 홍조로 물들어있었다.

        “으응, 합, 하아, 달아, 자기야 좆, 맛있어, 어떡해?”

        엉금엉금, 캠 앞으로 간 바니가 제 손가락을 하나 더 물고는 긴 막대 사탕을 빨듯이 혀를 움직였다. 미처 삼키지 못한 타액이 손을 타고 줄줄 흘러내렸다. 찌릉찌릉 코인 딜도가 울릴 때마다 치고 올라오는 사정감에, 빨리 싸게 해달라며 울었다. 화면 아래로 미처 잡히지 못한 바니의 좆 끝에서 액이 뚝뚝 흘렀다. 힘을 줄 때마다 엉덩이가 움찔거리며 떨리고, 성기도 함께 꺼덕거렸다.

        “박아줘야지. 응? 안에 박아서, 문지르고, 나 기분 좋은 곳 찔러줘, 하앙….”

        흰 발끝이 움찔거렸다. 무언가에 올라타서 허리를 흔들 듯이 움직이며 캠 가까이에 했던 몸을 뒤로 살짝 물렸다. 라이딩을 하듯 유연하게 움직이는 바니의 허리에 채팅창에는 고통에 찬 욕설들이, 온갖 음담패설이 올라왔다. 물론 찌르릉 울리며 코인도 멈춤이 없었다.

        핫, 하앙, 아, 바니는 바니대로 기절할 것 같았다. 벌어지는 입술 사이로 고양된 신음이 터져 나왔다. 코인 딜도로는 부족했다.

        “나, 갈래, 갈래에, 가게 해줘어….”

        [채팅방의 ‘익명’이 50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찌르르르릉!!! 무릎을 꿇은 채로 움직여대던 바니가 벼락을 맞은 듯 옆으로 쓰러졌다. 퍼덕거리는 경련과 함께 귀두 끝에서 흰 정액이 투둑 튀었다.

        “아, 악, 하으읏…!!”

        찌르릉, 찌르릉, 그 뒤로도 연달아 작은 코인들과 큰 코인들이 쉴 새 없이 선물로 들어왔다.

        “아, 앗, 아냐, 잠깐, 힉, 히잇, 잠까안…!!”

        한껏 움츠러져 있던 바니의 다리가 꼿꼿하게 펴졌다. 안을 짜르르 울리는 감각에 어쩔 줄 모르고 발끝이 곱아들었다. 흐트러진 타올 위에서 몸을 비틀었다. 사정을 했는데도 또 꼿꼿하게 좆이 섰다. 그것을 어찌할 줄을 몰라 이불을 움켜쥐고 바니는 제 허벅지만 비벼댔다.

        찌릉! 찌릉!

        “힉, 힉…!”

        머리띠가 다른 곳으로 내팽개쳐졌다. 선명한 자극에 바니의 이마가 땀으로 축축했다. 곱실한 머리카락도 그 야릇한 습기에 젖어 들었다. 가슴팍이 쉴 새 없이 오르내렸다. 바니의 반응을 기다리는 것인지, 그를 보며 반찬 삼아 좆을 문지르고 있어서 조용히 있는 것인지, 채팅방이 조용했다.

        눈앞에서 별이 팍팍 튀는 기분이었다.

        [채팅방의 ‘익명’이 10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기다렸다는 듯이 ‘익명’이 또다시 선물을 했다. 바니의 입에서 ‘흐앗…!’ 하는 짧은 신음과 함께 막을 새도 없이 좆 끝에서 묽은 액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코인 딜도의 진동이 길게 여운을 남기며 웅웅 소리를 냈다. 평소 때와는 다른 감각에 바니의 입이 저절로 벌어졌다.

        ‘뭐야, 뭐냐구….’

        지나친 자극에 눈물을 흘렸는지 속눈썹이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예전에 진짜 이상한 놈은 100 코인을 쪼개서 보낸 적이 있었는데, 오늘 처음 보는 저놈은 큰 금액을, 자신이 이걸 하면서 한두 번 정도 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금액을 오늘 여러 번 쏘아댔다. 끝장을 보겠다는 듯이.

        “하악, 하아… 흣.”

        바니는 힘에 겨운 숨을 뱉으며 옆으로 돌아누웠다. 시청자가 자신이 사정한 모습을 볼 수 있게 비스듬히 누운 몸의 가슴팍은 본인이 싸질러 놓은 정액으로 엉망이었다. 팔을 겹쳐 비스듬히 누워 있던 바니가 제 가슴을 느릿하게 문질렀다.

        “오늘은 그만, 그만할래… 나, 두 번이나 쌌는데.”

        그만하겠다는 말에 채팅방에는 울음바다가 됐다.

        [바니 가지마]

        [바니 코인 말고 손가락도 쑤셔줘]

        [좆만 한 딜도는 이제 안 사??]

        다급한 채팅들이 올라왔다. 코인 딜도가 아니어도 돈 쓰는 녀석들이지만, 자신들이 코인 쓰는 재미를 보려고 코인 딜도 써달라고 하는 거면서.

        “으응, 그거는 나중에, 나 새 옷 시켰어.”

        [바니 양말 신고 해줘]

        [네 엉덩이에 얼굴 처박고 싶다. 다른 BJ들처럼 손님 초대 없어?]

        “싫어, 난 내가 하고 싶은 거 할래. 으응, 나 오늘 힘들어, 다음에.”

        나른해서 눈이 저절로 감기는 것 같았다. 바니는 몸이 으슬으슬해지는 감각에 끄응, 소리와 함께 몸을 일으켜 노트북 앞으로 갔다. 캠 가까이에 얼굴을 대고 뽀뽀를 하듯 입술을 오므렸다.

        “나만 봐, 응?”

        찌릉찌릉, 안에서 약하게 코인 딜도가 울렸다. 야살스런 속삭임에 홀린 듯이 채팅창에서는 코인을 쏴대고 있었다. 다시 야릇한 불이 지펴지는 것 같았다. 바니가 작은 진동에는 익숙한 듯 꾹 참으며 고개를 기울였다.

        “다음에는, 뭐 입지?”

        [왜 자꾸 입냐 벗는 게 예쁨]

        [바니 내 좆 물어줘]

        “내 빅맨보다 크면 생각해 볼게.”

        [omg 너무했다 빅맨 딜도 아님??]

        바니가 실실 웃으며 타올을 어깨 위로 올리며, 맞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손을 살살 들었다.

        “그럼, 으응, 언제 볼까, 내일은 힘들어….”

        [안돼 바니ㅜㅜ 가지 마]

        [코인 쏴줄게 가지 마 plzzzz]

        “예쁜 거 사서 올게, 바이 바이?”

        바니가 캠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채팅방에서 가지 말라는 온갖 우는 소리가 난무하는 가운데 닉네임 ‘익명’은 보이지 않았다.

        ‘뭘까, 그만큼 쏴댔으면 요구하는 거라도 있었을 텐데.’

        바니는 구독자와 만나는 건 안 되더라도 원하는 컨셉을 말해주면 다음 방송 때는 그 컨셉에 맞춰 옷을 입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익명은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있을 뿐이었다.

        블루투스가 꺼지고 OFF 화면이 나타났지만, 바니는 채팅방에 남아있었다. 바니가 채팅방에서 나가지 않고 있자, 구독자들이 캠을 다시 켜달라며 아우성이었다. 바니는 제 아래에 박혀있는 코인 딜도를 느릿하게 빼냈다. 온몸이 짜르르 떨려왔다. 구멍이 움찔거리며 다른 것을 집어넣으라고 아우성이었다.

        “섹스, 해보고 싶다….”

        이런 거보다 기분 좋겠지? 하지만 자신은 안 될 거다. 왜냐면 겁쟁이니까.

        바니에서 진홍으로 돌아온 그가 한숨을 푹 내쉬며 침대 위로 푹 엎어졌다.

        진홍은 캠보이 유료사이트에서 BJ 바니로 활동 중이었다. 서양인 아버지와 동양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조금은 이국적인 외모를 가진 바니는, 삼 남매 중의 막내였다. 외향적인 성격은 아닌 탓에 하는 일은 프리랜서이나 반쯤은 백수나 다름없었다.

        물론 외향적이지 못한 진홍이 성인 방송을 하는 것은 가족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지만.

        진홍은 방을 대충 정리하고 잠옷처럼 입는 티셔츠를 걸쳤다. 속옷을 떠올렸다가 속옷을 입는 게 귀찮아져서 짧은 쇼츠만 입곤 노트북 앞에 앉아 익숙한 사이트에 접속했다.

        ‘퍼니펀’ BJ들의 후기 영상이 열심히 올라오는 성인용품 사이트였다. 진홍이 영상을 찍고 들어온 코인으로 사는 것은 먹을 것, 옷 몇 가지, 그리고 대부분이 성인 장난감이었다. 도륵도륵 휠을 내리는 손길이 섬세했다. 진홍은 가만히 사이트를 들여다보다가 장바구니만 몇 번 깔짝대고는 입을 삐죽인 채 다시 캠을 켰다.

        ON 표시가 반짝반짝하더니 금방 화면이 잡혔다. 바니의 캠방에 불이 들어오자마자 알림을 설정해 둔 구독자들이‘????’을 치며 하나둘 접속하기 시작했다. 머리띠로 머리를 넘겨 이마를 훤히 드러낸 모습에, 빛바랜 푸른색 눈동자가 반짝거렸다. 진홍은 ‘히-’ 숨소리를 뱉듯 웃으며 눈을 깜빡였다.

        “안녕.”

        [바니ㅠㅠㅠㅠㅠㅠ]

        [무슨 일이야??]

        [OMG 바니 눈이 너무 예뻐]

        “나 그냥 자려고 했는데.”

        [채팅방의 ‘LOLL’이 1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진홍은 턱을 괴고는 캠을 자신이 보고 있는 사이트가 보이도록 조정했다. ‘이게 맞나?’ 하면서 중얼거리는 진홍의 행동마저 좋은 것인지, 방송 알람에 맞춰 들어온 구독자들이 코인을 쉴 새 없이 쏘고 있었다. 입술을 오물거리듯 ‘땡큐우-’ 하고 말하는 것마저 좋은 건지 채팅방은 각자 자기 할 말들로 난리였다.

        “이거 봐, 나 뭐 사? 토끼 꼬리는 있어.”

        [퍼니펀?? XX, 망사 입어줘ㅠㅠㅠㅠ 바니 제발 plzzzz]

        [유두 클립은? 젖꼭지는 왜 안 보여줘]

        진홍은 채팅창을 보며 마우스를 딸깍거렸다. 용품을 고르는 얼굴이 신중하기 짝이 없었다. 그 모습마저도 좋다며 코인이 차곡차곡 쌓였다.

        [바니, 흡착식 빅맨 써줘. 맨몸에 가터벨트 입고.]

        ‘익명’이었다. 자신이 제대로 본 건가 싶어 고개를 기울이고는 신상 카테고리를 천천히 훑었다. 투명한 빅맨.

        <<어디든지 흡착이 가능하며 기존의 빅맨보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되어 은밀한 내부가 보일 것 같은….>>

        진홍은 설명을 읽어 내리다가 멈칫했다. 흡착식은 안 써봤는데 하는 고민과 뒤이어 떠오르는 생각에 입술을 삐죽였다. 익명이 큰돈을 써 줬으니까 이거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근데 나, 내 빅맨 있는데.”

        진홍은 마우스를 놓고 엉금엉금 침대 위로 기어갔다. 셔츠 아래로 엉덩이가 씰룩거렸다.

        [젠장 엉덩이ㅠㅠㅠㅠ]

        [깨물고 싶다 진짜ㅠㅠㅠㅠㅠ]

        [채팅방의 ‘마노’가 1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채팅방의 ‘LOLL’이 1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바니 쇼츠만 입었어???]

        머리맡에 적나라하게 놓여 있는 빅맨을 가지고는 다시 캠 앞에 섰다. 채팅방이 또 쉴 새 없이 올라갔다. 조막만 한 진홍의 얼굴 옆에 빅맨이 자리하니 흉하기까지 했다. ‘내 빅맨.’ 다시금 종알거리며 빅맨의 귀두 끝으로 제 뺨을 쿡 찔렀다. 구독자들은 자신들의 좆으로 진홍의 얼굴을 문지르고 싶다며 난리였다. 진홍이 살살 웃으며 고개를 비스듬히 돌려 빅맨의 선단을 혀로 느릿하게 핥았다.

        “빅맨 사서, 어디다 붙여서 해? 익명님 취향이야? 아니면 나한테 넣고 싶어서 그래?”

        작은 입술이 빠듯하게 벌어졌다. 입꼬리 쪽이 아릿해서 물고 있던 빅맨을 금방 입에서 빼냈지만 그것마저도 좋다고 코인이 날아 들어왔다.

        “나 뭐 입는 게 좋아?”

        [다 벗고 가터만 차.]

        [xx, 대박 가터는 한 번도 안 입었잖아, 바니, 레이스 밑에 트인 거 입고 해줘]

        ‘아, 다들 취향 참.’

        맨날 티팬티나 머리띠, 가벼운 초커 같은 것만 사서 했던 진홍의 장바구니에 구독자들이 요구하는 물건을 채워갔다. 그렇게 물건을 담다 보니 예상 금액보다 조금 초과되어 고민이라는 표정으로 입술을 깨물었다.

        “어떡해, 너무 많이 사는 거 아냐?”

        유두 클립에 사정 방지링까지 장바구니에 들어갔다.

        ‘이것들은 쓸 일이 없는데 빼야 하나. 그래도 밥은 먹고 지내야 하는데….’

        가끔 부모님이 용돈을 보낼 때도 있지만 대부분 자신이 일하는 것과 이걸로 부수입을 얻어 생활하고 있었다. 진홍의 눈가가 축 처졌다.

        “핫젤 다 썼는데. 진짜, 진짜 나 금액 초과야.”

        [채팅방의 ‘익명’이 20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대박, 저거 뭐냐]

        [아까 바니 자위할 때도 쏜 사람 아님???]

        [바니 맘껏 담아 큰손 왔음!!!]

        그런 의도로 말한 것이 아니었지만, 괜히 소심해진 진홍은 입술을 꾹 깨물었다. 채팅창에서는 입술을 우물우물 씹으며 고민하는 모습도 귀엽다는 말들이 올라왔다. 장바구니에는 하늘하늘한 천조각 같은 옷들도 많았다. 진홍은 장바구니에서 몇 개를 또 빼고는 익숙하게 티팬티를 몇 개 담고, 자주 사용하는 핫젤을 담았다.

        “이제 끝, 진짜 끝, 잠시만- 나 결제 좀. 아, 자기, 빚 내서 코인 쏘기 없기.”

        흥얼흥얼 작은 콧노래를 부르며 화면을 전환시켰다.

        ‘결제, 결제. 당분간은 이걸로 놀면 되겠다.’

        배부른 만족감에 진홍이 나른하게 웃었다.



***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자 끼익- 하는 소리가 들렸다. 톡, 톡, 책상 위를 두드리는 손길은 나긋했고 묵직한 느낌이 들었다. ‘후.’ 하며 흘러내린 앞머리를 불고는 미묘한 웃음을 그리는 한 남자.

        “귀엽네.”

        선명한 금발에 화면을 바라보고 있는 남자의 선명한 녹색 눈동자가 반질반질 빛이 났다. 호기심이 가득한 얼굴에 노트북 화면에는 열심히 종알대는 바니, 진홍의 얼굴이 보였다.

        가만히 영상을 보던 남자가 마우스를 몇 번 깔짝이자 화면에 선명한 글자가 떴다.

        [채팅방의 ‘익명’이 10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자신의 사이트에서 우연히, 정말 우연히. 회원의 후기를 보다가 알게 된 캠보이. 빅맨 후기에 대부분 캠보이에서 보고 왔다는 말이 대체 뭔가 싶어 뒤적거리던 찰나에, ‘캠보이 바니’라는 이름이 뜬 글을 발견하고 찾아서 들어오게 된 영상 방이었다.

        처음엔 앳된 얼굴에 잘못 들어왔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의 방송을 보고 어느새 한심하게 발기해 있었다.

        화면에 다 못 잡힐 정도의 크고 예쁜 눈매와 푸른색 눈, 흰 피부, 뺨 위의 점, 그리고 젖꼭지와 엉덩이 사이의 구멍 같은 내밀한 곳까지. 순식간에 그를 탐하게 될 정도였다.

        “그래서 다들 발광을 하는구나.”

        그 발광을 자신이 하게 될 줄이야. 우습게도 바니가 새로 영상을 켜서 한 행동은 무척이나 익숙한 사이트에 들어가 물건을 골라 장바구니에 담는 모습이었다. ‘퍼니펀’ 자신이 공동대표로 있는 성인용품 사이트였다. 대충 목록을 아니까 서비스라도 챙겨 보내라고 할까, 별 같잖은 생각까지 들었다.

        맥케인 쉴러. 그가 자신의 입술을 조용히 두드렸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너무 취향이라서 하면 안 되는 짓을 찾아서 하게 될 거 같았다. 그랬다간 사업을 말아먹을 수도 있으니 참아야겠지 싶어 한숨을 뱉었다.

        영상에 잠깐 비친 톡 튀어나온 젖꼭지에 유두 클립을 해두면 조금 더 봉긋해지지 않을까. 직원들과 회원의 후기보다 직접 써서 애달파 하는 바니의 모습이 더 궁금해졌다.

        “사무실에 가서 다른 거 더 넣어야겠네.”

        ‘익명’으로 코인을 쏘나, 퍼니펀에서 익명으로 제품을 보내나 그게 그거 아닐까. 맥케인은 방송이 종료됐다는 화면을 보고는 쭈욱 기지개를 켰다.

        집 안에서 가볍게 반바지만 입은 채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녔다. 우뚝 선 몸은 일반 사람보다 머리 반개는 더 큰 체격이었다. 꾸준한 운동으로 군살 하나 없는 몸에 복근마저 탄탄해 보였다.

        “엄청 작아 보이던데.”

        멍하니 물을 마시면서도 자신이 본 영상이 다시 떠올랐다. 호리호리한 체구에 한 팔에 다 둘릴 것 같던 허리. 찹쌀떡 같은 엉덩이가 자꾸 머릿속에 둥실둥실 떠돌아다녔다.

        ‘미친 게 아닐까, 진짜 잠깐 본 건데.’

        도발하려고 해대는 말도 마냥 귀엽기만 했다. 도발을 한다기보다는 그냥 호랑이 앞에 있는 토끼가 앞발로 건드리는 느낌 정도. 진짜 만나면 앞뒤 안 가리고 대쉬할 것 같았지만, 택도 없을 이야기였다.

        맥케인은 진짜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 그다음 날, 자신이 사무실에서 그 택배 상자 주소를 보기 전까진.

        맥케인은 주소를 보고 ‘혹시나 이건 운명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다. 생각해보니 같은 동네에 살면서 바니 같은 사람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혹시나 정말 이사를 왔다거나, 아니면 주소가 잘못 적혔다거나 하는 경우일 수도 있었다.

        “아니, 돈을 쓰는 건데 주소를 잘못 쓸 리는 없을 테고.”

        “예?”

        “아냐, 일 봐.”

        열심히 포장을 하고 있는 직원 뒤를 기웃거리다가 벽 한 면에 정리되어 있는, 바니가 잠자리 날개 같다며 다시 빼버렸던 슬립을 집어 택배 상자 위로 툭 던져 넣었다.

        “사장님? 주문 목록에는 러브 슬립은 없어요.”

        “알아, 그냥 넣어. 어젯밤 열 시 넘어서 주문 들어온 거 아냐?”

        맥케인의 말에 직원이 자신이 쥔 용지를 살펴본다. 맥케인도 직원의 옆으로 슬며시 다가가 목록을 재차 살폈다. 자신이 봤던 목록과 일치했다. 만약 바니가 맞다면, 한 번씩 한다던 언박싱 영상에서 찍어 올릴 테고, 아니라면 그냥 자신은 돈만 버리는 일을 한 거겠지.

        “네, 맞아요.”

        “그럼 넣어. 내가 알아서 할 테니.”

        같은 동네라면 한 번쯤은 마주치겠지.



***

        맥케인은 조금 짜증스런 얼굴이 되었다. 배송은 됐고 같은 동네에 살면서 어떻게 한 번도 마주치지 못한 것인지, 역시 바니가 같은 동네에 산다는 것을 착각한 건가 싶어 한숨이 나왔다.

        띵동띵동- 핸드폰 알람이 울렸다. 딱히 알람 울릴 만한 게 없다고 생각하던 맥케인은 ‘아’ 하는 소리와 함께 노트북을 켰다. 바니의 방송 알림이었다.

        [“하이… 안녕.”]

        바니는 금방 씻고 나온 건지 머리카락에 물기가 축축하게 있었다. 뺨도 발긋하고 입술을 우물대는 게 버릇인지 어쩐지 입술이 통통하게 부어있는 것 같았다. 오늘은 빅 사이즈의 반팔에, 또 짧은 쇼츠였다. ‘화면이 잘 안 맞네-’ 하면서 바니가 중얼거리며 캠을 만지작거렸다. 그의 손짓에 화면 속 가득 얼굴이 바짝 당겨졌다. 빛바랜 푸른색, 선명한 눈동자가 잠시 스쳐 지나갔다. 어쩐지 눈 초점이 흐릿한 느낌까지 들어 보는 사람이 조금은 조마조마한 마음이 들게 만들었다.

        [“나, 택배 왔어!”]

        ‘으쌰.’ 하며 상자를 들고 들어오는데, 상자 박스에는 이미 개봉한 흔적이 보였다. 바니가 잔뜩 상기된 표정으로 뚜껑을 여는데 맥케인마저 덩달아 기대하게 만들었다.

        [“이거 봐봐. 내가 안 시켰는데 이런 게 왔어!”]

        자신이 넣은 러브 슬립. 흰색에 잠자리 날개처럼 가벼운 재질에 가슴 제일 중간은 작은 똑 단추로 되어 있고 아래로 내려갈수록 벌어지는 형태였다. 아래 속옷은 손바닥만 한 천 쪼가리의 티팬티.

        [“어떡하지, 이거? 잘못 넣은 거 같은데.”]

        곰곰이 고민하는 바니의 얼굴이 보였다. 발긋해진 뺨에 고민과 호기심 가득한 얼굴을 하고, 초롱초롱한 눈동자로 캠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눈이 마주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입어줘.’ 맥케인은 괜히 제 입술이 바짝 마르는 것 같았다.

        [“나, 오늘은 이거 입고, 혹시, 혹시-이, 잘못 넣었다 하면 결제하면 되겠지? 응?”]

        마치 자신에게 허락을 구하는 것 같았다. 채팅방은 쉴 새 없이 그러라고, 입어 달라며 아우성이었다. 자신도 똑같은 놈이었다. 입어줘, 바니. 저 조그마한 남자가 뭐라고.

        [“그래, 그럼 어, 보자. 이거는 새 빅맨! 진짜 안에 다 보이겠다… 이거랑 클립이랑…?”]

        딱히 개봉식이라는 설명도 없이 자신이 시켜놓고도 본인이 주문한 건가 싶어 한 번 더 들여다보는 모습이 보였다. 맥케인은 한 번이라도 좋으니 동네에서 마주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치 진짜 겁 많은 토끼처럼 바니는 집에서 나오지 않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

        바니가 반팔을 벗고 맨몸에 슬립을 걸쳤다. 자신의 가슴에 닿는 천의 느낌이 이상한지, 바니는 가슴 주변을 자꾸 문질렀다. 불투명하게 비치는 슬립 아래로 언뜻 옴폭 파인 배꼽이 보였다. 톡 튀어나온 젖꼭지도, 배꼽도 핥고 싶어지게 했다. 맥케인은 자극적인 영상 탓인 건지, 아니면 자신이 그냥 이상해지는 건지 판단하기 어려웠다.

        젤을 여러 통 샀던 바니가 젤 통을 들고 제 가슴팍 위로 쭉 짰다. 젤이 흥건하고 뭉근하게 흘러내리며 바니가 입고 있는 슬립 위로 주르륵 떨어져, 바니의 몸에 축축하게 달라붙었다. 자신이 잠시 한눈 판 사이 바니는 쇼츠를 벗고 손바닥만 한 레이스 팬티로 갈아입은 뒤였다. 제모라도 하는 건지 음모가 있어야 하는 곳은 맨둥맨둥한 피부만 덩그러니 보였다.

        잇자국으로 흔적을 내고 싶을 정도였다. 무릎을 살짝 꿇고 다리를 벌리니 바니의 성기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바니는 얕게 신음하며 제 유두를 손끝으로 둥글리며 허리를 유연하게 움직였다.

        [“젤, 뜨거운 거 같아….”]

        혼자 속살대는 말에도 코인이 미친 듯이 올라갔다. 바니는 뾰족하게 선 자신의 유두를 꼬집듯 잡으며 나른하게 웃었다.

        [“으응, 땡큐우….”]

        ‘씨발,’ 맥케인이 욕을 내뱉었다. 벗어날 수 없는 늪에 빠진 기분이었다. 침대 위엔 성인용품들이 널브러져 있고, 새로 온 빅맨을 옆에 세워둔 채, 얇은 천에 감춰진 젖꼭지를 문질렀다. 살짝 벌어진 바니의 입술에서 ‘아-’ 하고 단숨이 폭 내쉬어졌다.

        “하, 젠장.”

        애처롭게 파르르 떨리는 바니의 눈꺼풀과 꾹 깨무는 입술, 가슴을 문지르며 허리를 약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보여지고 있었다. 슬립에 감춰진 몸이 흐릿하게 비쳐 훨씬 더 야살스럽게 만들었다.

        [“천이, 이게, 부들부들해서 혀로 핥는 거 같아. 젖꼭지… 흐으응….”]

        반쯤 무릎을 꿇은 채로 종알대던 바니가 제 다리를 움츠렸다. 희게 드러난 허벅지가 비비적대고, 속옷 위로 삐죽 튀어나온 귀두 끝에서는 말간 액이 송골송골 고였다.

        채팅방은 핥고 싶다며, 당장에라도 죽을 것 같다는 내용과 코인들로 차곡차곡 쌓여갔다. 맥케인이 자신의 아래를 바라봤다. 성기가 선명하게 드러나 움찔거렸다.

        ‘입에 물리고 싶다, 그랬다간 저 작은 입술이 찢어지겠지.’

        어릴 적 사춘기 때 말고는 자위를 해본 적 없는 맥케인은 바지 안으로 손을 넣었다.

        종알거리던 바니의 말소리가 점차 신음 소리로 물들어갔다. 어느샌가 화면에는 뒤로 발랑 누운 바니의 활짝 벌어진 다리 사이만 보였다. 가슴의 옷을 헤집어 맨살을 문지르고 가느다란 손가락이 자신의 몸을 타고 내려갔다. 화면을 쳐다보는 맥케인은 마른 침을 삼켰다. 화면 속의 바니는 자신의 귀두 끝을 툭 툭 두드리듯이 만지다가 끈만 남은 속옷 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자기, 보기만 할 거야? 흣, 하응….”]

        “큽….”

        바니는 구독자들의 호칭을 부르고 할딱이며 젤이 흥건하게 묻은 손가락으로 구멍 위를 헤집었다. 바니는 그 주변을 문지르며 안을 조심스럽게 넓혀가고 있었다, ‘쯥- 쯔읏-’거리는 살에 달라붙는 마찰음을 들으며 맥케인은 바지 위로 제 성기를 끄집어냈다. 맥케인은 이게 무슨 꼴인지,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졌지만 발기해 버린 건 해결을 해야 했다.

        화면 속 바니의 손가락 하나가 느릿하게 밀려들어가나 싶더니, 달아 있던 몸에 불을 지피듯 손짓이 조금 다급해졌다. 남은 한 손은 제 가슴 위를 쥐었다가 놓고, 유두를 꼬집어댔다. 바니는 찌릿찌릿한 감각을 느끼는 듯 허리를 들썩거리고 바짝 세웠던 무릎을 휘청거렸다.

        찌릉찌릉, 채팅창 옆면엔 쉴 새 없이 코인이 올라가고 있었다. 뒤로 누워버린 바니는 소리만 듣고서 ‘땡큐-’ 소리를 하다가 약하게 신음을 내질렀다.

        [“히잉, 흐, 아냐, 이거 아냐….”]

        찌걱찌걱- 자위가 어색한 맥케인은 손목이 빠듯하게 아파왔다. 그는 인상을 한껏 찌푸린 채로 영상을 봤다. 빨개진 모습으로 숨을 헐떡이며 몸을 일으킨 바니가 옆에 있던 젤을 빅맨 위로 줄줄 짰다. 축축했던 머리카락은 잔뜩 흐트러진 채로 나풀거렸다. 그리고는 캠을 한 번, 빅맨을 한 번 보더니 몸을 돌려 엎드렸다.

        [“넣어, 으응, 넣어줘, 하, 안에, 안에 더….”]

        바니가 무릎을 꿇고 상체를 숙이자 애액인지 젤인지 모를 것으로 번들거리는 엉덩이 사이가 보였다. 움찔거리는 구멍에 빅맨의 끝이 닿는다.

        “하… 씨발.”

        하필 신상인 투명한 빅맨이었다. 바니가 안으로 꾸역꾸역 빅맨을 밀어 넣었지만, 힘에 부치는지 쭈욱 바깥으로 밀려 나왔다. 삽입된 빅맨이 구멍이 너무 좁아 다시 밀려 나온 모습에 맥케인은 등골이 다 오싹오싹한 기분을 느꼈다.

        [“아, 빨리이, 안에 꾹꾹 눌러줘….”]

        바니는 한 손으로 자신의 엉덩이를 움켜쥐고 다시 빅맨을 꾹 밀어 넣었다. 조금씩 밀고 들어갈 때마다 온몸이 움칠거렸다. 바니의 몸이 앞으로 고꾸라지면서 ‘헉, 헉-’ 숨을 뱉는 소리가 마이크에 울렸다. 바니의 흰 피부에 자신이 잡았다 놓은 자리에 붉은 손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으으응….”]

        칭얼거리는 음성도 발끝을 저릿하게 만들었다. 반 정도가 겨우 들어간 빅맨 주변을 더듬거리던 바니가 그 끝을 가렸던 손을 치우며 안이 보이냐는 듯이 엉덩이를 흔들었다.

        [“투명, 흐으, 투명한데, 보여…? 나는 안 보이는데, 이거 너무 커….”]

        맥케인은 빅맨을 넣고 크다고 버거워하는 바니를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혀를 차고는 제 좆을 내려다봤다. 빅맨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큰 자신의 성기를 보고 어차피 바니에게 쓸 수도 없는 거 보면 뭐하냐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만나지도 못하는 그림의 떡인 것을. 괜히 바니 때문에 눈만 높아진 기분이었다.

        바니는 엉덩이를 몇 번 흔드는가 싶더니 손을 움직였다. 꾸욱, 꾹, 눌렀다가 즈윽- 빠져가는 움직임이 느릿했다. 그리고는 금세 달아오른 몸이 빨리 가고 싶다는 듯 손을 움직였다.

        쯥, 쯔윽- 살과 실리콘 덩어리가 맞부딪치는 소리가 요란하게도 들렸다. 바니는 엉덩이만 보여주다가 빅맨을 끼운 채로 화면에 얼굴이 보이도록 옆으로 벌렁 누웠다. 캠을 바라보는 시선이 나른했다. 젤이 흥건히 묻어있던 옷이 몸에 문질러진 탓에 찰싹 달라붙은 채로 말라갔다. 레이스 속옷은 조금 내려가 고환만 감싸고, 발기한 바니의 좆은 맑은 액을 줄줄 흘려댔다.

        [“흐, 손으로 하니까, 힘들어… 다음에 진동으로 살까?”]

        바니는 혼자 종알거리다가 다시 손을 놀렸다. 한 손으로 누르는 게 힘들었던 탓에 두 손으로 빅맨 끝을 잡고 자신을 향해 당기듯 딜도를 쑤셨다.

        [“하앙, 하, 아…! 아, 더, 더어….”]

        빅맨이 쑥쑥 밀려들어갔다. 아니, 자세히 말하자면 반만 꾸역꾸역 들어갔다는 게 옳았다. 바니의 손짓에 따라 맥케인의 움직임도 점차 빨라졌다. 혼자만 지내는 방 안에는 비릿하고 더운 숨이 가득 차올랐다. 맥케인은 분홍빛으로 물든 몸을 깨물고 싶었다. 바니를 만질 수 없는 현실이 신경을 거슬리게 했다. 차라리 몰랐던 때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이 들 정도였다.

        후기의 호기심은 호기심으로 남겨뒀어야 했다. 맥케인은 영상을 보며 딸 치는 자신의 모습이 한심하다고 생각하면서도 화면 속 바니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흐응, 아아, 아! 하으응…!”]

        바니의 다리가 한껏 긴장된 채 버둥거리며 발끝이 움츠러들었다. 헐떡이며 도리질 치고, ‘자기, 빨리-’ 하며 괜히 부추기는 소리에 맥케인도 이를 꽉 깨물었다.

        한참 추삽질을 하던 바니가 빅맨을 깊게 처박고는 움직임을 멈췄다.

        [“히익, 아, 아….”]

        한껏 젖혀진 고개에 헐떡이는 바니의 목덜미가 화면에 잡혔다. 꼿꼿하게 펼쳐진 두 다리가 잘게 경련했다. 막힌 숨을 토해내듯이 영상 속에는 숨소리만 가득했다.

        “큿….”

        바니의 절정에 따라 자신도 덩달아 손에 정액이 가득 고였다. 허탈했다.



***

        진홍이 제 눈앞에 있는 장난감들을 보면서 작게 신음했다. 오래된 장난감을 정리해야 하는데 도무지 줄어들 생각을 하지 않았다. 버리려고 해도 이건 이렇게 써야 하고, 저건 저렇게 써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쉽게 정리하지 못했다. 그렇게 몇 시간을 보내다 보니 지쳐서 그냥 소파에 기대 한숨만 푹푹 내쉬었다.

        “요즘 영상 너무 많이 올렸지, 조금만 자제할까….”

        마지막으로 영상을 찍은 지 며칠 되지 않았지만, 몸이 근질근질해지는 게 느껴졌다. 취미로 하되, 너무 푹 빠지면 안 된다 싶어 오늘은 노트북 충전도 하지 않고 내버려 두고 있었다. 천장을 가만히 올려다보던 진홍이 흘긋 옆을 봤다.

        “서비스였나….”

        결국, 슬립에 대한 연락은 오지 않았다. 혹시나, 정말 혹시나 싶어서 문의 글까지 남겼는데 자신의 글은 온데간데없고 적립금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뭐였을까?’

        진홍은 제 얼굴의 반을 가리는 안경을 추켜올리고는 검은 봉투에 담은 것들을 봤다. 저 장난감들을 버리려면 일단 나가야 했다.

        “나가기 싫다….”

        진홍은 편한 후드티에 반바지를 챙겨 입고는 품에 검은 봉투를 안았다. 최대한 빨리, 아무도 안 볼 때 버려야 하기 때문에 마음이 저절로 급해졌다. 평범한 주택가라 대부분은 낮에 일을 가고 없어서 조용한 거리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이 더 컸다.

        ‘얼른 버리고 마트에서 시리얼을 사와야지.’

        핸드폰과 카드를 주머니에 푹 쑤셔 넣고는 집을 나섰다.

        “으- 눈부셔.”

        앞머리가 시야의 반을 가렸다. 혼자 살기 위해 구한 단층 주택이라 주변의 다른 주택과는 달리 조금 작은 형태의 아기자기한 느낌이 드는 집이었다. 현관문만 잠근 채, 작은 정원을 빠져나와 익숙한 길을 걸었다. 부스럭, 얼른 품 안에 있는 것을 버리고 집으로 가고 싶었다.

        “이번엔 뭐 입지….”

        ‘슬립도 입고, 젤도 썼다. 저번에는 토끼 꼬리를 썼으니까.’ 진홍은 곰곰이 생각을 하며 터덜터덜 걸음을 옮겼다. 이사를 할 때 분리수거하는 곳이 어딨는지를 알아 놓을 걸 그랬다. 이렇게 장난감을 정리할 줄 알았으면 분리수거하는 곳과 가까운 곳에 집을 구했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하면서 진홍은 한숨을 폭폭 내쉬고는 주변을 살폈다. 플라스틱은 따로 버려야 하는 탓에 다른 사람이 볼까 봐 조금은 조마조마했다.

        영상은 그렇게 찍어도, 막상 누군가가 자신의 취미 생활을 옆에서 대놓고 본다면 조금은 부끄러울 것 같았다. 진홍은 장난감을 후다닥 털어 넣고는 두 걸음 뒤로 물러섰다. 역시나 아무도 없었다. 진홍이 한시름 놓은 표정으로 몸을 뒤로 돌린 순간이었다.

        “저….”

        “힉…!”

        시야에 가득 들어찬 상대방과 몸을 돌리는 순간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놀라 진홍의 발이 꼬였다. ‘아씨, 넘어지겠다.’ 눈을 질끈 감고 숨을 참는데 뒤따라오는 통증이 없어 의아한 표정이 덧그려졌다.

        “아, 미안해요. 놀라게 할 생각은….”

        훅 끼쳐오는 시원한 향에, 낮은 음성이 조용히 울렸다. 진홍은 주륵 미끄러진 안경을 고쳐 썼다. 눈이 나쁜 게 아니라 뺨에 점이라든지 눈 색을 살짝 가려볼 용도로 쓰는 안경인 탓에 시력과 상관없이 상대가 선명하게도 잘 보였다.

        선명한 블론드 헤어가 시선을 잡아끌었다. 진홍이 상대를 올려다본 채로 눈을 깜빡이며 아무 말 없자, 넘어진 몸을 붙잡아 준 상대가 설핏 웃음을 흘렸다.

        “괜찮아요?”

        “앗, 아, 아, 네. 감사합니다.”

        남자가 재차 말을 걸자 진홍이 정신을 차린 듯 자세를 바로 했다. 멍청하게, 상대를 그렇게 빤히 쳐다보다니. 진홍은 스스로를 자학하며 고개를 꾸벅 숙였다. 남자는 자신의 어깨쯤 오는 진홍의 정수리를 가만히 내려다봤다. 가마가 빙그르르 회오리를 그리고 고개를 꾸벅댈 때마다 머리카락이 나풀거렸다. 남자의 입가에 느슨한 미소가 맺혔다.

        “아, 뭔가 흘리신 것 같아서.”

        “네?”

        ‘흘린 거? 검은 봉투는 품에 잘 안고 왔는데, 폰을 떨어뜨렸나?’

        진홍은 어리둥절한 표정이 되어 자신의 후드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남자, 맥케인은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진홍을 쳐다봤다. 검은 봉투 안에서 후두둑 떨어져 나오던 장난감들을 보기 전까지는 긴가민가했었다.

        ‘이렇게 조심성이 없어서야.’

        안으면 품에 쏙 들어올 것 같은 호리호리한 체구에 체향인지 옷에서 묻어난 향인지 달달한 향도 나는 것 같았다. 찬찬히 진홍을 감상하는 찰나에, 진홍이 고개를 불쑥 든다.

        “저, 제가 흘린 건 없는 거 같은데.”

        흐트러진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진홍의 눈동자 색이 익숙했다. 맥케인이 웃었다. 경계하는 진홍의 모습에 일단 꺼낸 말이 있어 자신의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진홍은 맥케인의 행동을 보다가 조심스럽게 한 걸음 옮기려는 찰나였다.

        “혹시 손수건….”

        연한 체크무늬 손수건이었다. 주웠다고 하기에는 그의 주머니에서 나온 건데, 진홍은 그런 맥케인을 뚫어져라 올려다보며 가까이 내밀어진 손수건을 잡았다. 진홍은 손수건을 살피는 것인지, 안경 너머로 보이는 근사해 보이는 남자를 살피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시원한 향이 고스란히 나는 것을 느끼며, 진홍은 고개를 갸웃하고는 손수건을 돌려줬다.

        “제 거, 아닌 거 같은데….”

        “아, 역시 그렇죠?”

        맥케인은 진홍이 다시 돌려주는 손수건을 받고 실없이 웃었다. ‘웃음이 참 헤픈 남자네.’ 진홍은 자신보다 머리 하나 더 큰 그를 쳐다보다가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걸음을 내디뎠다. 맥케인은 자신이 이렇게 숙맥처럼 반응할 줄 몰랐던 터라 속으로 한숨을 삼켰다.

        겨우 만났는데.

        “아… 저기요.”

        “…?”

        “저기 혹시, 괜찮으시면.”

        종종종 걸음이 어찌나 빠른지, 조금 떨어진 곳에서 몸을 휙 돌린 진홍이 고개를 기울였다. 빨리 집에 가고 싶은데 자꾸 붙잡는 저 남자가 어쩐지 이상해 진홍은 입술을 우물우물 씹어댔다.

        “저랑 친구 해주시면 안 될까요.”

        맥케인이 끄으응- 하는 이상한 소리를 내다가 결심한 듯 뱉은 말이었다.



***

        진홍은 집으로 돌아와 핸드폰을 꾹 쥔 채로 침대 위로 풀썩 쓰러졌다. 아직도 아까 전의 상황이 이해되지 않아 핸드폰만 잡은 채로 눈만 끔뻑거렸다.

        “와아….”

        친구 하기에는 자신보다 조금 연상으로 보인 남자는 생긴 거와 다르게 모자라 보였는데. 자동 저장으로 메신저 친구목록에 뜬 프로필 사진은, 모델이라도 한 건지 상의를 탈의한 채 한 곳을 바라보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사진과 아까 전 모습이 비교돼, 진홍의 입가에 실실 웃음이 맺혔다.

        “맥케인, 쉴러….”

        꿀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허니 블론드에 녹색 눈동자를 가진 남자의 이름이었다. 혼자서 횡설수설하며 애칭으로 불러주면 더 좋기는 한데 어렵다면 전화번호를 알려 달라며 수작을 걸어왔었다.

        이상한 사람일까, 아니면 그냥 진짜 친구가 되고 싶은 사람일까. 사람 보는 눈이 영 꽝인 진홍은 고민에 휩싸였다. 이대로 그를 차단하는 방법도 있었다.

        ‘내가 이상하게 느껴지면 차단해도 좋아요, 그렇지만 이사 오고 나서 이 동네에는 아는 사람이 없으니 조금 쓸쓸하더라고요.’

        가련한 표정도 일품이었다. 진홍이 자신의 입술을 괴롭혀댔다.

        ‘어쩌지.’

        띵동… 메신저 알림음이 들렸다. 확인하겠냐는 팝업창을 누르자 풉, 하는 웃음이 터졌다.

        “아하하, 합, 이게 뭐야….”

        [진홍, 친구 해줘서 고마워요 ★(>∇<*)/ 오늘 최고의 날인 것 같아요.]>

        이모지와 이모티콘이 섞인 문자였다. 문장 자체는 간결하고 딱딱했으나 이모티콘이 그걸 날려버렸다. 진홍의 입에서 웃음이 자꾸 흘러나왔다. 답장을 보내려는 찰나에 띵동- 하며 다시 메시지가 왔다.

        [오늘 놀라게 해서 미안해요, (뉴_뉴) 친구 사귀는 방법을 몰랐어요.]>

        그가 독특한 거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진홍이 손을 놀렸다.

        <[아니에요, 맥케인. 저야말로 친구 해줘서 고마워요.]

        “잘생겼잖아.”

        음. 하고 진홍은 입을 다물었다. 당황스러운 상황이어서 그렇지, 꽤 잘생긴 얼굴이었다. 탄탄해 보이는 팔뚝이라든가, 자신보다 훨씬 큰 키에 몸에 살짝 붙는 티를 입었는데 배도 늘씬했다. 그리고 아래도….

        진홍은 무의식적으로 생각하던 걸 휘휘 털어내듯 고개를 저었다.

        “흐으응, 어떡하지.”

        천천히 생각해 보니 제일 친한 단짝에게 어쩌다 한 번씩 이야기했던 자신의 이상형에 가까웠다.

        [★(>∇<*)/ 시간 괜찮으면 같이 차라도 한잔해요.]>

        이상형에 가깝긴 한데 조금 귀엽게 가까운 거 같기도 하고.

        <[네, 그럼 나중에 봐요.]

        기분이 간질간질했다. 늘 집에서 영상을 찍거나 단짝 친구를 만나거나 본가에 가는 것이 전부였던 일상에 새로운 인물이 하나 등장했다.

        “손도 크던데.”

        그 잠깐 사이에도 꼼꼼히 살핀 티가 났다. 자꾸 되새김하듯 떠오르는 탄탄한 몸과 손목 그리고 자신보다 큰 손바닥, 무해하게 웃던 모습이 덩달아 떠올랐다.

        어쩐지 허리가 저절로 찌릿해지는 것 같았다. 손이 저절로 바지춤 안으로 사라졌다. 말랑말랑하고 따끈한 체온을 머금은 살덩이가 손에 잡혔다.

        “으음… 아.”

        성기를 만지는 진홍의 손길은 느릿했다. 급하게 사정을 하려는 게 아니라 배꼽 아래가 찌릿 거리는 감각을 느끼고 싶어서 주물거리는 손길.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 입맛을 다시는 입안이 달았다. 흐으응, 약한 비음과 함께 다리가 서로 비비적거렸다.

        진홍은 애매하게 서버린 제 좆을 만지작거리다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친구 말고는 어렵겠지.”

        자신은 재미도 없고 할 줄 아는 게 이런 것밖에 없었다. 음란하다고 도망가버리지나 않으면 다행이었다. 진홍은 침대 위에 축 늘어진 채 다리를 버둥거렸다.

        띵동. 핸드폰이 울렸다.

        [♡( ‘-’*) 그럼 내일 시간 괜찮으면 함께 카페 갈래요?]>

        생긴 거답지 않은 앙증맞은 메시지가 도착해 있었다.





hi. sweety

        맥케인의 하루는 평소와 다를 게 없었다. 일어나서 운동을 하고, 샤워를 하고, 아침을 간단히 챙겨 먹었다. TV에선 지나간 개그 프로가 한창이었고 익숙하게 태블릿을 켜서 문서를 읽고 있었다.

        맥케인의 입에서 ‘하아.’ 하는 짙은 한숨이 나왔다. 다른 생각을 하려고 해도 자꾸 그 남자가 머릿속에 둥둥 떠다녔다. 어린애도 아닌데, 정신 차리자, 진정하자 했던 게 바로 어젯밤이었다.

        “왜 하필 내 취향이어선.”

        몸이 예쁜 사람, 아니면 눈이 순해서 마음을 간지럽히는 사람. 누군가 자신에게 이상형을 물어오면 그때그때 생각나는 대로 뱉은 조합의 완성이었다. 심지어 조금 느릿한 말투까지 심장을 탕탕 때려댔다.

        소파 의자에 기대앉은 맥케인이 입술을 문질렀다. 집에만 있어서 자꾸 생각나는 걸까 싶어서 지갑과 핸드폰만 들고 나선 길이었다. 평일 낮은 동네가 한산했다. 맥주라도 하나 사올까 싶었지만 막상 나오니 뭘 사야 할지도 모르겠다.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면서 걸음을 옮기는데 탁, 하는 소리가 들렸다. 슬리퍼를 직직 끄는 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들었다. 후드티에 반바지, 그리고 맨다리.

        맥케인은 자신도 모르게 희게 드러난 종아리를 쳐다봤다. 펑퍼짐한 후드를 보니 체격이 가늠이 안 됐다.

        ‘근데 저 머리 모양 조금 낯익은데.’

        종종종 걸어가는 걸음을 뒤따랐다. 마트에 가는 길이었는데, 왜 자신은 넋을 잃고 저 사람을 따라가는 걸까. 분리수거장 앞에서 주변을 휘휘 살피는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남자 가까이에 다가간 맥케인은 그의 얼굴과 버리고 있는 물건을 확인하고 그 자리에 우뚝 멈춰버렸다.

        후두둑 플라스틱을 버리는 곳으로 떨어지는지는 물건은 다른 사람이 얼핏 보면 ‘뭐지?’라고 하겠지만, 자신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것들이었다. 익숙한 남자의 얼굴과 물건. 자신의 눈앞에 바니가 있었다.

        익숙한 장난감과 방송으로만 본, 이상형인 그 남자를 이렇게 만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화면을 볼 때마다 체격이나 드러난 얼굴을 꼼꼼히 살폈던 게 이렇게 도움이 될 거라곤 상상조차도 안 했던 일이라서, 맥케인은 서서 꿈을 꾸고 있나 싶었다.

        진홍은 한 팔에 쏙 안길 정도로 호리호리했다.

        맥케인은 자신의 얼굴이 먹힌다는 것을 알고 더 활용을 했다.

        그리고.

        “저랑 친구 해주시면 안 될까요.”

        태어나서 말을 제일 못했던 날이었다.

        집으로 돌아온 맥케인은 멍한 표정이 되었다. 꿈인가 싶어 제 뺨을 툭 때리고는 다시 핸드폰을 쳐다봤다. <진홍 화이트> 그의 본명이었다. 본명마저 바니스러워서 화면을 툭툭 건드렸다. 멍청하게 친구 해달라며 웃은 보람이 있었다. 하지만 이런다고 번호를 함부로 주다니.

        “겁도 없이.”

        자신이 나쁜 놈이면 어쩌려고, 괜히 바니, 아니 진홍의 걱정만 했다. 일단은 멍청한 소릴 해대면서 번호를 받았는데 어떻게 해야 이상한 사람으로 안 볼까, 하며 화면이 꺼진 폰 위를 툭 툭 두드렸다.

        “아.”

        맥케인은 씩 웃으며 메시지 창을 켰다.

        < [진홍, 친구 해줘서 고마워요 ★(>∇<*)/ 오늘 최고의 날인 것 같아요.]

        여기까지가 그의 앙증맞은 메시지가 도착하기 전까지의 이야기였다.



***

        진홍은 처음 사귄 연상 친구 때문에 조금 들뜬 마음이 들었다. 자신이 그를 생각하며 자위를 했다는 걸 알면 이상하게 보겠지. 함부로라도 발설할 생각이 없는 진홍은 옷장을 뒤적거렸다.

        남자는 꽤나 귀여운 메시지를 보냈다. 이모티콘이 귀여운 건지, 그의 생각이 귀여운 건지. 그에게 나중에 보자는 뜻으로 문자를 보냈는데, 맥케인은 갑자기 내일 함께 카페에 가자며 메시지를 보냈다. 한껏 들뜬 듯한 그의 반응에 진홍은 자신도 모르게 알았다는 답장을 하고 말았다.

        그리고 약속한 오늘, 진홍은 옷장을 보며 한숨을 푹 쉬었다.

        “옷도 좀 사야 하네.”

        진홍은 자신도 모르게 아이보리색 후드티에 짧은 쇼츠를 잡았다가, 아차 하며 청바지를 잡았다. 자연스럽게 방송할 때 입는 옷을 집은 자신이 한심해서 제 머리를 툭툭 치며 한숨을 내쉬었다.

        근래에 반바지나 쇼츠만 입었던 탓인지, 쭉 뻗은 다리에 착 붙는 청바지의 감각이 조금은 귀찮았다. 진홍은 화장실로 들어가 부스스한 머리를 정리하려 에센스를 덜어 머리카락을 조물거렸다. 에센스를 바른 머리카락이 더 부스스해지자 짜증이 난 진홍은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

        마지막으로 얼굴을 반쯤 가릴 용도로 산 둥근 안경을 쓰니 오늘따라 얼굴이 더 동그랗게 보였다. 뺨에 있는 점이 거슬려서, 한 번씩 쓸 용도로 사다둔 컨실러로 가려야 하나 조금 고민하던 진홍은 시계를 보고는 주머니에 지갑과 핸드폰을 챙겨 넣고 집을 나섰다.

        평소와 다르게 머리를 정리한 진홍이 삐죽 튀어나온 앞머리를 만지작거렸다. 남들이 보면 눈 찔러서 불편하지 않냐고 물어오는데 자신은 이 정도가 딱 적당하고 편했다. 흰 스니커즈를 신고 밖으로 나서니 한 블록 너머의 주택에서 장신의 남자가 걸어오고 있었다. 흰 셔츠에 슬랙스. 진홍은 자신도 모르게 입을 헤 벌렸다.

        그도 나오다가 진홍을 발견한 건지 손을 흔들었다.

        “안녕, 진홍. 잘 잤어요?”

        진홍은 활짝 웃는 맥케인의 모습에 심장이 쿵! 하고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성큼 다가온 맥케인을 보니 어제보다 키가 더 커 보였다. 맥케인은 능숙하게 진홍의 등을 감싸며 걸음을 옮겼다.

        “으음, 저, 맥케인 씨는요?”

        진홍은 혼자서 영상만 찍던 버릇 때문인지, 누군가 자신의 말에 대답해주는 게 너무 어색했다. 맥케인은 뭐가 그리도 즐거운지 생글생글 웃으며 아주 잘 잤다며 대답했다.

        “편하게 불러도 좋아요.”

        “조금 천천히요, 아직은.”

        그가 편하게 맥이라고 불러 달라고 말했지만, 진홍은 눈앞의 이 남자처럼 유연하지를 못했다. 맥케인은 어색해하는 진홍의 모습을 보면서 아무래도 좋다고 생각했다.

        카페에서 메뉴를 고르는데 진홍의 시선이 케이크에서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본 맥케인은 진홍이 단 걸 좋아하나, 싶어서 케이크를 추가하자 진홍이 번쩍 고개를 들었다.

        “진홍, 단 거 좋아해요? 전 커피 먹을 때 한 번씩 사 먹는데.”

        “아니, 뭐, 조금…?”

        맥케인은 진홍의 우물대는 입술을 보고, 말을 얼버무릴 때마다 하는 버릇인가라는 생각을 했다. 단 걸 좋아한다는 말도 못 꺼내고 시선을 휙 돌리는 게 귀여웠다. 진홍의 모습에 주문하기는 했지만 맥케인은 단 음식을 좋아한다기보다는 별로 즐기지 않는 편이었다. 커피 먹을 때 한 번씩 사 먹는다고 대답을 했지만, 진홍은 자신 때문에 그렇게 말한 줄도 모르고 ‘그렇구나’라고 말하며 웃었다. 진홍의 뺨에 발그레하게 생기가 돌았다. 조금 구석진 곳에 앉자, 진홍이 나른하게 퍼졌다.

        “고마워요.”

        “네?”

        “진홍 씨가 나중에 보자고 했는데, 제가 갑자기 오늘 카페 가자고 했잖아요.”

        “아….”

        맥케인의 말에 이모티콘들이 머릿속에 다시 둥둥 떠다녔다. 진홍은 평소에도 그런 거 쓰냐고 물어보고 싶었는데 차마 말로 꺼내지 못하고 배시시- 웃었다.

        “아니, 뭐, 으음….”

        사람을 상대로 말주변이 거의 없는 진홍이 우물쭈물댔다. 맥케인은 고개를 살짝 숙이고 자신의 손을 만지작거리는 진홍의 행동을 찬찬히 살폈다. 맥케인은 그런 진홍을 보며 조금 부끄러움을 타는 건가, 생각하다가도 영상으로 대담하게 움직였던 걸 상기해내며 입가에 웃음을 띠었다.

        “맥케인, 저 실은 이렇게 친구 사귀는 거 처음이고, 또, 또….”

        “저도 그래요. 진홍, 어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진홍은 아무리 봐도 자신보다 두세 살 많아 보이는 맥케인과 친구 한다는 것이 불편했다. 진홍이 무엇을 어려워하는지 대충 짐작한 맥케인은 살짝 웃고는 테이블 위에 올라온 진홍의 두 손을 톡톡 건드렸다.

        “일단 먹고 이야기할까요?”

        음료와 푸드가 준비 다 됐다는 벨이 징- 하고 진동했다. 그리고 맥케인은 푸드까지 주문한 자신을 속으로 엄청나게 칭찬했다. 커피와 푸드, 케이크가 앞에 톡 놓이자 진홍이 슬며시 눈치를 보는 게 보였다. 진홍에게 먹이고 싶어서 샀는데, 표정을 보아하니 자신이 먼저 안 떠먹으면 눈치만 보다가 커피만 마실 기색이었다. 아니면 자신이 새로 하나 시키러 가든가, 둘 중 하나였을 것이다.

        맥케인이 그나마 좀 덜 달아 보이는 치즈케이크를 먼저 떠먹고 나서야 진홍이 움직였다. 맥케인은 아닌 척 그를 쳐다보며 속으로 숨을 삼켰다. 우물거리며 음식을 먹는 진홍의 모습은 심장에 해로웠다. 진홍은 야무지게 케이크를 입에 물었다.

        “움?”

        맥케인이 안 먹고 빤히 쳐다만 보자 진홍이 고개를 옆으로 기울였다. ‘너무 먹었나.’ 맥케인의 눈에는 새 모이만큼 먹은 거나 다름없는데 진홍은 괜히 혼자 찔려 포크를 입에 물었다.

        “맛있어요?”

        잘생긴 남자가 눈앞에서 눈꼬리를 휘며 웃어대니 진홍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으응, 네.”

        진홍이 고개를 끄덕일 때마다 곱실곱실한 머리카락이 나풀나풀 날렸다. 맥케인은 부들부들해 보이는 머리카락을 만지고 싶었다. 이성과 본능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기분이 들었다. 어제 막 친구 하자고 했는데, 진홍이 겁을 먹고 도망쳐 버린다면 곤란하기에, 참아야 했다.

        “다행이네요. 많이 먹어요.”

        “맥케인은요?”

        단 걸 별로 안 좋아하는 맥케인은 물끄러미 자신을 보는 진홍의 시선에 움찔했다. 그는 곤란한 듯 웃었다가 괜히 할 말이 없어 턱 주변을 문질렀다. 갑작스러운 침묵에 진홍은 당황한 기색을 숨기고 케이크를 마저 퍼먹었다. 학생 때도 말주변이 없어, 곧잘 쓴 소리를 들었던 진홍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괜히 속이 답답해졌다.

        “진홍은 몇 살이에요?”

        “스물다섯….”

        ‘스물다섯이 이렇다고?’ 자신이 아는 스물다섯은 죄다 우중충했다. 물론 이 나잇대 모든 사람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제 사촌과 조카들 죄다 뜯어봐도 눈앞의 진홍만큼 보송보송한 느낌은 안 날 것이다.

        “더 어려 보이는데…?”

        “아, 음. 그렇죠? 그러는 맥케인은요?”

        그래도 띠동갑은 면했지 않은가. 맥케인은 뒷목을 문지르다가 말했다.

        “서른하나요, 그래도 친구 해줄 거죠?”

        실은 다른 게 더 하고 싶은 여섯 살 많은 남자는 진홍이 행여나 겁먹을까 선한 웃음만 지어 보였다.

        오랜만의 외출은 진홍을 들뜨게 했다. 걷다가 휘청거리는 자신의 몸을 감싸는 팔뚝이나, 향수인지 섬유유연제 향인지 그, 맥케인에게선 시원한 향이 났다. 기분이 나른하게 퍼졌다.

        그리고 얼른 집으로 가고 싶었다. 맥케인이 진홍, 하며 자신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아랫배가 저릿해져 오는 거 같았다. 끄응- 약하게 신음하면 맥케인은 어디 아픈 거냐며 이마에 손을 올려왔다. 따뜻한 손은 자신의 상상만큼 컸다. 시야가 살짝 가려졌다.

        “아니, 저는 괜찮아요.”

        진홍의 입술이 축축했다. 맥케인은 열이 있는 게 아니냐는 핑계로 진홍의 이마며 뺨에 손을 댔다. 순진한 남자는 그저 열을 재는 줄 알고 얌전히, 그것도 무방비하게 자신을 올려다볼 뿐이다.

        “제가 무리하게 잡은 건 아니죠?”

        진홍은 뺨에 닿은 맥케인의 손을 치우지 않고, 고개를 댄 채로 끄덕였다.

        진홍은 알까, 일반적인 남자라면 이런 스킨쉽은 하지 않는다. 모르는 건지 모르는 척을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맥케인은 그저 진홍의 말랑한 뺨이 제 손바닥에 닿아 있다는 것에만 신경이 쓰였다.

        친구 이상은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맥케인은 입안의 여린 살을 깨물었다.

        “그럼 진홍, 다음에 또 같이 놀아줘요.”

        “오늘, 불러줘서 고마워요.”

        어쩌다 보니 진홍의 집 앞 대문까지 왔다. 맥케인은 들어가는 진홍을 향해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진홍은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이다가 손을 살살 흔들며 자신의 집으로 들어갔다.

        진홍은 탁. 문이 닫힘과 동시에 긴장이 풀려 문 앞에 주저앉고 말았다.



***

        딸깍, 타닥, 탁, 탁. 샤워를 하고 나온 진홍은 익숙하게 침대 위에 타올을 깔았다. 캠을 만지는 손이 어딘가 분주했다. 침대 위에는 장난감들과 포장되어있는 상자, 그리고 속옷가지가 널려 있었다.

        진홍이 안경을 벗었다. 아직 물기가 남아 축축한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고 캠과 방송을 켰다. ON 표시가 깜빡거렸다.

        “하이, 자기.”

        방송이 시작됐다.

        [오 바니ㅠㅠㅠㅠㅠㅠㅠ]

        [오늘 왜 이리 들떠 보이지???]

        [채팅방의 ‘비앙코’가 5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진홍은 흐흥, 웃음을 지으며 입술을 우물거렸다. 습관처럼 문 입술이 축축해졌다. 진홍은 하나둘씩 입장하는 이들을 향해, ‘안녕, 안녕.’ 하며 인사를 하고는 뺨에 있는 점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렸다.

        “있지, 나는 손 큰 사람이 좋아.”

        구독자들은 진홍의 갑작스러운 고백에도 익숙하다는 듯 반응했다.

        [난 바니 엉덩이가 좋아.]

        [난 바니 고추가 좋은데.]

        [바니 난 손도 크고 좆도 커]

        진홍은 활발한 채팅창을 보며 실실 웃었다.

        “아직까진 좆이 큰 게 좋은지는 모르겠는데… 아니 빅맨이 커서 좋은 게 맞나? 흐음, 모르겠네, 어쩌지?”

        낭창한 진홍의 말투에 코인이 또 쉴 새 없이 쌓였다.

        [바니 젖꼭지 귀여워 보여줘ㅠㅠㅠㅠ]

        구독자의 요청에 캠 가까이 얼굴을 대고 있던 진홍은 몸을 살짝 세워 헐렁한 티셔츠를 들었다. 늘씬한 허리와 흰 배를 드러내고 티셔츠 끝자락을 입에 물고 캠을 조정했다. 옅은 분홍빛의 젖꼭지가 눈에 띄었다. 짧은 쇼츠 안에 갇혀있는 진홍의 성기가 조금 불룩한 모양새가 되었다.

        [오미친]

        [OMG 깨물고 싶어]

        진홍은 손끝으로 톡 튀어나온 젖꼭지를 살살 문질렀다. 아직 몸이 달아 있는 상태가 아닌 탓에 살덩이를 조물조물 만지는 게 다였다. 흐흥, 하고 약한 비음을 흘리자 기다렸다는 듯이 코인이 짤랑짤랑 울렸다.

        [채팅방의 ‘비앙코’가 5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채팅방의 ‘버버리’가 1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오늘은 ‘익명’이 안 들어온 걸까. 접속자를 흘깃 보다가 너무 많은 탓에 찾는 것을 포기했다. 진홍은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고 셔츠를 벗었다. 그리고는 마우스를 움직여 채팅창을 키우고 살짝 몸을 물렸다.

        “오늘은 이거 신고할 거야.”

        화면에 오버 니삭스가 흔들렸다. 흰 바탕에 핑크색 줄무늬가 얼룩덜룩 나 있었다. 무릎을 세워 몸을 일으킨 진홍이 몸을 쓸어내리듯이 쇼츠를 느릿하게 벗었다. 쇼츠 말고는 아무것도 입지 않은 탓에 옅은 색의 성기가 통- 하고 튀어나왔다.

        [세상에 죽어도 여한이 없다]

        [채팅방의 ‘니삭스최고’가 2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채팅방의 ‘익명’이 10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아, 땡큐… 고마워요.”

        ‘익명’이 들어왔다. 진홍은 귀두 끝이 저릿한 느낌에 허벅지를 맞붙여 비볐다. 그러고 나서 쇼츠를 바닥에 툭 던지곤 여러 개 깔아 뒀던 속옷을 하나, 하나 집어 들었다. 하나같이 엉덩이 트임이 된 오픈 팬티였다.

        레이스로 된 것도 있고, 토끼 꼬리가 달린 것도 있었다. 앞부분만 가릴 수 있는 크기의 천이 있거나, 혹은 흰색 레이스로 되어있어 안이 야하게 다 비치는 것도 있었다.

        “나, 뭐 입을까? 입어줄게, 으응?”

        말갛게 웃으며 말하자 채팅창이 쉴 새 없이 올라갔다. ‘벗고 해줘,’ ‘레이스’, ‘토끼’, ‘리본-’ 정신없이 휙휙 올라가는 가운데 혹시나 ‘익명’이 요구하는 건 없을까 싶어 진홍이 채팅방을 찬찬히 살폈다.

        [흰색 레이스]

        ‘익명’이었다. 진홍은 ‘익명’의 채팅을 보고 난처하다는 듯 웃었다.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가 놓고는 ‘어쩌지이-’ 하며 말꼬리를 늘렸다.

        “그럼, 레이스 요즘 안 입었으니까, 이거랑.”

        진홍은 ‘앞에 보면 부끄러우니까 뒤돌 거야.’ 하며 몸을 돌렸다.

        [미친, 너만 안 보이면 안 부끄러운 거냐고ㅠㅠ 우린 네 엉덩이도 좋아]

        [귀여운 거 아니냐고 일부러 그러는 거야???]

        [채팅방의 ‘레이스’가 5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채팅방의 ‘pang’이 1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진홍은 몸을 쓸어 올리듯 속옷을 느릿하게 올렸다. 은밀한 구멍이 살짝 드러나 보이는가 싶다가도 삭, 숨기면서 팬티를 끌어 올렸다. 성기가 앞쪽에 다 들어갈 수 있게 손을 내려 정리하고는 몸을 돌렸다. 레이스 안에 욱여넣은 좆이 털이 하나도 없는 매끈한 피부와 대비되면서 더 도드라져 보였다.

        “이거, 손 큰 사람이 신겨주면 좋겠어, 이렇게 다리 만져주다가, 으응? 깨물어도 주고….”

        낮에 만났던 맥케인의 손이 생각났다. 자신보다 큰 손과 탄탄한 팔이 저절로 떠올라 등골이 저릿했다.

        [채팅방의 ‘익명’이 10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흐흥, 땡큐-우, 근데 나 이제 한 짝 신었는데. 오늘 나 너무 느리지, 자기 미안….”

        [오래 보게 해주세요]

        [ㅠㅠㅠㅠ아냐 바니 네가 좋을 대로 해 하고 싶은 거 다 해ㅠㅠㅠㅠ]

        [초 단위로 박제하게 해 줘ㅠㅠㅠ 바니 너무 사랑스러워]

        “히, 고마워.”

        진홍은 눈가를 접으며 웃고는 쪽 소리 나게 입술을 오므렸다. 화면에 잡히는 앞모습은 보는 이들을 설레게 만들었다. 한쪽에는 줄무늬 니삭스를 신고 나머지 한 짝을 보다가 주변에 흩트려 놓은 것 중 레이스로 된 니삭스를 집어 들었다.

        “이렇게 신어볼까?”

        진홍은 레이스 니삭스를 들고, 손가락 하나를 세워 혓바닥으로 느릿하게 핥았다.



***

        맥케인은 집에 오자마자 제 손을 쥐었다 폈다.

        “하… 미친. 존나 귀여워.”

        움찔대는 것도, 말꼬리 느릿하게 늘리는 것도 하나하나 다 설명 못 할 정도로 귀여웠다. 스물다섯이 저래도 되는 건가. 혹시나 꿈이라도 꿨나 싶어 뺨을 꼬집었다. 현실이었다.

        그나저나.

        “대뜸 친구 하자고 해놨더니, 바니라는 걸 안다고 말할 수가 없네.”

        조금은 곤란했다. 할 수 없이 친구는 친구인 상태로, 영상은 구독자인 상태로 남아 있는 수밖에 없었다. 조금은 이른 저녁. 가볍게 맥주 한 캔을 따 입을 축이고 있었을 때였다.

        딩동딩동. 알람이 울렸다. 바니의 방송이었다. 맥케인은 ‘어떡하지, 바로 들어가서 볼까. 아니면 참을까.’ 하고 잠깐 고민을 했다. 정말 잠깐이어서 고민한 게 맞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짧은 시간이었다.

        화면을 켜자 ‘하이.’ 하며 인사를 하는 바니가 보였다. 머리도 다 안 말리고 살살 웃고 있었다.

        [“이거, 손 큰 사람이 신겨주면 좋겠어, 이렇게 다리 만져주다가, 으응? 깨물어도 주고….”]

        손 큰 사람. 그 말을 듣자마자 자신도 모르게 맥케인은 제 손을 내려다봤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휘청거린 진홍을 품에 안았던 것이 생각났다. 한 손으로 발목을 다 쥘 수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가녀리고, 또래의 남성보다는 호리호리한 몸체였다. 진홍의 맨살은 부들부들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를 만지고, 잡고 싶은 욕심이 커졌다.

        열심히 조곤조곤 설명하며 의상을 갈아입는 진홍의 모습이 보였다. 조곤조곤한 음성이 달아서, 듣기만 해도 발기할 것 같았다. 허벅지 안쪽에 잇자국을 남기고 싶었다. 진홍은 다리를 벌리면서 혀로 손가락을 적시더니, 레이스 양말은 다 신지도 않은 채 구멍으로 손을 내렸다. 매끈한 피부가 보였다. 페니스가 속옷에 감싸진 채로 뚜렷한 윤곽을 드러냈다. 다른 한 손으로 속옷 끈을 살짝 당겨 올리고는 트여 있는 뒷부분에 드러난 회음과 오밀조밀한 구멍을 뭉근하게 문질러댔다. 오늘은 코인 딜도를 사용할 모양인지, 옆에 핑크색 장난감이 나뒹굴고 있었다.

        [“읏, 흐흥….”]

        간지러운지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는 진홍의 모습이 영상에 비쳤다. 긴장이라도 했는지 엉덩이에 잔뜩 힘이 들어가 있었다. 오늘은 조금 뻑뻑하다고 말하며 반쯤 몸을 일으킨 진홍이 입술을 삐죽였다. 그러다가 핫젤을 제 상체에 뿌리더니 양쪽 가슴의 유두를 하나, 하나 문지르며 허리를 들썩였다.

        [“자기, 나아, 젖꼭지가 간지러워….”]

        구독자들은 폭주 기관차처럼 코인을 쐈다. ‘하읏, 땡큐-’ 하며 유두를 꼬집는 손길 하며 나른하게 뜨는 눈 하며, 어디 하나 어색한 게 없었다.

        [“나, 맨날 이런 거밖에 못 해서, 자기들 질리면 어떡하지.”]

        우물우물 입술을 삐죽대는 게 화면에 잡혔다. 진홍의 걱정스러운 말에 맥케인은 자신이 남아서 코인을 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오늘따라 뺨에 있는 점이 더 도드라져 보였다. 뺨에 입술을 부비고 한 움큼 베어 물고 싶은 만큼.

        서툴게 몸을 베베꼬는 모습도 좋았다. 남의 자위 영상을 관음한다는 건 상상조차 못 했던 일이지만, 진홍이 그걸 하게 만들었다. 눈을 나른하게 뜨고, 입술을 우물거리며 나지막하게 신음을 흘리면 어느샌가 자신도 모르게 코인을 지르게 됐다.

        진홍은 자신의 몸을 나긋하게 쓸었다. 그 작은 손길이 마치 맥케인 본인이 쓸어주는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큰 손, 좋아,’ 하며 중간중간 웅얼거리듯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맥케인은 빳빳하게 몸집을 키워가는 좆을 잡고 느릿하게 쓸었다.

        진홍이 신고 있는 서로 다른 모양의 니삭스가 더 자극적으로 느껴졌다. 진홍의 종아리며 허벅지에 자신의 페니스를 비비고 구멍에 처박고 싶었다.

        그 속내를 드러내면 진홍은 겁을 먹고 도망쳐버리겠지.

        진홍이 침대 위에서 몸을 비비적대며 아래를 넓혔다. 스스로 하는 거라 느릿하고, 행동 하나하나를 보여주겠다는 듯한 움직임에 맥케인의 목울대가 저절로 울렸다.

        꿀꺽.

        [“앗, 하앙, 자기이….”]

        자기, 말고 맥이라고 불러줬으면 좋겠다. 이런 거 제정신이 아니야, 알고는 있는데 정말 알고는 있는데.

        [“아, 아아, 거기이, 더 눌러, 흐으응, 아…!”]

        진홍은 손가락을 꿈질대다가 하나씩 더 밀어 넣고는 몸을 펄떡인다. 젤이 흥건해져서 가리고 있는 속옷이 제 기능을 못 하는 게 훤히 보였다. 애널을 문지르는 손과 허벅지 주변이 젤로 번들번들했다.

        찌걱찌걱- 화면 가득히 질척대는 소리가 들렸다. 좆이 저길 파고들면 더 쩍쩍 달라붙는 소리가 들릴 테지. 맥케인의 아래는 흥분되었으나 머릿속은 차가워졌다.

        학, 학-거리는 숨소리와 함께 핑크색 딜도가 구멍 위를 꾸욱 눌렀다. 몸통이 큰 탓에 조금 버거운지 진홍이 입술을 깨물었다. 평소와는 달리 조금 다급하게 넣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채팅방의 ‘zze’가 1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채팅방의 ‘일런’이 1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채팅방의 ‘z134’이 5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구독자들은 그걸 넣기만을 기다렸는지 크고 작은 코인들이 파르륵 올라가기 시작했다. 찌릉찌르릉.

        [“악, 하앙, 아, 아으앗, 안, 땡큐 흐읏, 하앙…!”]

        꼬리만 삐죽 나온 장난감이 짤랑짤랑 소리를 내며 쉴 새 없이 떨렸다. 자신이 알기로는 코인을 주고 나서도 딜도에 잔잔한 진동이 있는 거로 알고 있었다. 잠시 멈춘 코인 행진에 진홍이 숨을 색색 뱉었다.

        순간 사정이라도 한 건지 속옷 틈새로 삐죽 나온 귀두 끝에서 흰 액이 후둑, 튀었다.

        [채팅방의 ‘uuuu’이 1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채팅방의 ‘959’이 5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채팅방의 ‘sexxxx’가 2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흐아앙, 아…!!”]

        잠시 숨 돌릴 틈도 없이 코인이 올라갔다. 진홍이 자신의 허벅지를 쥐었다 놓는가 하면 다리를 움츠려 비비기까지 했다. 볼록하게 튀어나와 보이는 고환이 속옷 틈새로 삐죽 나왔다. ‘안 돼, 안 돼.’ 고개를 도리질하고, 제 가슴을 한가득 쥐었다 놓았다.

        진홍의 흰 몸에 얼룩덜룩 손자국이 남았다.

        진홍은 헐떡이며 엉덩이를 흔들었다. 누워서 다리를 벌리고 있던 자세를 바꿔 엎드린 진홍은 화면 가득 딜도가 꽂힌 엉덩이가 보이게 움직였다. 꼬리처럼 삐죽 솟은 핑크색 그 끝이 요란스럽게 떨렸다. 찌릉찌릉, 잔잔한 코인이 계속 들어갔다.

        쯕쯔윽- 프리컴이 질질 새어 나와 손바닥을 적셨다. 씨발, 맥케인이 욕을 읊조리며, 진홍의 엉덩이가 흔들리는 것에 맞춰 손을 놀렸다.

        [“땡, 큐우, 아, 자기이… 더, 더어….”]

        헐떡이는 숨소리도 커졌다. 아래로 손을 내린 진홍은 좆 끝이 저릿해져 제 성기를 쥐었다가 놓고는 구멍 주변을 더듬었다. 작지만 파괴력이 강한 장난감은 코인이 들어올 때마다 꼬리를 흔들어댔다. 벌어진 입에서 타액이 줄줄 흘렀다.

        구멍 주변을 더듬다가 손가락 하나를 쑥 밀어 넣는다.

        [오 God, fuck 바니ㅠㅠㅠ]

        화면에 잡힌 엉덩이에 잔뜩 힘이 들어갔다가 풀리는 것이 보였다. 줄무늬와 레이스 양말에 갇힌 발가락이 쉴 새 없이 꼬물댔다. 그리고 그런 진홍을 보며 맥케인의 손도 점차 빨라졌다.

        [“자기이, 빨리… 흐으응, 앙…!”]

        “크읏….”

        조금 이른 사정이었다. 손 가득히 허옇고 끈적한 액이 묻어났다. 귀를 간지럽히는 달달한 음성에 벌컥 사정을 하고만 맥케인은 잠시 머리가 띵해졌다. 화면에선 진홍이 쉴 새 없이 헐떡이고 있었다.

        “…하, 젠장. 어쩌냐.”

        아직도 단단한 제 좆과 화면, 그리고 손을 번갈아 봤다. 해소되지 않는 갈증에 짜증만 생겨 옆에 있던 티슈로 손을 벅벅 닦고는 코인 선물을 눌렀다.

        [채팅방의 ‘익명’이 10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채팅방의 ‘익명’이 10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채팅방의 ‘익명’이 20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히악, 아, 하앙, 잠, 잠까안 아, 아아!!”]

        찌릉찌릉 정신없이 울리는 와중에 ‘익명’을 향한 욕설도 간간이 보였다. 느긋하게 코인을 주며 즐길 심산이었던 몇 명의 반응이었다. 맥케인은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묵묵히 코인을 쏴댔다.

        [채팅방의 ‘익명’이 10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채팅방의 ‘익명’이 30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채팅방의 ‘익명’이 10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진홍은 코인 딜도를 뺄 생각도 못 하고 몸을 펄떡였다. 삐죽 튀어나온 좆이 이리저리 흔들거렸다. 이불 위에 깔린 타올이 엉망으로 뭉쳐졌고 진홍은 그게 밧줄이라도 되는 것처럼 움켜쥐었다. 신음도 나오지 않는지, 색색거리는 숨소리만 들렸다.

        딸깍. 맥케인이 마우스를 움직였다.

        [채팅방의 ‘익명’이 10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흐, 아아앙, 아…!!”]

        진홍의 몸이 팽팽하게 당겨졌다가 멈췄다. 찌릉찌릉, 딜도는 쉴 새 없이 흔들리고 진홍의 귀두 끝에선 희뿌옇고 말간 액이 줄줄 터져 나왔다. 잔잔한 진동에 힉, 힉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순식간에 사정당하고 전립선액까지 싸버린 진홍은 머리가 멍했다. 진홍의 자위를 훔쳐보는 나머지 구독자들은 그 모습에 딸을 쳐대는지 아까 전처럼 요란스럽지는 않았다.

        거친 숨에 몸이 들썩이는 게 보였다. 몸이 파들파들 잔 경련이 일었다. 맥케인은 그 모습을 조금 지켜보다가 닫기를 눌러 바니의 방을 빠져나왔다.

        그리고는 홈 화면을 가만히 노려봤다.

        “아….”

        조금 낮은 음성이 흘러나왔다. 자꾸 관심이 커졌다. 삐뚤어지면 나쁜 쪽으로 빠지게 될까 싶어 제 미간을 가만히 문질렀다. 너무 취향인데, 심지어 하는 짓도 사람을 하나하나 홀려댔다. 그렇다고 늘 이렇게 강제로 사정시킬 수는 없는 일이었다.

        “일단 vip 이벤트라 하고 선물이나 보내줘야겠다.”

        바니를 즐겁게 할 장난감을 잔뜩 가진 남자는 한숨 섞인 말과 함께 열심히 일을 하고 있을 직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

        평소 집에서 간단한 문서만 받는 맥케인은 다음날 조금 이른 시간에 집을 나섰다. 진홍이 직접 쓸 것인데, 직원이 대충 고르게 할 수는 없었다. 물론 만일을 대비해 이벤트 명목으로 vip 몇 명을 더 선정한 뒤였다. 택배를 받으면 시키지 않은 게 도착해서 놀랄 게 뻔한데, 홍보용 선물이라고 해줘야 안심하고 쓰지 않을까 싶었다.

        “아, 거기는 알아서 금액 맞춰서 챙겨. 이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물건을 랜덤하게 골라 담던 직원이 진홍의 집으로 갈 택배를 담는 모습을 보고 맥케인은 직원을 말렸다. 진홍의 집으로 갈 택배 상자에 아무거나 넣을 수는 없었다. 정말로 혹시나, 아주 혹시나… 여러모로 좋은 관계가 되면 같이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맥케인은 혼자 들뜬 마음을 애써 진정시키며, 누가 볼세라 고가의 코스튬 의상을 택배 상자 바닥에 먼저 깔았다. 바니를 생각하며 토끼 꼬리가 달린 장난감을 담고, 사정 방지링과 작은 결박 제품도 넣었다.

        “사장님?!”

        “아, 뭐. 오지 말고 나머지 사람들 거나 챙기라니까?”

        “이미 다 했습니다, 무슨 살림 거덜 낼 거예요?!”

        오픈 샵부터 꾸준히 함께해온 직원, 멜리사가 기겁을 했다. 택배를 싸는 맥케인의 표정이 꼭 뭐에 푹 빠진 것처럼 웃고 있었다. 장사가 잘되고 있는데 갑자기 vip 선물을 돌려야 한다고 하지를 않나, 엉뚱한 계획에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멜리사가 옆에서 잔소리를 하든 말든, 핫젤까지 꼼꼼히 챙겨 담은 맥케인은 조금 뿌듯한 표정이 되었다. 다른 놈들이 진홍의 영상을 보는 건 마음에 안 들지만, 입은 모습은 정말 예쁘니까. 그리고는 흰 메모지에 휘갈기듯 메모를 적어 박스를 봉했다.

        “잔말 말고 이건 오늘 도착하게 특급으로 배송해. 아니다, 내가 당일 배송 서비스를 따로 부르지.”

        “당일 배송이요? 예? 사장님 제발 혼자서 일 진행 좀 하지 마세요!!”

        “자, 그럼 멜리사? 다음 일은 잘 부탁해.”

        맥케인은 유쾌하게 웃으며 당일 배송 서비스를 불렀다. 조금 늦는다는 택배 기사의 말에 두 배를 준다는 말을 하고, 진홍의 집 주소를 붙이는 것까지 확인하고 맥케인은 사무실을 나섰다. 오늘 저녁에 선물을 확인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랐다.

        영상을 자주 트는 편은 아니던데, 근래는 쉬지 않고 방송을 하긴 했었다.

        주머니 속에 얌전히 있던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화면을 두드리는 손끝이 가벼웠다.

        <[잘 잤어요? 오늘 날씨 좋아요, 진홍. :) 기분 좋은 일이 생길 거 같지 않나요?]



***

        맥케인이 조용히 사고 아닌 사고를 치는 동안, 진홍의 일상은 조금 단조로웠다. 부스스한 모습에 느지막이 일어나 브런치를 먹거나, 조금 속이 쓰린가 싶을 때는 시리얼을 대충 먹고는 외주 의뢰가 온 작업을 하는 정도였다. 그리고 그 일상에 새로운 것 하나.

        [잘 잤어요? 오늘 날씨 좋아요, 진홍. :) 기분 좋은 일이 생길 거 같지 않나요?]>

        이 남자의 성격인 것인지, 메시지는 아기자기하기 짝이 없었다. 아니, 뭐, 좀 귀엽기도 하고. 이런 식으로 대화하는 것이 어려워 메시지를 읽고서도 끙끙 앓았다. 안경을 한 번 치켜올리고는 소파에 몸을 웅크리듯 앉았다. 손안에 쥐고 있는 폰이 따끈따끈했다.

        <[기분 좋은 일이 생기면 좋겠어요, 저는 이제 밥 먹고 일을 하고 있어요.]

        ‘아, 조금 딱딱한가?’라는 생각을 하면서 진홍의 입술이 삐죽거렸다. 이모티콘이라도 찾아볼까 싶어서 이리저리 핸드폰을 조작해 봤지만, 맥케인만큼 디테일한 이모티콘은 없었다.

        [부하 직원이 살림 거덜 내지 말라고 화냈어요. (T^T) ]>

        “살림…?”

        <[살림이요?]

        [아! 회사에서 이벤트 하는데 이것저것 더 넣었더니 :D ]>

        실없는 내용이었다. 진홍은 이런저런 대화에도 실실 웃으며 손가락을 느릿하게 움직였다. 그리고는 또 은근슬쩍 약속을 잡아오는 수작에 ‘그래요’ 하고 말았다.

        “오늘은 뭐 하지?”

        괜히 거실을 서성거렸다. 이 남자와 메시지를 나누고 나면 괜히 아랫배가 간질간질거렸다. 엄한 사람을 두고 밝히는 것 같아서 귓바퀴에 괜히 열이 올랐다. 이런 모습은 모를 테니까.

        딩- 동- 하며 초인종 소리가 울리자, 진홍은 의아해하면서 밖으로 나섰다.

        “특급이요, 여기 싸인.”

        “특급이요?”

        진홍의 되물음에 택배 기사는 고개만 끄덕였다. 뭘까, 하면서도 싸인을 한 진홍은 택배를 안고서 집 안으로 들어왔다. 부모님이 보낸 건가 싶어 살피던 찰나에 익숙한 이름이 보였다.

        퍼니. 원래라면 퍼니펀이라고 적혀야 할 곳에는 간단하게 퍼니라는 글자만 적혀있었다. 성인용품 회사에서 나름 머리를 써서 보낸 것이었다.

        메시지가 울렸다.

        [진홍, 내일 나랑 또 놀아줄래요? (‘-’*) ]>

        진홍이 답했다.

        <[좋아요. 너무 이른 시간만 아니면 될 것 같아요. ]

        왜냐면 늦잠을 자야 할 것 같거든요. 택배를 품에 꼭 안은 진홍은 잔뜩 들뜬 표정으로 배시시 웃었다.



***

        맥케인은 어김없이 노트북을 켰다. 익숙하게 로그인을 하고, 딩동딩동, 구독하는 영상이 켜졌다는 알림이 들리자마자 입장을 했다. 영상방 제목은 ‘장난감 개봉기’였다.

        [“하이, 안녕?”]

        약간은 잠긴 듯 축축한 목소리였다. 대기 화면이 몇 차례 깜빡이다가, 빤히 카메라를 올려다보고 있는 진홍의 얼굴이 잡혔다. 모공이나 잡티 하나 없는 피부였다. 뽀송뽀송하고 찰떡같아 보이는 피부는 영상에서도 빛이 났지만, 실물로 보면 훨씬 더 눈길이 간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

        보드라워 보이는 머리카락이나, 잠깐씩 알 수 없는 시선으로 자신을 꼼꼼히 살피던 푸른 눈동자까지. 화면의 진홍은 눈가를 휘며 웃었다. 입술을 오물거리면서, 옷인지 가운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걸 걸치고, 허리끈을 묶었다. 느슨하게 묶은 탓에 어깨 한쪽이 흘러내리면서 조금 봉긋해 보이는 젖꼭지가 드러났다. 조명 탓인지 아니면 진짜인지, 젖꼭지는 분홍빛을 띠고 있었다.

        [“이거 봐, 자기. 나… 아.”]

        잔뜩 상기된 표정으로 진홍이 뭔가 말하려다가 아차 싶었는지 시선을 쭈욱 옮겼다.

        [바니ㅠㅠㅠㅠㅠ 세상에 젖꼭지가 다 보이잖아 고맙게ㅠㅠㅠ]

        [채팅방의 ‘잉카’가 5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맥케인은 진홍이 왜 말을 멈췄는지 대충 짐작했다. 선물을 보내는 쪽지에 vip 선물로 보내는 것이지만, 몇 가지는 다른 분들보다 더 많이 챙겼으니 반은 본인이 산 거라고 말하라고 적어뒀으니.

        [“퍼니펀에서 이거 샀는데, 이거 봐봐.”]

        진홍은 박스에서 포장된 것을 주섬주섬 꺼냈다. 코스튬 의상, 사정 방지링, 아네로스, 조금은 다채로운 도구들이 들어있었다. 그리고 셀프로 자신의 손목을 묶을 수 있는 것이라든지, 허벅지와 손목이 연결된 족쇄라든지 하는 것들을 보며 진홍은 살짝 흥분한 채로 의상을 제 몸에 이리저리 대보고 있었다. 혼자 자위하는 모습이 아닌 그저 용품을 설명하는 모습인데도 코인이 착실하게 쌓여갔다.

        [“아, 으음, 조금 지루해?”]

        혼자 조잘조잘 이야기하던 진홍은 구독자들에게 지루하지 않냐고 묻고는 시무룩한 얼굴이 되었다. 그럴 리가, 종알거리는 소리를 계속 듣고 싶었다. 채팅방에 있는 놈들도 맥케인과 생각이 다르지 않았는지 코인을 주르륵 쏘았다.

        [“자기, 땡큐우….”]

        진홍은 ‘땡큐’ 하며 고맙다는 말과 함께 일부러 뽀뽀해주듯이 입술을 오므렸다. 상의는 짧고, 밑이 트인 짧은 쇼츠인지, 삼각팬티인지 알 수 없는 것을 잡고 진홍이 웃음을 터뜨렸다.

        [“이거 봐, 너무 얇아서 뚫리겠어. 흰색에, 이거, 나 젖꼭지는 가릴 수 있을까?”]

        진홍은 스판 의상이라고 쓰여 있는 것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하며 옷을 죽죽 당겨봤다. 가슴을 가릴 수는 있겠지만 조금 아슬아슬하게 가릴 것 같았다. 사정 방지링은 실물로 처음 보는지 제 눈가로 가져가 이리저리 살폈다.

        [“이건, 그, 뭐지? 본 거 같기도 한데, 설명서가… 이건 처음 보는데.”]

        [owwwww 바니, 사정 방지링이야]

        [네 귀여운 주니어에 끼워서 방송해줘]

        [채팅방의 ‘익명’이 10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앗, 우와, 땡큐우….”]

        방지링을 끼워 달라는 말에 진홍이 고개를 기울이며 제 옷을 헤쳤다. 정말 가운만 걸치고 안에는 아무것도 입지 않았는지 옅은 피부색의 성기가 빼꼼 고개를 쳐들었다. 흥분이 될 만한 일을 하지 않은 탓에 말랑말랑해 보였다. 한입에 삼켜도 될 만큼 보드라워 보였다.

        [오 바니… 정말 네 좆을 빨고 싶어]

        다른 놈들도 자신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맥케인은 잠시 인상을 찌푸렸다가, 진홍이 ‘잠깐만-’ 하며 아래로 손을 내리는 것을 봤다. 아직 요령이 없어서 반쯤 끼우다가 고개만 갸우뚱대고는 다시 뺐다.

        [“이건 나중에, 그리구….”]

        달그락 소리를 내면서 나온 것을 봤다. 핑크색의 알들이 여덟 개쯤 연결되어 있는 장난감이었다. 난생처음 보는 형태에 진홍의 입이 헤 벌어졌다. 보통은 그냥 장난감들이지만 저건 로터 기능도 있어서 잘만 넣으면 손도 대지 않고 질질 쌀 수 있는 장난감이었다.

        [“이거, 다 넣으면, 배 불룩해지겠다.”]

        진홍의 흰 손이 벌어진 옷자락 사이로 드러난 배 위에 닿았다. 제일 끝의 핑크 로터 끝을 입술로 물었다가 알 하나를 입안으로 밀어 넣었다. 춥, 츠읍- 쪽쪽 빠는 소리가 외설적이었다. 스피커를 타고 나오는 소리가 꽤나 외설적이었다.

        [“좀 딱딱한가? 빅맨처럼 안 생겨서 이거, 힘들지 않을까?”]

        [바니ㅠㅠㅠㅠ 넌 할 수 있어]

        [옆에 구속구 하고 해줘. 젠장, 옆에 있으면 저딴 거 안 쓰고 내 좆으로 질질 싸게 해줄 자신 있는데]

        [미친 빅맨보다 자신 있냐??]

        [젠장]

        채팅창은 난리였다. 진홍은 한 차례 캠을 조절하는가 싶더니 제 어깨에 걸쳐 있는 가운을 벗었다. 화면에 제 몸을 이리저리 비추는가 싶더니 흰 천 쪼가리를 잡았다. 스커트나 다른 종류가 더 있었지만 간단하게 입고 싶은 걸 잡은 진홍이 다리 하나, 하나씩 밀어 넣었다. 그리고는 웃음이 터졌다.

        [“아, 하하, 이게 뭐야. 자기, 이거 보여요?”]

        털이 복실복실한 꼬리가 달린 건 알고 있었지만, 갑자기 몸을 휙 돌린 진홍이 제 엉덩이를 보여줬다. 흰 속옷에 착 감긴 엉덩이가 봉긋했다. 꼬리뼈에서부터 고환 아래 회음까지 감싸는 속옷은 입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툭 터져버렸다. 연약한 속옷을 보고 바니의 웃음도 터져버렸다. 원래 트이는 옷인데 미처 생각지도 못한 부분이라 그런지 숨까지 할딱거리면서 웃음을 흘렸다.

        “아, 젠장, 구멍 핥고 싶다.”

        미쳤지. 구멍을 핥고 싶다니. 평생을 살면서 자신에게 이런 취향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진홍의 허리가 유독 더 잘록해 보였다. 상의를 낑낑거리며 입더니 그 모습마저도 웃긴지 실실 웃고는 화면에 제 모습을 보여줬다. 흐트러진 머리카락이 유난히도 곱슬거렸다.



***

        진홍의 몸이 달아오르길 바라며 채팅방에 온갖 음담패설들이 올라왔다. 이상한 글은 채팅방의 매니저가 지워 없애는지 금방 사라지고 없었다. 핫젤이 몸에 닿아 부들부들한 감촉을 남겼다. 흰옷이 금방 축축하게 젖어들어 투명하게 비치는 것처럼 보였다.

        “힛, 아아, 나, 젖꼭지 섰어….”

        옷 위로 빙글빙글 도는 손끝을 보여줬다. 화면에 잡히는 모습이 얼마나 외설적인지 안다. 진홍은 살짝 벌어진 다리 사이로 귀두만 빼꼼히 내민 제 성기 끝을 만지작거렸다. 몸이 달아오를 만큼의 자극이 없어서 조금은 행동이 느릿했다.

        달아오르는 게 늦는 걸 아는 이들이기에 다른 재촉은 없었다. 온갖, ‘fuck,’ ‘oh shit’ 같은 짤막한 글들과 코인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속이 짧고 얇은 팬티를 따로 벗을 필요는 없었다. 진홍은 몸을 뒤로 눕히며 제 아래를 더듬었다. 털 하나 없는 맨들맨들한 피부에 젤이 질척하게 감겼다.

        타이트한 팬츠에 꽉 차는 고환을 주물렀다가 밑이 트여진 곳에 손끝이 다시 닿았다. 작은 흥분에 회음이 발갛게 달아올라 있었고 구멍은 쉴 새 없이 움찔거렸다. 아랫배에서부터 가슴까지 손으로 쓸어 올렸다. 옷이 밀려 톡 튀어나온 젖꼭지는 덤이었다.

        [OMG 오 젠장….]

        겁이 많아 다른 것을 과감히 도전 못 하는 걸 알고 있는 구독자들은 숨을 할딱이며 아래를 만지는 손을 봤다. 허벅지 안쪽이 잘게 떨려왔다. 고작 자신의 몸을 만지면서도 저 정도로 할딱이는 몸이라, 제 좆을 잡고 딸 치는 이들은 이를 꽉 깨물고, 진홍의 숨 하나하나를 삼킬 듯이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진홍은 손끝으로 애널을 문질렀다.

        “하, 흐응, 자기, 보고 있어어…?”

        나른한 어투가 흘렀다. 헤 벌어지는 입술을 다물었다가 벌리고는 질척한 젤을 따라 손을 미끄러뜨렸다. 흥분으로 통통하게 부푼 회음이 간지러웠다.

        그리고 이런 장난감들 탓에 몸이 더 달아오르고 애가 타는 기분이었다.

        찌걱, 쯔윽, 쯕- 폭, 포옥, 살을 헤집고 파고드는 소리였다. 허벅지가 한껏 조여들어 제 손목을 가두었다 풀었다. 숨을 참으면 배가 홀쭉하니 들어가고, 숨을 몰아쉬면 가슴팍이 가쁘게 오르내렸다. 뺨이 발긋하게 달아오르고 머리카락은 흥분으로 바작바작 배어 나온 땀으로 축축하게 젖었다.

        “넣어, 넣어어… 하앙, 아….”

        찌릉찌릉 코인이 오르는 소리가 들렸다. ‘땡큐우.’ 흐릿하게 흐르는 말과 함께 진홍의 허리가 한 차례 들썩였다. 이미 안은 조금 더 깊은 곳을 알았다. 진홍이 이리저리 주변을 살폈다. 핑크 에그 줄을 찾았다. 입맛을 살짝 다신 진홍이 다리를 벌리며 엄지손가락 두 개를 합친 정도의 동그란 에그를 입구에 문질렀다. 달그락, 늘어뜨려진 나머지가 서로 부딪히며 소리를 냈다.

        꾸욱, 그 끝이 반쯤 들어가나 싶더니 주륵 밀려 나왔다. 으응, 학, 하아, 신음이 축축했다. 회음 주변을 문지르고 그 아래 애널 위를 누르다가 다시 꾸욱 밀어 넣었다.

        “흐으응….”

        찌릉찌릉, 코인 딜도가 아닌 탓에 오는 자극은 없지만, 그 소리를 몸이 기억하는지 허리가 덜덜 떨려왔다. 처음 하나를 넣은 뒤부터는 쉬웠다. 꾸욱, 두 개, 세 개쯤 들어갔을 때는 뭐지 싶었는데 다섯 개쯤 밀어 넣으려고 하니 버거웠다, 아니, 아래가 덜그럭거리는 것 같아서 느낌이 이상했다.

        다섯 번째를 겨우 밀어 넣고는 몸을 일으켰다. 학, 하아, 가쁜 숨을 뱉는 진홍의 뺨이 발긋하게 달아올라 있었다. 몸에 착 붙어 있던 천 쪼가리는 어느샌가 말려 올라가서는 가슴이 말갛게 다 드러나 있었다.

        “다, 못 넣겠어, 자기이….”

        덜그럭, 이상한 감각에 눈을 질끈 감았다가 떴다. 진동을 누르면 미쳐버리지 않을까. 축축해진 뺨에 머리카락이 달라붙었다. 흐응, 가는 비음과 함께 살짝 웃으며 입술을 깨물었다 놓았다. 손은 로터의 스위치를 만지작거렸다.

        [채팅방의 ‘익명’이 10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아, 정마알….”

        툭. 전원 스위치를 눌렀다.

        내장을 뒤흔드는 감각에 몸부림쳤다. 약한 진동에서 점점 강해지는 진동에 여러 개나 들어가 있던 에그들이 미친 듯이 날뛰었다.

        “하으앙, 아, 아아…!!”

        옆으로 푹 쓰러졌던 몸을 움직여 엉덩이를 쭉 빼 엎드린 자세를 했다. 진동 탓인지, 조금 더 깊게 파고드는 에그 탓인지 고개를 옆으로 돌린 채 숨을 헐떡이는 진홍의 눈빛이 흐릿했다. 엉덩이 보조개가 쏙 들어갔다가 나올 정도로 긴장됐다가도 잘못 파고든 게 예민한 곳 주변을 누르면 허리가 폭삭 주저앉을 것 같았다.

        “허으응, 앙, 아아, 자기이, 아, 간지러어….”

        침대 커버를 쥐었다가 놓고는 이내 입으로 물었다. 흐읍, 흐으응, 타닥타닥, 몸속에 들어간 에그들이 튀는 소리가 요란했다. 어쩐지 아랫배가 불룩해져 오는 것 같았다. 혹시나 해사 배를 더듬어봤지만 생각보다 배가 불룩하지는 않았다. 겁이 많아 에그 다섯 개 정도만 밀어 넣었는데, 더 넣어도 될 것 같았다.

        “이거, 히익, 힝, 히잉, 이거 이상해… 아!”

        허벅지가 한껏 움츠러들었다가 쫙하고 벌어졌다. 마른 허리가 유난히도 잘록해 보였다. 달그락달그락 내벽에서 쉴 새 없이 에그들이 움직였다. 잘못 힘을 풀면 한 알씩 빠져나갈 것 같았다. 행여나 그것이 빠져나갈까 봐 손으로 뒷구멍을 만지작거렸다.

        [채팅방의 ‘놀란’이 1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채팅방의 ‘익명’이 10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채팅방의 ‘익명’이 10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채팅방의 ‘mia’가 10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흐앗, 아아, 땡, 큐우, 아앙, 아…!!”

        바짝 선 성기가 프리컴을 뚝뚝 흘렸다. 엉덩이를 내민 채 세우고 있던 몸이 무너졌다. 제 성기를 침대보에 비비적거리기도 하고 손으로는 그것을 살살 주물러도 봤다. 발끝이 절로 곱아들었다.

        “아, 으음, 아…!”

        방심한 찰나에 끝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져 있던 에그가 쑥 빠져나왔다.

        [오 젠장, 보여줘, 바니]

        [바니, 에그 싸줘. 미친ㅠㅠㅠㅠ]

        조금 더 깊은 데를 눌러주면 좋겠는데, 몸 안이 달달 떨리면서도 아쉬운 감이 있었다. 역시 이런 장난감보다는 더 깊은 곳을 문지를 수 있는 빅맨이 더 나은 것 같았다.

        “아, 안 돼에, 부끄러워….”

        [오 아냐 제발 plzzzzz]

        [에그 뱉으면서 싸줘ㅠㅠㅠㅠ]

        [아, 젖꼭지 빨고 싶어 진짜]

        다리 사이에 삐죽 나온 연결된 줄을 봤다. 밖에 있는 에그들도 쉴 새 없이 떨리고 있었다. 조금만 더 하면 쌀 거 같기도 한데, 조금은 애매했다. 안 되면 좆을 만지는 수밖에 없었다. 진홍이 몸을 앞으로 돌려 무릎걸음으로 섰다. 숨을 색색 쉬는 몸이 가쁘게 오르내렸다. 나른하게 떠진 눈이 캠 화면에 잡혔다.

        쯕쯔윽, 슥, 스윽- 좆을 만지는 손이 조금 빨라졌다.

        [당겨서 빼지 말고]

        짓궂네. 진홍이 입안을 깨물었다. 꼿꼿하게 선 성기를 문지르다가 어중간하게 걸쳐진 팬츠를 벗었다. 움직일 때마다 덜그럭거리는 에그 때문에 신음이 저절로 새어 나왔다.

        “잘, 잘 봐아, 알았지…?”

        한 손으로 아래가 잘 보이게 고환과 좆을 제 손으로 감쌌다. 비죽 튀어나온 귀두 끝이 손목 안쪽을 더럽혔다. 갈 곳을 잃은 남은 팔은 자신의 몸을 감싸 안듯이, 반대쪽 팔을 잡고 입술을 앙다물었다.

        꾸욱… 허벅지가 벌벌 떨렸다. 에그가 나가려 하다가도 진동 때문에 다시 안으로 파고들었다. 진홍의 울상을 보고 방에 있던 구독자들이 힘내라며 코인을 보냈다. 고개를 살짝 숙이고 드러난 목덜미는 발갛게 물들어있었다.

        “윽, 으흥, 흑, 흣….”

        꾸우욱… 툭, 애액에 푹 젖은 에그 하나가 밖으로 나왔다.



***

        가볍게 옷을 걸친 맥케인이 거울을 쳐다봤다. 간밤에 에그를 알을 낳듯이 싸던 진홍의 모습이 순간 떠올랐다. 부끄러워하면서 야한 짓을 시키면 곧잘 하는 모습에 결국 자신도 모르게 또, 오른손을 빌렸다.

        “하… 진짜 골치 아프네.”

        근데 자신은 진홍과 뭘 하고 싶어서 이 짓을 하고 있는 걸까.

        집을 나서면서도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다 따지면 제 취향, 하는 짓도 어떻게 보면 제 취향이었다. 그냥 이상형을 만나서 내가 이 난리를 피우는구나 싶었다. 현관문 앞의 거울을 보며 빠진 건 없는지 살폈다.

        ‘큰 손이 좋아.’

        순간 진홍의 말이 떠올랐다. 시계를 차고 있는 손이 오늘따라 더 돋보이는 듯해 괜히 어깨가 으쓱거렸다. 와인은 괜찮겠지. 두 번째 만남에 펍 같은 곳에 데려가느니 가볍게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혹시나 스테이크 좋아하냐는 말에 정말 빠른 속도로 답장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귀엽게, 고기 좋아하나.”

        차 키를 들고 집을 나서며 메시지를 했다.

        [집 앞에 있을게요, 진홍. (*>_<)/ ] >

        차에 탄 후, 진홍에게 답장을 보내는데, 자신도 모르게 바니, 라고 적을 뻔한 것을 얼른 지우며 문장을 확인한 후에 발송을 했다.

        빠르게 시동을 걸어 진홍의 집 앞까지 와서는 초조하게 그를 기다렸다. 괜히 머리가 흐트러지지는 않았나 거울로 살펴도 보는 사이에, 똑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빼꼼히 기울이는 진홍의 행동에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맥케인?”

        진홍은 머리를 살짝 넘겨 정리한 탓에 이마가 훤히 드러나 있었다. 밖에서는 빠짐없이 안경을 쓰고 다니는 건지 동그란 안경이 작은 얼굴의 반을 가렸다. 어제 영상을 찍으며 에그를 빼내며 입술을 깨물어댄 탓에 입술이 도톰하게 부풀어 있었다.

        푸른 눈동자는 영상에서보다 더 선명한 빛이었다. 흰 셔츠에 슬랙스, 로퍼를 신은 진홍의 발목이 희게 드러나 있었다.

        “아, 이런, 얼른 타요, 진홍.”

        그래, 인정하자. 연인이 안 되면 친구라도 만족하고, 그냥 영상 보면서 코인이나 쏘고, 회사에서 선물 몰래 보내는 정도로 만족하는 거야, 맥케인. 애매한 웃음을 흘리는 맥케인을 보며 진홍이 고개를 기울였다. 안전벨트를 하고 나서야 출발하는 차, 그 안에서 라디오가 잔잔하게 흘러나왔다.

        “조금 이른 저녁인데 괜찮아요?”

        “아, 음. 물론요.”

        진홍은 스테이크란 말에 조금 들뜬 상태였다. 좋아하지만 귀찮아서라든지 타이밍이 안 맞아서 못 간 게 대부분이었다. 집에 있을 땐 가족들이 챙겨줘서 먹었는데, 독립하고 나니 시리얼 챙겨 먹는 것도 일이었다.

        “아마 좋아할 거예요, 거기 꽤 유명한 곳이라. 와인도 나쁘지 않고.”

        “와인?”

        “아, 혹시 술 못하면 다른 음료도 있어요.”

        “아니, 괜찮아요. 한 번쯤 먹어보는 것도.”

        저절로 기분이 들떴다. 새로 사귄 연상의 친구는 꽤나 정중하고 다정했다. 그리고 난생처음 먹어보는 와인이 이런 일을 만들 줄 알았으면 진홍은 아마 첫 만남부터 와인으로 병나발을 불었을 것이다.





hi. cutie

        후아, 짙은 술 향이 났다. 조금 마신 거 같은데. 정신이 알딸딸하니 기분이 좋았다. 제 허리를 감싸 쥐고는 괜찮냐며 부축해주는 손이 단단했다. 둥실둥실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 이런 기분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음에 드는 사람을 붙잡고 하는 섹스라든가, 섹스라든가? 아니면 섹스.

        “흐응, 기분 좋아.”

        진홍이 가느다란 비음을 흘리며 맥케인의 가슴에 뺨을 부비니 상대가 움찔하는 게 느껴졌다. 시원한 향수 향이 코끝을 스쳤다. 단단한 가슴과 스치듯이 만진 팔뚝이 탄탄했다. 상대가 누굴까 싶어 고개를 들어 올렸다. 물끄러미 올려다보는 시선에 진홍을 부축하고 있는 맥케인이 조금은 곤란한 듯 웃었다.

        “괜찮아요? 미안해요. 술 좋아한다 해서, 근데 와인에 약할 줄은….”

        주절주절 이야기하는 맥케인의 입술이 달아 보였다. 진홍은 자신의 눈이 이상한가 싶어서 눈을 깜빡였다. 가까이에서 봐도 남자는 꽤나 잘생겼다. 입술 빨아보고 싶은데. 진홍이 약하게 입맛을 다셨다.

        맥케인은 레스토랑에서 가볍게 마신 와인에 진홍이 이렇게 취해버릴 줄은 정말 꿈에도 몰라서 당황스러워하고 있었다. 술 좋아하냐는 맥케인의 말에 진홍이 조금은 도수가 높은 종류를 꿰고 있어서 방심하고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좋아한다고 했지 세다고는 안 했던 것 같기도 했다.

        “맥-케인?”

        “네, 진홍.”

        느릿한 말꼬리와 진홍의 입술이 달싹거렸다. 살짝 꼬인 스텝에 맥케인이 진홍을 가볍게 잡고선 바로 세워줬다. 진홍의 흐트러진 셔츠를 바르게 해주려고 몸을 숙인 맥케인을 빤히 쳐다봤다. 안경 너머의 그의 표정이 한없이 진지했다.

        술 취했다고 하고 미친 척하고 달려들면 어떻게 될까.

        진홍은 자꾸 성적인 호기심이 생겨나 입술을 우물거렸다. 에그로 장난쳐댄 아래가 저릿하게 간지러운 느낌이었다. 빛바랜 푸른 눈동자가 유난히 더 짙어 보였다.

        “손.”

        “네? 진홍, 뭐라구요?”

        “손 크네요, 맥.”

        맥케인의 애칭을 부른 진홍이 제 손목을 잡아오는 맥케인의 손을 내려다봤다.

        “넘어지면 안 되니까요. 아, 손은, 그러니까. 키가 진홍보다 조금 크니까 손도 크겠죠?”

        술기운에 맥케인을 올려다보는 진홍의 눈가가 불그스름했다. 진홍은 ‘아, 어, 음.’ 하며 말을 고르는 맥케인을 빤히 올려다봤다. 기분이 붕붕 뜨는 느낌이었지만 정신은 멀쩡하다고 자신할 수 있었다.

        용기가 조금 생겼을 뿐이지. 진홍이 히쭉 웃었다. 눈이 딱 마주친 맥케인은 등골이 저릿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네요, 저보다 키도, 크고, 손도 크고….”

        이제는 반쯤 마주 보고 안기다시피 한 자세에서 진홍의 손이 맥케인의 가슴 위를 살살 더듬어 올라갔다. 열 오른 피부가 따끈한 게 다 느껴질 정도였다. 맥케인은 이상형이 눈앞에서 흐느적거리고 있으니 딱 죽을 맛이었다. 아, 내가 잘못했지. 괜히 와인을 마시자 했네.

        “진홍, 집에 데려다줄게요, 응?”

        진홍의 몸을 안지도 못하고 어정쩡한 맥케인의 자세에 괜히 진홍의 입술이 삐죽 나왔다. 맥케인은 영상에서 보여주던 얼굴이 간간이 보이는 것 같아서 눈물이 다 날 것 같았다. ‘아, 젠장. 진짜 귀엽네.’ 속으로 욕을 삼키고는 제 좆이 반사적으로 반응하는 걸 꾹꾹 눌러 참고 있었다.

        “일단, 생각이 너무 짧았어요, 일단 내 차는 두고 택시를….”

        맥케인은 몸을 자꾸 붙여오는 진홍의 행동에 횡설수설하며 폰을 꺼내들었다. 자신의 손에는 큼지막한 핸드폰이 맥케인의 손에서는 장난감처럼 작아 보였다. 맥케인의 핸드폰이 유독 작은 사이즈이기도 했지만, 길게 뻗은 손이 더 탐이 났다.

        “맥.”

        “응, 아, 네? 진홍, 불렀어요?”

        맥케인이 사근사근하게 웃는 낯으로 대답했다. 여전히 진홍의 허리에 팔을 두른 채였다. 진홍의 눈꺼풀이 느릿하게 감겼다가 떠졌다. 살짝 벌어졌다 닫히는 입술이 우물거리며 축축한 타액에 젖어들었다.

        “당신, 좆도 커요?”

        진홍이 바니일 때만 보여주던 야시시한 웃음으로 손을 아래로 내렸다. 탄탄한 허벅지 쪽으로 손을 스쳤다. 아직 발기도 안한 살덩이가 뚜렷하게 느껴졌다. 한쪽에 얌전히 수납되어 있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의 크기에 놀란 진홍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맥케인을 쳐다보자, 당황한 그의 얼굴이 보였다. 진홍은 다시 그 아래를 살폈다. 검은 슬랙스 바지인 탓에 실루엣만 보였지만, 그것만으로도 크기를 가늠할 수 있었다. 어떻게 저걸 못 보고 지나쳤을 수가 있지.

        진홍이 침을 꼴깍 삼켰다. 가까이 있던 맥케인도 다 들릴 정도였지만 진홍은 신경 쓰지 않았다.

        ‘빅맨보다 더 큰 거 같아….’

        진홍이 생각했다. 조금은 어둑해진 길거리에서 해결할 일은 아닌 것 같아, 진홍은 얼어 있는 맥케인의 손을 잡아 길을 걸어갔다. 떨어뜨릴 뻔했던 핸드폰을 겨우 챙긴 맥케인은 자신이 방금 뭘 들은 거지 싶어, 알딸딸한 기분으로 진홍을 뒤따라갔다.

        “오, 마이….”

        ‘갓.’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상황에 번쩍번쩍 빛나는 간판을 한번, 겁 없는 진홍의 뒷모습을 번갈아 쳐다봤을 뿐이었다.

        퍼뜩, 정신을 차리니 이미 입실한 뒤였다. 아니, 정신은 차리고 있었는데 자신이랑 가기 싫냐며 시무룩한 얼굴로 제 손과 손목을 만지작대던 진홍의 행동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아니, 그게 아니라.’라고 말하려는 순간 기다렸다는 듯 진홍이 맥케인의 손을 이끌고 모텔 안으로 들어섰다. 자신을 먼저 욕실에 보내 씻고 나오라 하더니, 씻고 나오는 순간 진홍이 욕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지금 이 상황.

        맥케인은 침대 위에 앉아 얼떨떨한 기분이 되어 다시 주변을 살폈다. 뭐지?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솔직히 좋은 관계가 되면 좋기는 한데 아니, 너무 갑작스럽지 않나? 전혀 그럴 의도가 없었… 아니, 그런 일이 생기면 좋기는 한데 진짜 두 번밖에 안 봤는데 이래도 되는 건가.

        맥케인이 이성과 본능 사이를 갈등하며 미간을 찌푸리는 사이 욕실 문이 열렸다.

        “저기이….”

        진홍이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머리카락이 물기로 촉촉했다. 반쯤 삐죽 내민 몸에 드러난 어깨가 추워 보였다. 침대 위에 앉아있던 맥케인이 일어나 타올로 그의 어깨를 감쌌다.

        “추워요, 진홍.”

        “으흥, 으응, 땡큐우….”

        맥케인은 방송에서 익숙하게 들은 단어를 듣고 자신도 모르게 웃었다. 발끝을 들어 올린 진홍은 그래도 키가 모자라는지 팔을 뻗어 맥케인의 목을 당겼다. 스치듯이 닿은 입술은 아랫배가 저릿할 정도로 달았다. 입술을 우물대던 진홍이 색- 웃었다.

        “진홍, 아, 저기, 우리 만난 것도 두 번밖에 안 됐는데.”

        “으응, 알아요.”

        “혹시 오늘 술….”

        “맥.”

        맥케인은 혹시나 술에 취해 기억 못 하는 상태일까 봐 겁이 나기도 했다. 눈 딱 감고 미친놈처럼 유혹하는 대로 달려들 수야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안고 싶지는 않았는데.

        “나, 와인 먹고 취하긴 했지만 멀쩡해요. 그냥, 으응, 그러니까.”

        진홍은 발뒤꿈치를 들고 있어, 몸의 중심이 아슬아슬하게 잡혀 있었다. 그가 주춤 뒤로 물러서며 맥케인의 몸에 매달린 채로 한 걸음 옮겼다. 몽롱했던 시야가 아닌 또렷한 시선으로 맥케인을 올려다봤다.

        와인으로 인사불성이 될 정도로 취한 게 아니었다. 다만, 과감하게 일을 저지를 수 있는 용기가 생긴 거지.

        “나랑 섹스할래요?”

        진홍이 웃으며 맥케인의 뺨을 쓰다듬었다.



***

        진홍은 다른 사람의 입술이 닿는 느낌이 이렇게 짜릿하다는 걸 난생처음 알았다. 술기운을 빌어 저지르는 일인데 아랫배가 다 저릿했다. 간지러운 것 같기도 하고 콕콕 찌르는 것 같기도 했다. 제 몸 위로 올라탄 남자는 정중하면서도 사나운 기색을 잔뜩 드러냈다. 제 손바닥 아래에 감기는 남자의 피부는 탄탄하고 부드러웠다. 진홍이 눈을 가느스름하게 뜨며 입술을 벌려, 남자, 맥케인의 혀를 삼켰다.

        “응, 하응….”

        맥케인은 진홍이 숨이 가빠올 찰나에 입술을 살짝 떼면서 벌어지는 입술을 빨고, 열기를 품은 혀로 입천장을 훑었다. 다디단 타액이 흥건히 고였다. 꼴깍, 대는 목울대가 고스란히 느껴질 정도였다. 진홍은 제 옆을 지탱하고 있는 팔뚝을 쓰다듬어 올라가다가 그의 목을 끌어안으면서, 꿀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허니 블론드 머리카락을 잔뜩 헤집어 놓기까지 했다. 입꼬리가 다 아릿했다. 흥분에 몸이 달아 젖꼭지가 뾰족하게 섰다. 키스를 더 깊게 하고 싶은 진홍이 맥케인의 목을 끌어당기듯이 안으며 몸을 들썩였다. 맥케인의 가슴팍에 그 작은 돌기가 아슬아슬하게 닿았다가 떨어졌다.

        “학, 흐응, 흣….”

        “하… 키스로 버거워하면서.”

        진홍의 눈빛이 탁해졌다. 숨을 할딱이며 자신에게 몸을 바짝 붙인 그의 팔에 뺨을 부볐다. 열 오른뺨이 맥케인의 팔에 닿자 시원한 감각이 타고 들어왔다. 진홍은 맥케인의 품에 갇혀 그의 어깨와 갈비뼈 부근을 더듬었다.

        “하아, 하… 운동, 해요? 여기 단단해.”

        진홍이 손끝으로 맥케인의 몸 위를 꾹꾹 누르며 탄탄하게 드러난 복근을 살며시 쓸어봤다. 움찔- 하는 기척이 다 느껴질 정도였다. 씨근씨근 뱉어지는 숨소리가 귓가를 울렸다. 맥케인은 순수하게 호기심을 드러내는 진홍을 향해 물었다.

        “진홍, 일부러 그러는 거예요?”

        “으응, 아니, 전혀.”

        살살 웃으면서 그의 몸을 타고 올라간 진홍의 손끝이 맥케인의 유두를 건드렸다.

        “여기, 빨아도 돼요?”

        “아뇨. 진홍, 내가 빨아줄게요.”

        도발 아닌 도발에 핀트가 나간 맥케인이 진홍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추며 웃었다.

        맥케인이 웃으면서 몸을 숙일 때 잡았어야 했다. 진홍은 제 다리를 잡아 발목을 깨물고 종아리부터 입을 맞추며 올라오는 금빛 물결을 내려다봤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 입맞춤에 괜히 숨이 탁탁 막혔다.

        쪽, 쫍, 부드러운 입술이 작은 마찰음을 남기고 떨어졌다. 허벅지 안쪽으로 들어올수록 머무는 시간이 더 길어지고 살짝씩 이로 긁어내는 듯하다가 우물거리고 나면 붉은 흔적이 남았다. 타액이 흥건했다. 고개를 살짝 들어 진홍을 올려다보는 맥케인의 시선이 진득하게 감겨왔다.

        “빨게 해줘요.”

        “흣, 흐응, 빨고 있잖아요….”

        허벅지를 진득하게 빨았으면서, 맥케인은 붉은 입술에 타액이 흥건히 묻은 채로 말했다. 달리기를 한 듯 진홍의 심장이 쿵쾅쿵쾅 요란스레 떨렸다. 살갗에 닿는 이불들도 몸을 간지럽히는 착각이 들었다. 자신의 두 다리 사이에 자리한 맥케인을 보며 나른한 숨을 뱉었다.

        “이것만으로 세우면 어떡해요.”

        몸을 일으키는 맥케인을 따라, 그의 어깨에 걸려 있던 진홍의 다리가 주륵 미끄러져, 맥케인의 팔에 감겼다. 몸에 닿는 체온이 뜨거웠다.

        “귀엽네.”

        “뭐…! 흣!”

        맥케인은 손을 뻗어 진홍의 손가락을 제 입가로 당겼다. 타액이 흥건하던 입술엔 뜨끈한 열감만 남아있었다. 맥케인이 진득한 눈길로 진홍의 몸을 내려다봤다. 작은 자극에도 바짝 선 젖꼭지가 유난히도 탱글해 보였다.

        맥케인은 진홍의 손목을 붙잡아 당겼다. 자신의 입술로 말랑한 진홍의 손끝에 혀를 내밀었다. 추읍- 손가락을 핥아 올리는 혓바닥이 뜨끈했다. 쭙, 쭈읍, 손가락을 쪽쪽 빠는 소리가 유난히도 컸다. 진홍은 자신이 한 번씩 봤던 섹스 동영상과는 다른 움직임에 당황하며 침을 꼴깍 삼켰다. 꾸욱, 맞닿아 오는 아래에 묵직하게 눌러오는 질감이 느껴졌다.

        “맥….”

        “응, 진홍. 이걸로 젖꼭지 만져 볼래요?”

        맥케인이 눈가를 휘며 웃었다. 잡고 있던 손목을 그대로 진홍의 가슴팍 위로 올려줬다. 타액이 축축하게 묻은 손가락이 유두에 닿았다. 꾸욱, 꾹, 어색하게 빙글빙글 돌리는가 싶더니 어느 순간 자신이 늘 만지던 대로 바짝 선 것을 조물조물 문질렀다.

        “흣, 흐응, 응….”

        혼자 영상을 찍을 때와는 다르게 느껴지는 뚜렷한 시선에 괜히 숨이 가빠져 왔다. 맞닿은 아래가, 허리가 저절로 움찔거리고, 두 다리 사이에 있는 그의 몸을 꽉 죄듯 감았다. 애가 탔다. 유두를 문지르던 진홍이 어느 순간 애가 타, 자기 가슴을 움켜쥐며 엉덩이를 들썩였다.

        맥케인이 짙은 한숨을 뱉었다. 몸을 숙여 훤히 드러난 진홍의 목덜미를 핥아 입술로 잘근잘근 물었다. 잇자국을 남기고 싶다. 흥분으로 인해 흰 피부에 홍조가 돌기 시작했다. 입술로 몸 위를 타고 내려가 뾰족하게 선 유두를 깨물었다.

        “왜, 거기만 그래에….”

        맥케인의 혀가 빠르게 움직였다가 뭉근하게 짓눌러 버렸다. 입술로 잘근잘근 씹는가 하면 입술로 쪽쪽 빨아 그 끝이 저릿하게 만들었다. 한쪽 가슴을 만지던 손이 어느새 멈춰 맥케인의 머리를 끌어안고 있었다.

        그의 몸에 맞닿아 있는 제 성기가 잔뜩 부피를 키워 선액을 흥건히 흘리고 있었다.

        “하아, 진홍. 그렇게 붙잡으면 내가 아무것도 못 하잖아. 응?”

        진홍에게 머리를 감싸인 채 갈비뼈 부근에 잇자국을 내던 맥케인이 곤란하다는 듯 웃었다. 맥케인은 눈가에 물기가 고인 채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 진홍을 보며 아래로 손을 내려 진홍의 페니스를 잡았다. 맥케인의 손에 감기는 진홍의 페니스는 남의 손을 탄 적이 없다는 듯 보드라웠다.

        “여기에 털이 없네?”

        음모가 없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모르는 척 물었다. 팔다리에도 솜털만 보송보송하게 나 있는 피부였다. 화면상으로는 제모라도 하는 것인가, 싶었지만 부들부들한 피부는 빨갛게 자국을 남기기에 좋아 보였다.

        “제모라도 해요? 그런 것 치곤 너무 부드러운데.”

        맥케인이 속살대며 페니스를 잡아 귀두 끝을 문지르자 진홍은 약하게 신음하고 맥케인의 머리를 잡고 있던 손에 힘을 풀었다. 맥케인은 진홍이 이불보를 약하게 쥐었다가 놓는 것을 흘끗 보고는 배꼽 주변과 아랫배 쪽에 긁듯이 깨물었다.

        “그냥, 아니이, 그냥 없어요.”

        대답은 해야겠고, 약한 자극에도 바르르 떠는 몸을 진정시키지 못해 진홍이 숨을 헐떡였다. 원래 다른 사람이랑 하는 게 이런 기분인가? 알 수 없었다. 손이 닿는 곳곳이 큰 손자국이 남는 기분이 들었다. 조금만, 조금만 더. 자신은 이것보다 더한 자극을 알고 있었다.

        맥케인은 숨을 할딱이는 진홍을 쳐다봤다. 치골 위를 애무할 때는 귀두 끝이 이미 한껏 서서 제 턱을 치고 있었다. 진홍의 배 위에는 얕은 잇자국들이 남아있었다. 당분간 영상은 못 찍겠네. 그 미묘한 충족감에 고개를 더 숙여 귀두 끝에 입을 맞추고는 진홍의 두 다리를 제 어깨 위로 걸쳤다.

        “흐! 아, 맥, 맥, 잠깐, 아…!!”

        맥케인은 단단히 선 진홍의 페니스를 미끄러지듯이 핥고 고환에 입술을 부비고는 고개를 더 숙였다. 자세를 살짝 바꾸자 내밀하게 숨어 있던 비부가 보였다. 움찔거리는 구멍이 보였다. 영상 너머로 겨우 보일까 말까 했던 곳이었다. 더운 숨을 내뱉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빨리 오라며 유혹하는 것 같기도 했다.

        진홍은 숨이 가빠오는지 제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숨을 색색 뱉었다. 보면 안 된다고, 보지 말라며 작게 흐느꼈으나 그 말소리는 진홍의 손안에서 사라졌다. 맥케인이 마른 침을 삼켰다. 진홍의 체향과 샤워 젤 향이 뒤섞여 나는 것 같았다. 맥케인이 혀를 내밀어 그 아래를 핥았다.

        “흐앙…!”

        새된 비명에 진홍이 제 입을 턱 막았다. ‘어딜, 어딜 핥고 있는 거야.’ 술기운이 싹 달아나고 눈앞이 핑글핑글 돌았다. 맥케인은 애널 주변을 혀로 흥건히 적시면서, 혀끝을 뾰족하게 세워 안을 파고들듯이 깔짝거렸다. 한 팔로는 도망가지 못하게 바짝 붙잡았고, 남은 한 손은 혀와 함께 내벽을 탐했다. 원래 섹스가 이런 건가? 핥지 말라고 말하고 싶은데 말보다도 신음이 먼저 튀어 나갔다.

        “학, 하으응…!”

        맥케인은 제 콧등이 진홍의 고환에 파묻힐 것처럼 입질을 했다. 쭙, 츄읍, 외설스런 소리가 방 안을 가득 울리고 맥케인은 자꾸 빠져나가려는 진홍의 몸을 당겼다. 맥케인의 코끝이 예민하게 움찔대는 회음을 쿡쿡 찔러댔다. 자신의 애널에 처음으로 느껴지는 물컹한 혀의 감각에 숨을 헐떡였다. 아랫배가 간지러운데 긁어도 해소가 될 것 같지 않은 기분에 잠겨들었다.

        맥케인의 손가락이 꾸물꾸물 안을 헤집었다. 제 손가락보다도 큰 존재감에 등골이 찌릿찌릿 울렸다.

        “맥, 맥케인, 제발, 제바알….”

        이성이 속절없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힘들면 스스로 제동 걸며 자위를 했던 진홍이, 남이 해주는 행위에 어쩔 줄 몰라 하며 울먹거렸다. 차가운 실리콘 딜도가 아닌 따뜻한 살의 감각에 다음 행위를 기다리는 진홍의 몸이 움찔거렸다. 고개를 든 맥케인의 입술이 빨갰다. 타액이 묻은 입술을 빨고 싶을 정도였다. 맥케인은 안고 있던 진홍의 다리를 내리며 몸을 세웠다. 엉덩이 부근에 묵직하게 닿는 체온에 진홍이 숨을 할딱였다.

        “맥…?”

        “미안, 나도 조금 힘든데.”

        사근사근한 말투는 아니었다. 맥케인 또한 흥분감에 빨갛게 익은 얼굴로 탁상 위에 올려진 젤 통을 잡았다.

        “아, 젠장. 콘돔.”

        맥케인은 콘돔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짧게 욕을 내뱉었다. 진홍이 숨을 색색 대며 맥케인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진홍을 애무하면서 세워진 맥케인의 좆 끝이 번들번들했다. 진홍은 제 애널 끝에 닿는 묵직한 존재감에 나른한 숨을 삼켰다. 혀와 손이 이미 다녀간 곳이 눅진하게 풀려 있어, 그냥 넣어도 들어갈 것 같았다. 맥케인의 좆을 다 삼키기엔 조금 많이 버거울 테지만, 진홍은 그가 이대로 멈춰버릴까 싶어 초조한 마음이 되었다. 맥케인은 젤을 잡고, 행여나 진홍의 흥분이 사그라들까 싶어 유두를 만지작거렸다.

        “있지, 그냥, 콘돔 없이 살살하면 안 돼?”

        진홍은 자신이 한 번씩 빅맨으로 삽입 자위를 할 때 콘돔 없이 젤만 흥건히 바른 채 넣었던 적이 있어 용기 내서 말했다. 혹시나 진홍이 거부할까 싶어 말조차 못 꺼냈던 맥케인이 말했다.

        “진홍, 괜찮겠어요?”

        “응, 으응, 그러니까, 나 빨리요….”

        안이 간지러웠다. 더 이상 애태우는 것은 싫었다. 진홍은 몸을 살짝 일으켜 맥케인 손에서 젤 통을 뺏어 들어 익숙하게 제 페니스와 그 아래로 흥건히 쏟았다. 차갑고 뭉근한 액체가 아래를 타고 주르륵 흘러내렸다. 그리고는 맥케인의 페니스 위에 뿌리려는 순간 눈을 깜빡였다.

        “어….”

        “아, 음. 진홍. 이건 내가 할게요.”

        진홍이 멈칫한 사이 맥케인이 진홍의 손에서 젤을 뺏어 제 손과 페니스 위에 꾹 짰다. 투명한 젤이 흥건하게 발렸다. 처벅, 처벅- 젖은 소리가 요란스럽기도 했다. 진홍은 입술을 우물거리다가 침을 꼴깍 삼켰다. 그 소리가 다 들릴 정도였지만 맥케인은 내색하지 않고, 흥건히 젖은 손으로 진홍의 좆과 고환을 문지르고 그 아래를 더듬었다. 꾸욱, 손가락 하나는 그냥 미끄러져 들어갔다. 쿵쿵 맥박치는 내벽이 손가락에 꾸물꾸물 감겨들었다.

        에그와 딜도를 삼켜댔던 곳이었다. 맥케인이 아는 걸 모르는 진홍은 익숙하고 야릇한 통증에 입술을 깨물었다. 바르르 떨리는 몸을 주체할 수 없었다.

        젤이 닿은 곳곳이 화끈화끈했다. 찌걱찌걱, 맥케인은 손가락의 개수를 늘려갔다. 내벽 안을 더듬는 손가락이 무언가를 찾듯이 움직였다.

        진홍은 신음을 뱉으면서도 정신이 어지러웠다. 방금 맥케인의 페니스를 보고 자신이 잘못 본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얼핏 봤을 땐 빅맨과 크기가 비슷해서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막상 제대로 보니 맥케인의 성기는 빅맨보다 컸다. 자신보다 체격이 월등히 크다고는 하지만, 저건 정말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야릇한 기대감에 목이 탔다. 진지하고 신중한 손길로 제 안을 헤집는 남자를 봤다.

        어쩌다가 이렇게 됐을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자신이 저지른 일이었다.

        안이 눅진하게 풀렸다. 그것만으로도 나른하게 축축 처지는 진홍을 보며 맥케인이 속으로 혀를 차곤 몸을 붙여왔다. 벌어진 허벅지를 쓸어주곤 진홍의 엉덩이를 쥐었다가 놨다.

        진홍이 그만 애태우면 좋겠다고 말하려던 찰나에 두툼한 선단이 주름 위를 비비적대다가 느릿하게 밀며 들어왔다.

        “하아….”

        순간 막혔던 숨이 트이면서, 온몸이 부르르 떨렸다. 애널 안에 쭉 짜 넣었던 젤이 흥건히도 녹아있었다. 그 덕분에 조금은 쉽게 꾸욱 밀며 안으로 들어섰던 귀두 끝이 오물오물 물어대는 앞쪽에서 걸렸다. 진홍의 입술이 뻐끔거렸다. 넣어본 적 없는 페니스의 굵기와 자신의 움직임을 제어할 수 없을 것 같아 불안해진 진홍이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아니, 잠, 까, 아안…!”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뒤로 허리를 물렸던 맥케인이 진홍의 몸을 잡아당겼다. 꾸욱 하며 좁은 길을 탁 뚫어 열듯이 페니스가 헤집고 들어왔다. 손으로 내벽을 벌리며 젤을 흥건히 밀어 넣었던 탓일까, 녹아내린 액체가 좁은 틈을 타고 비죽비죽 새어 나왔다. 발끝이 저절로 곱아들었다.

        맥케인은 허우적대는 진홍의 한 손을 잡아 깍지 낀 채로 침대에 눌렀다. 맥케인이 몸을 숙일수록 다리는 허공에서 더욱 벌어져 바들바들 떨렸다. 맥케인은 아슬아슬하게 떠 있는 다리를 제 팔에 걸치며 나른한 숨을 뱉으며 허리를 뒤로 물렸다 다시 안으로 치댔다. 반도 채 못 들어간 것이 흉흉하게 번들거렸다.

        “읏, 으응, 아, 커서, 커서어… 안 들어가아….”

        진홍은 입안의 타액을 다 삼키지 못하고 헐떡이는 숨 사이로 안 된다는 말만 반복했다. 진홍의 눈가에 물기가 잔뜩 고여 들었다. ‘쉬이-’ 맥케인이 숨을 헐떡이는 진홍을 달래듯 속살대며 뺨 위에 있는 점에 입을 쪼듯이 맞췄다.

        “으, 흐응, 흑, 너무, 너무, 큰데에….”

        “빨리해달라며, 진홍.”

        “그치만….”

        물기가 축축한 입술을 머금고 깍지 낀 손을 움켜잡았다. 행여나 잡힌 손이 아플까 싶어 조심히 주물거리면서도 아래는 자비 없이 허리를 물렸다. 반도 채 못 삼켜진 살덩이가 모습을 감췄다가 드러냈다. 다시 빠져나왔다 밀려들어갈수록 깊이가 깊어졌다.

        “아, 조금만 더. 응?”

        맥케인은 진홍을 달래듯이 속살대며 말했다.

        맥케인은 진홍의 타액을 쪽쪽 빨아 삼키고, 진홍은 혀를 빨아달라며 빼꼼히 내밀었다. 붉어진 혀를 감았다. 단내까지 다 삼켜졌다. 느릿하게 들어갔다 빠져나올 때 붉은 속살이 페니스에 딸려 나올 듯이 굴었다. 오소소 돋는 소름이 다 느껴질 정도였다. 진홍이 잡힌 손을 꼼지락거려 그의 손등 위를 자근자근 긁어댔다.

        자신이 제어하지 못하는 흥분이 너무 버거웠다. 결국 자신의 호기심에 당한 거나 다름없었다. 맥케인은 꾸욱 더 밀어 넣는가 싶더니 허리를 느릿하게 돌렸다. 안을 휘적대는 감각에 진홍의 다리가 저절로 움츠러들었다. ‘아, 조금 더, 더.’ 들어가면 진홍이 좋아하는 곳이었다. 맥케인은 행여나 강제로 더 밀고 들어가면 아플까 싶어 느릿하게 움직여대고 있었다.

        결국 애가 타는 것은 진홍 쪽이었다.

        “더, 더요….”

        “내 거, 크다면서.”

        ‘으응.’ 진홍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잡히지 않은 손이 맥케인의 어깨에 닿았다. 손끝을 세워서 그의 피부 위를 야릇하게 긁어내렸다. 재촉하는 손길이었다. 맥케인은 웃음이 나왔다.

        안 된다고 하면서 해달라며 난리인 모습에 아랫배가 단단히 뭉쳐오는 것 같았다.

        “더 삼킬 수 있어?”

        “응, 으응, 더, 해줘요, 맥, 맥… 얼른, 나 해줘….”

        진홍은 ‘자기’ 하며 영상에서 간간이 썼던 말이 튀어나올 뻔해 입술을 깨물었다. 조금만 더 안으로 넣어줬으면 하고 바랐다.

        “울지 마요, 알았지?”

        맥케인의 다정한 속삭임에 진홍이 고개를 끄덕였다. 한껏 달아오른 몸이 간지러웠다. ‘더, 더요.’ 할딱이는 숨이 입술에 닿았다가 사라졌다. 맥케인은 짧게 혀를 차고는 진홍의 엉덩이 한쪽을 움켜잡고 내벽 안을 재차 짓찧었다.

        “하앙…!”

        진홍의 몸이 파득 튀었다. 아까 전보다 더 깊게 찌르고 들어간 페니스가 예민하게 부푼 곳을 헤집었다. 맥케인은 후둑, 배 위로 튀는 정액에 아랑곳하지 않고 허리를 움직였다. 질퍽하게 감겨오는 내벽에 더운 한숨을 뱉었다. 아까 전의 느릿함은 온데간데없고 그는 미간을 살짝 찡그리고 자꾸 미끄러지는 진홍의 다리를 추켜올렸다.

        “아, 앗, 안, 돼, 나 방금, 방금 갔, 흐앙, 아…!!”

        타이트하게 조이는 내벽에 맥케인이 이를 악물었다. 깊게는 못 들어갈 것 같은 살덩이가 사정과 함께 한껏 조였다가 풀린 내벽 안을 잔뜩 유린했다. 조금 더 깊은 곳으로 재차 찔러 올리자 진홍이 ‘히악-!’ 하며 새된 비명소리를 질렀다. 펄떡이는 몸에 맥케인이 단숨을 뱉었다. 뿌리 끝까지 삼킬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안이 자르르 떨려오면 허리를 뒤로 물리게 된다.

        “힘, 하아, 힘 풀어요, 얼른.”

        “흐아아, 아, 아응, 읏…!”

        길게 빠졌던 좆대가 다시 꾸역꾸역 안으로 내질러졌다. 울퉁불퉁한 핏줄까지 다 느껴지는 것 같았다. 움켜잡았던 손이 풀렸다. 맥케인이 진홍의 두 다리를 제 어깨 위로 걸치듯이 올렸다. 진홍의 다리가 빠듯하게 벌어지면서 허벅지 근육이 팽팽해졌다. 자연스레 좁아지는 내벽에 입술을 훑고는 골반을 틀어잡은 채 푹, 푹 내벽을 찔렀다.

        “허, 허으으, 아, 아안, 안, 돼에, 아, 멈추… 흐앙, 아!!”

        진홍은 들썩대는 몸 때문에 머리가 어지러웠다. 한 차례 사정을 한 진홍의 페니스가 그의 움직임을 따라 덜렁거렸다. 미처 다 나오지 못한 것을 게워내듯 후둑 정액이 진홍의 가슴팍 위로 떨어졌다.

        진홍은 머리가 핑핑 돌았다. 자신의 발끝이 움찔거리며 곱아드는 게 다 보일 정도였다. 제 종아리 사이에 갇혀버린 남자의 얼굴이 사나웠다. 미칠 것 같이 좋았다.

        흣, 흐으- 방 안에서 깊은 울음이 고였다. 진홍의 몸을 다 덮듯이 올라탄 맥케인이 더운 숨을 뱉었다. 옆으로 누운 채로 맥케인의 페니스를 받고 있는 진홍의 몸은 자꾸 움츠러들었다.

        “하으응….”

        진홍이 약한 비음을 흘리면 맥케인의 입술이 눈 옆이며 귓가며, 뺨 주변에 닿아왔다. 꾸욱, 꾹, 좆이 내벽 안으로 미끄러뜨릴 때마다, 포개진 다리 사이로 묽은 액이 주륵 흘렀다. 침대 위를 손으로 짚고 있다가 팔을 굽히자 좆이 조금 더 깊게 파고들었다.

        “하…! 맥, 맥… 더, 안 들어가….”

        침대 시트 위로 널브러져 있던 진홍의 손이 다급히 그의 팔뚝을 긁어왔다. 진홍은 눈물이 그렁한 채로 자신을 올라탄 맥케인을 쳐다봤다. 파드득 튀는 몸에 맥케인이 다시 몸을 뒤로 물렸다. 이미 안에 그득 싸버린 탓에 좆 기둥이 번들번들 빛이 났다.

        “아니, 거의 다 들어갔어. 쉬이….”

        ‘착하지?’ 속살대는 말이 달콤했다. 그는 자신이 다 삼키지도 못한 걸 보면서도 ‘다 들어갔어.’ 하며 진홍을 꾀어냈다. 발기한 그의 것은 버겁게 삼켰던 빅맨보다 컸다. 진홍이 ‘아니야아-’ 하고 말을 뱉기도 전에 맥케인이 안을 짓찧고 문지르며 그를 애태워댔다. 그 탓에 진홍은 정말 숨이 멎어버리는 줄 알았다. 더부룩한 이물감이 배꼽 아래까지 가득 차오를 것 같았다. 맥케인은 좀 전의 움직임과는 달리 가벼운 후희를 즐기는 듯 정액에 푹 젖은 내벽을 폭, 폭- 찔러 왔다. 그 깊이 감이 점점 더 커져가는 것 같았다. 흥건히 고였던 액이 비죽, 솟아 나왔다. 푹, 푹 느릿하게 뺐다 넣는 단조로운 움직이었지만, 아랫배가 간질간질할 정도로 긴장이 됐다. 흥분감에 흘러내린 눈물로 진홍의 뺨이 젖어있었다.

        포옥… 즈윽, 즉, 밀고 들어오는 좆대가 차지게 달라붙었다. 발가락이 꼼질대고 제 몸 곁에 기대선 팔뚝에 손톱을 세웠다. 허리가 자르르 떨려왔다.

        빙글빙글 돌려서 파고드는 움직임에 진홍의 숨이 헉, 헉- 하고 넘어갔다.

        “맥케인….”

        “진홍, 힘, 풀어줄래요? 안이 너무 타이트해.”

        맥케인의 말에 진홍이 울상이 됐다. 그렇지만, 안으로 콕, 하고 찌르면 짜르르한 감각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맥케인이 침대 위로 비스듬히 몸을 기대며 한 손을 아래로 내렸다. 진홍의 젖꼭지를 시작으로 몸을 살살 타고 내려가며 배꼽 아래를 느릿하게 문질렀다. 털 한 올도 없는 피부 위가 부들거리면서도 젖어서 미끈거렸다. 혼자서 비죽비죽 사정을 한 탓에 말랑해진 진홍의 좆을 잡았다.

        “맥, 흐응, 하, 아, 너무, 커요… 안 돼, 더 안 들어가는데….”

        “거짓말, 더 삼킬 수 있잖아요, 응? 그럼 조금만 물어줘요, 조금만.”

        맥케인이 진홍의 어깨 위에 짧은 입맞춤을 남기더니 진홍의 몸에서 제 페니스를 느릿하게 빼냈다. 빠끔대던 곳에서 주르륵 정액이 딸려 나왔다.

        “이제 정말 다 했어요, 엎드려볼래요?”

        해사하게 웃는 맥케인의 표정에 진홍은 맹하니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돌렸다.

        맥케인은 목이 탔다. 다 했다는 말에 알고 그러는 건지, 모르고 그러는 건지. 맥케인은 손으로 제 얼굴을 문지르려다가 손 가득히 묻은 진홍의 애액을 보곤 느릿하게 손끝을 핥았다. 이내 손을 내려 제 손자국으로 발긋하게 달아오른 엉덩이를 주물렀다. 빠꼼빠꼼대는 애널은 번들번들거리고, 만지기만 해도 흥분감에 움츠러들었다. 진홍은 옆에 있던 베개를 끌어안아 얼굴을 묻고는, 제 손길이 버겁다는 듯 엉덩이를 흔들었다.

        짐승이 흘레붙듯이 애널을 헤집고 들어갔다.

        “아, 아아…!!”

        조금 휘어 있는 좆이 내벽 안을 싸하게 긁어댔다. 진홍은 쑤걱대는 감각에 허리가 떨리고 정신이 혼미해질 것 같았다. 맥케인은 진홍의 다리를 움직이지 못하게 자신의 다리로 감은 상태였다. 진홍은 골반은 꽉 붙들려서 빼지도, 더 움직이지도 못한 채로 페니스를 받아들였다.

        “헉, 허으응, 앙, 맥, 맥케, 이, 인, 하, 하앙…!!”

        새된 비명소리가 자꾸 툭, 툭 튀어나왔다. 자신의 목소리 같지 않아 베개에 얼굴을 묻다가도 숨이 차서 고개를 들어 숨을 헉헉거렸다. 진홍은 멈추고 싶기도 했지만, 더 그의 것을 삼키고 싶었다. 엎드린 상태로 두 사람의 다리가 엉켜 있는 탓인지, 엉덩이를 뒤로 쭉 뺀 자세 탓인지, 내벽이 더 벌어지는 느낌이 들어 어쩔 줄 몰라 하며 도리질 쳤다.

        “나, 나아, 힘, 힘든데, 아, 아…!”

        “헉, 흐, 진홍, 그만둬? 여기서? 정말 그만둘까?”

        맥케인은 이불을 쥐어뜯는 진홍의 손등을 감쌌다. 손 틈새로 파고드는 손가락을 꽉 움켜쥐며 허리를 뒤로 쭉 뺀 채로 비틀거렸다. ‘몰라, 흐으, 몰라아.’ 흐느끼는 소리에 몸을 바짝 붙인 맥케인이 아래를 잘게 쳐올렸다.

        “응? 말해, 말해 봐, 멈춰줘? 그만할까?”

        “아니이, 아냐, 흐, 그마안, 하아, 아…!, 자기이, 안 돼, 아응, 응…!!”

        맥케인은 도망가지 못하게 유연하게 휜 몸을 가득 끌어안았다. 진홍은 자신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도 모르는 채로 고개를 저어댔다. 가는 비명이 방 안을 웅웅 울리고, 맥케인은 달큰하게 감기는 신음 소리를 들으며 진홍의 엉덩이를 주물렀다. 반 이상을 겨우 삼킨 진홍이 한참을 바르작대다가 내벽을 꽉 죄었다.

        “흣, 흐응….”

        잘게 경련하는 몸을 바투 끌어안았다. 진홍의 귀두 끝에서 묽은 액이 뚝뚝 떨어져 나오고 벌어진 입술에선 타액이 느릿하게 흘러나왔다. 쪽, 쪼옥 입술이 부딪히며 진득하게 빠는 소리가 울렸다. 꿈틀대는 내벽에 좆을 꽂은 채로 진홍의 붉어진 뺨이며 입술을 훔쳤다. 몇 번 오물대던 입술이 맥케인의 입술을 한 번 더 쪽 빨았다. 몽롱한 시선이 서로 부딪혔다.

        “흐, 이제, 그만, 싸….”

        더듬더듬 내려온 진홍의 손이 맥케인의 옆구리를 할퀴었다. 꾸역꾸역 참고 있었던 탓에 그 말을 듣자마자 둑이 터지듯 정액이 한껏 내벽 안으로 쏟아졌다. 뭉근한 무게감이 내벽 안을 채웠다. 바르르, 몸이 떨렸다. 진홍은 참았던 숨을 털어내듯 숨을 색색 뱉었다.

        “이제, 못… 잘래….”

        호기롭게 시작했으나, 기운이 쭉 빠져버린 진홍은 가물대던 눈을 감고 순식간에 기절하듯 잠에 빠져버렸다.



***

        진홍의 눈가가 절로 떨렸다. 제 몸을 감고 있는 묵직한 무게감과 제 옆을 짓누르는 느낌에 짜증이 나 깜빡깜빡하며 눈을 떴다. 처음 보는 천장이었다. ‘뭐지.’ 몽롱한 정신에 가만히 누운 채로 위만 쳐다보고 있었다.

        “음….”

        옆에서 낯선 숨소리와 함께 제 몸을 끌어안는 힘에 주룩, 품으로 들어갔다. 이불에 폭 감싸진 채로 제 상체에는 그의 팔이, 한쪽 다리에는 그의 다리가 감겨 있었다. 목 뒤에 닿는 감촉은 베개를 베고 있다기에는 단단한 느낌이었다. 진홍은 조금 애매한 표정이 되었다. 아니, 정확하게는 사고를 쳤구나, 하는 해탈한 표정이었다.

        진홍이 약하게 움직이자 옆에 누워 있는 그가 숨을 들이켜곤 나른한 숨을 내쉬었다.

        “더, 자야지….”

        낮은 음성이 귓가를 골골 울렸다. 그가 비비적거리자, 자신과 그의 사이에 있는 이불이 몸에 닿아 부들부들한 느낌이 들었다. 어쩌지, 근데 너무 피곤했다. ‘더 자.’ 하고 다시 속살대는 음성에 진홍은 ‘으응.’ 하고는 다시 까무룩 눈을 감았다.

        두 사람이 멀쩡히 마주하게 된 것은 하루가 지나, 점심시간 즈음이었다. 진홍이 새벽 중간에 잠깐 깼을 때는 맥케인이 이미 뒤처리를 다 하고 막 잠이 들려는 찰나였었다. 나른한 음성으로 더 자라는 말에 진홍이 다시 잠들었고, 맥케인은 웅얼거리듯 뱉은 말 뒤로는 중간에 일어날 새도 없이 푹 잠이 들어, 먼저 일어난 진홍의 움직임에 덩달아 눈을 떴다.

        진홍의 와인으로 들떠있던 기분이 다시 차분하게 되돌아왔다. 난생처음 하는 섹스는 정말 끝내주게 좋았다.

        허리가 다 빠질 정도로 좋았다. 하룻밤의 꿈과 같았다. 너무 꿈 같은 일이라서 오히려 들뜬 마음이 가라앉을 정도였다. 맨정신에 한 것도 아닌 술기운에 한 거니까, 이 사람도 없었던 일로 하자고 하지 않을까.

        생각보다 드라마를 많이 본 진홍은 혼자서 판단을 내리고 있었다. 진홍은 마음의 준비를 한 듯 침을 꼴깍 삼키며 말문을 열었다. 맥케인에게 밤새 물고 빨린 입술이 유난히도 통통했다.

        “맥케인, 제가 어제….”

        ‘실수를….’ 이라고 말하려는 찰나에 맥케인이 진홍의 이마에 입술을 댔다. 섹스의 시작이 술기운 탓이라고 할 것 같아서 맥케인은 그 나름대로 생각을 하고 난 뒤였다. 흐느적거리면서 자신의 몸에 감겨오던 팔과 다리, 빼꼼히 내밀던 혀, 제 좆을 감싸던 내밀한 부분까지. 섹스할수록 더 좋아졌다.

        그리고 영상에서는 볼 수 없었던 모습까지 전부 드러났다. 맥케인은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제가, 책임질게요. 진홍.”

        맥케인이 진홍의 두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자다 일어났다고 믿을 수 없을 만큼 잘생긴 얼굴로 너무나도 진지하게 말하는 맥케인의 태도에 진홍은 순간 할 말을 잃고, 어- 하며 말끝을 흐렸다. 맥케인은 진홍의 반응에 조금은 초조했다. 마음이 있는 사람에게는 천천히 차근차근 다가가자는 것이 자신의 모토 아닌 모토였는데. 막상 눈앞에 막상 이상형이 있으니 차근차근은 개뿔이, 침 발라 놓고 찜해놓고 싶은 심정이었다.

        “저, 저기, 맥케인….”

        “왜, 맥이라고 안 불러줘요, 진홍? 어제 그렇게 달게 불렀으면서.”

        우물쭈물대는 진홍의 모습을 보며 맥케인이 말했다. 서글픈 표정을 지어 보이자 오히려 진홍이 뜨끔한 표정이 되어 당황을 했다. 맥케인은 그런 진홍의 표정을 살피며 꼭 잡은 손을 당겨 손끝 하나, 하나에 입술을 맞췄다. 두 번밖에 안 만난 거면 뭐 어떤가. 다른 놈들은 원나잇도 잘만 하던데.

        진홍은 그 애처로운 시선을 보며 고민했다. ‘어쩌지, 사귀자고 하는 건 아닌 거 같은데, 섹스파트너를 하자는 걸까.’ 진홍의 입술이 우물거렸다. 서로 헐벗은 몸을 하고서 마주 보고 있었다.

        ‘괜찮지 않을까? 여차하면 딱 잠수 타는 방법도 있으니까…’ 진홍은 핑핑 도는 머리에 끙 신음하며 맥케인을 쳐다봤다. 자신보다 덩치는 더 크면서 큰 개가 끙끙거리는 것처럼 시무룩한 시선이었다. 물론 드러나 있는 아랫도리는 흉흉하기 짝이 없었지만.

        “좋아요, 그럼. 책임져요.”

        ‘나를.’ 진홍이 자신을 손가락으로 콕 찝으며 대답했다.



***

        진홍은 샤워를 하고 나서려는 순간 거울을 보며 고개를 기울였다. 이게 뭐지, 붉은 자국이 목덜미에서부터 점점 아래로 내려가고 있었다. 키스 마크였다. 아랫배 부근에는 조금 더 많았다. 남들과는 조금 다른, 맨질맨질한 피부 위를 문질렀다. 보송한 솜털이 있는가 싶더니 어느샌가 그냥 민둥한 피부만 덩그러니 남았다. 그리고 그 위에 붉은 자국은 뜨문뜨문 나 있으면서도 집요함을 보였다. 그것을 남긴 그의 성격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 같았다.

        “읏….”

        ‘진홍.’ 하고 달게 부르는 음성이 들리는 것 같았다. 괜히 아랫배와 귓가가 간지러워져 문지르고는 얼른 타올로 물기를 훔치며 밖으로 나왔다. 익숙한 집 안 풍경에 한숨을 폭 내쉬었다. 진홍이 ‘책임져.’라고 하자 맥케인은 알았다며 꽉 안아주고, 그리고 아랫배에 닿아오는 맥케인의 페니스에 괜히 달아올라 한 차례 더 뒹굴고 나서야 긴 외출이 끝이 났다. 꼬리뼈부터 그 아래 구멍이 간질거리며 아릿한 느낌이 들었다.

        “이래선, 방송은 어려운데.”

        옷을 입고 할 수도 있었지만, 근래에는 자주 했으니까 며칠 정도는 빼도 괜찮겠지 싶었다. 진홍은 커다란 박스티와 딱 붙는 드로즈만 하나만 입고서는 머리에 물기를 털어냈다.

        징- 진동으로 해놓은 핸드폰 화면이 반짝반짝 빛났다.

        [집에는 잘 들어갔나요? ^3^)♡ ] >

        맥케인이었다. 집 앞까지 데려다줬으면서, 뭐가 걱정되는 건지 그의 덩치답지 않은 귀여운 메시지로 안부를 물었다.

        진홍은 머리를 말리던 수건을 어깨에 걸친 채, 터덜터덜 걸어 침대 위로 쓰러지듯이 누웠다. 찌잉- 허리가 울려 신음을 하고,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단답의 문자가 대부분인 자신이라 이런 물음에는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모르겠다.

        찰칵… 진홍이 제 셔츠를 들어 올려 몸을 찍었다. 차마 아래까지는 찍지는 못하고 배 언저리에 있는 붉은 자국만 찍어 그에게 전송을 했다.

        <[맥케인, 나 여기가 울긋불긋해졌어요.]

        혹시나 간지럽지는 않을까 싶어 손끝으로 꾹꾹 눌러보았다.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아니, 조금 찌릿거리기는 했다. 기분이 그런 건지 아닌지. 아랫배를 느릿하게 만지던 손이 아래로 슬금슬금 내려갔다. 맥케인과 뒹굴면서 사정을 여러 번 한 탓에 고환이 텅텅 비어버린 것 같았다. 더 짜내도 더 이상은 안 나올 것 같은데, 그런데 야릇한 감각에서 자꾸 벗어나지를 못했다.

        지잉, 지잉- 답장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화면이 바뀌며, 전화가 걸려왔다. 맥케인의 번호가 가지런히도 떠 있었다. 진홍은 통화 버튼을 눌러 귓가에 댔다.

        “여보세요?”

        [“….”]

        상대는 말이 없었다. 숨소리가 조금 거칠게 들려오는 것 같기도 했다. 전화가 이상한가 싶어 ‘맥케인?’ 하며 한 차례 더 불렀다.

        [“진홍, 그, 사진은.”]

        ‘응, 사진은’ 하며 뒷말을 기다리는데 맥케인이 입을 다물었다. 진홍은 누운 채로 전화기를 귀에 대고는 느릿하게 배를 쓸었다. 잇자국이 남은 흔적을 더듬듯이 느릿하게. 다리가 저절로 벌어질 것 같았다, 정사의 여운이 다 가시질 않았는지 애널이 움찔거렸다.

        “몸에 울긋불긋하게 자국이 남아서요.”

        [“혹시 싫었나요?”]

        “아니, 그게 아니라.”

        습관적으로 안경을 올리려고 했는데 빈 곳만 더듬게 됐다. 진홍은 괜히 뺨이나 눈가 주변을 만지며 입술을 우물거렸다. 그에게 괴롭힘당한 입술도 통통히 부어 찌릿거리고 있었다.

        “그냥, 이런 거 처음 봐서.”

        ‘하아,’ 핸드폰을 타고 낮은 한숨이 들려왔다. 배 주변을 느리게 문지르고 슬그머니 올라온 손이 미약한 긴장감에 솟은 유두를 문질렀다. 그 주변도 아래와는 별다를 것 없이 잇자국이 드문드문 나 있고, 깨물고 핥아댄 탓에 약간 쓰라린 느낌도 들었다.

        “그러니까, 그냥이요, 간지러운 거 같기도 하고.”

        ‘왜 이렇게 통화를 하게 됐더라?’ 시작은 자신이었다. 그리고 전화를 온 것을 자신이 받았고. 홀로 방송하는 것이 아닌, 남이 드러내는 색스런 감정을 고스란히 맞게 되어 괜히 설레고 들뜨는 기분이 들었다.

        [“진홍, 그 사진은 나 말고 다른 사람한테 절대 보내면 안 됩니다. 알았죠?”]

        진홍은 그저 웃었다.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말라니, 자신이 영상을 찍으며 자위를 하는 걸 알면 날 싫어하게 되려나. 그냥 입 다물고 있어야겠다. 진홍은 작게 대답했다.

        “알았어요, 맥케인. 그럼 나중에 나랑 통화로 해요, 알았죠?”

        ‘폰섹해요.’ 진홍은 배시시 웃으며 그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뚝, 전화를 끊었다. 들뜨는 기분이었다.



***

        맥케인은 통화 종료 화면을 황당하다는 듯이 쳐다봤다. 통화로 하자니. 끊기기 전에 ‘폰섹해요,’ 하고 끊어버리는 탓에 자신이 제대로 들은 것이 맞나 어리둥절할 정도였다. 어리숙하고 낯가리며 수줍음을 타는가 싶다가도, 마주한 상태가 아니면 바니가 말하듯이 말을 했다.

        그런 점도 매력적이지만.

        “미쳤냐, 맥케인.”

        불룩한 아랫도리가 한심할 정도였다. 고작 속살대며 폰섹 하자는 소리에 기대감이 들어 발기를 한 자신의 페니스를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봤다. 그만큼 해대도 부족했나? 섹스가 부족하다기보다는 그냥, 진홍과 더 붙어 있고 싶었다.

        욕심부리지 말자. 책임을 진다고 했지, 아직 그 이상까지 나가는 건 조금 이르니까.

        진홍이 보고 싶었다.

        띵동띵동. 기다렸다는 듯이 핸드폰이 열렸다. 진홍? 설마 그 모습으로 영상을 찍는 건가 싶어 급하게 노트북을 켰다. 영상이 ON이었다. 가만히 보다가 맥케인이 침을 꿀꺽 삼키고 접속을 했다.

        “하, 이게 뭐야.”

        [“우음, 하이, 어, 어떡하지. 나 오늘 딜도 안 써요.”]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먹방 할 거야.’ 하며 옆에는 바나나 세 개와 우유, 시리얼이 딱 놓여 있었다. 맥케인으로서는 진홍의 영상을 본 것 중,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

        박시한 티셔츠 밖으로 한 번씩 드러나는 손목이 유독 가늘어 보였다. 노트북 주변을 뒤적거리는가 싶더니 흘러내리는 머리를 몇 번 쓸어 올리고는 사은품으로 받은 토끼 핀을 머리에 딱 꽂았다.

        채팅방에는 물음표와 몇 번 이런 방송을 한 적이 있는지 익숙하다는 표시를 해왔다.

        [바니ㅠㅠㅠㅠ 맘마 먹어?]

        [오늘은 좆 안 물고??]

        [“이거 먹잖아. 이렇게.”]

        노란 바나나가 입술 위를 툭 쳤다. 장난스럽게 씩 웃는 모습이 나른했다. 이런 모습을 눈앞에서 볼 수 없다니, 가까운 곳에 있어도 멀리 있는 사람 같았다.

        [채팅방의 ‘망뜨윤’이 5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어? 어, 아, 땡큐우, 근데 오늘은 안 줘도 돼, 정말.”]

        진홍은 ‘진짜 밥만 먹을 거야.’ 하며 굳게 다짐한 것처럼 비장한 표정으로 바나나 껍질을 깠다. 맥케인은 영상을 보다가 제 두 손에 얼굴을 묻었다. 젠장, 귀여워. 미쳤어.

        맥케인이 다시 들었을 땐 그의 얼굴이 빨갰다. 입술이 우물거릴 때마다 어젯밤이 생각났다. 제 손가락을 물고 쪽쪽 빨던 진홍, 혀가 뜨끈하게 감기고, 타액을 다 못 삼켜 줄줄 흐르기까지 했다. 그리고 그 상태로 입술을 빨았다.

        “미쳤다, 아니, 내가 미쳤다.”

        꼭꼭 씹어 먹는 모습을 홀린 듯이 쳐다봤다. 다시 약속 잡아야지. 그리고 일단 맛있는 걸 먹이고, 뭘 해야 할까. 일한다고 치여서, 간단하게는 원나잇을 하거나 제대로 된 연애를 하지 않은 맥케인은 영상 속의 진홍을 쳐다봤다.

        “역시 바니인 걸 모르는 척하는 게 맞겠지.”

        역시 타이밍의 문제였다. 만났을 때 미리 말했으면, 아니 미리 말했다면 도망가버렸겠지. 좋은 게 좋은 거야, 하며 맥케인은 익숙하게 코인을 쐈다.

        [채팅방의 ‘익명’이 10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진홍의 눈이 휘둥그레지는 것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익명님, 아, 여러분 오늘은 정말 코인 안 줘도 돼. 진짜야.”]

        ‘대신에 나중엔 많이 줘야 해?’ 거부하는 말도 밉지 않게 했다. 나중에, 그래 얼마든지. 원하는 제품이 있다면 다 사다 바칠 수 있는 기분이었다. 진홍이 보고 싶었다.

        맥케인은 핸드폰을 들어 빠르게 타자를 눌렀다.

        자신에게 진홍이 맨몸 사진을 보내줬는데, 혹시나 이런 문자를 좋아할까 싶다가도 괜찮겠지 하는 마음에 전송을 눌렀다.

        < [진홍의 젖꼭지가 자꾸 생각나요, (U_U) 어떡하지.]

        진홍이 과연 핸드폰을 볼까. 맥케인은 조금 긴장되는 마음으로 영상을 쳐다봤다. 시리얼 통 옆에 둔 핸드폰이 지잉 울리는 게 보였다.

        [“아, 어, 잠깐만…?”]

        진홍은 핸드폰이 안 보이게 들고서는 톡톡, 화면을 두드렸다. 깜빡, 깜빡. 느릿하게 깜빡이던 눈이 휘둥그레지고 귀 끝이 빨개졌다. 몸을 잔뜩 움츠리고는 뭔가 들킨 사람처럼 화면을 흘긋거렸다.

        [“급한 거라서 빨리 문자 보내구.”]

        톡톡톡 치는 손길이 빠르면서도 신중했다. 침대 위에 무릎 꿇다시피 앉아 문자를 전송하고는 다시 바짝 당겨 앉았다. ‘마저 먹을게.’ 하며 남은 바나나를 우물거렸다.

        맥케인의 손에 쥐어진 핸드폰이 뜨끈했다. 띵똥, 메시지가 도착했다.

        [이따가 내 젖꼭지 보여줄까요?] >

        젠장,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은 문자였다.



***

        진홍은 방송을 종료하고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조금 충동적으로 보내기는 했는데, 막상 전화를 걸으려니 부끄러움이 몰아쳤다. 왜 그랬지, 몇 분 전의 자신을 후려치고 싶었다. 그런데도 받아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손안에 쥔 핸드폰에 따끈한 열이 오르는 것 같았다. 어제의 흥분이 가시질 않아서 다리가 절로 모였다. 쇼츠 아래로 드러난 맨살이 서로 부딪히는데 그 감촉이 부드러웠다.

        맥케인의 손은 좀 더 크고, 단단하고, 그런 느낌이었는데. 자신의 손을 살금살금 내려 허벅지를 주물렀다. 차이 나는 손 크기가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닿는 곳곳이 간지러웠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게 섹스인 건지, 자위인 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진홍은 조용히 손을 놀려 메시지를 보냈다.

        <[맥케인, 통화해도 돼요?]

        [물론이요. :D]>

        보낸 지 10초도 되지 않아 답장이 왔다. 침대 위에 뒹굴 누운 진홍이 통화 버튼을 누를 찰나에 먼저 전화가 걸려왔다. 맥케인이었다. 귀에 대자 ‘음-’ 하는 낮은 음성이 들려왔다. 듣기만 해도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더 듣고 싶어.’ 이름을 부르는 소리나 속살대던 목소리를 조금 더 듣고 싶었다. 진홍은 아무런 말이 없는 상대를 향해 자신도 모르게 투정을 부리듯 말했다.

        “왜, 아무 말도 안 해요?”

        [“젖꼭지 보여준다면서요, 진홍.”]

        웃음기 서린 목소리가 제 몸을 훑는 것 같았다. 그랬지, 젖꼭지. 진홍은 반쯤 몸을 일으켜 휴대폰을 제 귀에 댄 채, 셔츠를 걷었다. 울긋불긋한 자국을 지나, 타고 올라오니 톡 튀어나온 유두가 보였다. 약간은 발긋하게 달아 올라있었다.

        “그건, 그냥….”

        [“그냥 젖꼭지 보여준다고 말하고 그래요? 곤란한데….”]

        손으로 그 위의 살점을 건드렸다. 밤새 혀가 닿았던 곳이 찌릿한 느낌이 들었다. 진홍이 가는 숨을 뱉자 맥케인이 ‘영상통화를 할까요.’ 하며 말을 해왔다. 진홍은 영상통화로 전환된 핸드폰 카메라를 쳐다봤다. 맥케인은 조금 어색한지 핸드폰을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그의 방 주변이 잠깐 드러났다가 흐트러진 모습을 한 맥케인이 화면에 잡혔다.

        진홍은 조금 부끄러운 기분이 들었다.

        [“집에는 잘 들어갔어요?”]

        “아까 데려다주고 가셨잖아요, 맥케인.”

        [“음, 반말도 귀여웠는데. 왜 맥이라고 안 불러요?”]

        맥케인의 장난스레 웃는 모습에 절로 진홍의 입이 벌어졌다. 스피커를 통해 자신을 부르는 맥케인의 음성에 고개만 끄덕대다가 화면을 살짝 내렸다가 올렸다. 친구끼리 이런 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저질러버린 일이라 진홍은 약간의 흥분을 품고 속살댔다.

        “그러면, 느낄 거 같아서….”

        [“….”]

        맥케인이 진홍의 반응에 멈칫했다. 그리고는 자신의 아래를 흘긋 쳐다보는 게 보였다. 곤란해 보이는 맥케인의 모습에 진홍이 핸드폰 카메라를 아래로 비췄다.

        “흐, 잘 보여요?”

        진홍의 목소리가 저절로 낮아졌다. 스피커 너머로 맥케인이 ‘응.’ 하고 대답하는 소릴 들은 것도 같았다. 흰 손끝이 열감에 빨갛게 물들어가는 것 같았다. 침대 헤드에 몸을 기댄 채, 살점을 느리게 조물거렸다. 돌기를 빙글빙글 돌리듯 움직이는가, 하면 유륜 전체를 집었다 놓기도 했다. 상대방에게서는 아무런 소리도 안 났다. 잘 보고 있는 걸까, 진홍은 그런 생각을 하다가도 마른 손에 둥글려지는 유두가 어쩐지 간지러워서 다른 손을 제 입에 넣어 쪽, 쪽 빨았다. 맥케인은 열에 들뜬 젖꼭지만 보고 있을 것이다.

        진홍은 타액에 젖은 손가락으로 뾰족하게 선 유두를 집었다. 번들번들 빛나는 것이 유난히도 도드라져 보였다.

        [“하… 젠장.”]

        아래가 간지러웠다. 책상 위에 있는 장난감이 보였지만 흘긋 시선을 줬다가 고개를 돌려 핸드폰을 조금 더 들어 올렸다.

        “여기만, 부었어요, 계속 깨물고, 핥아서… 으응.”

        섹스의 여운이 이렇게 길 줄은 몰랐다. 진홍은 뒤를 쑤시고 싶었다. 그러나 손이 하나였다. 뒤를 만지고 싶은데 손을 내릴 수도 없어 아쉬운 마음에 유두만 애타게 집었다.



***

        맥케인은 조금 죽을 맛이었다. 영상으로 다수를 상대로 하는 것과 달리, 자신에게만 보이는 모습에 좆이 터질 것 같이 부풀어서 이미 단단해진 페니스를 꺼내 문질렀다. 하, 자신의 낮은 숨소리에 반응하듯이 스피커 너머로 진홍의 숨소리가 들렸다. 유두를 문지르는 손이 어쩐지 애가 타 보였다. 홀쭉한 배 언저리를 문질렀다가 아래를 쥘 듯이 굴더니 다시 손이 올라왔다. 헤드에 기대고 있던 몸이 주르륵 미끄러졌다.

        “하아, 진홍… 거기 왜 그렇게 빨갛게 됐어요, 응?”

        [“여기, 여기… 맥케인이 깨물어서, 그렇잖아요.”]

        바짝 마른 입술을 혀로 핥았다. 밤새 정신없이 탐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애액이 흘러서 찌걱이는 마찰음이 울렸다. 하응하응, 울리는 목소리가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그렇, 게, 혼자 달아올라 있으면 내가 어떻게 해줄 수가 없잖아요. 젖꼭지 거기만 만져서 빨개진 거 봐요, 진홍. 손을 더 내려서 페니스, 잡아 볼래요?”

        [“나, 근데 젖꼭지만 보여준다고….”]

        “정말 그럴 거예요?”

        ‘더 보고 싶은데, 정말 가슴만?’ 되물어오는 음성에 화면이 흔들렸다. 바스락거리는 움직임을 천천히 기다렸다. 영상을 통해서 몇 차례나 보였던 방 안이 스치듯이 지나갔다.

        [“근데 이렇게, 하는 거 처음인데.”]

        여러 번이면 큰일 나지, 영상을 찍는 건 이미 하던 것이라 어쩔 수 없지만 이렇게 영상통화로 일 대 일로 하는 것이 처음이 아니라면 조금은, 아니 많이 화가 나지 않을까 싶었다. 의자에 기대앉았던 맥케인의 몸이 긴장이 풀린 듯 느슨해졌다. 진홍의 움직임과 보이는 것에 조용히 부피를 키운 좆을 느릿하게 쓸었다. 뜨겁고 축축했던 내벽이 저절로 떠올랐다.

        “나도 처음이에요. 벌써 세웠어요? 쇼츠가 젖었잖아.”

        작은 자극에도 흥분했는지, 쇼츠에 젖은 자국이 둥그렇게 나 있었다. 진홍이 자신의 페니스를 쥐고 주물거리는 움직임을 보였다. 느릿하게 문지르고 귀두 끝을 꾹꾹 눌러댔다. 엄지에 미끌미끌한 애액이 달라붙었다가 떨어졌다. 투명한 점액이 축축한 소리를 내며 손에 감겨들었다. 음, 으음, 낮은 신음 소리도 들려왔다.

        “하, 어떡하지, 진홍.”

        [“왜, 하아, 왜요…?”]

        달게 울리는 목소리가 더 애타게 만들었다.

        “보기만 해도 섹스하고 싶어져서요.”

        화면에 비치지 않는 표정이 조금은 썼다.



***

        진홍이 막 자고 일어난 모습으로 비척비척 욕실로 들어갔다. 통화를 하며 헐떡댄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딘가 모르게 야릇한 분위기가 났다. 스윽, 세수를 하려는 순간에 스친 옷자락에 멈칫했다. 참는 목소리가 어쩜 그렇게도 야하게 들리던지. 자신이 애가 타서 맥케인을 부르면 무언가 참는 신음을 내는 그가 생각났다. 떠올릴수록 아랫배가 저릿할 정도였다.

        “아, 쓰라려….”

        손끝으로 빙글빙글 문지르고 꼬집고, 이미 맥케인의 입에 여러 번 빨렸던 탓에 통통하게 부어 있던 유두가 유난히 더 도드라져 보였다. 들어 올렸던 손을 내리고는 머리를 긁적였다. 방송하던 버릇이 있던 탓인지, 영상통화를 하면서 더 흥분했던 거 같기도 하고.

        “아, 음… 변태로 알면 어떡하지.”

        욕실에서 나와서는 책상 위에 있던 연고를 바르고는 얇은 티를 돌돌 말아 올렸다. 손부채질을 하며 앞머리 넘기는 용으로 뒀던 똑딱이 핀으로 옷을 집고는 시리얼과 우유를 챙겨 식탁에 앉았다. 꼬르륵, 훤히 드러난 배에서 요란하게도 소리가 났다. 바삭바삭, 멍하니 시리얼을 먹는 움직임이 둔했다.

        ‘졸려….’

        시리얼이 눅눅하게 우유에 잠겨들었다. 하암, 하품하는 진홍의 얼굴에는 졸음이 가득했다. 그리고 섹스의 여운이 너무 길게 남아서 곤란했다. 통화를 하면서 제 몸 위를 덧그릴 때마다 맥케인의 행동 하나, 하나가 떠올라 아래가 간지러웠다. 연고가 어느 정도 스며들어 셔츠를 내리고는 의자 위로 다리를 세워 앉았다. 무언가 끌어안고 싶었다.

        “섹스, 기분 좋던데.”

        흐흥, 무릎에 얼굴을 파묻으며 실실 웃었다. 들뜬 기분에 발가락이 꼼지락거릴 정도였다. 보들보들한 머리카락이 진홍의 움직임을 따라 흔들렸다. 짧은 쇼츠 아래로 드러난 무릎에 제 뺨이 닿았다.

        “그 사람도 좋았을까.”

        안 좋으면 그렇게 섹스하고 싶다고 노골적으로 말했겠어?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너무 눅눅해져버린 시리얼을 싱크대에 버리고는 핸드폰을 잡았다. 근래에 들어 유난히도 야한 짓을 많이 하는 것 같았다. 적당히 해야지, 하면서도 중독된 것처럼 영상을 켜고, 뒤를 문지르고.

        하지만 그것도 며칠은 못 할 판이었다. 한숨이 저절로 새어 나왔다.

        “빨래하기 귀찮은데.”

        간밤의 통화로 쇼츠에 정액을 흥건히 쏟았던 탓에 따로 물에 담가뒀었다. 몇 번 헹구긴 했지만 뿌연 물에 잠긴 쇼츠가 자꾸 생각났다. 정확히는 맥케인과 했던 그 행위가, 자꾸 생각이 났다.

        손바닥으로 얼굴을 문질렀다.

        “집에만 있어서 너무 잡생각이 많아서 그래.”

        진홍은 잡생각을 떨치기 위해 움직였다.

        몸에 자국이 난 김에 영상 찍는 일을 며칠 하지 않았더니 발정 난 것처럼 굴었던 몸이 언제 간질거렸냐는 듯 잠잠해졌다. 밖으로 잘 나가지 않았던 몸을 움직이려니 조금은 귀찮고 힘든 구석도 있었지만, 집에만 있으니 음란한 생각만 자꾸 떠올라 어쩔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나와서 안 나는 건 아니지만.’

        공원 분수대 주변에 앉아 산책을 하는 사람들을 구경했다. 포근한 날씨에 앉아만 있어도 졸음이 솔솔 왔다. 띵동, 메시지가 울렸다. 의자에 앉아 발을 동동거리던 진홍이 내용을 보고 배시시 웃었다. 제 형제들이 봤다면 그렇게 잘 웃었냐고 물어봤을 정도로.

        [일하는데 직원이 너무 닦달해요, (T-T) 오늘은 맛있는 거 먹었나요?]>

        주룩 흐르는 안경을 다시 추켜올리고는 폰을 만지작거렸다.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 눈가가 간지럽기도 했다. 진홍은 뭐라고 답장할까 고민하다가 주변을 살폈다. 상의만 벗고 뛰는 사람이 있었다.

        진홍은 자신도 모르게 답장을 하다 말고 오, 하며 눈을 댕그랗게 뜬 채로 운동하는 사람들을 살폈다. 저 사람은 맥케인보다 키가 작네, 머리 색깔은 맥케인이 조금 더 예쁜 거 같은데.

        진홍은 때아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지나가 답장하는 것도 까먹을 정도였다.

        아차, 하고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답장을 못 한 채로, 그러니까 읽고 씹은 상태로 한 시간이 지난 뒤였다.



***

        맥케인은 심기가 조금 불편했다. 자신과 영상통화를 하고 난 뒤에도 메시지는 기본적으로 주고받았다. 일단은 잇자국을 잔뜩 남겨둔 뒤라 얼마간은 방송은 제대로 못 하려니, 했는데 그게 일주일 이상 지속이 되니 조금은 그의 모습이 보고 싶었다.

        만나고 싶다는 말을 에둘러 이야기도 해봤지만.

        “피하는 걸까.”

        젠장, 왜 그랬지. 참을 걸 그랬나. 역시 섹스가 싫었나까지 생각을 하게 됐다.

        “멜리사.”

        “예, 사장님.”

        멜리사는 바빠 죽겠다는 얼굴을 하고서도 대답을 했다. 멜리사가 아무런 말이 없는 맥케인을 흘긋 쳐다봤다.

        “아, 왜요. 신상품 런칭으로 바빠 죽겠구만.”

        “읽고 씹히는 거면, 실수일까 아니면 나 싫다고 둘러 말하는 걸까?”

        “한 번 정도는 실수지 않을까요? 왜 그렇게 궁상맞게 있나 싶었는데, 아. 사장님 일 안 하십니까?”

        멜리사의 고함에 한다, 한다 하며 폰을 만지작거렸다. 띵동 하고 알림음이 울리자, 핸드폰을 후다닥 살피는 맥케인의 모습을 보고 멜리사가 혀를 차고는 다른 직원들을 불러 이것저것 지시를 했다.

        [샌드위치 먹었어요, 미안해요. 답장이 늦었네요.]>

        정직한 문자였다. 하지만 문자 뒤의 진홍은 조금 맹해 보이기도 하고, 야하기도 한 사람이란 걸 아주 잘 알고 있던 탓에 딱딱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그 느릿한 말투로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맥케인은 씰룩이는 입꼬리를 감추지 못한 채 답장했다.

        <[너무 적게 먹은 거 아니에요? 맛있는 거 먹으러 갈까요? :D~ ]

        거슬리는 부분이 없을까, 하며 문자 내용을 살피고서는 답장을 했다. 친구 하자고 해놓고 대뜸 섹스를 하게 된 탓에 저절로 조심스러워졌다. 이대로 그가 안 만날래요, 하면 영상 말고는 방법이 없으니까.

        근데 자신이 말한 그 맛있는 게, 이건 아니었는데.

        “흐앗, 아….”

        “윽, 진홍, 힘, 너무….”

        왜 또 이렇게 됐을까.

        딱히 뭘 한 것은 없었다. 일을 끝내고 공원에 있다는 진홍을 만나 공원에서 파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다니다가 가벼운 식사를 위해 호텔 식당에 들렀을 뿐이다. 정말, 이렇다 할 계획은 없었는데.

        “맥케인….”

        식사가 끝난 후 조심스럽게 소매를 잡아오는 기척에 걸음을 멈췄다. 맥케인은 눈이 핑핑 도는 기분이 들었다. 뭐지, 뭘까. 버릇처럼 우물거리는 입술과 막상 붙잡아 놓고도 말이 떠오르지 않는지 진홍은 입술만 뻐끔거렸다. 맥케인이 몸을 살짝 숙여 고개를 숙이는 진홍의 턱을 잡아 올렸다.

        “응, 왜요. 부르고 고개 숙이면 어떡해요.”

        “저기, 우리 친구죠…?”

        머뭇거리면서 말하는 진홍의 두 뺨에 발그레한 열기가 돌았다. 무엇 때문에 이렇게 머뭇거리는지 알 수가 없어진 맥케인은 흔쾌히도 ‘그럼요.’ 하며 웃었다. 진홍은 해사하게 웃는 맥케인을 올려다보며 침을 꼴깍 삼켰다. 아무래도 자신이 많이 이상해진 느낌이었다.

        이 말을 하면 미쳤다고 하지 않을까. 아니, 정말 손에 꼽을 정도지만 이 사람이라면 당황한다고 해도 들어줄 것만 같았다. 누군가 솜털로 문지르는 듯 아랫배가 간지러웠다.

        맥케인은 어느샌가 제 가슴팍까지 올라온 손을 흘긋 내려다봤다. 놓치지 않겠다는 듯 꽉 잡은 손에 셔츠가 구겨져도 웃음이 실실 흘러나왔다.

        “뭔데요?”

        “저기, 나랑, 그거… 해요.”

        “음, 네? 진홍, 잘 안 들려요.”

        입술을 달싹거렸나 싶을 정도로 조용한 소리였다. 맥케인은 잘못 들었나 싶어 몸을 조금 더 숙였다. 흘끗 쳐다본 진홍의 얼굴이 붉다. 맥케인은 ‘어.’ 하며 먼저 말을 꺼내려는 찰나에 진홍이 가까이 다가와 맥케인의 귀에 속삭였다.

        “나랑 섹스, 한 번만 더 해요.”

        그게 자신이 진홍의 몸을 올라타게 된 원인이었다.

        “흐앙, 아…! 맥케이인….”

        진홍은 잔뜩 흐트러져서는 배 위에서 혀를 놀리다가 유두를 뻑, 뻑- 소리 나게 빨아대는 맥케인의 금발을 움켜쥐었다. 들썩대는 허리를 꽉 끌어안으니 맥케인의 몸에 진홍의 페니스가 짓눌렸다. 흥분감에 달뜬 살덩이가 꿈질꿈질 애액을 뱉어내고 있었다. 맥케인은 영상에서 조물거리던 조그마한 유실을 잔뜩 깨물고 핥았다. 우음, 쪽, 쫍 빨아대는 소리가 요란할 정도여서, 먼저 섹스하자며 그를 끌었던 진홍은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였다.

        “왜, 왜에, 거기만 하는데… 하읏….”

        “여기가, 쭙, 더 귀여워서요.”

        가슴 위에 입술을 문지른 탓에 그의 입술이 붉었다. 고개를 든 맥케인의 입술이 타액으로 번들번들거리고 머리카락을 헤집어대던 손이 그의 몸을 당겼다. 맥케인은 진홍의 연약한 움직임에도 이끌려 올라가며, 자신을 당겨오는 움직임에 입술을 맞붙였다. 저절로 벌어지는 두 사람의 입에서 더운 숨이 뱉어졌다. ‘흐읍, 응, 응-’ 귓가를 웅웅 울리는 진홍의 가녀린 비음도 좋았다.

        숨이 찰 정도로 입천장을 문지르고 혀를 문대고, 비벼대면 진홍이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합, 하아, 하아….”

        가쁘게 오르내리는 가슴을 토닥여줬다. 큰 손의 움직임에 따라 유두가 그의 손바닥에 걸렸다. 손바닥을 펼친 채로 유두를 빙글빙글 문지르는가 하면 느릿하게 쓸어 내려가 잔뜩 심지를 세운 진홍의 페니스를 쥐고선 가볍게 흔들었다. 조금 불편한 자세에 맥케인이 살짝 움직였다. 투욱, 허벅지 위를 묵직하게 누르는 존재감에 숨을 할딱이던 진홍이 눈을 깜빡였다.

        “나랑 왜, 섹스가 하고 싶었어요, 진홍?”

        ‘응?’ 맥케인은 눈이 땡그래져선 자신의 페니스에서 눈을 못 떼고 입이 헤 벌어지는 진홍의 표정을 찬찬히 살폈다. 영상에서도, 자신과의 연락에서도 그런 기색은 없었는데 싶어 괜히 그를 더 부추겨봤다.

        “그냥….”

        “그냥이라니, 그냥 섹스하고 싶으면 그렇게 하는 거예요? 그런 거예요?”

        진홍의 페니스를 쥔 손에 힘이 살짝 들어갔다. 흐읍, 숨을 삼키는 모습에 괜한 심술이 났다. 이 사람은 뭘 생각하면서 자신에게 그런 말을 한 걸까, 하는 기분에 뺨에 입을 맞추며 재촉했다.

        “자꾸, 흐으, 자꾸….”

        “응, 자꾸? 괜찮아요, 말해줘요.”

        맥케인의 재촉을 견디지 못한 진홍의 뺨이 잔뜩 빨개졌다. 만지면 열이 올라 따끈따끈한 정도였다. 자극을 원하는 진홍의 몸이 애가 타서 들썩거렸다. 맥케인은 진홍이 입술을 깨물었다가 놓으면서 그의 입에서 애원하는 소리가 나올 때까지 느릿하게 진홍의 페니스를 문질렀다. 꾸물대며 선액이 새어 나오는 선단 위를 맥케인이 엄지로 느릿하게 문질렀다.

        “자꾸, 생각나서….”

        “섹스가?”

        “당신, 하아… 당신이랑 한 섹스가.”

        숨을 뱉듯이 대답한 진홍이 나른한 숨을 뱉고 그의 몸을 밀쳤다. 순순히 밀려나는 몸을 빤히 보면서 진홍은 몽롱한 시선으로 맥케인의 다리 위로 올라탔다. 우위에 선 진홍이 말간 웃음을 지었다.

        “왜, 나 부끄럽게 해요.”

        “부끄러웠어요? 난 좋은데.”

        진홍의 모습과 말이 평소와는 확연하게 달랐다. 맥케인은 말랑하고 나른한 모습만 보이던 진홍이 어디에서 스위치가 들어온 건지 몰라 어리둥절했다. 맥케인의 무릎 위에 바짝 당겨 앉은 진홍은 두둑하게 일어선 그의 페니스 위를 엉덩이로 꾸욱, 하고 짓눌렀다. 몸보다도 더 뜨거워진 체온이 고스란히 닿았다.

        “말했으니까, 할거죠?”

        “이 상태에서 안 하면 성인군자가 아닐까. 넣고 싶어요? 다칠 텐데.”

        아직 아래를 열지도 않았다. 서로 간을 보듯 몸을 쓰다듬은 게 다라서, 진홍이 엉덩이로 그의 것을 누른 채로 약하게 허리 짓을 했다. 스윽, 스윽 가벼운 마찰음이 들리고 진홍의 페니스 끝이 툭, 툭 대며 맥케인의 아랫배에 닿아왔다. 단단히 근육 박힌 몸을 꾹꾹 쓰다듬고는 아래쪽으로 손을 내려 제 엉덩이를 쥐었다 놨다.

        “그럼, 안 아프게 해줘요, 당장.”

        영상에서만 간혹 보였던 바니의 도발에 홀랑 넘어간 맥케인은 눈을 접고 웃으며 대답했다.

        “핥아줄게. 엎드려볼래요?”

        맥케인은 엎드려서 엉덩이를 쭉 뺀 진홍의 몸을 주물렀다. 희고 탄탄하게 뻗은 다리나, 자신이 쥐었다 놓았음에도 금세 빨갛게 달아오른 엉덩이와 그 사이의 계곡이 긴장한 움직임을 보였다. 자신의 것을 다 집어넣으면 벌어져서 다물어지지도 않겠지 싶어 꼬리뼈에서부터 혓바닥을 지그시 눌렀다 뗐다. 쪽, 춥, 쯥, 나른한 입맞춤이 애널만 피해지나가 그 아래 예민하게 통통하게 부푼 듯 보이는 회음과 고환을 입술에 담았다. 입술로 살살 문지르는가 하면 고개를 비스듬히 해 그 고환 한 짝을 입안에 넣고 우물거리기까지 했다.

        여태껏 삽입 자위나, 혼자 하는 자위가 다였던 진홍은 처음 겪는 자극에 침대 시트를 움켜쥐었다. 허벅지가 서로 맞붙으며 바르르 떨리기도 했다.

        “입, 흐, 뜨겁다….”

        맥케인의 입안은 뜨거웠다. 진홍이 홀로 중얼거리는 소리를 맥케인이 들었는지 실소하듯 웃고는 쫍 소리를 내며 입안에서 고환을 뱉어냈다. 타액이 흥건히 묻은 채로 번들거렸다. 그 위로는 회음이었다. 혓바닥을 길게 내 그 위를 전체적으로 문질렀다가 혀끝을 세워 구멍도 없는 자리를 파내겠다는 듯 움직였다. 꿈질대는 혀의 움직임에 진홍의 허리도 같이 흐느적거렸다.

        “쓰읍, 가만.”

        맥케인은 진홍의 엉덩이를 움켜쥐었다가 놓고는 입술로 뻑뻑대는 소리를 냈다. 뻑뻑거리는 소리를 안내고 엉덩이 사이를 핥을 수 있었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귀여워, 여기를 샤워 젤로 잔뜩 헹군 거야? 나랑 같은 향이 나네.”

        호텔 샤워실에 비치된 샤워 젤로 씻고 나온 탓에 두 사람의 몸에서 나는 향기는 같았다. 그런데도 맥케인은 자신의 몸에서 나는 것보다 진홍의 몸에서 나는 게 더 달게 느껴졌다. 혓바닥으로 엉덩이 전체를 핥다가 엉덩이 위를 깨물었다. 약하게 물어도 잇자국이 선명히 드러나는 피부에 조금은 가학심이 돋았다.

        “하아, 맥… 맥케이인….”

        진홍의 허벅지를 잡은 맥케인의 손 위로 진홍의 손끝이 닿았다. 맥케인은 알았다고 진홍을 달래면서 손으로 엉덩이를 벌렸다. 금세 움찔대며 오므라드는 애널을 혀로 빙글대며 움직였다. 하아, 맥케인이 긴장했던 숨을 탁 뱉어내듯 그 위로 숨을 내쉬었다. 솜털만 보송보송해서 아무런 것도 안 만져지는 피부 위로 맥케인의 혀가 거침없이 내려앉았다.

        부들부들한 곳을 혓바닥으로 꾹꾹 누르고는, 마치 아이스크림을 핥아 올리듯 회음부까지 쭉 핥았다. 그 작은 자극에도 빠르게 개폐하는 애널에 혀끝을 세워 쪼듯이 문지르고 빙글빙글 돌려 그 안을 파고들듯이 움직였다. 삽입의 오르가즘을 알고 있는 내밀한 곳은 빨리 가려운 곳을 문질러 달라는 것처럼 안달 나 있었다.

        “빠끔, 빠끔. 야하네, 응?”

        맥케인은 고개를 살짝 떼며 타액을 그 위로 질척하게 흘렸다. 꼬리뼈에서부터 주르륵 타고 흐르는 것을 손가락으로 애널에 밀어 넣으며 혀로 쑤셨다. 쿨쩍대는 소리에 흐으응, 약한 신음만 흘리며 허벅지를 잔뜩 조였다 푸는 것만 반복했다. 그러다가도 한껏 숨을 참았다가 놓듯이 학, 학대는 소리도 미약하게나마 들려왔다.

        “오늘은 다 넣을 수 있을까, 진홍?”

        맥케인은 짓궂게 말하면서 쭉 뻗은 손가락으로 애널을 문지르다가 혀를 넣었다. 폭삭 무너지려는 진홍의 몸을 당겨 안고 코가 뭉개질 정도로 바짝 얼굴을 붙인 맥케인이 게걸스런 소리를 내며 뒤가 흐물흐물해질 때까지 핥았다.

        “아, 하아, 하, 제발, 제바알….”

        맥케인에게 꼼짝없이 붙잡힌 진홍의 몸이 흔들렸다. 혀로 내벽을 핥다가도 엉덩이를 깨물었다가 놓고는 다시 길쭉한 손가락으로 안을 문질렀다. 조금, 더, 조금 더 깊은 곳에 자리한 곳을 만지기 위해, 타액으로 범벅댄 그의 얼굴이 진지하기 짝이 없었다.

        힘이 빠진 진홍은 엉덩이만 쭈욱 뺀 채, 달아오른 얼굴을 시트에 비볐다. 힘이 빠진 진홍은 입을 가린 자신의 손등을 깨물었다가 놓았다, 발긋해진 손등으로 더운 숨이 닿았다. 맥케인이 손가락으로 안을 문지르고 긁어내듯이 훑자, 바짝 올라붙은 진홍의 페니스에선 말간 액이 뚝, 뚝, 떨어졌다.

        “빡빡하면 내 거, 다 안 들어가는데.”

        그는 착, 착- 엉덩이를 두어 번 때리고 내벽을 헤집던 손가락을 뺐다. 말은 그렇게 했어도 혀로 핥고 손가락으로 헤집어 놓은 탓에 안은 말랑하게 달아올라 있었다.

        “그럼, 어떡해에… 어떡해요?”

        맥케인은 다리를 활짝 벌린 그 자세로, 훌쩍이는 진홍을 보곤 콘돔 비닐을 이로 찢어 팽팽하게 선 좆 위로 덧씌웠다. 말캉한 감촉의 내벽은 너무 오밀조밀했다. 젤을 흥건히 짜서 진홍의 뒤와 자신의 페니스 위로 느릿하게 문질렀다. 빠듯하게 선 것이 아릿하게 아팠다.

        넣자마자 싸면 골치 아픈데.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막상 또 닥치니 촘촘하게 자신의 것을 감싸던 몸이 저절로 떠올랐다. 맥케인이 겨우 웃음을 그리며 진홍을 향해 말했다.

        “도와줄게, 응?”

        움츠리는 진홍의 다리를 쭉 펴 젤이 잔뜩 묻은 손으로 긴장한 다리를 주물러주다가 한쪽 다리만 들어 제 어깨에 걸쳤다. 남은 한쪽 다리는 제 다리 사이에 두고는 발버둥 치지 못하게 살짝 감아 눌렀다. 벌어진 다리 안쪽이 파르르 떨려왔다.

        진홍은 맥케인의 체격 탓에 빠듯하게 벌어진 허벅지 안쪽이 아픈지 미약하게 인상을 찡그렸다.

        “맥, 맥… 나, 이 자세, 힘드, 아, 아, 아…!”

        맥케인은 진홍의 투정 어린 소리를 들으며 뭉툭한 선단을 꾸역꾸역 내벽으로 밀어 넣었다.

        진홍은 시야가 흔들렸다. 아니, 자신의 몸이 흔들리는 것인지, 침대가 흔들리는 것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였다. 아래를 빠듯하게 채우는 감각에 허리가 저절로 떨렸다. 쯔걱대는 소리가 아래에서 요란하게 울렸다. 반도 다 들어가지 못한 맥케인의 페니스가 빠듯하게 벌어진 진홍의 애널을 들쑤셨다.

        “아, 하앙, 흐으응, 안, 안 돼, 다, 아냐아… 아!”

        진홍은 도리질을 했다. 큰 손이 몸을 쓸면 오소소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주륵, 다리가 미끄러져 맥케인의 팔에 걸쳐졌다. 달랑달랑 흔들리는 진홍의 발끝은 얕은 움직임에도 꿈틀거렸다. 진홍은 빠듯하게 벌어진 아래가 힘겨워 색색거리는 숨을 뱉어내고 있었다. 맥케인이 남은 젤을 진홍의 다리 사이로 흥건히 쏟아부으며 몸을 숙였다. 밀려들어갔던 젤이 다시 바깥으로 흰 포말을 만들며 새어 나왔다.

        “흐으, 그런데, 이제, 아, 안, 안 들, 어, 가는데에….”

        “훅, 그럴 리가, 응? 착하지.”

        상냥한 웃음에 온몸이 다 저릿저릿했다. 맥케인이 칭얼거리는 진홍의 목소리에 몸을 숙여 핥듯이 입 주변을 빨았다. 눈가에 물기가 그렁한 탓에, 마음이 약해진 맥케인이 말했다. 달래듯이 움직이는 손은 진홍의 가슴 주변을 느릿하게 훑고 있었다. 살살 달래고 있는 위와 달리 허리는 느리게나마 움직이고 있었다.

        “안 돼? 안 들어가? 그만할까?”

        “힉, 히잇….”

        흐응, 흐응, 울음 섞인 숨을 뱉는 진홍의 눈이 동그래졌다. 조금 느슨해진 틈을 타 뒤로 물렸던 몸을 지그시 안을 누르듯이 몸을 당겼다. 벌어지는 입술에 빨간 혀가 꼼질거렸다. 맥케인은 웃음을 참고는 콩콩 뛰는 진홍의 가슴 주변을 문질렀다가 진홍의 페니스를 가볍게 잡았다.

        “다 삼킬 수 있잖아요. 응?”

        남은 손으로 진홍의 손을 당겨 그의 아랫배를 감싸게 했다. 빨갛게 상기된 얼굴이 어리둥절한 표정이 되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아래를 얼른 재촉하듯이 애널이 움찔거렸다. 말과는 다른 행동에 맥케인이 웃었다.

        “근데에, 너무, 커서 안 들어가….”

        ‘진짜야.’ 하며 눈꼬리를 시무룩하게 떨구는 게 애처롭기 짝이 없었다. 일부러 이러는 걸까. 맥케인은 한번 울컥 올라오는 사정감을 꾸역꾸역 누르며 몸을 기울였다. 하악, 하며 벌어지는 입술 사이로 단숨이 뱉어졌다. 쯔윽, 안을 밀고 들어가는 힘에 진홍의 몸이 살짝 긴장됐다.

        “다 안 들어가? 다 들어가면, 기분 좋을 텐데. 아래가 흥건해서 미끄럽잖아.”

        실로 안에는 뭔가를 싸질러 놓은 듯 뭉글뭉글한 감촉도 같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힘겨워하는 진홍의 모습에 잔뜩 짜 놓은 젤이 더운 열기에 흐물흐물 풀어져, 비좁은 틈새로 비죽비죽 새어 나오고 있었다.

        “싫다고 하면 안 해.”

        맥케인은 바짝 마른 입술을 핥으며 손으로는 진홍의 살덩이를 주물렀다. 가벼운 손길에도 자르르 울리는 몸과 촘촘하게 귀두 끝을 감싸오는 내벽이 사정감을 몰고 오듯 그 끝이 저릿했다. 물론 그럴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촉촉하고 말랑한 곳을 후비듯이 빙글빙글 움직였다. 애널이 숨을 쉬듯 움찔거리면서 꼴깍꼴깍하며 맥케인의 페니스를 잘도 삼키기만 했다.

        진홍은 입을 꾹 다물었다. 맥케인은 어쩔 줄 몰라 삐죽 나온 진홍의 입술을 우물거리는 것을 보고, 웃으며 그 입술을 머금었다. 쪽, 쫍, 쪽, 달달한 소리가 방 안 가득 채웠다. 정말 잠깐, 살살 달래는 동안 반이나 꾸역꾸역 밀고 들어간 맥케인이 나른한 숨을 뱉었다. 진홍이 그의 움직임에 머리카락이 살랑거리는 것을 몽롱하니 올려다봤다.

        “왜 아무런 말을 안 해줄까. 벌써 반이나 들어왔는데.”

        내벽이 맥박질 치는 감각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아, 못 참겠다.’ 진홍의 칭얼거림을 들어주다가 본인이 죽을 판이었다. 빨리 이 연약한 살을 헤집고 짓눌러버리고 싶었다. 콘돔을 쓰고서도 느껴지는 빠듯한 감각에 엉덩이와 허벅지에 절로 힘이 들어갔다. 얕은 움직임에 나른하게 몸을 떨던 진홍이 퍼뜩 정신을 차리며 말을 했다.

        “이제, 이제 더, 안 들어와, 진짜, 아? 아, 아?!”

        진홍이 숨을 고르며 말하는 틈을 타 뒤로 물렸던 몸을 다시 앞으로 움직였다. 달래는데 시간을 쏟아부었던 맥케인도 인내심이 간당간당 끊어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근데, 하, 미안해, 나 더 이상은 힘들어.”

        “맥… 하악!”

        맥케인의 근육이 사납게 요동치는 것 같았다. 흥건히 쏟아부었던 젤 탓인지 폭, 폭- 젖은 소리를 내며 뒤로 빠졌던 살덩이는 잘만 미끄러져 들어갔다. 비스듬히 누웠던 몸이 돌려 눕혀지며 축 늘어졌던 나머지 다리 하나는, 무릎을 꿇은 채 추삽질을 하는 맥케인의 탄탄한 허벅지 위로 걸쳐졌다. 퍽, 퍽- 짧은 움직임에도 철썩이는 소리가 났다. 맥케인의 흉흉한 페니스가 내벽 이곳저곳을 찔러댔다. 반죽을 하듯 차진 소리가 방 안 가득히 울렸다.

        “응, 흐윽, 흐으응, 아, 아…!”

        길을 내듯이 밀고 들어오는 힘에 진홍의 몸이 자꾸 밀렸다. 맥케인은 허우적거리던 진홍의 손을 잡아당기고는 조금은 숨 가쁘게 허리 짓 했다. 몽글몽글하게 뭉친 곳을 짓누르고 그 안을 더 파고들듯이 굴자, 맥케인의 몸에 걸쳐진 진홍의 다리에 힘이 바짝 들어갔다. 긴장하듯 굴면 또 그것을 달래며 안을 후벼 파는 것처럼 빙글, 빙글 움직였다.

        “아냐아, 흑, 더, 더 안 들어, 안 들어오는데….”

        진홍이 손끝을 세워 맥케인의 팔뚝에 긴 줄을 남겼다. 맥케인이 숨을 할딱이며 웅얼대는 소리를 들으려 몸을 더 숙이자, 그에 맞춰 페니스가 더 깊게 파고들었다. 귀두 끝이 빠듯하게 조여들었다.

        “더, 삼킬 수 있잖아. 응? 후, 여기, 더 삼켜야지.”

        손으로는 가슴팍을 밀면서 다리는 허리에 감겨 그를 잡아먹을 듯이 조여왔다. 도리질했다가도 다시 물러나는 기색이면 당황한 시선으로 올려다봤다. 밀치는 손길이 다시 당기듯이 움직여서 오히려 맥케인 쪽이 괴로울 지경이었다.

        다 넣을 수 있을까. 빅맨을 겨우 넣던 모습을 봤던 터라, 조금 욕심이 났다. 그 장난감이 조금 더 작은 정도지만, 진홍의 반응에 괜한 욕심이 생긴 맥케인이 자신의 가슴 주변을 긁어대는 손을 잡아 진홍의 아랫배로 내렸다. 퍽, 퍽- 허리 짓은 거침이 없을 정도였다.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야 하나. 자지러지는 신음을 듣고 싶었다. 아직은 빠듯한 통증에 헐떡이는 진홍을 보며 맥케인은 조금 애가 타는 느낌이었다. 살덩이를 다 삼키지를 못해 오물오물 씹어대는 아래가 자신의 사정을 재촉하듯이 움직였다. 자신이 사둔 콘돔이 아닌 탓에 끝이 말려 내려갈 것 같았다.

        “젠장.”

        “하으…!”

        엉덩이를 확 움켜쥐며 안으로 더 치고 들어갔다. 눅진하게 풀린 내벽은 빠듯해 하면서도 잔뜩 부피를 키운 맥케인의 페니스를 꿀떡꿀떡 삼켜댔다. 갑자기 확 젖혀지는 몸에 내벽이 촘촘하게 조여들었다. 맥케인의 엉덩이에 보조개가 들어갈 정도로 힘이 들어갔다. 이를 꽉 문 그의 입술 틈새로 더운 숨이 뱉어졌다.

        한번 뒤로 물렸던 허리를 다시 움직였다. 맥케인이 진홍이 움찔거렸던 곳을 다시금 헤집으려는 듯 숨을 죽인 채 움직였다. 진홍은 순간 찔러 들어온 곳의 여운에 가슴이 콩닥거렸다. 정말 잠깐 눈앞에 별이 번쩍하고 튀는 기분이었다.

        “기분, 좋았어? 쌌네.”

        웃음기 서린 음성과 함께 뜨끈하게 열 오른 맥케인의 손바닥이 진홍의 아랫배를 느릿하게 쓸었다. 맥케인의 말에 흰 피부가 울긋불긋하게 달아올랐다. 역으로 쓸어 올라가는 손길이 골이 울릴 정도로 떨리게 했다. 빨간 열매처럼 물든 젖꼭지를 한번 집는가 하면 엄지로 그 위를 살살 굴리기도 했다. 맥케인은 놀랐던 진홍을 달래듯이 굴었다. 달래는 자신의 움직임에 노곤 노곤하게 풀어지는 진홍의 모습을 보고 맥케인은 바짝 마른 입술을 핥았다.

        “여기 눌러 봐. 진홍.”

        맥케인이 널브러진 진홍의 손을 잡아 아랫배를 감싸게 했다. 다 쑤셔 넣으면, 거기까지 닿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아직 반 정도만 겨우 물고 있는 아래를 흘끗 쳐다봤다. 다리 사이가 잔뜩 짜놓은 젤로 흥건했다.

        안타깝지만, 어린애 같은 장난은 끝이었다.

        진홍은 눈앞에 별이, 아니 폭죽이 번쩍번쩍 튀는 느낌이 들었다. 먹먹했던 청각이 삐이-거리다가 돌아왔다. 퍽, 퍽- 치대는 소리가 정신을 확 끌어 잡았다.

        아, 입은 벌어졌는데 신음이 채 터져 나오지 못했다. 등골에 오소소 소름이 돋아 간지러울 지경이었다. 자신의 오금을 잡아 벌린 맥케인 때문에 엉덩이가 붕 뜬 자세로 진홍은 맥케인의 좆을 받아먹었다.

        꾸역꾸역 들이밀고 오던 게 전립선을 짓누르다 못해 한 번도 다 밀어 넣지 못했던 공간까지 헤집고 들어선 것이다. 뻐끔대는 모습을 맥케인이 보는가 싶어, 더 깊게는 안 된다고 외치려는 순간 퍽, 하며 한가득 처박혔다.

        정말 말 그대로 좆이, 제 몸 깊숙이 처박혔다.

        “아, 허, 허으으, 아, 아아….”

        말이 채 형성되지 못한 발음으로 새어 나왔다. 구불구불한 내벽이, 직장이 그의 물건에 맞춰 올곧게 펼쳐진 기분이 들었다. 눈앞이 하얗게 점멸됐다가 까맣게도 변했다. 그리고는 몸을 비비듯이 문질러오는 아래가 까슬까슬한 느낌까지 들었다.

        “어떡, 하으으, 아, 흐으….”

        진짜, 다, 들어왔어. 미처 삼키지 못한 타액이 입가를 타고 줄줄 흘러내렸다. 맥케인의 턱을 타고 뚝, 흘러내린 땀이 진홍의 몸 위로 미끄러졌다. 하아, 사납게 숨을 뱉은 맥케인의 시선이 흉흉했다. 허리가 들려 살짝 접힌 자세 탓인지, 아니면 정말 그 좆 끝이 밀려들어가 불룩 나온 건지 아랫배가 유달리 나와 보였다.

        “다, 들어갔, 는데, 진홍.”

        젠장, 맥케인의 페니스가 조금 더 부푼 기분이 들었다. 아니, 뿌리 끝까지 처박혀서, 그런가. 백치처럼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했다.

        “다, 다아, 들어, 어떡해에….”

        아랫배를 만지는 손이 조심스러웠다. 쿵, 쿵, 쿵. 몸 깊숙이서 맥박 치는 움직임에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자신이 제어하지 못하는 움직임이나, 등골을 저릿하게 만드는 감각을 한 번 더 맛보고 싶었다. 놀람에 하얗게 질렸다가 다시 발긋하게 달아오르는 뺨을 찬찬히 살폈다. 그게 흥분이라는 걸 감지한 맥케인은 다리를 잡은 손에 살짝 힘을 주며 주무르듯이 문질렀다.

        멈춘 듯 굴었던 맥케인이 다시 움직였다. 즈윽, 부들부들한 속살이 그대로 같이 딸려 나올 것 같은 감각이었다. 젤에서 피식대는 바람 빠지는 소리가 날 때까지 짰다. 콘돔 위가 도르륵 말려 내려왔다. 맥케인은 콘돔 윗부분을 타이트하게 당기며 퍽, 퍽 추삽질을 했다.

        “하아앙, 아, 안, 아냐, 아냐아…!”

        “뭐가, 훅, 뭐가 아닌데, 자꾸!”

        처음과는 달리 빨라진 움직임에 진홍의 페니스가 통, 통 튀었다. 이곳저곳을 들쑤셔대는 움직임에 숨이 가쁠 정도였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처음 겪는 짜릿한 통증에 어쩔 줄 몰라 하며 다시 깊게 들어오는 페니스를 꿀떡꿀떡 삼켰다.

        “흐으응, 커, 커요, 그래서어….”

        진홍은 도리질 치기도 하고 맥케인이 몸을 조금 뒤로 물린다 싶으면 다시 맥케인의 몸을 당겨왔다. 말과 행동이 달라 살짝 당황했던 맥케인도 이제는 아무런 기색 없이 안을 강하게 짓찧었다.

        “응, 으응, 응…! 맥, 맥… 배가, 배가 이상해, 아!!”

        입술을 자꾸 깨물었다 놓는 것은, 무슨 의미인지. 올려다보는 눈가가 축축했다. 그러다가 입술이 살짝 벌어졌다 닫히면서 우물거렸다. 빨개진 입술이 타액으로 번들거렸다. 허리를 세워 안을 쳐대던 맥케인이 몸을 숙여 그 입술을 빨았다. 쫍, 쪽, 혀끝을 부비다가 새 모이 주듯 입술을 쪽쪽 빨았다. 진홍은 더운 숨을 참지 못하고 훅, 하고, 뱉더니 혀를 빨아달라 아우성이었다.

        벌어지는 입술이 아래와 같았다. 진홍의 팔이 그의 목에 둘러졌다. 입안으로 흐느낌이 다 느껴질 정도로 몸을 떨었다.

        “움, 응, 으응!”

        쫍, 쪼옥, 쪽, 게걸스럽게 달려들어도 헐떡이며 그것을 따라왔다. 조금 더 유연하게 움직이는 몸에 삽입이 점차 깊어졌다. 진홍의 발끝이 긴장으로 움츠러들었다. 까슬한 음모가 음부 가까이에 닿아 그 주변을 간지럽혔다. 회음이, 애널 주변이 빨갛게 달아오를 정도였다.

        맥케인이 고개를 살짝 들라 하면 진홍은 매달리다시피 목을 끌어안고 그의 입술을 깨물었다. 눈가에는 물기가 그득한데 그 시선이 푸른 물에 젖은 듯 흐릿했다. 진홍은 몽롱한 기분에 눈을 깜빡깜빡하면서도 안을 쿡 찌르는 감각을 착실하게 느꼈다. 곧이어 사정감이 몰려왔다.

        “하아, 싸줄까, 응? 안에 깊게 더 파고들어서 아무도 못 닿은 곳에다가 싸줄까요?”

        “흐, 허으응, 너무, 너무우, 깊은데… 아, 더, 아니이…!”

        횡설수설하는 말이 느릿한 듯 다급했다. 헐떡일 때마다 가슴팍이 가쁘게 오르내렸다. 자신도 너무 오래 참았다. 진홍의 엉덩이를 당겼다. 퍽, 퍽 살을 세게 때리는 소리가 방 안 가득히 울렸다. 한 번 깊게 삼켰던 곳은 막힘없이 그것을 먹으려 들었다. 진홍은 조금 가쁜 숨을 뱉으며 도리질 치다가도 전립선 위를 강하게 치대고 지나면 연약하게 떨어댔다. 통통 튀는 페니스 끝에서는 희뿌연 정액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

        “나아, 나, 더는, 아, 못, 하으으…!!”

        진홍은 깊어지는 깊이에 겁을 집어먹으며 도리질 치다가도 다시금 훅 찔리는 감각에 온몸에 전율이 흐르듯이 짜르르한 느낌이 들었다.

        “아니, 더, 조금만, 응?”

        “힉, 히잉, 익, 나, 나 쌌, 는데에, 쌌다구….”

        정액이 주륵 터져 나오는 상황에 몸이 흔들렸다. 다시금 눈앞에 빛이 펑펑 터지는 상태가 돼, 정신이 하나도 없을 지경이었다. 그만, 이라고 말하는 순간 귀두 끝이 저릿하게 울렸다. 눈을 뜨고 있는데도 앞이 잘 보이지 않아 무서울 지경이었다. 찌걱대는 소리가 짧게, 계속 들려왔다. 도리질도 치고 그의 팔뚝을 때려도 봤지만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아 약하게 신음만 뱉었다.

        진홍은 결국 맥케인의 페니스를 뿌리 끝까지 삼키고 오르가즘에 몸을 떨며 희뿌연 액을 주르륵 싸고 있었다. 자신이 줄줄 흘려대는 게 정액인지 애액인지 모를 정도로 사정하며 잘게 경련했다.

        “흐, 흐으으….”

        콘돔 한 장을 두고서 쪼옥쪼옥 달라붙는 귀두 끝의 감각에 맥케인이 허리를 털었다. 흐느적대던 진홍의 손끝이 자신의 팔뚝을 긁었을 때 비로소 사정을 한 맥케인은 더운 숨을 뱉었다. 콘돔 안에 정액이 흥건히 고여 비죽비죽 새어 나올 것 같았다.

        빳빳하게 뻗었던 다리가 주륵 미끄러졌다. 진홍이 느릿하게 눈을 깜빡였다. 백 미터 달리기를 하고 난 뒤처럼 가슴팍이 가쁘게 오르내렸다.

        “더, 못… 해.”

        까무룩, 그리고는 암전이었다.



***

        진홍은 숨을 할딱이며 상대의 애무를 받았다. 목덜미를 빨고, 살금살금 내려온 입술이 뾰족하게 선 유두를 빨았다. 뻑, 뻑- 소리가 날 정도로 힘차게. 혀끝으로 정신없이 굴리는가 치면, 이 끝으로 살살 긁어댔다. 귀두 끝이 절로 저릿저릿 울리는 것 같았다.

        눅진눅진하게 긴장이 풀려버린 몸은 그의 애무에 따라 들썩이며 신음했다. 진홍이 손끝을 바짝 세워 맥케인의 몸을 할퀼 때면 아래는 위협적으로 샅을 꾸욱 맞대왔다. 흉흉하게 선 물건이 제 좆 위를 치덕치덕 눌러댔다.

        회음이, 아니 그것보다 더 깊은 곳이 간지러웠다. 부족해, 하지만 부족하다는 말이 소리로 뱉어지지 않았다. 입은 벌어졌으나, 학, 학- 겨우 뱉는 숨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애태우지 마요, 제발.”

        엉덩이를 쥐었다 놓는 큰 손이 느릿하게 구멍을 더듬었다.

        “빨리, 빨리 안을 쑤셔줘요.”

        자신을 누르고 있는 몸을 밀치고 그 위로 올라타고 싶었다. 남자를 묶어놓고, 그 위에 타서 간지러운 안까지 박아 넣고 싶을 정도로 애가 탔다.

        ‘제발, 제발.’ 흐느낌 소리가 들리지 않는지 남자의 행동은 느긋하기만 했다. ‘제발, 넣어줘, 넣어, 넣으란 말이야.’ 진홍의 눈에 급기야 눈물이 고였다. 헉, 하아, 자신을 올려다봐줬으면 좋겠다.

        남자가 자신의 페니스를 잡았다. 콘돔도 끼지 않은 생생한 살덩이가 제 고환을 짓누르고 그 뒤를 뚫을 듯이 문질렀다.

        들어와, 빨리.

        “아…!!”

        들어올 듯이 깔짝대던 그것이 끝이 나려던 찰나였다. 진홍은 짧은 비명 소리와 함께 눈을 떴다. 익숙한 천장이 눈에 보였다. 뭐지. 막 눈을 뜬 진홍은 정신이 없었다. 색색 뱉는 숨소리도 하나였다.

        뭐지.

        “뭐….”

        몸을 살짝 움직이는데 아래가 축축했다. 익숙한 가구 배치나, 천장, 그리고 이불. 진홍은 침을 꿀꺽 삼키며 이불을 살짝 들췄다. 회색의 짧은 쇼츠가 축축하게 젖어 있는 게 보였다.

        몽정이었다.

        진홍은 어쩐지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애매하게 끊겨버린 꿈과 젖어버린 속옷과 애매하게 달아오른 몸. 속옷도 입지 않은 채, 방송용으로 사둔 흰색 셔츠만 걸치고 자신의 보물 상자를 뒤적거렸다. 언제부터더라, 이 애매한 감각이.

        빅맨을 넣어도, 스스로 자위를 해봐도 만족스럽지 못한 느낌이었다. 꿈속의 남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곳을 잘도 알았다. 몸도 탄탄했고, 그리고, 거기도 컸다. 자신에게는 없는 음모의 색깔이 그 사람과 닮은 금발이었다.

        “아, 맥….”

        저절로 떠오르는 남자, 맥케인 쉴러. 이제는 조금 옅어진 잇자국을 살폈다. 진홍은 애매하게 발기한 자신의 성기를 보고는 손끝으로 귀두를 문질렀다. 그날 밤 이후가 떠올랐다.

        “나랑 섹스하는 게 좋아요?”

        “그게….”

        “우리 정말 몇 번 안 봤는데도?”

        그렇지만 합이 좋았다. 뒤로 갈 수 있을 정도로, 소위 말하는 ‘섹스하다가 지렸어요’를 직접 경험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을 정도니까. 자신이 잘 느끼는 건지, 맥케인이 섹스를 잘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근데 좋았다.

        “그치만, 내가 하자는 대로 해줬잖아요.”

        “내가 나쁜 사람이면 어쩌려고 그래요.”

        나쁜 사람이면 자신을 이렇게 곱게 집에 돌려보낼 리 없었다. 조금은 곤란한 듯 웃는 맥케인의 모습에 진홍은 입을 꾹 다물었다. 자신이 너무 막무가내였구나, 이렇게 알게 된 사람도 못 보게 될 것 같아서 조금은 속상한 기분이 들었다.

        왤까, 학교 다닐 때는 이런 상실감도 안 들었는데. 왜 유독 이 사람에게서는 이런 기분이 드는 걸까.

        “진홍, 나는 친구랑은 섹스를 안 해요.”

        맥케인이 짙은 시선으로 자신을 올려다봤다. 맥케인은 어느샌가 침대 아래에서 무릎을 꿇은 채,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벌어진 두 다리 사이에 자리한 남자가 예쁜 색의 눈을 빛내며 조곤조곤 말을 했다.

        “그럼요?”

        “난 당신에게 관심이 있어요, 진홍. 이러면 대답이 될까요?”

        손등에 입을 맞추는 것을 끝으로 그의 대답은 끝이 났다. 진홍은 아무런 대답도 못 한 채, 그가 옷을 입히고 집에 데려다주는 동안까지도 멍한 상태였다.

        “진홍.”

        “으응, 네. 맥케인.”

        “나랑 또 섹스해줄래요?”

        진홍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자신의 손을 살짝 당겨오는 맥케인의 손끝이 긴장으로 떨렸다. 자신의 입술을 한번 우물대는가 싶더니 진홍의 눈을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친구로 말고, 관심 있는 사람으로요.”

        맥케인은 진홍의 대답도 듣지 않은 채 돌아섰다.

        그리고 그 상태로 시간이 흘렀단 말이지. 진홍은 괜히 입을 씰룩댔다. 간간이 문자 연락은 왔는데, 막상 만나자고 하면 일이 생겨서, 혹은 갑자기 회사에 가야 해서, 하며 이런저런 답장이 왔다. 진홍은 코끝을 찡그리기도 하고 입술을 삐죽대기도 했다. 기분이 이상했다.

        “씨….”

        이런 기분은 태어나서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해맑게 웃는 이모티콘이 어쩐지 미워져서 핸드폰을 덮고는 안경을 벗었다. 잇자국이 많이 옅어져서 캠에서는 많이 안 보이겠지 싶어 리빙 박스를 꺼냈다. 캠을 조정하는 손길이 조금 급했다.

        후, 흘러내리는 머리카락을 실핀으로 고정하고는 도구들이 들어 있는 상자를 끌고 노트북 앞에 앉았다. 용품 사이트를 대충 훑으며 뭘 입을지 고민을 하다가 방송을 켰다. 구부정했던 자세를 펴고는 화면에 보이는 자신의 모습을 한 번 더 확인을 하며 캠을 조정했다.

        “하이- 안녕, 자기들.”

        꿀꿀한 기분을 금세 털어낸 얼굴을 하며 진홍은 바니가 되어 배시시 웃음을 흘렸다.

        [OMGㅠㅠㅠㅠㅠㅠ 바니 여태 왜 안 왔어!!!]

        [어디 아팠음??? 오늘따라 더 여려 보여ㅠㅠㅠ]

        [채팅방의 ‘하우’가 5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채팅방의 ‘lxxxxe’가 1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아, 땡큐우… 아니, 으응, 아팠던 건 아니구. 아, 오늘은 뭐 할까, 응?”

        [뭐든 좋아ㅠㅠㅠㅠ]

        [오랜만에 코인 딜도 gogogogo]

        [저번에 뉴 빅맨은 안 써??]

        “아, 뉴 빅맨, 그거보다 나는 내 빅맨이 더어….”

        빅맨 이야기를 하니 저절로 맥케인의 페니스가 떠올랐다. 묵직한 질감에 안을 빠듯하고 숨 막히게 채워오던 그의 것이 떠올라 허리가 자르르 떨려왔다. 진홍이 말을 잇지 못하고 몸을 바들 떨자 채팅창은 물음표투성이가 되었다. 어쩐지 발긋해진 뺨에, 살짝 몽롱해진 시선에 꼴렸다며 아우성이었다.

        [젠장 쌀 거 같아 무슨 표정이야 바니ㅠㅠㅠㅠ]

        [왜 며칠 사이에 더 야해진 건데???]

        “뭐래에, 춥, 아, 땡큐우.”

        손가락 끝을 핥아 콕 찌르는 시늉을 하고는 셔츠를 벗었다. 늘씬하게 뻗은 흰 몸이 고스란히 영상에 담겼다. 기다렸다는 듯이 코인 알림이 정신없이 울려댔다. 유독 붉은색을 띠는 유두가 화면에 잡혔다.

        [채팅방의 ‘mmu’가 5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아니 미친 오늘 쇼츠 없어???]

        [채팅방의 ‘sisi’가 2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백자지ㅠㅠㅠㅠㅠㅠ 죽어도 여한이 없다 볼 때마다 부들부들해 보여]

        [거기는 관리하는 거야???]

        [빨고 싶어ㅠㅠㅠ]

        “여기? 여기 관리하는 사람도 있어? 난 털 좀 나면 좋겠는데.”

        어느샌가 손끝이 털 한 점 없는 치골 위 피부 부분을 살살 덧그리듯 움직이고 있었다. 맨둥한 피부가 썩 맘에 들지 않은 진홍이 금세 입술을 비죽였다가 옆에 있는 상자를 비스듬히 기울여 영상에 보이게 잡았다.

        “보여? 이거 자기들이 사준 장난감이야.”

        정확히는 코인으로 산 장난감. 아무것도 입지 않은 맨몸으로 상자 속을 뒤적거렸다. 새빨간 색상의 잠자리 날개 같은 천 쪼가리가 덜렁 나왔다.

        “이거 입을까? 이거 입고, 여기에, 으응, 코인 딜도는 근데, 내가 조절 못 하잖아.”

        [그치만 귀엽잖아, 제발 바니!!]

        [오늘따라 귀엽게 왜 그래ㅠㅠㅠㅠ]

        히- 하며 웃고는 젤을 쭉 짜 자신의 성기를 문지르다가 다리를 벌리곤 손가락을 아래로 숨겼다. 흐… 낯간지러운 자극을 기억하고 있던 몸은 금세 또 움츠러들었다. 말이 점차 줄어들고 색색 뱉어지는 숨소리만 영상 가득 잡혔다. 진홍은 줄지어 올라오는 코인 선물에 뺨을 빨갛게 물들인 채로 ‘땡큐우.’ 하며 입술을 오므렸다. 스윽, 스윽- 가벼운 마찰음이 울렸다. 고환을 만지다가 손끝으로 아래 회음부를 긁어내듯 문질렀다.

        절로 움츠러드는 다리를 벌리며 화면에 잡히도록 엉덩이를 들썩였다. 흥건히 젖은 아래가 화면에 가득 잡혔다.

        [OMG…. 좆 터질 거 같아]

        [와 젠장 이걸 어떻게 참냐고ㅠㅠㅠㅠ]

        [채팅방의 ‘익명’이 20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아, 응, 힉, 히읏… 고마워어….”

        입술을 깨물었다가 놓으며 손으로 아래를 깔짝거리던 진홍이 핑크색의 꼬리가 삐죽 나온 장난감을 하나 집어 들었다. 코인 딜도였다. 그것을 입술로 슬슬 문지르듯이 움직이다가 젤을 다리 사이와 코인 딜도 위로 흥건히 짜며 다리를 더 벌렸다. 코인 딜도로 귀두 끝을 문지르며 기둥을 타고 살살 내려와 고환과 회음, 그리고 구멍 주변을 꾹꾹 눌러댔다.

        “이거어, 근데, 진동이 너무 길어서….”

        코인의 금액에 따라 진동이 길어져 가끔 숨넘어갈 듯이 사정한 적도 있었다. 진홍의 고민은 짧았다. 두툼한 좆이 제 몸 안을 들쑤셨던 기억에 안이 절로 간지러워졌다. 잘못해서 그의 이름을 부를까 봐 걱정이었다.

        “아, 음, 으음….”

        빙글대던 장난감의 끝부분이 꾸욱 밀려들어갔다. 넣을 때마다 버거워하며 신음하는 진홍의, 바니의 모습에 채팅창에 있는 이들도 하나같이 짧은 감탄사를 흘리고 있었다. 기분 좋았던 건 이런 딴딴한 감각이 아니었는데. 문득 떠오르는 생각을 떨쳐내듯이 고개를 흔들고는 남은 부분을 마저 쑥, 밀어 넣었다. 젤 때문에 미끄러지듯이 들어오는 둔탁한 감각에 진홍이 허리를 떨었다.

        코인 딜도가 제 자리를 잡고, 켜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채팅창이 올라갔다.

        [채팅방의 ‘하우’가 5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채팅방의 ‘sdd0i’가 1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채팅방의 ‘asdfe90i’가 1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채팅방의 ‘냔나’가 1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채팅방의 ‘qqo66i’가 1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띵동, 짤랑, 짤랑 찌르릉- 소리를 내며 구멍 밖으로 삐죽 솟아난 것이 쉴 새 없이 떨렸다. 진홍은 감전된 사람처럼 히악, 비명을 지르며 침대 위에서 몸을 펄떡 뛰었다.

        “아, 아…!! 흐앙, 아, 땡, 큐우….”

        작은 자극에도 좆이 발딱 서서 꿀을 뚝뚝 떨어뜨리고 있었다. 내벽이 절로 코인 딜도를 감쌌다. 짜르르 울리는 딜도에 숨이 가빠졌다.

        [진짜 사랑에 빠질 거 같음ㅠㅠㅠㅠ]

        [바니, 싸는 거야??? 벌써????]

        [귀여워 고추도 귀여워 다 귀여워]

        허벅지에 절로 힘이 들어갔다. 전체적으로 다 잡히게 화면을 조정해둔 탓에 침대 위에서 헐떡이는 몸이 고스란히 찍혔다.

        찌릉, 찌르릉! 잠시 숨 고를 틈새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딜도가 울렸다. 그냥 진동만이 아닌 약간의 저릿함도 함께 퍼지는 탓에 애널에 애액이 고여 드는 착각이 들었다. 하지만 깊은 곳을 찔러주지 못하는 탓에 진홍은 아랫배가 간지러워져 손끝으로 그 주변을 긁었다.

        [저거 한입에 다 물 수 있을 거 같아, 바니의 정액 먹고 싶을 정도ㅠㅠ]

        [달 거 같다 젠장…]

        [채팅방의 ‘냔나’가 1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아니이, 안, 안 달, 지이, 하응…! 땡큐우… 내, 좆, 먹을 거야-? 입안 뜨거워서, 나, 못 참구, 싸면 어떡해에….”

        [잔뜩 싸질러줘 제발]

        “하핫, 아, 으흥…! 고마워어….”

        이불보를 움켜쥐었다 놨다. 옆으로 비스듬히 누운 몸에 바짝 선 좆 끝에서 액이 몽글몽글 맺혀 들었다. 진홍은 허리를 들썩이고 허벅지를 비비적대며 간지러움을 해소하려 몸부림쳤다.

        [엉덩이 보여줘 바니]

        “엉덩이… 흐응…! 응, 으응, 잠까안.”

        찌릉찌릉 울리는 코인 딜도에 저절로 몸이 튀었다. 진홍은 쿵쿵 뛰는 심장을 애써 진정시키며 화면에 제 뒷모습이 잡히게 몸을 돌렸다.

        “근데에, 나, 이러면 하앙… 자기들 못 보는데에….”

        유연하게 휜 허리가 보였다. 옴폭 들어간 아폴로 보조개가 적나라하게 비쳤다. 그리고 엉덩이 주변에 뜨문뜨문 남아있는 잇자국까지.

        [아니 미친 뭐야 저거 잇자국??]

        [??? 바니 누가 엉덩이 깨물었어???]

        [채팅방의 ‘익명’이 20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아폴로 보조개 있어 미친 바니 다 가졌구나]

        [바니 애인 생겼어????]

        [채팅방의 ‘익명’이 10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채팅방의 ‘익명’이 20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채팅방의 ‘익명’이 10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아니, 익명님 좀 멈춰봐]

        찌르르릉!! 진홍은 갑작스레 확 치고 들어오는 진동에 몸이 앞으로 확 고꾸라졌다. 훤히 드러난 엉덩이, 그리고 그 안쪽으로 미처 확인하지 못했던 짙었을 잇자국이 흐릿하게 남아 있었다. 핑크색 딜도 끝이 쉴 새 없이 퍼덕였다.

        “아, 아아! 잠, 까아안, 아!! 자기이, 히윽…!!”

        발끝이 절로 곱아들었다. 짜르르 흐르는 진동에 엉덩이가 이리저리 흔들렸다.

        [화장인가]

        [아니 일단 왜 이렇게 야해]

        [젠장 난 쌌어… 쌌다고…]

        “흐엉, 앙, 하으으, 안, 안 돼에… 맥, 흐앙, 아…!”

        안을 두드리는 감각에 정신이 혼미할 정도였다. 조금씩 들어오던 딜도로 가벼운 재미만 봤던 진홍은 갑작스레 펑펑 터지는 코인 선물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귀두 끝을 깃털로 간지럽히는 듯 간질간질했다. 두 허벅지가 절로 움츠러들었다. 진홍은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고, 등 뒤의 채팅창 상황을 전혀 보지 못한 채로 입도 닫지 못해 침을 흘렸다. 몽롱하게 풀린 눈이 느릿하게 깜빡거렸다.

        아직 통통하게 부푼 페니스는 제대로 사정하지 못한 채, 액만 뚝, 뚝 떨구고 있었다.

        “나, 못, 가아, 하… 자기이, 그만….”

        무릎걸음으로 겨우 움직이던 몸이 쓰러졌다. 온몸에 홍조가 돌았다. 채팅방에 있던 구독자들이 진홍의 모습에 할 말을 잃은 듯 짧은 감탄사들만 올라왔다.

        [채팅방의 ‘익명’이 1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채팅방의 ‘익명’이 1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채팅방의 ‘익명’이 5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흐, 흐으으응…!!”

        후둑, 움찔대던 페니스 끝에서 희끄무레한 액이 터져나왔다. 손도 대지 않은 채로, 벌어진 귀두 끝에서 찌릉찌릉 울리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그에 맞춰 침대 위로 정액이 뿌려졌다. 널브러지듯이 누운 진홍의 몸이 그 진동에 흠칫거리며 몸을 움츠렸다.

        “하, 나아, 나, 안, 안 돼에….”

        내벽 안이 저릿했다. 더 깊은 곳에 닿았던 감각이 강제로 일깨워진 기분이었다. 진홍이 오르가즘에 젖어 헐떡이고 있었다. 비비적대는 두 다리를 지켜보는 이들의 배 속이 절절하게 끓어오르는 것 같았다.

        [바니 속은 따뜻하겠지? 젠장…]

        [부럽다 부러워…]

        [채팅방의 ‘익명’이 1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흐아앙, 아…! 자기, 나, 그마안….”

        온통 자극을 당한 탓에 시야가 눈물로 흐릿해진 진홍은 채팅창이 보이지 않아 고개를 저었다. 한 차례 사정으로 살짝 풀이 죽은 페니스가 자극으로 움찔거렸다.

        “힉, 히잉, 힘들어어….”

        [칭얼거리고 있어 귀여워…]

        [나도 온몸 다 깨물어줄 자신 있는데 젖꼭지 빨고 싶어ㅠㅠㅠㅠ]

        [채팅방의 ‘익명’이 1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채팅방의 ‘익명’이 1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채팅방의 ‘익명’이 1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아놔, 익명님 바니 힘들다고 하는데 그만하쇼!!]

        딜도를 빼야 하는데, 하며 아래로 손을 내리려는 찰나에 찌르릉찌르릉 쉴 새 없이 진동이 울렸다. 다른 구독자들이 쓰는 채팅에 밀려 올라갈 정도로 코인 선물이 올라왔다.

        “앙, 아!! 나, 금바앙, 아, 금방 쌌, 쌌다구우…!!”

        놀란 진홍이 다급히 손을 내려 딜도를 빼려고 했다. 끝부분을 잡자 손끝까지 짜르르 울리는 기분이 들었다. ‘빼야 해, 아니, 더 밀어 넣을까.’ 자신이 조절할 수 없는 자극에 머릿속이 혼미해질 정도였다. ‘어떡해.’ 입 밖으로는 숨소리가 거칠게 뱉어져 나왔다. 결심을 한 듯 그 끝을 당기려는 순간.

        [채팅방의 ‘익명’이 1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힉, 히앗…!”

        풋, 퓨웃- 당겨야 할 것을 자신도 모르게 안으로 쿡, 박아 넣었다고 해야 할지, 진동으로 밀려들어갔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진홍의 입이 저절로 벌어졌다. 짜르릉 울리는 자극도 순간 멈춘 것 같았다. 학, 하아, 겨우 뱉어지는 숨 사이로 흐릿하게 상대의 이름을 불렀던 것도 같았다.

        “아, 아아아…!!!”

        기다렸다는 듯이 올라오는 코인에 진홍이 제 귀두 끝을 막을 새도 없이 주륵, 주륵 말간 액이 줄줄 터져 나왔다.

        [와….]

        [채팅방의 ‘익명’이 1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존나, 익명 저 새끼 뭐냐….]

        [쉬이 했어, 바니…? 오줌 싸는 것도 귀여워]

        [미쳤냐 저거 오줌 아님]

        “흐, 흐읏… 흣….”

        머리가 멍했다. 주르륵 터져 나온 게 정액이 아니라는 걸 뒤늦게 인식하고 다급히 손으로 막아봤지만, 손도, 제 몸도, 침대 위도 엉망으로 젖어버렸다. 이게 뭐지, 진홍은 처음 겪는 일에 어쩔 줄 몰라 하며, ‘미안.’ 하고는 방송을 종료했다.



***

        맥케인은 조금 애가 탔다. 마지막으로 섹스를 하고 친구가 아닌 관심 있는 사람으로 만나고 싶다고 말을 하고 난 지 며칠이 지난 뒤였다.

        “진홍이 부족해….”

        방송은 없었고, 막상 진홍과 만날까 하려는 찰나에는 이런저런 일이 생겨 계속 미루고, 미루다가 애매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홀로 일과 집을 번갈아가며 생활하려던 찰나에 딩동 익숙한 알람이 들렸다.

        “오늘은 다 벗었네.”

        짜증 났다. 저 몸은 자신만 볼 수 없는 걸까. 자신이 만든 잇자국이 흐릿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정말 위치를 알고 있어서 흐릿하다고 느낄 정도였지,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그냥 그림자가 지는 부분인가 할 정도였다.

        “그리고 여전히 귀엽고.”

        섹시했다. 저 몸을 알지, 젖꼭지를 깨물면 홀로 반대쪽을 만지다가 부족하다며 여기도 깨물어달라고 칭얼거렸다. 그래서 그곳마저도 깨물어주면 이번엔 안에서 간지럽다고 난리였었다.

        “내 좆은 참을성이 없고.”

        바니의 모습을 보자마자 자기주장을 하는 좆을 흘긋 쳐다봤다. 오늘은 그냥 방송만 봐야지. 맥케인의 행동이 조금은 느긋했다. 자기도 털 났으면 좋겠다며 페니스 위, 아랫배 주변을 살살 더듬는 진홍의 행동을 찬찬히 쳐다봤다. 저 위에도 많이 깨물었는데. 자꾸 섹스했던 것이 생각나 어디를 만지면 어떻게 신음했는지 새록새록 떠오를 정도였다.

        “달았는데.”

        스읍, 저절로 침이 고여 들었다. 진홍의 몸 안을 기억하는 좆이 절로 움찔거렸다. 오늘은 코인 없이 그냥 봐야 하나. 나름 큰돈을 쓰고 있는 ‘익명’인 맥케인이 책상 위를 툭툭 두들겼다. 코인 딜도가 쑥쑥,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핥듯이 바라봤다.

        “아 젠장.”

        엉덩이 주변과 허벅지가 이어지는 부분에 자신이 잇자국을 냈던 것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조금 당황스러웠다. 다른 부분은 자세히 안 보면 모를 정도였는데 엉덩이 주변과 그 아래는 너무 적나라했다. 어떡하지.

        채팅창에도 물음표가 가득했다. 진홍이 뒤를 돌고 있는 상태라 미처 못 봤는지 하앙하앙 하는 신음 소리만 스피커 가득 울렸다.

        생각은 길지 않았다. 빨리 방송을 종료시키려면 사정시키면 되는 거 아닌가, 싶어 맥케인이 쉴 새 없이 코인을 쏴댔다. 달칵달칵 마우스를 움직이는 손이 급했다.

        [“흐엉, 앙, 하으으, 안, 안돼에… 맥, 흐앙, 아…!”]

        “…씹.”

        완벽하게 서버렸다. 그냥 멋있는 남자인 척은 다 집어치워야 하나, 절절하게 자신을 부르는 모습에 영혼까지 다 빼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결국 자신의 마우스 클릭 몇 번으로 진홍의 방송이 끝이 났다. 헉, 허억, 맥케인도 달리기를 한 것처럼 숨이 조금 거칠었다. 화사한 금발이 물을 머금은 듯 축축했다. 눈 앞을 가리는 앞머리를 넘기려다가 제 손에 흥건히 고인 정액을 보고는 옆의 티슈를 뽑아 들어 거칠게 닦아냈다.

        “아, 눈 딱 감고 고백이라도 할까.”

        그냥 첫눈에 반했다고 할 걸, 괜히 친구 하자고 말을 꺼내서 더 어려운 길을 가는 것 같았다. 게다가 바니인 걸 모르는 척하려니 그것 나름대로도 고역이었다. 눈을 감으니 방금 전 영상에서 물을 싸던 진홍의 모습과 제 아래에서 흐트러져 좆을 콱콱 물어댔던 진홍의 모습이 번갈아가며 떠올랐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예뻐.”

        이쯤이면 중증이네. 홀로 자조 섞인 말을 하며 끈적하고 오묘한 기분을 씻으러 샤워실로 들어갔다.





my little darling

        진홍은 입술을 깨물었다. 쑥, 빠져나온 코인 딜도를 보며 ‘당분간은 저건 안 되겠어.’ 하며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아직도 내벽이 짜르르 떨려왔다. 한 번도 한계에 몰릴 정도로 방송을 해본 적이 없었던 진홍은 오늘 있었던 일을 되새기다가 몸서리치며 고개를 살살 저었다.

        “흣, 어떡해….”

        얼굴이 발긋하게 달아올랐다. 두 손으로 세수를 하듯 얼굴을 문지르다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러다가 중간에 맥의 이름을 불렀다는 사실도 떠올랐다. 아무도 모르겠지, 맥은 그냥, 나중에 채팅방에서 누군가 물어보면 그냥 빅맨을 불렀던 거라고 말해야겠다며 홀로 고개를 끄덕였다. 진홍은 젖어버린 시트를 당기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다, 커서 실례나 하고….”

        아랫배를 타고 올랐던 간지러움이 느껴졌을 때 뺐어야 했는데. 홀로 자조 섞인 말을 하며 시트를 돌돌 뭉쳐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왜 이렇게 됐을까. 원인은 멀리 있지 않았다. 요 며칠 사이 자신을 이상하게 만들 사람이라곤 딱 한 사람밖에 없었으니까. 제 몸이 더 음란해진 거 같았다.

        시트를 치우려고 바닥에 앉은 진홍이 한숨을 푹 쉬며 고개를 들었다. 옷장에 붙어 있는 전신 거울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 방금 막, 섹스를 끝마치고 난 뒤의 여운이 진득하게 묻어 있는 얼굴이었다. 조금 나른한 거 같기도 하고, 부족해서 애가 달은 표정인 것 같기도 했다.

        만약에 맥케인에게 연락을 해, 섹스하자고 하면 그는 흔쾌히 그렇게 하자고 할지도 몰랐다. 장난감이 아닌 사람의 맛을 봐버린 몸은 이렇게나 참을성이 없었다.

        진홍이 핸드폰을 잡았다.

        <[맥, 나랑 만나요.]

        언제, 몇 시에, 어디에서까지는 보내지 않았다. 당장은 어려웠다. 이런 꼴로 나갔다간 자신이 그를 먼저 덮칠 것 같아서. 핑퐁을 하듯 빠르게 답장해 줬던 그에게서 몇 분 동안이나 답장이 없었다. 괜히 입술이 삐죽해지려는 찰나에 핸드폰이 울렸다.

        [언제요? 괜찮으면 내일 우리 집에 놀러 올래요?]>

        진홍이 눈을 깜빡대며 다시금 상대방을 확인했다. 뭐지, 맥케인에게서 답장을 받았는데 뭔가 허전한 기분이 들었다. 왤까, 말투가 딱딱해 보이기도 하고 어딘가 알 수 없게 속상했다. 뭐지.

        우웅- 다시 한번 핸드폰 진동이 울리며 까맣게 바뀌었던 화면이 밝게 빛났다.

        [ :D♡ ]>

        진홍이 뒤늦게 받은 답장을 보고서야 피식 웃음을 지었다. 이모티콘이 빠졌었구나. 진홍이 ‘네.’ 하고 답장을 보냈다. 자신이 모르겠으면, 이렇게 만든 원인한테 직접 부딪치는 수밖에.

        그렇게 호기롭게도 다짐했으나, 맥케인이 알려준 주소지에 도착한 진홍은, 초인종 벨 앞에서 머뭇거렸다. 어째서인지 이 문을 열고, 그의 집 안까지 들어가게 되면 무엇이든 되돌릴 수 없을 거 같았다. 안경을 추켜올리고는 벨을 누를까 말까 톡톡 그 위를 두들겨댔다.

        진홍이 눈을 꾹 감고 벨을 눌렀다. 달칵.

        “…?”

        감았던 눈이 무색하게 떠졌다. 달칵, 달칵. 흔히 울리는 띠- 소리나 띵동 소리가 나지 않았다. 긴장했던 자신을 비웃듯이 고장 난 초인종이 달칵거렸다.

        “아, 뭐야아….”

        긴장했던 어깨에 힘이 쭉 빠졌다. 문을 열 방법이 없어 폰을 꺼낸 순간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진홍?’ 하며 부르는 음성에 고개를 들자 반바지만 입고 셔츠는 손에 쥔 맥케인이 보였다. 막 샤워를 하고 나온 참인지 머리카락은 물기로 젖어있었다. 진홍이 눈을 깜빡대며 가만히 서 있자, 맥케인이 빠른 걸음으로 와 대문을 열었다.

        “오래 기다렸어요? 미안, 들어와요.”

        “아, 음, 어, 저기이, 맥.”

        한 번, 아니, 두 번이나 봤던 몸인데 정말 탄탄했다. 진홍은 홀린 듯이 맥케인의 아랫배로 향하려는 시선을 바로 잡고 옷, 입어 달라며 속살대듯이 말했다.

        그 반응에 오히려 더 쑥스러워진 맥케인이 셔츠를 입고는 능숙하게 진홍을 당겼다.

        “아, 이건 선물, 처음 놀러 오는 거니까요.”

        옆에서 뽀시락거리길래 뭘까, 하며 고개를 기울이던 맥케인 앞에 상자 하나가 불쑥 내밀어졌다. 하하, 진홍의 행동에 웃음이 터진 맥케인이 진홍이 준 선물을 받아들었다.

        “고마워요. 진홍.”

        진홍은 해사하게 웃는 멕케인의 모습을 홀린 듯이 쳐다봤다. 맥케인이 진홍의 허리를 감싼 채 집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을 인식 못 할 정도로, 샤워를 곧장 하고 나온 모습이 어째서인지 야하게 느껴졌다. 진홍이 벌어지는 입을 합하고 다물었다.

        ‘야하다….’

        꼴깍, 침이 절로 삼켜졌다.

        맥케인은 진홍을 초대한 게 잘한 짓일까 속으로 생각했다. 집 안으로 들어온 진홍이 ‘실례합니다.’ 하며 이내 호기심 어린 눈동자로 여기저기 살피는 게 보였다. 안경을 쓰고 머리를 내린 진홍도 너무 자신의 취향이었다. 그래, 부정하지 말자. 그냥 호기심이 아니라 첫눈에 빠졌다는 걸.

        진홍에게 받은 선물을 아일랜드 식탁 위에 올려두며 급하게 뛰쳐나가느라 떨어진 수건을 주워 머리의 물기를 털었다. 진홍은 그런 맥케인을 흘긋 쳐다봤다. 막상 먼저 만나자고 한 건 자신인데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몰라, 작은 토끼 장식만 만지작거렸다.

        “마실 거 줄까요? 주스?”

        “아, 네!”

        “편하게 하라니까.”

        진홍은 가볍게 자신을 당기는 손에 잡혔다. 큼직한 맥케인의 손에 자신의 손이 폭 감싸이는 것을 보고는 진홍은 입술을 깨물었다. 어떡하지, 생각해보니 맥케인은 관심 있는 사람으로 만나달라고 했었다. 갑작스러운 충동으로 만나고 싶다고 했는데 그게 바로 오늘이 될 줄은 몰랐는데.

        “진홍, 긴장했어요?”

        맥케인이 몸을 살짝 숙여 시선을 바닥으로 두고 있는 진홍의 얼굴을 쳐다봤다. 입술을 우물우물하는 모습과 두 뺨이 발긋한 게 무엇 때문인지는 몰라도, 심장이 쿵쾅 울려댔다.

        “아니, 긴장 안, 했는데요…?”

        삐걱한 음성에 웃음이 저절로 났다. 진홍은 시선을 둘 곳을 몰라 발끝만 쳐다보다가 고개를 들었다. 움찔- 눈앞의 선명한 녹색 눈동자가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게 보였다. 싱그러운 빛깔에 진홍은 자신도 모르게 흠칫하며 침을 꼴깍 삼켰다. 여기서 눈을 감으면, 이대로 그에게 휩쓸릴 것 같았다.

        이러려고 온 건 아니었는데.

        쪽, 진홍이 눈을 깜빡이는 찰나에 입술 위에 말캉한 게 닿았다 떨어졌다.

        “오렌지 주스 먹을까요?”

        아무런 일도 없다는 듯 행동하는 그의 얼굴이 뻔뻔하기 짝이 없었다.



제목: 오늘 자 영상 본 사람 > < ??

        바니는 오늘도 열일 했다. 엉덩이가….

        귀여움… 내 입덕이야 ㅠㅠ

        아직도 근데 자위를 너무 힘겹게 해서 내 좆이 다 아플 정도야

        괜히 빠듯하게 내가 밀어 넣는 기분이…?? 나만 그러냐??

        그리고 맨날 코인 많이 쏘는 익명 누구냐 제발ㅠ 바니 좀 길게 보자….

        딴 BJ들은 기본적으로 한 시간 넘게 방송하는데 바니는 무슨 30분 컷도 안 돼….

        댓글 (33)

        파봉: 나도… 난 오늘도 바니한테 통장이 털렸어 근데 그 익명 정말 대단한 듯

        >>2222 당연한 거 아님? 그래야 예쁜 거 입어줄 거 아니뮤ㅠ 익명 젠장이야 돈 많으면 다냐?? 다겠네….

        1241:아니 너무 핑크빛 아니냐고, 귀두도 핑크야….

        >>젖꼭지도 분홍이라고….

        skdie1: 근데 오늘 엉덩이에 키스 마크 맞지???

        >>분장 아냐? 엉덩이에 화장ㅠㅠㅠㅠㅠ

        >>너무 무리수 아니냐….

        dkjel: 애인 생긴 거 아냐??? 아까 사정할 때 맥이란 이름 들은 거 같음

        >>빅맨 부른 거 아님? 살다 살다 딜도가 부러웠던 적 처음 ㅎ

        맥케인은 잠시 핸드폰을 가만히 쳐다봤다. 방송 사이트에서 볼 수 있는 자유게시판이었다. 특정 BJ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가 있었는데 당연 눈길을 끄는 이름은 ‘바니’였다. 그리고 익명, 코인을 잔뜩 쏘는 자신이었다.

        어쩌라고, 자신만 많이 보고 싶은데.

        쏴아아- 하는 샤워기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가 선명했다. 어쩌다가 또 이렇게 됐을까. 알 수 없는 기분에 핸드폰을 내려놓고 유리잔을 치웠다. 엎질러버린 오렌지 주스는 타월로 닦아 버리고 시계를 흘긋 봤다. 진홍이 자신의 집에 놀러온 지 30분도 안 돼서 일어난 일들이었다.

        “맥, 저기이….”

        문을 열고 빼꼼히 고개를 내민 진홍의 머리카락이 축축했다. 따끈하게 열 오른 두 뺨이 눈에 선명했다.

        “다 씻었어요? 얼른 나와요, 왜 그러고 있어.”

        “아니, 그게에….”

        우물쭈물대며 문이 닫혔다가 다시 열렸다. 주춤거리면서 나오는 진홍의 모습을 보곤 맥케인은 잠시 숨을 삼켰다. 웃으면 안 돼. 미쳤어, 맥케인 넌 못 본 거다, 못 본 거다.

        “너무 큰데, 옷이… 허리가 커서 자꾸 바지가 흘러내려요.”

        흰 다리가 훤히 드러나 있었다. 맥케인은 제 얼굴을 쓸어내렸다. 일부러 이러는 걸까, 아니 모르고 그러는 거겠지? 진홍은 쭈뼛대며 셔츠를 아래로 잡아당겼다. 어색함을 이겨내려고 과감하게 바지를 벗고 나왔는데 맥케인의 표정이 좋아 보이진 않았다. 진홍은 제 입술을 우물거리며 눈치를 봤다.

        그렇지만 바지가 정말 컸다고.

        “아, 아… 너무 컸어요? 큰일이네, 다리가 너무 섹, 아니, 야하, 아니아니, 춥겠다. 어떡하지.”

        맥케인은 본성이 자꾸 튀어나오려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놓으며 물었다. 안절부절못한 손이 입가를 문질렀다가, 괜히 뒷목을 만졌다. 그러다가 시야에 걸린 담요를 들고 와서는 진홍의 앞에 섰다.

        “이거라도 덮을까요? 미안해요, 컵을 똑바로 잡았어야 했는데.”

        맥케인이 몸을 숙여 진홍의 허리에 담요를 둘러주고 옆을 묶었다. 진홍의 몸에서 자신이 쓰는 샤워 젤 향이 폴폴 풍겼다. 미친 척하고 사귀자고 고백할까.

        바짝 마르는 입술을 혀로 핥는 맥케인을 위에서 빤히 쳐다보던 진홍이 그의 귀 끝을 손으로 스치듯 만졌다. 간지럽게 움직이는 행동에 멈칫한 맥케인이 고개를 들자마자 진홍이 몸을 숙여 그 입술을 꾹 눌렀다. 쪽, 쪼옥. 살이 가볍게 마찰하는 소리가 울렸다.

        진홍의 옷매무새를 잡아주던 맥케인이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몰라 눈을 둥그렇게 뜬 채로 진홍의 입술을 받았다. 서툴게 촙촙거리는 젖은 소리가 났다.

        감겨 있던 눈꺼풀이 파르르 떨려오는 것 같기도 했다. 어중간하게 앉아있던 맥케인이 바닥에 풀썩 앉자마자 진홍도 따라 내려와 그의 다리 위로 올라탔다.

        어중간하게 달아오른 기분이 찝찝했다. 그 기분은 금방 달달하게 달아올라 입안을 달짝지근하게 만들었다. 애타게 입술을 깨무는 행동에 입술을 살짝 벌려주자 진홍의 혀가 기다렸다는 듯이 덤벼들었다. 혀끝이 서로 맞부딪쳐 문질러졌다. 그 끝이 간질간질해져, 아랫배까지 저려왔다.

        허리를 끌어안은 맥케인의 팔이 탄탄했다. 음, 으음, 쪽, 쪼옥,

        진홍이 맥케인의 두 뺨을 잡아 입을 벌렸다. 기다렸다는 듯이 파고드는 혀가 입천장을 간지럽히고 움찔거리는 혀를 문질러댔다.

        “하, 하읍… 응….”

        “진홍, 나 정말 이러려고, 초대한 게….”

        진홍은 맥케인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키스를 하면서 다리 위에 엉덩이를 뭉개듯 앉으며 짓눌러 문질렀다. 기다렸다는 듯이 반응해오는 감각에, 그의 페니스를 여러 번 맛봤던 몸 안쪽이 저절로 움찔거렸다. 맥케인의 귀를 만지작거리는 진홍의 손길이 더 농밀해졌다. 두 사람의 입술이 타액으로 축축했다.

        “나랑, 그거 해요.”

        학, 학대는 숨소리가 제 입술에 고스란히 닿았다. 얇은 옷 한 장을 두고 부딪치는 몸이 따끈했다. 속살대는 음성이 힘없이 바스러졌다. 혹시나 맥케인에게 거절을 당할까봐, 진홍의 시선에 걱정과 두려움이 가득 담겨 있었다. 무엇을, 이라고 맥케인은 굳이 묻지 않았다.

        “관심, 있는 사이, 해요, 나랑.”

        진홍이 한껏 긴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

        쿨쩌억, 하는 소리가 아래에서 들려왔다. 그 소리가 먹먹하게 방 안을 가득 채우는 듯했다. 눈물이 잔뜩 고여 흐릿한 시야를 떨치려 진홍이 눈가를 비비자, 맥케인이 진홍의 손목을 가볍게 잡으며, ‘그만.’이라고 부드럽게 말했다.

        “눈 다쳐.”

        진홍의 손목을 잡아 옆으로 내리고는 다시 못 올리게끔 손을 깍지 껴 잡았다. 그리고는 ‘괜찮아?’ 하고 물어오는 다정한 속삭임이었는데도, 아래를 다시금 헤집어 놓는 살덩이의 움직임에 진홍은 대답도 못 한 채 여린 흐느낌만 내뱉었다. 하악, 벌어지는 입가에 쪽쪽 입을 맞추거나, 엉덩이를 움켜쥐는 큰 손에 내벽이 절로 조여들었다. 벗지 못한 옷이 밀려 올라가 젖꼭지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맥케인은 이미 흐릿해진 잇자국을 덧씌우듯 살을 짓씹었다.

        말랑한 피부가 달았다. 혓바닥으로 길게 쓸며 촙, 촙-거리며 그곳을 빨았다.

        “아, 흐응, 맥….”

        담요에는 이미 축축한 액이 묻어나고 있었다. 맥케인이 촙하고 입을 맞추면, 숨을 들이쉴 때마다 홀쭉하게 들어가는 진홍의 배 위로 귀두 끝에서 액이 핏, 핏 쏘아져 나왔다. 말간 물 같은 액이 배 위를 흥건히 적셨다.

        빠듯하게 벌어지는 애널 안으로 빙글빙글, 허리를 움직여가며 페니스가 안으로 파고들었다. 숨을 쉴 때마다 내벽이 움칠거리고, 그 움칠거림이 느슨해졌다가 조여들 때를 맞춰 흉흉한 좆이 파고들었다.

        하읍, 여린 신음과 함께 입술을 깨무는 모습이 보였다. 진홍의 손을 잡은 맥케인의 손이며, 팔뚝에 핏줄이 돋았다.

        “흐아, 아, 더, 들어오면, 안, 돼에….”

        “삼킬 수, 후, 있잖아, 깊게 들어가서 구불구불한 곳을 문질러주면 질질 쌌잖아, 진홍.”

        맥케인은 진홍을 빨리 사정을 시키려는 듯 허리를 들썩대는 움직임을 보였다. 내벽이 페니스를 쥐어짤 듯이 꿈질거렸다. 진홍의 얼굴은 땀인지 눈물인지 모를 것으로 흥건했다. 맥케인은 그런 진홍을 지그시 내려다보며 도톰하게 부푼 젖꼭지를 엄지로 문지르고는 느릿하게 몸을 쓸었다. 바르르 떨리는 몸 선을 따라 쭉 쓸어내리고는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놨다. 그에 맞춰 꾸욱, 다시 살덩이가 밀려들어갔다.

        “앗, 흐, 아… 맥, 커, 더 안 벌어져, 힉…!”

        맥케인은 벌어진 채로 달달 떨려오는 진홍의 한쪽 다리를 움켜쥐며 몸을 뒤로 물렸다. 미처 몸이 닫히기도 전에 쭉 짜놓은 젤 탓에 페니스가 유연하게 안으로 불쑥 밀려들어갔다. 쭈욱- 왈칵대며 나오는 젤과 애액이 뒤섞여 엉덩이 사이를 타고 주르륵, 흘러내렸다.

        “여기, 문질러주는 거 좋아하잖아.”

        잡았던 손목을 놓고 배꼽 아래보다 조금 더 밑부분을 손끝으로 꾹꾹 눌러댔다. 흑, 힉, 숨을 삼키는 소리가 입술 사이로 새어 나왔다. 벌어진 허벅지 다리 안쪽이 벌벌 떨려왔다. 맥- 흐느끼듯 부르는 소리에 반응해주듯이 안을 쿡 내질렀다. 퍽, 퍽 살 치대는 소리가 거실 가득히 울렸다.

        “읏, 으응, 응, 흐….”

        아랫배가 징징 울렸다. 진홍의 모습을 보던 맥케인이 갑작스레 몸을 물리며 푹 파묻혀 있던 좆을 빼냈다. 살결이 주룩 딸려 나왔고, 애액이 고였다. 빠꼼하니 움츠러드는 애널이 훤히 다 보일 지경이었다. 맥케인은 혼란스럽게 자신을 보는 진홍을 보며 씨익 웃어주고는 그의 허리를 휙 들었다. 포실한 엉덩이가 고스란히 보였다. 놀란 뒤가 움찔움찔 움츠러드는 게 눈에 다 보일 정도였다.

        “깨물어도 돼?”

        “왜에, 아냐, 빨리, 빨리이….”

        발긋해진 엉덩이 주변에 입술을 부비다가 잇자국을 냈다. 흐릿해진 부분에 덧씌우듯이, 또다시 붉은 자국이 남았다. 불편한 자세에 진홍의 몸이 덜덜 떨려왔다. 회음부를 혀로 짓눌렀다가 코로 뭉갤 듯이 움직였다.

        “이렇게, 말구우, 나, 엎드릴래….”

        “힘들어? 엎드릴래요? 엎드려서, 구멍 빨아줄까?”

        소곤소곤 속살대는 맥케인의 말에 진홍의 얼굴이 빨개졌다. 허우적대던 진홍의 손이 맥케인의 허벅지를 쳤다. 맥케인의 말에 진홍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맥케인이 어쩔 줄 몰라 하는 진홍의 몸을 놔주자 꼬물꼬물거리더니 몸을 뒤집었다. 구겨져서 말려 올라간 셔츠와 옷에 쓸려서 빨개진 등이 보였다.

        맥케인은 수를 놓듯이 등 위에 쪽, 쪽 짧게 입을 맞추고, 엉덩이 위에 폭 파인 골 위를 혀로 뭉근하게 쓸었다. 말랑한 복숭아처럼 베어 물면 한껏 다디단 향이 날 것 같은 엉덩이가 눈앞에서 살랑거렸다.

        추웁, 쪽, 애액의 씁쓰름한 맛이 혀끝에 맴돌았다. 두 손으로 엉덩이를 주물대다가 그 속으로 혀를 미끄러뜨렸다.

        허리가 덜덜 떨려왔다. 푹, 푹 가라앉으려는 몸을 당기며 엉덩이 사이를 파고드는 혀가 단단히 심지를 세우며 손가락과 함께 푹푹 들어왔다. 맥케인은 괜히 콧날로 살결을 부비고 입술을 미끄러뜨려 회음부를 입술로 물었다. 보드라운 살결이 닿았다 떨어지며 촉- 하는 젖은 소릴 냈다.

        “흐으….”

        맥케인은 진홍의 연약한 신음 소리에도 아랑곳 앉고 손을 놀렸다. 구불구불한 내벽이 그의 손가락을 감쳐 물었다. 진홍의 두 다리가 한껏 모이며 몸을 비틀거렸다. 엉덩이와 허벅지에는 그의 악력으로 인해 붉은 손자국이 얼룩덜룩 남아있었다. 고개를 든 맥케인의 얼굴은 야한 습기로 가득했다.

        맥케인은 애액으로 번들거리는 자신의 입술을 혀로 훑고는 손등으로 슥 닦아내며 몸을 바짝 붙였다. 진홍의 유연하게 휜 허리가 보였다. 자신의 셔츠는 한껏 말려 올라가 구깃구깃했고, 진홍의 등허리는 야한 곡선을 드러내고 있었다.

        나중에, 자신이 먼저 꺼내야 할 말이 있었고, 이것저것 떠오르는 것들이 많았지만 말로 흘러나오진 않았다. 흐, 하며 빠듯하게 선 페니스를 손으로 가볍게 쓸고는 진홍의 엉덩이 위를 꾸욱 짓눌렀다. 포옥포옥 파묻히는 느낌에 귀두 끝이 찌릿거렸다. 흥분으로 달아오른 그 끝에서 미끌미끌한 선액이 묻어나왔다.

        “아, 아, 맥….”

        애가 타서 몸이 움찔거렸다. 살금살금 몸을 뒤로 물리며 그의 몸에 닿으려는 듯 움직여댔다. 젤도, 콘돔도 없는 거실 바닥에서, 맥케인은 조금 곤란했다. 담요를 끌어안고 있던 진홍이 손을 뒤로 뻗어 자신의 엉덩이를 쥐었다 놨다. 빨리, 여기로, 파고들라고 하듯이. 빠끔히 드러난 선홍색 피부에 아랫배가 뻐근했다.

        “다, 안 들어가요.”

        “흐으응, 할래, 빨리이, 얼른, 흐으응….”

        뒤를 흘끔흘끔 돌아보던 진홍이 몸을 살짝 일으켜 뒤로 몸을 물렸다. 자신의 뒤에서 무릎을 꿇은 채로 앉아있던 맥케인의 허벅지 위에 살포시 앉아, 그의 탄탄한 허벅지를 엉덩이 사이에 두고 문질렀다. 기대오는 몸을 맥케인은 기꺼이 안았다.

        부끄러움 때문인지, 흥분 때문인지 빨긋하게 달아오른 뺨이나 벌어진 입술 틈새로 더운 숨이 새어 나왔다. 몽롱하고 흐릿해진 시선이 예뻤다.

        “진홍, 내 거 다 넣을 수 있어요? 아직 덜 풀렸는데?”

        “응, 응, 그러니까아, 나, 빨리, 자꾸 천천히 하지 마….”

        진홍의 손보다 큰 맥케인의 손이 진홍의 아랫배를 느릿하게 문지르다가 그의 페니스를 잡고 엄지로 그 끝을 꾹, 눌러댔다. 벌어지는 입술 틈새에선 빠끔대는 비명만 새어 나왔다.

        “응, 으흐응, 아! 하으으….”

        “이렇게 야한 거 좋아해서 어떡해, 응?”

        “야하, 면, 야하면, 하앙, 아, 이거 좋아아….”

        진홍은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입술을 몇 번이나 깨물었다 놓은 탓에 통통하게 부푼 아랫입술이 맥케인의 시선을 빼앗았다. 맥케인의 좆 끝이 진홍의 한쪽 엉덩이를 쿡쿡, 찔러대다가 자신의 허벅지 위에 앉은 진홍을 당기자 진홍의 다리가 벌어졌다. 휙, 하며 앞으로 고꾸라지는 몸을 잡고는 좁은 구멍을 찾아 귀두 끝을 푹 하고 밀어 넣었다.

        오소소 돋는 소름에 진홍은 담요를 꽉 끌어안았다.

        “하으…!”

        휙 당기는 힘에 다리가 벌어졌다. 그냥 벌어진 것도 아니고 맥케인의 허벅지를 타고 벌어지는 탓에 몸이 저절로 앞으로 더 기울었다.

        한쪽 무릎이 거실 바닥을 지탱하고 남은 한 다리는 맥케인이 잡은 탓에 옴짝달싹도 할 수 없었다.

        “학, 아, 아…! 맥, 들어, 아, 하으!”

        눈앞에서 빛이 펑펑 터졌다. 두 번. 두 번이나 섹스를 했던 남자는 이제 주저할 게 없었다. 조심스럽게 헤집는가 싶다가도 뒤로 물러서선 안으로 쿡 내질렀다. 맥케인은 빠듯한 내벽에 강하게 쑤시질 못해 애가 달아 빙글빙글 내벽을 헤집어댔다.

        “읏, 흐으으, 으응…!”

        “하…! 젠장, 좁아요, 진홍. 이렇게 좁으면서, 응?”

        자꾸, 넣어달라고 조르고, 덜덜 떨려오는 다리를 쓸며 뒤로 물렸던 허리를 다시 밀었다. 꾸우욱, 진홍이 숨을 헐떡일 때마다 꾸역꾸역 조금씩 밀려들어갔다. 내벽이 쿵쿵 맥박쳐댔다. 얼른 안을 잔뜩 치대고 싶었다. 행여나 진홍이 아파할까 싶어 맥케인은 목에 핏대까지 세운 채로 이를 악물었다.

        “맥, 큰데에, 흐앗, 아…!”

        “내가, 씹, 덜 풀렸다고, 윽… 힘, 풀어야지?”

        쫀득하게 감기는 내벽에 등골에 소름이 다 돋았다. 팔꿈치로 부들거리며 몸을 지탱하고 있던 진홍의 몸이 앞으로 쿡 처박혔다. 그리고 맥케인은 뒤로 물러났다가 즈윽, 딸려 나오던 살결을 다시 헤집으며 안으로 푹, 푹 느릿하게 짓눌러댔다.

        “흑, 흐응, 응, 하으….”

        진홍은 담요를 꽁꽁 안은 채로 앞으로 밀렸다. 즈윽, 즉, 조금은 메마른 살결 소리에 맥케인은 인상을 찌푸리곤 몸을 숙였다. 진홍의 목덜미며 귓가를 깨물었다.

        “빨리, 쌀게. 아파요?”

        ‘응?’ 다정히도 물어왔다. 페니스는 겁나 큰 게, 아찔하게 좋으면서도 원망스러웠다. 빅맨 정도의 사이즈였으면 이런 고생은 하지 않았을 것 같은데. 하지만 저 살덩이가, 완전하게 들어차서 한 번도 제대로 닿은 적도 없는 곳을 건드리면 아무런 생각조차 나지 않았다.

        얕은 곳을 문지르는 허리 짓이 강한 듯 연약했다. 폭, 폭 메마른 안을 적셔내려는 움직임이 조금은 다급했다. 쪽, 쪽 등 뒤에 수놓듯이 입술이 내려앉고 진홍은 엉덩이를 쭉 뺀 채로 흐느꼈다. 흔들흔들 몸이 흔들릴 때마다 진홍은 자신의 귀두 끝에서 액이 뚝뚝 떨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얕은 곳을 찔러서 안쪽이 더 간지러웠다.

        빨리, 더, 더, 머릿속이 멍했다. 맥케인의 페니스에서 울컥하며 정액이 쏟아져 나와 진홍의 안을 적셨다. 푹, 젖은 소리를 내며 조금 더 깊은 곳으로 파고들었다.

        “흐으, 아아… 들어, 들어와아….”

        맥케인은 자꾸 마르는 입술을 깨물었다. 진홍의 젖꼭지를 손끝으로 문지르며 느릿하게 뺐던 허리를 강하게 탁 쳐올렸다. 힉- 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바들바들 떨리는 등과 귀두 끝을 뜯어 먹을 듯이 꽉 죄어오는 내벽에 뒷골이 다 당겼다. 겨우 반을 삼킬 정도였던 곳이 반 이상을 삼켜 먹었다. 쫀득하게 감기는 감촉에 맥케인은 느릿하게 숨을 뱉으며 진홍의 뒷목에 얕은 입맞춤을 했다.

        “흐으응, 응, 힝, 아, 깊어어….”

        진홍은 칭얼거리는 소리를 내며 고개를 비스듬히 돌렸다. 얼핏 보이는 눈가는 물기로 축축했다. 진홍의 유두를 만지던 손은 느릿하게 아랫배로 내려왔다.

        “더, 들어가면 여기에 내 좆이 만져질 거 같은데, 그런 거, 해봤어요?”

        귓가에 속살대는 말이 나른했다. 맥케인은 배꼽 주변과 아랫배를 손끝으로 꾹꾹 눌렀다. 벌써, 뒤가 징징 울리는데, 거기까지, 더 들어온다고? 진홍은 조금 정신이 없었다. 진홍이 도리질을 쳤다.

        “아니, 아니이, 그럼, 큰일 나아….”

        말꼬리마저 흐느적거렸다. 자칫 방심했다가는 타액이 줄줄 흐를 것 같아서 진홍은 침을 꼴깍꼴깍 삼켰다. 너무, 뭔가 너무 좋은데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

        “책임질게요, 응?”

        “아니이, 그치만, 그치만….”

        푹, 소리와 함께 진홍의 숨이 흣, 하며 멈췄다. 절로 벌어지는 입술이 파르르 떨려오고 눈꺼풀이 힘없이 나풀거렸다. 진홍의 몸을 다 덮을 듯이 덮친 그가, 진홍의 아랫배를 더 당기며 안으로 더 파고들었다. 잠시간의 대화로 익숙해진 부피가, 더 좁은 길을 기어코 뚫었다.

        “아, 아, 아…!!”

        뒤늦게서야 터져 나오는 비명에 맥케인은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허리를 물렸다가 안으로 깊게 파고들었다. 꾸욱- 담요를 끌어안고 있던 손이, 앞으로 나아가려는 듯 뻗어졌다. 흐아, 아, 숨을 할딱이며 쭉 뻗은 손끝이 꼼지락거렸다. 맥케인은 그 몸에 올라타며 가볍게 그의 손등을 덮어 깍지를 꼈다.

        “미안, 나 너무 오래 참았어요, 진홍.”

        다정한 속삭임이 귓가에 내려앉았다.

        진홍은 숨이 넘어갈 것 같았다. 맥케인의 목을 한껏 끌어안으며 몸을 벌벌 떨었다. 공중에 붕 뜨인 몸이 아래로 훅 떨어질 것 같았다. 걸을 때마다 푹, 푹 더 깊게 들어오는 성기가 안을 한껏 짓눌렀다. 아랫배가 불룩해지지 않을까? 진홍의 안에 싸지른 정액이 하얀 포말을 남기다가 아래로 뚝, 뚝 떨어졌다.

        “맥, 맥… 빨리, 들어가, 빨리이….”

        맥케인의 허리를 꽉 죈 진홍의 다리가 덜덜 떨렸다. 맥케인도 빨리 걸음을 옮기고 싶었지만 죄어오는 감각에 자신도 모르게 걸음을 멈칫하고 만다.

        거실에서 추삽질을 해대는 움직임에 무릎이 쓸린 진홍이 아프다며 흐느낀 탓에 돌려 눕혔다. 맥케인은 그 상태로 두어 차례 더 움직이다가, 진홍의 모습을 보고 멈칫했다. 눈물을 그렁그렁 매단 채 엉망이 된 얼굴로 쳐다보는 진홍의 모습에 그의 몸을 들어 올려 방으로 가자며 달랬다.

        그리고 지금 이 모습.

        “서서, 할까? 응? 진홍, 타이트하게 조여서 진짜, 하….”

        아찔한 감각에 욕설이 나오려는 것을 막았다. ‘서서?’ 맥케인의 말에 진홍은 도리질 쳤다. 다리가 풀려서 넘어질지도 몰랐다. 매달려 있는 것조차 한계였고, 자신의 귀두 끝에서는 이미 묽은 액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

        빨리 들어가라며 할퀴는 손길에 맥케인은 마지못해 자신의 침실로 들어섰다. 못 삼킨다며, 커서 안 된다고 도리질 치던 진홍은 없었다. 이미 반 이상을 삼켰고 잘만 하면 끝까지 처박혀 들어갈 것 같았다. 맥케인이 걸음을 옮길 때마다 그의 페니스가 전립선에 닿아 문질러지는지 몸이 절로 튀었다.

        풀썩.

        힘없이 침대 위로 떨어진 진홍의 몸을 당겼다. 진홍의 허리 아래에 자신의 베개를 끌어 놓아준 후, 널브러진 두 팔을 당겼다. 진홍의 허리가 접힐 때마다 맥케인의 성기가 한 뼘씩 더 밀고 들어왔다. 야릇한 긴장감에 아랫배가 덜덜 떨릴 정도였다.

        “하, 진홍, 이제, 못 물러요. 괜찮아?”

        “흐응, 흐응, 읏, 응, 으응, 그러니까, 나, 안에 해줘, 해줘어….”

        정신없이 끄덕이며 깍지 낀 손끝을 세웠다. 해야 할 말들은 많았지만 맥케인 또한 오래 참았다.

        퍽! 확 당기는 힘에 진홍의 입에서 끄으, 하는 소리가 새어 나왔다. 시야가 휙휙 돌아가는 것 같았다. 깊숙이, 정말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깊게 파고든 그 끝이 안을, 누르고, 눌렀다. 얼핏 아랫배가 불룩해진 것 같기도 했다. 헉, 허어, 허어, 진홍의 입에서 멈췄던 숨이 겨우 뱉어지고, 맥케인은 빠듯하게 우물거리는 진홍의 애널 안을 아랑곳하지도 않고 다시 몸을 뒤로 물렸다가 짓찧었다.

        “히익, 아!!”

        진홍이 새된 비명이 질렀다. 느릿하던 움직임은 어느새 예민한 곳을 자비 없이 내찔렀다. 몸이 흔들렸다. 겨우 벌어진 입술 사이로 소리가 새어 나왔다. 진홍이 잡힌 두 팔을 빼내 보려 힘없이 움직였지만, 맥케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가 당기면 당기는 대로 움직였다. 딱 한 번, 저번에 했었던 섹스로 딱 한 번 느꼈던 그곳이 다시 두툼한 귀두로 문질러졌다. 소름이 끼쳤다.

        맥케인은 진홍의 두 손목을 한 손으로 가뿐히 잡은 채로 치대면서 말을 타듯 유연하게 허릴 움직였다. 추적거리는 소리가 요란했다. 움직이는 대로 흔들리는 진홍의 페니스가 통통하게 부풀어 액을 한껏 뱉어내고 있었다. 통통, 튀길 때마다 액이 후두둑 쏟아져 몸을 적셨다.

        “고작 이걸로 줄줄 싸면 어떻게, 하, 으, 야하네.”

        차박차박거리는 소리가 점점 요란해졌다. 얕게 찌르기를 반복하면서, 길을 한 번 낸 안으로 수월하게 들어갔다. 정신없는 와중에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맥케인의 음모가 진홍의 엉덩이에 닿을 정도로 몸이 바짝 붙었다는 것이다.

        흥분으로 빨긋하게 달아오른 뺨이 보였다. 방송에서 홀로 자위할 때 한 번씩 보였던 그 표정이었다. 방송이 아닌 실물이 제 아래에서, 자신의 이상형인 남자가 헐떡이고 있다는 게 믿기질 않을 정도였다.

        “예뻐, 응? 진홍, 진짜, 하, 진짜 예뻐요.”

        “흐으응, 학, 아, 아으응, 맥, 맥, 제발, 제바알…!!”

        허공에서 발버둥 치던 진홍의 다리가 맥케인의 몸을 당겼다. 짙은 녹음으로 물든 시선이 진홍의 몸을 핥았다. 훑는 정도가 아니라 탐닉을 하려 들었다.

        맥케인의 말이 점점 줄어들었다. 헉, 헉 하는 더운 숨을 뱉는 소리만 들렸다. 진홍은 홀로 오르가즘에 올랐다가 훅, 훅 떨어지는 감각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이미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고 빨리, 안을 가득 적시고 싶은 생각만 가득 차올랐다.

        딜도로는 느낄 수 없던 그 생생한 감각이.

        “씹….”

        “아, 안 돼에, 안에, 싫어어, 안에…! 흐, 나, 이상, 해, 아, 아아…!!”

        맥케인은 잡고 있던 손을 놓고 진홍에게 몸을 한껏 붙인 채로 퍽퍽 안을 쳐올렸다. 달뜬 신음을 삼키고 쪽, 쪼옥, 입술을 게걸스레 빨아댔다. 맥케인은 야릇한 시선에 금방이라도 사정할 것 같아 몸을 물리려고 했다. 힘없이 흔들리던 진홍은 두 다리로 그의 허리를 당겨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진홍의 허리가 움직였다.

        허우적대는 진홍의 팔을 맥케인이 당겨 안았다. 나갈 타이밍을 놓친 맥케인은 순간 멈칫하며 인상을 일그러뜨렸다. 크으- 짐승같이 낮은 신음이 목을 울렸다.

        울컥, 울컥, 안을 가득 채우는 열기에 진홍은 숨을 멈췄다. 하, 하아, 그의 몸을 안은 두 팔이 잘게 떨려왔다. 안에, 쌌어. 몸서리칠 정도로 아찔했다. 진홍의 목덜미에 이마를 묻은 채로 숨을 고르던 맥케인이 고개를 들었다. 흐릿한 물빛 눈동자가 자신을 나른하게 내려다보고 있었다. 맥케인을 안고 있던, 잘게 떨리는 손으로 땀으로 흠뻑 젖은 그의 머리카락을 넘겼다. 눈썹이나, 뺨 그리고 입술에 닿는 그 끝이 연약하기 짝이 없었다.

        “좋아해요. 정말 많이 이르지만.”

        홀린 듯이 뱉어진 맥케인의 말은 주워 담을 수 없었다. 진홍은 모르겠지만, 맥케인은 아마 방송을 처음 본 순간부터 그에게 반했던 것이었다.

        “관심, 있는 사이 하자고 했으니, 연애해도 될까요?”

        까슬한 음성이 귓가에 닿았다. 진홍의 눈이 느릿하게 감겼다 떠졌다. 정말 이른 감이 없잖아 있지만, 마냥 싫지만은 않았다. 진홍의 숨이 그의 입술에 닿았다.

        “응… 좋아요.”

        서로 관심 있는 관계로서 한 발짝 다가선 섹스의 끝이었다.





Mac & Bunny

        연애하자고 말하고 난 이후였다. 굴곡 없는 일상에 조금은 달달한 사탕이 하나 달려든 것 같아서 기분이 달콤했다.

        연인 사이에는 무엇을 하나요?

        깜빡깜빡, 커서가 깜빡거렸다. 진홍은 입술을 우물거렸다. 의자 위에 무릎을 끌어안고 앉아 둥근 안경을 낀 채로 모니터 화면을 찬찬히 살폈다. 엔터를 누르면 과연 자신이 원하는 답변을 얻을 수 있을까? 방송 사이트의 포럼 게시판이었다. 가끔가다가 자신의 방송을 본 후기를 보거나, 혹은 장난감의 정보를 얻을 때 외에는 잘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간혹가다가 연애 상담 따위의 글을 봤던 것 같아서 자신도 모르게 홀린 듯이 접속하고야 말았다.

        “방송이랑 다른 아이디 쓸 수 있어서 다행이지….”

        막상 연애를 하자고 마음을 먹으니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집에서만 일을 한 탓도 있겠지, 생각하니 자신이 너무 밖을 안 다녔나 싶기도 했다.

        연애, 단어만 떠올려도 웃음이 비죽비죽 새어 나오고 가슴께가 간질간질했다. 괜히 발가락 사이도 간지러운 것 같아 한껏 움츠렸다가 쭉 펴보기도 했다. 자신의 핸드폰 메신저에는 그와의 귀여운 이모티콘 대화로 한가득이었다.

        혹시나 무뚝뚝해 보이는 것은 아닌가 싶어서 하나, 하나 배워다가 똑같은 답장을 해줬다.

        “연애, 연애… 이걸로 부족해.”

        이대로 가다가는 사귀고 얼마 안 돼서 곧바로 차일 판이었다. 연애에 대한 지식이 없고, 자신은 야한 짓밖에 몰랐다. 아랫도리가 지조 없이 간지러워지는 것 같았다.

        “영화관 데이트, 레스토랑, 놀이공원….”

        사람 많은 곳은 딱 질색인데. 레스토랑은 저번에 맥케인이 데리고 가줬으니 한 것과 다름없지 않을까. 알 수 없는 설명들에 진홍은 화면만 또렷하게 노려보며 고개를 기웃거렸다. 영화관 데이트도 나쁘지 않겠네. 볼펜으로 ‘영화관’에 동그라미를 그렸다. 레스토랑에 영화관, 딱 괜찮네. 진홍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아, 방송은, 어떡하지.”

        그만두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애인이 생겨버린 상황에 더 하는 것도 이상했다. 자신이 프리랜서로 일해서 번 돈과 가끔씩 부모님이 보내주는 용돈으로 생활을 하지만, 나름 자신의 생활에 한몫하고 있던 방송이 마음에 걸렸다.

        그냥 방송도 아니고, 성인 방송. 어떻게 고백하지, 벌써부터 눈앞이 깜깜했다. 책상 옆에 있는 장난감 상자를 한 번, 캠을 한 번, 그리고 핸드폰을 한 번 노려보았다.

        말 안 하고, 방송도 공지를 남기거나 하면 괜찮을 것 같은데, 싶다가도 이상하게도 찜찜함이 사라지지 않았다.

        그래도 일단은 데이트가 먼저였다.

        메시지로 먼저 데이트 신청을 해보려고 했던 진홍은 갑자기 전화가 걸려온 탓에 고민이 사라졌다. 맥케인의 데이트 신청이었다. 전화를 받고 나서는 벌떡 일어나 욕실로 들어갔다. 마트에서 아무거나 집어 온 샤워 젤에서는 달달한 솜사탕 냄새가 났다. 샤워 볼에 그걸 쭉 짠 진홍은 향을 맡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구석구석 몸을 닦다가 거울에 비치는 제 모습에 멈칫했다.

        잔뜩 들뜬 불그스름한 얼굴. 욕실 안의 습기 탓인지, 아니면 아랫배를 찡하게 울리는 이상한 기대감 탓인지는 알 수 없었다. 멈칫했던 손을 다시 놀렸다.

        물기를 머금은 피부는 뽀얗게 보였다. 부들부들한 크림을 바르고는 물기가 축축한 머리카락을 말렸다.

        “아, 옷 뭐 입지.”

        옷이라곤 맨투맨이나 후드티가 대부분인 진홍은 옷장을 연 채로 우울한 낯을 했다.

        진홍이 옷장과 씨름하는 동안 도착한 맥케인은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했다. 진홍의 집 앞에 차를 세워 둔 채로 기다리는 것마저도 즐거웠다.

        블랙 셔츠의 목을 죄는 단추를 풀고, 핸드폰을 이리저리 만지작거렸다. 탁. 문소리가 들려 고개를 드니, 걸어 나오던 진홍이 잠시 멈칫하는 게 보였다.

        “진홍.”

        맥케인이 활짝 웃으며 차에 기대고 있던 몸을 뗐다. 작은 브랜드 로고가 찍힌 맨투맨에 블랙 진이었다. 진홍은 맥케인의 옷을 한번 흘긋대고는 자신의 옷 밑단을 주물거렸다.

        “귀엽네요.”

        쪽, 맥케인의 가벼운 뽀뽀가 안경 위, 진홍의 눈썹에 닿았다.

        두 사람의 데이트는 진홍의 의견이 반, 맥케인 의견의 반이 합해져, 가볍게 식사를 한 후 영화관으로 향했다. 평일인 탓에 사람들이 드문드문 있어서 분위기는 한산했다. 잠깐 사이에 진홍의 품 안에 팝콘 통이 안겨졌다. 카라멜 코팅이 바삭하게 부서지는 식감이 좋았다.

        뽀시락거리면서 팝콘을 먹는 진홍의 모습을 보며 맥케인이 웃었다. 심장이 간질간질하고, 어쩐지 아랫도리가 찡한 것 같기도 했다.

        “들어갈까요?”

        “응, 자리는요?”

        팝콘에 집중한 채로 조심조심 걸음을 옮기는 진홍의 등을 감쌌다. 순간 주변에서 시선이 모여들었지만 맥케인이 주변을 둘러보자 이내 고개를 하나둘 돌렸다. 순간 매서운 시선 탓인지 그들은 더 이상 두 사람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좋은 자리 구했지. 가볍게도 콧노래가 나올 것 같았다. 조금 뒤쪽의 커플석을 잡은 맥케인은 진홍이 자리에 앉는 것을 보고는 자신도 자리에 앉았다.

        묘하게 높은 양쪽 칸막이를 보고는 맥케인도 편하게 등을 기댔다. 수런수런한 소리도, 옆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도 기꺼운 기분이었다.

        “맥, 먹을래요?”

        아직 영화 시작 전이라 그런지 어수선한 분위기를 틈타 입가에 달달한 향이 닿았다. 손가락까지 쑥 입에 물었다. 뜨끈한 체온에 진홍의 눈이 동그래졌다. 괜히 장난이 치고 싶어져서 혀끝으로 손가락 지문이 있는 곳을 살살 핥았다.

        “쪽.”

        “아, 아, 그걸 왜 그렇게 먹고 그래요.”

        화를 내려는 찰나에 화면이 어두워졌다.

        이야기는 조금은 진부한 로맨스였다. 하지만 연애를 시작한 탓인가, 이 진부한 것마저도 기분을 간지럽게 만들었다. 듬성듬성 자리한 커플들의 머리통이 살포시 기우는 것도 보였다. 영화관을 정말 손에 꼽을 정도로 왔던 진홍은 이렇게 넓게 트인 곳에서 저래도 되는 건가 싶어서 팝콘을 입에 물다 말고 눈만 깜빡거렸다. 다리 사이에 팝콘 통을 끼워 둔 채, 자신도 한 입, 그리고 맥케인에게도 한 입 넘겼다. 아까와 같은 이상한 행동은 하지 않았다.

        맥케인이 다리 위에 얌전히 있던 자신의 손을 잡아왔다. 크고 뜨끈한 체온이 제 손을 가두는 듯하다가 느릿하게 깍지를 껴왔다. 진홍의 다리 위로 맥케인의 손등이 닿았다. 손가락 사이를 파고드는 그 행동에 어쩐지 등골이 오싹해졌다. 이렇게 손깍지 잡은 게 언제더라.

        영화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섹스할 때 확 움켜잡아오던 손, 갑작스럽게 떠오르는 생각에 진홍의 뺨이 확 달아올랐다. 아랫배가 다 홧홧한 것 같았다. 흘긋 옆을 보니 맥케인은 편하게 의자에 기댄 채로 영화를 보고 있었다. 의식하는 것은 자신뿐이었다. 손바닥에 열이 오르다 못해 땀이 차는 것 같았다. 어떡하지.

        꼼지락거림을 느끼고 있던 맥케인은 진홍의 손등을 손끝으로 느릿하게 쓸었다. 작은 손의 부들부들한 감촉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어두워서 더 붙어 있고 싶을 정도로.

        움찔움찔, 별것 아닌 일에 몸이 절로 튀었다. 어떻게든 떠오르는 상상을 떨쳐내려 스크린으로 시선을 돌렸지만 실패했다. 배우들은 입을 맞추며 한껏 사랑을 속살거리고 있었다.

        ‘어떡해.’

        자연스럽게 두 배우의 모습에 자신들의 모습이 겹쳐 보일 지경이었다. 꾸욱, 맘대로 설 것 같은 제 바지춤 위를 꾹 눌렀다. 그러다가 불쑥, 시야에 맥케인의 얼굴이 보였다.

        “어디, 안 좋아요?”

        영화에 방해되지 않게 작게 속살대는 목소리와 걱정 어린 눈빛이 보였다. 진홍의 눈이 안경 뒤로 느리게 깜빡였다. 진홍이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벙긋거리는 게 신경 쓰여 맥케인이 팝콘 통을 치우며 그를 향해 일어나라고 할 찰나였다.

        다리가 한껏 움츠러들었다. 왜? 맥케인은 자신도 모르게 그의 다리 사이를 훑었다.

        이런, 귀여운 어린 애인은 손을 잡은 것만으로도 발정이 나버린 것 같았다.

        타당, 철컥, 화장실 제일 끝, 문이 닫혔다. 읍, 하아, 하아, 안경 너머로 몽롱하게 풀린 눈동자가 보였다. 입술이 달았다. 쪽, 쫍, 쪼옥, 맥케인이 몸을 숙이고, 진홍은 몸을 바짝 붙여 발끝을 들었다. 그의 목에 팔을 둘러 반쯤 매달리다시피 안겼다. 부들부들 떨리는 다리가 다 느껴질 정도여서, 행여나 그가 넘어질까 싶어 허리를 안은 팔에 힘을 줬다.

        “읏, 하아, 아, 쪽, 쫍.”

        탁하게 젖은 물빛이었다. 속눈썹 촘촘히 맺혀 있던 물기가 또륵또륵 흘러내렸다. 어디에서 발정이 난 걸까, 귀여운 바니는. 맥케인은 이런 상황도 기꺼워 웃음과 함께 그의 목덜미를 빨았다.

        “뭐 때문에 이렇게 흥분했어, 응?”

        “손, 손이….”

        할딱대며 대답했다. 진홍은 자기가 생각해도 너무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정한 게 부끄러워서 입술을 깨물었다. 손? 남은 한 손을 들어 제 손을 찬찬히 살핀 맥케인은 조금 아리송한 얼굴이 되었다. 목을 끌어안고 있던 팔이 살금살금 내려오나 싶더니 맥케인의 가슴 부분을 배회했다.

        “혹시, 나, 너무 밝혀서….”

        “괜찮아. 더 밝혀주면 좋겠는데.”

        진홍의 몸을 벽에 기대게 하며 그의 바지 후크를 풀었다. 아무런 무늬가 없는 드로즈 한 부분이 동그랗게 젖어 있었다. 맥케인은 큰 몸을 구겨 앉아 진홍의 페니스를 입에 물었다.

        “아, 잠…!”

        “쉿… 누가 들어올라.”

        페니스를 물었다 놓은 맥케인이 말했다. 진홍은 그제야 여기가 영화관의 화장실이라는 것을 깨닫고 긴장감에 몸을 움츠렸다. 입안 가득 고여 드는 침을 삼키고 그의 어깨를 밀듯이 손을 뻗었다.

        “흐….”

        오히려 옷을 움켜쥐는 꼴이 되어버렸다. 추웁, 습한 입안이 진홍의 페니스 끝부터 천천히 잡아 삼켰다. 귀두 끝이 맥케인의 입천장에 비벼질 때마다 허벅지가 달달 떨려왔다. 스윽, 슥, 맥케인의 움직임은 느릿하면서도 그 끝을 저릿하게 만들었다.

        바지가 주륵, 흘러내려 다리를 움직일 수가 없었다. 추운 날씨가 아니었음에도 허벅지에 오소소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추웁, 춥, 젖은 소리가 났다. 물에 젖은 듯 소리는 귀속에서 먹먹하게 울렸고, 뜨끈한 입안과 서늘한 공기가 번갈아가며 페니스에 닿아왔다.

        진홍의 허리를 잡고 있던 손이 살포시 내려와 엉덩이를 느리게 주물렀다. 큰 손아귀가 진홍의 엉덩이를 한가득 쥐었다 놓을 때마다 허리가 움찔 튀었다. 진홍은 입에서 신음 소리가 새어 나올까 봐 제 손으로 입을 막으며 흐느꼈다.

        맥케인은 진홍의 페니스를 목 깊은 곳까지 빨아들였다. 후들거리는 다리와 고개가 절로 뒤로 젖혀졌다. 입을 막은 손 사이로 더운 숨이 색색 새어 나왔다. 안경에는 뿌옇게 김이 서려 시야가 흐릿했다. 빨리, 싸고 싶었다. 엉덩이를 주무르는 손이 조금 더 대담해졌다. 골 주변을 느리게 쓸어내리고 촘촘하게 오므라든 주름 위를 꾹 눌렀다. 잠시 입을 떼고 손가락에 타액을 묻히며 그 뒤를 찬찬히 헤집었다. 쑤욱, 밀려들어오는 손가락에 진홍이 놀라서 잠, 깐이라고 외칠 찰나였다.

        영화 상영이 끝났는지 웅성거림이 들렸다. 맥케인의 귀도 그걸 들었는지 쫑긋거렸다. 그래도 움직임은 멈추지 않았다. 맥케인의 고갯짓이 더 빨라져서 진홍은 결국 사정을 참지 못하고 그의 입안에 울컥 사정을 했다.

        어, 어떡, 입을 벙긋거리는 것을 흘긋 본 맥케인이 입을 다문 채로 몸을 일으켰다. 페니스만 꺼내 드는 맥케인의 움직임이 조금 다급해 보였다. 왁자지껄한 소리 와중에도 그의 표정은 무섭도록 굳어 있었다. 그는 작게 헐떡이는 진홍을 보며 자신의 손에 입안 가득 고여 있던 진홍의 정액을 뱉어냈다. 느릿하게 흘러내리는 정액을 보며 진홍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미안.”

        정말 작은 속삭임이었다. 멈추는 것 없이 제 페니스 위를 치덕치덕 바르고는 진홍의 다리 한쪽을 훌쩍 들어 올렸다. 쿠욱, 두툼한 귀두가 뒤를 눌렀다. 하읍, 맥케인은 뒤를 찌름과 동시에 진홍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폭, 덮이는 숨결에 그의 팔뚝을 한껏 움켜쥐는 손길이 다급했다. 음, 으음,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 장소 탓과 제대로 못 풀어준 탓에 뒤를 찌르기는커녕, 자칫 잘못했다가는 진홍이 다칠 판이었다. 맥케인도 그걸 느꼈는지 인상을 찡그렸다가 뒤를 파고드는 것을 포기하고는 진홍의 페니스와 자신의 것을 붙여 잡았다. 진홍의 손을 끌어 같이 덮었다. 다 잡히지도 못하는 살덩이가 후끈한 열기를 달고서 마주 비벼졌다.

        화장실에서 두 차례나 사정한 진홍은 맥케인의 품에 반쯤 안기다시피 해서 화장실을 빠져나와 집 앞까지 도착했다.

        “다 왔어요, 괜찮다니까?”

        “그치만, 나 너무….”

        입술이 삐죽삐죽거렸다. 맥케인은 정말 괜찮았다. 그의 방송도 여러 번 봤었고, 그리고 몸을 겹친 것도 여러 번이라 그의 성향을 고스란히 꿰뚫고 있었다. 본인만 모르고 있었을 뿐.

        갑작스럽게 사람 많은 곳에서 그런 일을 하게 한 것에 대한 미안함으로 자꾸 사과를 하길래, 할 때마다 입을 맞춰줬더니 그 이후로는 삐죽거리기만 했다.

        사과는 자신이 해야 할 판인데.

        맥케인은 진홍에게 자신이 영상을 봤다고 언제 고백을 해야 할지 타이밍을 재고 있었다. 멜리사가 사귀는 사이에 속이는 것은 정말 불필요한 것이라고 콕 찝어 이야기한 탓에 마음이 불편했다.

        “맥, 저기, 차, 마시고 갈래요…?”

        진홍이 곰곰이 생각하는 자신의 손을 이끌며 물었다. 눈매가 발긋하게 달아올라 있었다.

        “물론, 좋아요.”

        맥케인은 귀여운 토끼의 초대에 기꺼이 응하며 먼저 앞장서는 진홍을 뒤따라갔다.

        집 안은 꽤나 깨끗했다. 너무 깨끗해서 조금은 어딘가 모르게 비어 있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잠시만, 하며 주방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보다가 자신도 모르게 걸음을 옮겼다. 하나, 하나 진홍의 손길이 안 닿은 곳이 없을 정도였다. 한쪽에는 살짝 열려 있는 방문이 보였다. 진홍은 아직 나오지 않았고, 판도라의 상자를 열고 싶은 사람처럼 홀린 듯이 문을 열었다.

        진홍의 침실이었다. 옷이 조금 어수선하게 침대 위에 올라가 있었고 주변을 찬찬히 살피다가 한 곳에 시선이 멈췄다.

        “…헉!”

        진홍은 자신의 방에 들어간 맥케인의 모습을 보고 숨을 멈췄다. 그의 시선이 어디를 향하는지도 너무 적나라하게 보일 정도였다.

        물건을 확인한다고 포장만 뜯은 채로 놔둔, 티팬티와 토끼 머리띠, 그리고 딜도와 에그 같은 장난감이 적나라하게 보였다.

        “매, 맥, 아니, 그건 저기, 있잖아요.”

        진홍은 맥케인이 자신의 방에 멋대로 들어온 것임에도 화낼 생각도 하지 못한 채 당황하며 그의 곁으로 다가섰다. 맥케인이 몸을 숙여 자신의 손바닥보다 더 작은 팬티를 집어 들었다. 진홍의 통통한 페니스도, 엉덩이도 다 못 감쌀 정도의 천이었다. 진홍은 그의 손에서 속옷을 빼내 감추었다.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했다.

        “이건, 이건, 그러니까….”

        “바니.”

        숙이고 있던 고개가 휙 들어올려졌다. 너무 놀라면 말도 안 나온다는데 딱, 그런 기분이었다. 진홍은 순간 자신이 무슨 소릴 들었나 싶어 눈을 깜빡였다.

        “바니. 바니로 방송하는 거 알고 있어요.”

        “무, 슨… 소릴, 하는, 지….”

        진홍의 대답이 뚝, 뚝 끊겼다. 시선이 어지러웠다.

        “말을, 하려고 했는데 그게 자꾸 분위기가. 아니, 미안해요. 속일 생각은 없었어. 이상형인데 갑자기 눈앞에 나타나서….”

        “나, 나가요.”

        “…진홍.”

        “나가요, 얼른.”

        맥케인의 몸을 떠미는 진홍의 손이 떨렸다. 맥케인은 이게 아닌데, 너무 섣불리 말을 꺼낸 것 같아 표정이 일그러졌다.

        “잠깐… 그러니까 조금만 생각할 시간을 줘요, 지금 너무 혼란, 스러우니까….”

        그가 나를 바니로 불렀어. 얼굴이 새빨갛게 익었다. 치부를 들킨 것처럼 부들부들 떨려왔다. 눈물이 핑 돌았다. 애초에 연애는 자신과 안 맞는 게 분명했다. 설렘을 안고 데이트 장소 같은 걸 검색해 보는 게 아니었다.

        맥케인은 진홍이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보고 입안을 깨물었다. 이대로 가버리면 끝이겠지.

        “진홍, 나 봐요, 응?”

        “싫, 읏….”

        울음이 비죽 튀어나왔다. 맥케인은 그 앞에 다가서며 뺨을 감싸 올렸다. 물기를 머금은 눈동자가 눈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미안, 내 욕심이었어요, 응? 미안해.”

        “말을, 왜… 흐윽….”

        “욕심부려서 미안해요, 근데 자꾸 미뤘다가는, 나중에 알게 됐을 때 더 힘들까 봐, 응? 울지 마, 아까도 잔뜩 울었잖아.”

        맥케인이 굳은 분위기를 풀어보려 곤란한 듯 웃고는 작은 농담을 뱉었다. 퍽! 꽉 쥔 주먹이 맥케인의 팔뚝을 때려왔다. ‘속았어.’ 울며 속살대는 진홍을 보며 맥케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한껏 고개를 기울여 진홍의 얼굴을 살펴보려 들었다. 울망울망 고여 있는 눈물이 뺨을 타고 흘렀다.

        “응, 내가 속였어, 미안해.”

        “왜, 왜, 말 안 하고, 그래요.”

        “어떻게 말해요, 이렇게 우는데.”

        진홍은 그럼 지금은 왜 한 건데, 하는 표정으로 물기를 가득 매단 채 자신을 노려봤다. 맥케인은 그가 노려보는 것마저도 속을 간지럽히는 것 같아서 진홍의 안경을 벗기며 그의 몸을 폭 안았다. 열 오른 몸이 따끈따끈하게도 감겨왔다. 맥케인은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고 있지만, 속은 타들어 가고 있었다. 마음을 고백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그동안 자신이 속여왔다는 것 때문에 진홍이 헤어지자고 할까 봐 조마조마한 상태였다.

        “사랑해, 진짜예요.”

        “….”

        진홍은 맥케인의 고백에 품에 고개를 묻은 채 대답하지 않았다. 그 침묵에 맥케인이 진홍의 몸을 놨다. 역시 너무 급하게 이야기했나. 쓰린 속을 꾹꾹 누르며 맥케인이 물었다.

        “나, 가?”

        “….”

        입을 꾹 다물고는 바닥만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 보드라운 속눈썹에 다시 물기가 그렁그렁 고여 들었다. 톡, 건들면 툭 하고 떨어질 것 같았다.

        “나, 가요 진짜?”

        그가 움직이는 시늉을 하자, 진홍의 손이 그의 옷자락을 잡아왔다. 진홍은 울음을 참고 있어서 그런 것인지, 맥케인에게 속았다는 것이 분해서 그런 것인지, 씨근덕거리고 있었다.

        “사랑한다면서.”

        “응, 맞아.”

        “근데 왜 가려고 그래요.”

        “진홍을 화나게 한 것 같아서요. 진짜야, 첫눈에 반했어.”

        “거짓말.”

        “아, 이런. 어떻게 해야 믿어줄까.”

        맥케인이 무릎을 꿇었다. 고개를 푹 숙인 진홍을 올려다볼 수 있게. 진홍의 휘둥그레지는 모습을 보며 그가 조금은 안심한 듯 웃음을 지었다. 진홍의 머뭇거림이 보였다. 맥케인이 보드라운 손을 끌어 그 끝에 입을 맞췄다. ‘용서해줘요.’ 속살대는 음성이 한껏 낮았다.

        “응? 바니.”

        진홍은 짙어지는 녹색 눈동자를 보며 입안을 깨물어댔다. 채팅창으로만 익숙히 봐왔던 단어를 직접 들으니 기분이 이상했다. 싫은 건 아닌데, 말 안 하고 지내왔다는 것에 대한 괘씸함이 자꾸 몽글몽글 피어올랐다. 아무런 말이 없는 진홍을 보는 맥케인의 속은 바짝바짝 타고 있었다.

        “정말, 첫눈에 반했어요?”

        심통 난 목소리가 조금은 풀린 듯 들렸다. 맥케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에 호응했다. 맥케인은 진홍을 올려다보느라 미처 살피지 못했지만, 드러나 있는 진홍의 발가락이 부끄러움에 꼼지락거리고 있었다. 바니인 걸 알면서도 모르는 척한 것에는 물론 화가 났지만, 맥케인의 행동에 마음이 풀리고 말았다.

        그렇지만 티 내기 싫은 진홍은 괜히 입을 더 삐죽였다.

        “내가 벌주면, 그거 받을 거예요?”

        “물론, 화가 풀릴 때까지. 아니, 그전에 헤어지자는 말은 안 돼.”

        그게 뭐야, 그건 벌 아니잖아. 진홍이 불퉁한 표정을 지어도 맥케인은 물러서지 않았다. 어떻게 사귀게 된 건데. 절대 포기할 수 없었다.

        그리고 잠시 후, 맥케인은 화가 풀릴 때까지 벌을 받겠다는 말을 후회하게 됐다.

        “응, 으응, 하아….”

        눈앞에서 실시간으로 펼쳐지는 1인 방송에 맥케인은 당장에라도 그 몸 위에 올라타고 싶었다. 두 사람은 속옷만 입고 서로 마주 보고 앉은 채였다. 혀로 쓸면 그 살결이 착착 감겨 올 것만 같았고, 자신이 깨물 때마다 신음하는 게 절로 떠올랐다. 하지만 자신은 벌을 받는 중이었다.

        “젠장, 진홍….”

        “흐응, 아, 안 돼, 그거 풀지 마아….”

        진홍의 장난감 통에서 튀어나온 플레이용 수갑이었다. 맥케인이 풀어달라는 말을 해 봤지만, 자신을 달래주지 않을 거냐며 오히려 울상을 지은 탓에 꼼짝없이 그의 자위를 하나, 하나씩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맥케인이 아까 전에 핥았던 손가락이 봉긋하게 솟은 유두를 살살 굴리듯 움직였다. 유연하게 휜 허리 하며 옴폭 파인 배꼽이나, 숨을 쉴 때마다 할딱이는 숨결이 달기만 했다. 이미 맥케인의 앞섶은 묵직하게 몸집을 키운 뒤였다.

        속옷 하나만 입은 채, 다리를 벌리고 앉은 진홍은 남은 손으로 자신의 허벅지를 쓸었다. 키스 마크가 남은 곳을 덧그리듯 움직이다가 이내 갑갑함이 싫어져 동그랗게 젖은 속옷을 벗었다. 털 하나 없는 맨들맨들한 피부와 통통하게 부푼 페니스가 드러났다. 몇 번 주무르는가 하다가 젤을 손에 가득 짜 아래를 적셨다.

        “흐, 보여, 보여요? 나, 여기, 좋아하는데….”

        느릿한 말투, 방송에서만 보여주던 말을 하며 눈을 게슴츠레 떴다. 허공에 뽀뽀를 하듯 입술을 오므리며 쪽, 소리를 냈다. 꾸욱, 아래로 손가락이 흔적도 없이 삼켜졌다. 진홍은 이물감에 잠시 몸을 떨었다. 스윽, 슥, 손가락이 내벽을 훑었다. 맥케인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로 진홍을 불렀다.

        “풀면 안 될까…? 안 만질게.”

        “으응, 응, 안 돼요, 풀면, 안 돼. 나한테, 손, 대는 것도 안 돼, 알았어요?”

        손가락으로 문지르던 그 자리에는 어느새 슬림한 딜도가 쑥, 밀려들어갔다. 푸욱 하며 젖은 소리가 생생하게 나는 것 같았다. 흥건하게 짜 넣은 젤이 주르륵 밀려 나왔다. 맥케인의 몸이 움찔거렸다. 진홍은 팽팽하게 부푼 맥케인의 앞섶을 흘끗거리며 아래를 착실히 문질러댔다. 흐앙, 흐앙, 교태 어린 목소리가 방 안 가득히 울렸다. 방송이 아닌 생생한 모습에 입이 바짝 타들어가는 것 같았다.

        쯔걱쯔걱, 이렇게 얇은 게 아니었다. 이미 한 번 큰 것을 맛본 탓에 이런 건 그냥 손장난에 가까웠다. 진홍은 맥케인의 페니스를 보며 자신이 벌을 받는 것 같은 크기지, 생각하며 침을 꼴깍 삼켰다. 진홍의 생각과는 다르게 묶여 있는 맥케인은, 진홍의 몸을 제대로 못 만지는 것으로 착실하게 벌을 받고 있는 중이었다.

        진홍이 딜도로 뒤를 문지르며 몸을 숙였다. 맥케인의 속옷 위로 진홍이 뺨을 대며 흘긋 위를 올려다봤다. 손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로 주먹을 쥐는 맥케인의 모습이 보였다. 그래, 데이트보다는 자신은 이런 게 어울렸다.

        너무 밝혀서 질리면 어떡하지. 코끝이 찡해지고 눈물이 고였다. 진홍은 애써 생각을 휘휘 밀어내고는 코끝으로 속옷 위를 슬슬 쓸다가 입술로 가볍게 뽀뽀를 했다. 촙, 촉, 횟수를 거듭할수록 속옷이 축축해졌다.

        “바니, 이거 성 고문이야….”

        “으응, 아냐, 나, 바니잖아요.”

        ‘나 못 믿어요?’ 속살대는 얼굴이 야했다. 입술이 통통하게 부어올라 있었다. 진홍이 나긋한 표정으로 속옷을 끌어 내리며 고개를 다시 숙였다. 하압, 귀두 끝을 겨우 입으로 물었다. 서툰 입질에도 허벅지 근육이 팽팽하게 섰다. 뒤를 쑤석거리던 딜도를 잡고 있던 손이 맥케인의 페니스를 두 손으로 잡고 입으로 축축한 소리를 내며 빨았다.

        갈 곳을 잃은 손이 몇 번이나 진홍에게 닿았지만, 진홍은 찰싹 하며 그 손을 물리쳤다. 삼키지 못한 타액이 좆 기둥을 타고 줄줄 흘러내렸다. 조금 깊게 입에 물었을 때는 이도 스치고 잘못 삐끗해서는 목젖을 깊게 찔렀다.

        “컥, 쿨럭, 쿨럭….”

        기침으로 떨리는 등에 땀이 바작바작 나고 있었다. 간지러운 진홍의 애무에 맥케인은 골이 다 당기는 것 같았다.

        진홍은 빨개진 얼굴로 벌어진 귀두 끝을 혀끝으로 문질렀다. 춥, 쭙, 빨 때마다 비릿하고 미묘한 맛이 느껴졌다. 입안에 타액이 고이면 주륵, 뱉어내며 손으로 빳빳하게 선 살 기둥을 쓸었다.

        혀를 길게 빼며 그 옆을 촘촘하게 핥을 때마다 학, 학 하는 더운 숨이 뱉어졌다.

        “오늘, 이게 내 빅맨이에요.”

        입술로 그의 귀두를 잘근잘근 깨물었다. 찌릿거릴 때마다 맥케인의 아랫배에 잔뜩 힘이 들어갔다. 단단하게 힘이 들어간 복근과 허벅지에 진홍의 손끝이 스치듯이 닿았다. 맥케인은 당장에라도 진홍의 보드라운 머리카락을 헤집고는 억지로 다 삼키게 하고 싶을 정도로 움직이고 싶었다.

        “빅맨은, 바니 말 제일 잘 듣는 장난감이니까요.”

        “진홍, 잠깐…!”

        꼿꼿하게 선 페니스 아래로 젤이 흘러내렸다. 무릎걸음으로 그의 다리 위로 올라탄 진홍은 빨갛게 달아오른 입술로 맥케인의 입술에 부딪쳤다. 엉덩이골 사이에 자리 잡은 맥케인의 성기는 빨리 그의 안으로 파고들고 싶어 난리였다.

        진홍의 애널에 꽂혀 있던 딜도가 침대 위를 나뒹굴었다. 맥케인의 페니스를 잡은 진홍의 행동은 과감했다. 몸을 바짝 붙이자 뾰족하게 선 젖꼭지가 몸에 문질러졌다.

        푹, 상당한 질량감에 몸이 멈칫거렸다. 학, 하아, 겨우 뱉는 숨이 맥케인의 귓가를 적셨다. 유연하게 뻗은 허리와 옴폭한 엉덩이골까지. 귀두를 겨우 물었다 놓는 속살은 정말이지 아찔할 정도로 기분이 좋았다.

        진홍의 얼굴이 터질 듯이 빨개져 있었다. 맥케인의 어깨를 꽉 쥐었다 놓은 손이 부드럽게 목덜미를 쓸었다. 맥케인은 입이 바짝 타들어갔다.

        “아, 아파아….”

        힘을 주었다 풀었다 하는 것이 적나라하게 느껴졌다. 더운 숨이 훅, 훅 귓가를 훑었고 진홍은 작게 흐느끼며 조금만 작아져 보라며 재촉했다. 아찔한 감각에 맥케인의 허벅지에 탄탄하게 힘이 들어갔다. 귀두를 겨우 물고 있던 애널에서 쏙 빠져나갔다. 다시 그 끝부분과 살살 마찰했다. 회음 부분으로 문지르는가 하면 미끄러지듯 움직여서 엉덩이골 사이로 쑥 밀려 나가기도 했다.

        바짝 가까워진 얼굴과 물기 어린, 야하기 짝이 없는 흐린 물빛 눈동자가 맥케인을 쳐다봤다. 진홍은 갈등했다. 도저히 혼자서 넣을 자신이 없었다. 귀두만 겨우 머금었다 뺀 게 두어 차례였다.

        “내가 해줄까요, 응?”

        어떡하지, 고개를 기울였다. 솔직히 화났던 기분은 금방 식고 이다음의 행동에 대한 기대감만 잔뜩이었다. 진홍은 맥케인의 페니스를 자신의 다리 사이에 둔 채로 살금살금 움직였다. 어쩔까.

        “그럼 살살, 해줘요.”

        맥케인을 약 올리기엔 자신도 이미 몸이 달아오른 상태라 멀찍이 밀어뒀던 수갑 열쇠를 잡았다.

        “흐아, 앗, 아…!!”

        묵직한 체중이 몸을 덮쳤다. 애처로운 강아지처럼 굴었던 맥케인은 제 페니스를 한껏 삼킨 채 허리를 떠는 진홍을 보며 허리 짓을 했다. 쯔걱, 쩍, 젤과 살이 맞부딪히는 소리가 요란했다. 가느다란 허리를 손아귀 가득 잡고 깊숙이 삽입했다. 팽팽하게 서 있던 진홍의 페니스 끝에서 흰 액이 튀었다. 입술을 꽉 물었다 놓아, 절로 벌어지는 입술 사이로 가느다란 신음이 흘렀다.

        이불을 가득 쥐었다 놓는 손끝이 잘게 떨려왔다.

        “흐, 아, 아아… 맥, 맥….”

        “응, 바니.”

        맥케인은 이미 들킨 거, 한 번쯤 불러보고 싶었던 이름으로 진홍을 불렀다. 풀렸던 눈이 활짝 떠져 깜빡거렸다. 그 모습을 보다가 안으로 다시 쿡 찔러 들어가니 진홍은 몸을 발발 떨어왔다. 젖꼭지가 통통하게 부어올랐고, 정액이 그 위를 느른하게 타고 흘렀다.

        “바니, 내, 코인은 어땠어요?”

        “아…?”

        맥케인은 진홍의 다리를 휙 들어 올리며 몸을 뒤로 물렸다. 맥케인이 다시 퍽 하고 진홍의 안에 찔러 넣자, 진홍은 아랫배가 징징거리며 약한 통증과 함께 야릇한 감각을 느꼈다.

        “다른 사람들에게 사정하는 거, 보여주기 아까워서.”

        “뭐… 아, 하앙, 아! 잠까안, 아…!!”

        빨리 싸게 하려고 좀 많이 썼는데, 맥케인은 뒷말을 삼키고는 멀리 떨어진 베개를 찾으려다, 서로 이어진 몸을 뺄 생각이 없어, 옆에 구겨진 이불을 둘둘 뭉쳐 진홍의 허리 아래 끼웠다. 진홍의 허리가 붕 떴다. 맥케인이 고개를 숙여 입을 맞췄다. 달게 감겨오는 혀를 쪽쪽 빨며 입가를 타고 흐르는 타액을 삼켰다.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손을 잡아 깍지를 끼며 얕은 허리 짓을 했다. 입안을 타고 신음이 흘렀다.

        “응, 응, 웃, 흡….”

        쫍, 쪼옥, 쪽, 하아, 떨어져서 서로 빤히 쳐다보다가 다시 또 입을 맞췄다. 큰 손에 갇힌 진홍의 손끝이 그의 손등을 가볍게 긁어댔다. 철벅대면서 구멍을 비집고 젤과 애액이 비죽비죽 새어 나왔다.

        입을 맞댄 채여서 진홍은 정신이 조금 몽롱해지는 것 같기도 했다.

        “나, 용서해줘요, 응? 진짜 첫눈에 반했다고요.”

        속살대는 말소리를 들으며 진홍은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커다란 흉기가 안을 푹푹 쑤셔대서 약하게 헛구역질이 올라올 것 같았다.

        “응, 으응, 그러니까, 하앙, 아, 제발, 제발…!”

        나, 가, 간다고, 도리질 치는 진홍을 끌어안았다. 붕 뜬 다리, 발끝이 한껏 움츠러들었다가 꽃이 활짝 피듯 펴졌다. 번지점프를 하듯 아찔한 감각이었다. 헉, 헉, 숨이 가빴다. 아찔한 감각에 정신이 혼미해진 진홍은 몇 번 눈을 끔뻑이다가, 안고 있던 팔에 힘이 풀리며 눈을 감았다.

        “진홍?”

        맥케인은 몸을 꽉 죄어오던 손길이 풀려, 놀라서 그의 얼굴을 살폈다. 달뜬 두 뺨은 여전히 불그스름한 홍조를 띤 채였다.

        “진홍, 진홍? 바니야, 아니, 잠깐.”

        꽈아악. 안타깝게도 힘이 풀린 곳은 팔다리뿐이었다.



***

        방송에 불이 들어왔다. 바니, 진홍은 평소와 달리 말끔하게 옷을 입은 상태였고 곱실거리는 머리카락은 넘긴 모습이었다. 생기가 오른 두 뺨이 선명했다. 화면을 또렷하게 쳐다보는 눈은 맑았고, 배시시 웃는 모습에는 색기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으응, 하이….”

        [바니ㅠㅠㅠㅠㅠㅠ]

        [알람 보고 잘못 들은 줄 알았어ㅠㅠㅠ ]

        [미쳤다 무슨 일이야???]

        진홍은 입술을 깨물며 웃었다. 오랜만에 휙휙 올라가는 채팅창을 보면서 실실 웃고는 펑펑, 터지는 코인 메시지를 보며 손을 살살 흔들었다. 입술을 내밀며 뽀뽀를 하는 시늉이나 하는 교태 어린 몸짓은 없었다. 오늘은 딜도 안 쓰냐며, 속옷 입어달라는 메시지를 하나, 하나 읽으면서 뺨을 긁었다.

        “아, 음, 그게….”

        3주. 연애하자고 선언하고 난 후 흐른 시간이었다. 정말 일이 순식간에 휙, 휙 지나가서 어안이 벙벙할 정도였다. 연애라니, 저절로 정력이 넘치는 자신의 애인, 맥케인의 얼굴과 몸이 고스란히 떠올랐다. 괜히 다리 사이가 간지러워져 몽롱한 표정이 된 진홍은 그들이 자신을 애타게 부르는 메시지를 보고는 아차 했다.

        “실은, 여, 연애를 시작했어요… 자기들한테는 꼭 말해주고 싶어서….”

        이러나저러나 몇 년 동안이나 자신을 봐줬던 구독자들이었다. 욕하거나 이대로 떠나겠지, 진홍은 조금은 시무룩해져 키보드를 향해 시선을 내렸다. 그치만 말하는 게 예의인 것 같으니까. 자신도 모르게 다소곳하게 무릎 꿇은 자세로 키보드 위를 만지작거렸다.

        [역시 연애ㅠㅠㅠㅠ]

        [존나 그 xx 로또 아니냐ㅠ]

        [바니ㅠㅠ 나보다 크냐? 커???? 내가 더 잘해 줄 수 있다고!!!!]

        [빅맨보다 클 자신은 있고?]

        [채팅방의 ‘익명’이 1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바니 혼자 하는 것 보다 잘하냐???]

        [xx 너네들 미워ㅠㅠ]

        [채팅방의 ‘익명’이 1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채팅방의 ‘xxxo’가 1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채팅창에 중간중간 이상한 욕설이 보였지만, 방의 방장이 알아서 그들을 차단시켜버렸다. 진홍은 조금 조마조마한 얼굴로 한쪽 눈만을 겨우 뜬 채로 채팅방을 살폈다. 자신의 생각과는 다른 반응들에 눈이 절로 휘둥그레졌다.

        [바니 쫄보였어? 귀엽네]

        [아니ㅜ 연애하면 바니 엉덩이 이제 못 봄? 핑크 고추 그 xx 혼자서 보냐고]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올 것 같았다. 그 와중에도 익숙한 ‘익명’이란 이름이 눈에 걸렸다. 방송을 지켜보고 있을 그에게,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흐흥, 몰래 연애 상담하러 오려고 했는데, 그래도 돼?”

        [물론!!! 커플 영상은 없어??]

        “아, 음… 글쎄, 커플 영상… 없지 않을까?”

        진홍이 보조개가 파일 듯 웃으며 말했다.



***

        끼익, 맥케인은 얼굴을 쓸었다. 자신이 크게 하는 일은 없지만 신상 런칭이라는 소리에 회사에 나온 상태였다. 마네킹에 입혀진 야한 란제리, 그리고 선반 위의 딜도와 젤들. 각양각색의 콘돔들이 늘어져 있었다. 성인용품이란 게 다 비슷비슷한 종류지만 조금 더 실루엣이 야해지고, 과감해진 것 같았다.

        “사장님, 이번 컨셉은 천사와 악마입니다.”

        “…멜리사, 그건 좀 진부하지 않을까?”

        “원래 진부한 게 잘 먹히는 법입니다만.”

        끈으로 된 슬립은 사람이 입었을 때 배꼽 위를 아슬아슬하게 가릴 정도였다. 아니, 몸을 가린다기보다는 모자이크 처리에 가까운 얇은 소재였다. 그리고 팬티는 아래를 감싸주지도 못할 트임 속옷으로, 천사 컨셉은 화이트와 핑크로, 악마 컨셉은 레드와 블랙으로 되어 있었다.

        ‘진홍에게 어울릴 거 같은데.’

        소리를 낮춘 채로 방송을 켜둔 상태였다. 자신에게만 보이는 방향이라 일하는 직원들은 딱히 관심도 없다는 듯 열심히 신상을 설명 중이었다.

        ‘오늘 연애한다고 말할 거예요.’ 자신의 몸에 올라타서는 헐떡이며 말했다. 3주 전까지만 해도, 아니 처음 바니의 방송을 봤을 때만 해도 두 사람의 관계가 이렇게 발전할 줄은 꿈에도 몰랐었다.

        고백 이후 진홍의 집에 방문했을 때 발견해버린 위험한 장난감에 결국 참지 못하고 영상을 보고 반했다는 말까지 했었다. 그리고 진홍은 자신을 내쫓아버렸지.

        ‘그래도 일찍 말하길 잘했지.’

        사람을 너무 쉽게 믿는 것도 걱정이었지만, 행여나 속였다고 영영 보지 못할까 봐 얼마나 걱정을 했던가. 손이 발이 되도록 빌었다. 멜리사는 짜게 식은 눈으로 맥케인을 쳐다봤다. 제품을 설명하다 말고 한숨을 푹 내쉬고는 그의 시선이 머무르는 포장된 천사 란제리와 미니 에그를 불쑥 내밀었다.

        “뭐지?”

        “그런 게슴츠레한 눈으로 노려보지 마시고 일에 협조 안 하시려면 직접 써보고 후기나 들려주세요.”

        “아니, 내가 뭐, 언제.”

        “그 사랑스러운 바니 님은 사장님이 하자고 하면 해주실 것 같은데요!”

        그러니 도움 안 되는 짓 하지 말고 얼른 가라며 손짓을 했다. 그 와중에도 맥케인은 바니의 방송에 코인 선물을 잊지 않았다. 밑 트임 속옷이라. 저번에도 비슷한 거 입은 방송을 봤었는데.

        “그럼 그 망사 타이즈 좀 같이 넣어줘.”

        “예에, 예.”

        휴대폰 화면에서는 진홍이 여전히 조잘거리고 있었다. 아, 얼른 집 가고 싶다. 맥케인은 화면 위로 입을 맞추며 멜리사가 챙겨준 봉투를 손에 들었다.

        집으로 향하는 걸음이 가벼웠다. 그러다가 자연스레 진홍의 침대 아래에 숨겨져 있던 그 장난감 박스가 저절로 떠올랐다. 그중에서 뒤를 쑤실 만한 것만 골라 버렸다. 멈칫, 맥케인의 인상이 미묘하게 찌푸려졌다. 장난감 박스 뒤에 떠오르는 물건 하나. 빅맨.

        그것도 버리려고 했는데, 울먹이며 자신의 첫 딜도라고, 살금살금 올라와서는 스스로 올라타버리는 탓에 어영부영 넘겨버리고 말았다.

        “두 번 이야기하자니 쪼잔하고.”

        자신과의 섹스가 버거운 걸까, 절정에 오른 표정을 보니 그건 아닌 것 같은데. 화면 속의 진홍은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뭘까, 간간이 카메라를 빤히 보는 게 자신을 쳐다보는 것 같아서 웃음이 났다.

        ‘당신이랑 하는 거 아니면, 혼자서 방송으로, 그, 그… 하지 않을게.’

        ‘사귀는 사이잖아요.’ 하며 올려다보는 시선도. 긴장감에 잘근거려 통통하게 부었던 입술도. 하, 아래가 절로 빠듯해지는 것 같았다. 맥케인은 그가 보고 싶어서, 차에 시동을 걸고 진홍의 집으로 향했다.

        맥케인이 운전을 하는 사이 방송을 못 보는 틈을 알았는지는 몰라도, 진홍은 열심히 연애 상담을 받고 있었다.

        [바니는 너무 야하니까, 가끔은 올라타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ㅠ애인이 잘해줘?? 바니 오늘 옷을 예쁘게 입은 게 애인 때문이야?]

        “으응, 나보다 연상인데, 엄청 잘해줘. 진짜야.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것도 하고….”

        정말이지 발이 바닥에 닿지 않는 그 아찔한 감각은 다시금 허리를 저릿하게 한다. 중력으로 푹푹 쑤시고 들어오던 그의 좆과 그 힘이 자꾸 생각났다. 그 이후로는 힘들어서 침대 위에서만 뒹굴었는데.

        [채팅방의 ‘차차’가 1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채팅방의 ‘321548’가 5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바니 근데 애인은 방송하는 거 알아?]

        알지, 알다 못해 후원 코인도 엄청나게 받았지. 진홍은 애매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익명’의 정체가 맥케인이라는 것도 들었다. 그리고 코인을 잔뜩 줘서 빨리 사정시켰던 이유도.

        [이제 바니 젖꼭지 못 보냐고….]

        “으응, 미안….”

        채팅창은 울음바다였다. 온갖 신체 부위와 자신의 이름을 불러대며 울고 있었다. 귀여운 이모티콘도 종종 보여, 저절로 맥케인이 생각이 난 진홍이 실실 웃음을 흘렸다. 우웅- 옆에 있던 핸드폰이 울렸다.

        “아, 잠깐만?”

        허둥대는 모습이 고스란히 잡혔다. 채팅방에 있던 이들은 애인이냐고, 물음표투성이인 이야기를 했다.

        [“문 열어줘요, 바니.”]

        장난스레 불러오는 이름을 들으니 귓가가 다 간지러웠다. 허둥대던 진홍이 ‘미안 나, 가요.’ 하며 손을 짤짤 흔들었다. 다급하게 끈 탓에 닫기가 아닌 내려놓기 상태로 몸을 돌렸다. 갑자기 나가는 모습을 본, 채팅방에 남은 자들은 ‘????’만 치며 바니를 애타게 불렀다.

        고스란히 바니의 방 안이 다 보이고 있었다. 멀리서 들려오는 소음에 채팅방에 남은 구독자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나가는 것을 멈추고 조용히 방을 지켰다.

        진홍은 구겨진 옷을 탁탁 털고는 문을 열었다. 말끔하게 넘긴 머리나, 시원스레 웃는 미소가 시선을 끌었다. 허리를 확 끌어오며 입부터 맞춰왔다.

        “음, 으응, 쪽….”

        팔을 뻗어 그의 목에 둘렀다. 뒤꿈치를 들어야 겨우 입술에 닿을 정도라 맥케인이 성큼 들어오며 몸을 숙여줬다. 자연스럽게 안아 드는 폼이 몇 차례나 했던 행동이라 그의 허리에 진홍의 다리가 감겼다.

        “흣, 아, 맥… 쫍, 쪽.”

        하악, 하며 벌어진 틈새로 더운 숨이 오갔다. 진홍은 눈을 반쯤 감았고 맥케인은 그런 진홍을 발라먹을 듯이 보며 입술을 빨았다. 진홍은 타액이 엉키고 입안을 헤집는 살덩이에 어쩔 줄 몰라 하며 안긴 채로 몸을 들썩거렸다.

        “하, 진홍, 보고 싶어서 빨리 왔어요.”

        “내 방송, 봤으면서….”

        “응, 연애 상담은 잘했어?”

        배에 꾸욱 닿아오는 살덩이의 느낌에 진홍을 안은 팔뚝에 절로 힘이 들어갔다. 폭 안겨 오는 몸에서 달달한 향이 나는 것 같았다. 내가 이렇게도 인내심이 짧은 놈이었을 줄이야. 소파 위로 내려주려는 시늉을 하는 찰나에 진홍의 다리가 허리를 죄어왔다.

        “오늘은 안 해?”

        “나, 참을 자신이 없어요, 진홍.”

        좆의 크기 때문에 실제로 넣은 횟수보다는 진득한 애무만 했을 때가 더 많았다. 고백했을 때처럼 깊게 들어오는 일은 드물었다. 그때는 무슨 정신으로 다 들어갔는지, 진홍은 침실로 가자며 속살거렸다.

        야한 게 좋다며 당당하게 이야기를 했던 모습이 저절로 겹쳤다. 그리고 야한 게 좋다는 만큼 진홍은 침대에서 적극적으로 붙어왔다.

        말간 배경 화면이 켜진 상태로 온에어 불이 들어와 있었다. 두 사람은 그것을 미처 신경 쓰지도 못한 채로 침대 위로 몸을 날렸다. 보이지 않는 화면에는 구독자들의 대화가 정신없이 올라가고 있었다.

        진홍은 침대 위에 누워 자신의 몸 위에 올라탄 채로 옷을 벗는 맥케인을 올려다봤다. 그 둘은 섹스에 막 불붙은 사람처럼 늘 서로를 갈구했다. 그만큼 합이 좋았고, 할 수 있는 것도 다양했다.

        맥케인이 셔츠를 벗어 던졌다. 탄탄한 복근에 진홍의 손끝이 닿았다. 달달 떨려오는 진홍의 손길이 간지럽기만 했다. 맥케인이 웃어주자, 진홍은 바짝 마르는 입술을 핥고 자신의 셔츠를 들어 올렸다. 잇자국이 난 흰 피부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밤새 혹사당한 젖꼭지가 시원한 공기에 닿자마자 뾰족하게 서는 것 같았다.

        “운전하는 동안, 혼자 안 했고?”

        “으응, 전혀, 맥, 왜 또 코인 줬어요.”

        “우리 바니, 예쁜 옷 입히려고.”

        고무줄 바지는 손쉽게 벗겨졌다. 토옹, 튀어 오른 성기가 흥분으로 불긋했다. 맥케인은 속옷도 입지 않은 채로 침을 꼴깍 삼키는 어린 연인을 내려다봤다. 들고 들어온 종이 가방을 엎자 멜리사가 챙겨줬던 물건이 떨어졌다. 진홍은 부스럭대는 비닐 소리에 호기심 어린 눈으로 그것을 쳐다봤다.

        “신상. 입어줄래요, 바니?”

        맥케인은 부끄럼 타는 진홍을 귀엽다는 듯 보며 얇디얇은 천 쪼가리를 집어 올렸다. 손보다 더 작아 보이는 천 쪼가리가 진홍의 다리를 타고 올라갔다. 진홍은 그의 손길에 몸을 뒤척이며 발끝으로 맥케인의 성기 위를 지그시 누르는가 하면 발끝으로 그의 허벅지를 문질렀다.

        진홍의 귀두 끝에서는 이미 꿀이 뚝뚝 흐르고 있었다. 속옷이 보들보들한 피부 위를 덮었다. 작은 천 쪼가리는 진홍의 성기를 장식하듯이 자리했고, 밑이 트인 곳으로 흥분으로 통통해진 고환과 페니스가 삐죽 삐져나와 있었다. 맥케인은 별다른 말도 하지 않은 채 고개를 숙여 진홍의 성기를 물었다.

        “아아…!”

        추웁, 질척한 소음이 방 안을 적셨다. 캠으로 그 두 사람의 행위가 고스란히 송출되고 있었다. 속살거림도, 젖은 숨소리도. 방송에 참여한 이들은 자신들의 스피커 음량을 최대한으로 높이고 그들의 움직임을 보며 채팅방에 코인을 쏴댔다.

        맥케인이 혓바닥으로 귀두 끝을 문지르고 기둥을 느리게 훑었다. 자극적인 혀의 움직임에, 벌어져 있던 다리가 자꾸 모여들어 그의 얼굴을 가뒀다. 올려다보는 시선이, 머리카락이 자꾸 그의 얼굴을 가리는 것 같아 진홍이 맥케인의 머리카락을 넘겼다.

        타액이 질척하게 묻어났다. 고환까지 우물대던 그가 진홍의 허리를 더 들게 하고 허리 아래에 베개를 넣었다. 익숙하게 뒤를 핥는 숨결에 진홍은 고개를 내저었다. 그의 애무는 너무 노골적으로 야했다. 가끔은 너무 한 곳만 괴롭히고 정말 엉엉 울 정도로 집요해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손가락이 안을 파고들어 왔다. 꾸물꾸물 손가락을 감쳐 무는 내벽의 감촉에 맥케인은 익숙하게 젤을 짜 안으로 흘려 넣었다. 쯔걱쯔걱 질척한 마찰음에 입안이 자꾸 말랐다. 맥케인은 진홍의 몸을 핥았던 탓에 그의 맛이 입안에 맴돌았다. 달고, 또 달았다.

        다 삼켜버리고 싶을 만큼.

        “하, 으응, 뭐예요, 이거….”

        “말했잖아요, 신상이라고… 근데 후, 안 되겠네. 응? 다 못 가려주잖아.”

        하늘하늘한 천 쪼가리가 이내 흥건하게 젖어들었다. 맥케인은 진홍의 엉덩이 사이를 가로지르는 끈을 당기며 안을 문질렀다. 진홍은 조금 깊은 곳에 자지러지는 부분이 있었다. 다정하게 입을 맞추고 목덜미를 빨았다. 꿈틀거리는 등 근육 위로 진홍의 손이 내려앉았다. 손끝이 절로 움찔움찔거렸다.

        아, 다 넣고 싶다. 맥케인은 끝까지 쑤셔 박았던 그 감각이 아찔하게 떠올랐다. 그 이후로는 너무 정신 못 차리는 것을 무서워하는 진홍의 모습에 늘 반만 밀어 넣은 채로 추삽질을 해댔었다. 조금만 더 꼬시면 해주지 않을까, 그는 착하고 다정하니까.

        진홍의 유두를 혀로 굴리며 생각했다. 흥분에 배가 홀쭉하게 들어갔다 나왔다. 맥케인의 손이 진홍의 몸을 느릿하게 쓸면 그것마저도 애무가 돼 몸을 바르르 떨어왔다.

        가슴 주변으로 울긋불긋한 잇자국이 또렷하게도 남았다. 다른 손은 멈춤이 없었다. 여전히 구멍 속을 헤집었고 안을 꾹꾹 눌러댔다. 조금 더 부드러워져서 자신의 것을 물 수 있게.

        “나도 자기라 해줘요, 네 애인은 난데, 왜 채팅방 놈들은 자기야.”

        “하아, 아니이, 그건, 버릇이, 아…!”

        “그런 버릇은 버려야지.”

        맥케인은 어느새 손을 쑥 빼내고, 움찔거리는 구멍 주변에 입을 맞추듯 귀두를 들이밀었다. 흥건한 젤의 느낌과 구멍에 마찰하면서 쩍쩍 달라붙는 귀두의 감촉에 오소소 소름이 돌았다.

        “빅맨은 언제 버릴 거예요.”

        “하, 으, 그건, 그거언….”

        머뭇거림을 읽은 맥케인은 짓궂게 웃으며 침대 위에 널브러져 있던 에그를 집었다. 버튼을 누르자마자 익숙한 진동음이 들렸다. 하지만 그 크기가 너무 작아서 진홍은 달아오른 뺨을 한 채로 맥케인을 올려다봤다. 진홍은 에그를 혀끝으로 문지르다가 입으로 물었다. 타액이 흥건하게 묻은 에그가 진홍의 젖꼭지와 배꼽을 타고 내려왔다. 징징- 울려대는 진동 소리가 요란했다. 진홍은 에그가 귀두 끝에 닿자마자 눈을 크게 뜨며 허리를 잘게 떨었다. 아랫배까지 지릿거리는 에그의 움직임에 힉힉거리며 고개를 내저었다.

        “내 것도 다 못 먹으면서, 그것도 같이 쓰려구요?”

        “여, 연습은, 힉, 잇, 간지러어….”

        연습이라니, 맥케인의 눈가가 절로 찌푸려졌다. 과연 그런 용도로 남겨둔 거였구나. 그치만 애인인 자신을 두고 그걸로 연습이라니 조금은 기분이 상했다.

        “날 두고 그걸로 연습을 해?”

        “아…!!”

        그딴 것, 자신이 만들어 놓고 괜히 기분이 나빴다. 자신은 진홍의 몸에 딱 한 번, 아닌가, 두 번인가. 깊게 들어갔던 게 그게 다였는데, 오물오물 잘도 삼키는 그곳에 빅맨 따위로 연습을 한단다. 조금 기가 차서 말도 안 나왔다.

        “서운한데.”

        “그치만, 힉, 응, 으응, 그치만….”

        귀두 끝은 프리컴으로 흥건해졌다. 맥케인은 진홍의 귀두 끝을 에그로 문질렀다. 두 다리가 맥케인의 몸을 감싸듯 움직이다가 몸에다가 비벼온다. 끝을 타고 오르는 간지러움인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감각에 허리가 절로 떨렸다. 눈물이 핑 돌았다.

        “그치만, 그치마안….”

        “응, 그치만 왜요, 고작 딜도 하나에 밀려서 나 조금 속상하니까 나랑 어울려줘.”

        꾸욱, 맥케인이 가느다란 속옷 끈을 옆으로 밀치며 작은 에그를 안으로 쑥 밀어 넣었다. 겁을 집어먹었던 것과는 별개로 지잉지잉 울리는 진동은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한없이 작게만 느껴졌다. 여태껏 코인 딜도와 같은 강한 진동만 느꼈던 탓도 없잖아 있겠지만. 맥케인은 콘돔 비닐을 이로 찢어 제 것 위에 씌웠다. 흉흉한 것이 더 위험하게 번들거렸다. 늘 컸지만, 유독 오늘따라 더 커 보였다. 진홍이 울먹였다.

        “맥, 너무, 너무 큰데에… 빅맨보다 더, 크잖아….”

        그래서, 연습하려고, 했다면서 흐느끼는 진홍의 말에 맥케인은 핀트가 나갈 것 같았다.

        너무 컸다. 한 번도 닿았던 적 없던 곳을 짓눌러서는 정신도 차릴 수 없게 섹스를 해댔었다. 자신의 몸이 자신이 아닌 것처럼. 그 아찔한 감각이 아랫배를 들쑤시는 감각을 다시 떠올리자 안이 자르르 떨려왔다.

        “아… 잠, 까안…!!”

        맥케인은 진홍의 몸을 휙 들어올려, 에그가 들어있는 상태 그대로 주름을 헤집으며 귀두를 밀어 넣었다. 진홍이 하악 순간 숨을 들이켬과 동시에 두툼한 귀두가 쑥 밀려 들어왔고 그 뒤로는 살덩이가 쑥, 쑥 밀려 들어왔다. 그게, 반 정도까지는 여러 번 길들인 탓에 조금은 익숙했다. 콘돔과 젤이 맞물린 탓에 매끈매끈한 느낌이 다 느껴질 정도였다. 자신의 것이 빅맨만 했다면 이런 느릿한 애무도 없이 몰아치듯이 섹스를 했겠지. 맥케인은 만약이라는 생각을 지우며 진홍을 내려다봤다.

        열기가 몰려 두 뺨에 홍조가 물들어 있고, 살포시 내린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맥케인이 살짝 움직이자 빨개진 진홍의 입술이 저절로 벌어지면서 눈에 물기가 가득 차올랐다.

        “흐으, 하아…!”

        “윽, 큿, 너무 조이지…마요.”

        맥케인이 진홍의 안을 꾸욱 누르다가도 숨을 쉴 때마다 살짝 뒤로 몸을 물리면, 빠듯하게 벌어진 그의 내벽이 맥케인의 페니스에 차지게 붙어 즈윽, 딸려 나올 듯이 굴었다. 맥케인이 금방 제자리를 찾는 내벽을 보고서는 다시 느릿하게 안을 찔러 넣었다. 진동이 더 깊어졌다.

        “힉, 맥, 맥, 아, 아직, 흐잇…!”

        귀두 끝에서도 진동이 느껴질 정도라 기분이 잔뜩 고양됐다. 평소와는 다르게 더 허우적거리는 모습이었다. 맥케인은 진홍이 급하게 숨을 몰아쉬는 것을 보다가 입을 맞춰주자 느릿하게 숨을 쉬어왔다. 그는 진홍의 엉덩이를 두 손으로 잡은 채, 페니스를 찔러 넣고 느릿하게 움직였다. 촘촘한 안을 후벼 파듯이, 살짝 물리는가 하면 다시금 안으로 철썩 찧어 들어왔다. 유난히 더 달아오른 느낌에, 맥케인이 몸을 뒤로 물리려는 순간 손끝이 그의 팔뚝을 긁어왔다.

        “빨리이….”

        헐떡임에 가슴팍이 오르내렸다. 키스를 요구하듯 입술을 적시더니 그의 몸을 당겼다. 꾸욱, 꾹, 징징- 진홍의 손길을 따라 몸을 숙이자마자 페니스가 더욱 깊게 파고들어갔다. 쪽, 촙, 소리를 내며 진홍이 어린애가 사탕을 빨듯이 입술을 빨아왔다. 아래가 덜덜 떨려서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이었다.

        퍽! 살이 강하게 부딪쳤다. 철썩, 소리가 난 것 같기도 하고 순간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 같은 묵직한 질량감에 목에서 이상한 소리가 절로 새어 나왔다. 안쪽에 깊게 박혀든 게 예민한 곳을 누른 채로 떨려왔다. 진홍의 허벅지를 잡고 있던 맥케인이 손을 내려 에그의 다이얼을 돌렸다. 진동의 강도가 더 올라갔다.

        “맥! 아, 아아!!”

        맥케인의 허리가 유연하게 움직였다. 퍽, 퍽 다 삼키지 못한다는 말이 무색하게도 살덩이는 꾸역꾸역 들어가 흥건히 거품이 이는 젤을 품고서 유연하게 움직였다. 흐흑, 하앙, 흐느낌이 방 안 가득 울렸다. 쩍쩍 살이 붙는 느낌도 오물오물 귀두 끝을 씹어오는 내벽도 소름 끼치게 좋았다. 흐트러져서 자신을 부르는 모습에 발기된 아래가 몸집을 더 키우는 게 느껴졌다.

        품 안에 가두듯이 몸을 숙이며 허리를 움직였다. 진홍이 팔을 뻗어 그의 목을 당기며, 뺨을 맞대기도 하고 입술을 부비다가도, 맥케인의 손짓에 에그의 진동이 약해졌다 강해졌다 했다. 페니스와 함께 안으로 치닫는 감각에 허공에 흔들리는 발끝이 한껏 움츠러들었다.

        “아, 안 돼에, 아냐, 하아, 흐앗…!”

        흥분으로 빳빳하게 선 진홍의 페니스에서 나온 프리컴이 맥케인의 배 위를 흥건히 적시고 있었다. 진홍은 ‘더, 아니이, 더.’ 하면서 싫다는 건지 좋다는 건지 알 수 없는 말을 해대며 그의 몸을 당겨왔다.

        “흐, 진홍, 내 거만, 넣을 거라고, 응? 해요, 하, 내가 커서, 빅맨으로 연습을 할 게, 아니라, 내 것으로 연습을 했어야지.”

        한 절, 한 절 끊어 말할 때마다 안으로 쿵! 쿵 때려 박았다. 너무 깊어서 헛구역질이 날 만큼. 진홍은 조금 겁이 나서 자신도 모르게 아랫배를 감쌌다. 에그가 안에서 널뛰었다. 아랫배가 징징 울리는 게, 그 조그마한 장난감 탓인지, 쿵쿵 맥박 치는 살덩이 탓인지 알 수 없었다. 맥케인의 페니스가 전부 다 들어올 때면 진홍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흐으, 흐앙, 아, 찢어, 찢어져어, 맥, 배가아, 나, 배…!”

        진홍은 맥케인의 도발인지 아닌지 모를 행동에 한껏 몸을 젖힌 채였다. 젤을 흥건히 짜 넣은 덕분인지, 신상 콘돔의 효과인지 페니스가 안으로 쑥쑥 밀려들어갔다. 지잉, 푹, 지잉, 푹, 이상한 감각에 몸이 펄떡였다. 맥케인은 진홍의 허우적대는 팔을 잡고, 손을 감싸 쥐며 그 끝에 입을 맞추기도 했다. 맥케인은 고양된 감각에 뾰족하게 선 진홍의 유두를 꼬집듯이 문질렀다. 얕게, 또는 빠르게 추삽질을 할 때마다 내벽이 오물오물 물어와서는 빨리 사정을 하고 싶을 정도였다. 통통 흔들리는 진홍의 그 끝에서 정액이 후두둑 떨어져 진홍의 상체를 적셨다. 오르가즘에 오를 때마다 쥐어짜이는 기분이 들었다.

        “버릴, 게에….”

        “뭐?”

        헉, 헉, 더운 숨이 절로 나왔다. 눈물이 퐁퐁 샘솟아 올랐다. 진홍은 열기로 인해 빨개진 얼굴로 울었다.

        “정말?”

        “응, 으응, 버릴게에, 버릴 거야, 그러니까, 그러니까 제바알….”

        원하는 대답을 들은 맥케인은 승리한 웃음을 지으며 진홍의 몸을 끌어안았다. 에그의 진동과 함께 잘게 경련하는 내벽마저도 자극이 돼, 버티는 허벅지에 절로 힘이 들어갔다. 가누지 못하는 팔을 겨우 들어 맥케인의 몸을 할퀴어도 맥케인은 마냥 기꺼운 웃음을 내비쳤다. 맥케인은 눈물이 줄줄 흐르는 것을 닦아주고 입을 맞췄다.

        맥케인은 잠이 든 진홍을 내려다봤다. 작은 에그는 자신의 기능을 다한 듯 침대의 한쪽에 놓여 있었다. 맥케인은 그것에 시선도 주지 않고 진홍의 손을 가볍게 쥐었다 놓았다.

        코끝을 빨갛게 물들이고, 울음으로 코가 막힌 건지 색, 색 하는 숨소리가 들렸다. 머리카락을 삭삭 쓸어주고는 이마며, 점이 콕콕 있는 뺨에 입을 맞췄다.

        고요한 방 가운데 진홍의 숨소리와 미묘하게 거슬리는 기계음 소리가 들렸다.

        기계음? 맥케인은 진홍의 옆에 비스듬히 누워 있다가 그 미묘한 기척에 방 안을 살폈다. 전혀 못 느꼈던 소리가 갑작스레 신경을 긁듯이 들렸다. 그리고 자신의 시선에 걸리는 노트북 하나.

        “…아. 설마.”

        침대를 향해 고정되어 있는 캠, 그리고 코드까지 연결되어 있는 노트북. 맥케인이 그 앞으로 가 마우스를 움직였다. 기다렸다는 듯이 한 번 더 웅- 하는 소리와 함께 말간 바탕 화면이 나타났다. 그리고는 내려놓은 화면 창이 덩그러니 보였다. 마우스 커서가 작업 표시줄에 내려가 있는 창을 눌렀다.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화면이 드러났다. 자신의 벗은 몸이 고스란히 송출되고 있었다.

        채팅창은 어째서인지 코인 선물과 울음 섞인 말들이 가득 올라와 있었다.

        [애인???? 애인?????? ㅠㅠㅠㅠㅠ]

        [내가 졌다….]

        [바니 야함이 업그레이드됨….]

        [애인 뭐야 다 가짐?? 저거 사람 물건이냐고]

        [와씨 애인 나타났다 얼굴 사람임????]

        “바니, 내 애인이에요.”

        ‘부럽냐?’ 맥케인은 조금은 유치해도 될 것 같은 마음에 뒷일은 생각하지도 않고, 씩 웃으며 깔끔하게 종료 버튼을 눌러버렸다.



제목: 어제 방송 사고는 사고가 아니었다.

        오늘 자 바니는 너무 귀여웠고… 섹시했고… 야했다… 본 사람…?

        나는 보고야 말았다… 그것은 인간의 페니스인가?

        빅맨 때도 힘겹게 끙끙 앓는 거 봤는데 아니, 애인이라는 사람 거 넣고도 진짜… 와….

        젠장 근데 마지막 그 xx 부럽다

        바니가 애인 생겼어요 고백하고 나서 솔직히 그 애인 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음

        댓글 (69)

        차차맨: 내 말이, 말 떨어지자마자 보게 될 줄은222 다 가졌네 다 가졌어 무슨 꿀 떨어지는 줄….

        >>꿀 떨어졌지 여기저기서 떨어졌지

        >>와 진심 저거 넣고 사정하는 바니가 더 대단

        12342: 근데 이제 바니 영상 못 보냐고ㅠ 존나 그게 더 슬픔

        >>애인이 이야기해주지 않을까?

        >>애인도 별로 안 좋아하는 거 아님?

        >>>커플 영상도 난 오케이인데

        sekjfa: 혼자 보냐고 ㅠ 부럽다 전생에 나랄 구했음?

        >>나라를 구했으니 그것도 크고 잘생기고 그런 거 아님?

        파봉: 솔직히 둘이 섹스하는 거 보면서 코인 쏜 사람 손? 일단 나 111

        >>나나나나 22222

        >>진짜 내가 하는 거 같을 정도…

        orle: 아 근데 에그를 그런 용도로 씀 ? 바니 완전 자지러지던데 ;;

        >>내가 애인한테 꼭 써본다

        >>너 애인은 있고??

        >> ㅠㅠㅠㅠ

        왓더슨: 하나 확실한 건 인간의 페니스가 아니었다

        >>인정

        >>222인정



***

        방송 사고. 정말 방송 사고였다. 잠에서 깬 진홍에게 맛있는 것을 챙겨 먹이고, 허리가 아프다며 칭얼칭얼 안겨드는 몸을 안고서는 그 보드라운 몸을 주물렀다. 맥케인은 아직 상황을 모르는 진홍에게 어떻게 말을 꺼낼까, 하며 그의 손끝을 자근자근 깨물었다. 진홍은 얇은 이불에 둘둘 싸인 채로 맥케인의 몸에 기댔다. 혹사당한 몸이 여기저기 아파왔고 엉덩이 안쪽은 아직도 자르르 울리는 것 같았다.

        “힘 안 들어가, 이렇게 섹스만 하다간 나 죽을 거 같아.”

        “전혀, 그럴 리 없어요.”

        맥케인은 한숨과 같이 뱉어지는 진홍의 말을 곧바로 받아쳤다. 그 투정도 귀엽다는 듯 눈가 주변이며 뺨이며 쪽쪽 입맞춤을 남겼다. 흐흥. 진홍은 작은 콧방귀를 뀌며 얼굴 위로 내려지는 키스를 고스란히 받았다. 몸에 힘이 안 들어가지만, 뒤따라오는 이 달달한 기분이 너무 좋았다. 괜히 발가락 사이사이가 간지러운 것 같아 꼼지락거려 보기도 했다.

        괜히 입술을 더 빨고, 몸을 가볍게 주물러주던 손길이 조금 야릇해졌다. 진홍이 그 손을 당겨 깍지 끼고서는 그 위를 자근자근 깨물었다.

        “나, 엉덩이 아픈데… 엄청 큰 거 쿵쿵 넣어서, 진짠데….”

        배가 다 저릿했다. 진홍의 눈 흘김에 맥케인은 조금 머쓱한 표정이 돼서 다른 한 손으로는 배를 토닥였다.

        “음, 바니.”

        “…그 이름 직접 들으니까 좀 부끄럽네요. 왜요?”

        “혹시, 그, 방송은 일부러 켜둔 거야?”

        “방송?”

        갑자기 방송이라는 단어에 진홍이 눈을 깜빡였다. 방송? 갑자기 그 단어가 왜 나오지? 맥케인의 말에 순간 멍해진 진홍이 ‘방송?’이라는 말만 되뇌다가 하얗게 질린 얼굴로 더듬더듬 말했다.

        “나, 혹시… 그, 방송 안, 끄고….”

        “응.”

        “우리, 어제 섹스… 그, 섹스했…잖아?”

        그렇지. 맥케인은 입술을 벙긋대는 진홍을 내려다봤다. 놀라서 말도 못 뱉고 어떡해만 연발하는 모습에 뺨과 이마에 쪽쪽 입을 맞췄다.

        “그래서 눈도장 찍었지. 내 애인이라고 자랑했어요.”

        ‘바니가 내 애인.’ 맥케인은 뿌듯한 얼굴로 말했다. 진홍 자신이야 늘 방송을 하던 사람이지만 맥케인은 아니었다.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얼굴을 알리게 된 꼴이 돼서 곤란한 건 아닌지, 진홍이 마주 보고 앉으며 재차 물었다.

        “미안, 어제 너무 급하게 끈다고 껐는데, 저, 원래 다 끄는데, 그러니까 맥케인이 와서….”

        “응, 아냐, 괜찮아요. 놀랐어요? 난 그 사람들한테 애인이라고 자랑해서 좋았는데.”

        당황으로 빨갛게 물든 뺨이 보였다. 진홍이 어쩔 줄 몰라 하며 ‘읏, 읏’거리다가 맥케인의 어깨에 고개를 묻었다. 얇은 티 한 장 사이로 따끈한 몸이 느껴졌다. 토닥토닥 등을 두드리는 손길이 다정했다.

        조금 진정이 된 후에는 맥케인과 같이 포럼에 들어가 반응을 살폈다. 금방금방 글이 리젠되는 편이었지만 자신의 닉네임을 치니 심심찮게 글들이 올라와 있었다.

        “벌써 글이 올라오네? 우리 바니 인기 많네요.”

        “아, 아니, 인기 안 많아요, 근데 그, 말 편하게 해 줘도… 되는데….”

        입술을 우물대며 진홍이 말을 삼켰다. 커플 영상이라는 거에 기대감이 올라간 상태라 두 뺨이 불그스름하게 물들어있었다. 진홍을 자신의 다리 사이에 앉힌 채로 게시글을 살폈다. 다행히 나쁜 글들은 없었는데.

        “진홍은 바니, 그러니까… 토끼 좋아하나 봐?”

        중간중간 캡쳐 사진이 보여서 얼른 화면을 넘겨야 했다. 니삭스와 흰색 바니 옷을 입은 모습이라든가, 중간중간 보이는 흔적에 혹시나 싫어하진 않을까 초조하게 맥케인을 살폈다.

        “그냥, 아니, 음….”

        아랫배를 감싼 손에 살짝 힘이 들어갔다. 옷 위를 느릿하게 문지르던 손이 살짝 아래로 파고들었다. 맥케인은 진홍의 귀여운 반응에 웃으며 화면을 넘기는 진홍의 손가락을 방해했다.

        “앗, 왜, 왜에….”

        “나도 보여줘요, 조금 더 일찍 알았으면, 더 귀여운 모습도 봤을 텐데.”

        “흐극, 읏, 흐응, 손, 손… 맥…!”

        멈추는 것 없이 속옷 틈을 벌리고 들어갔다. 손아귀에 잡히는 페니스를 느릿하게 문질렀다. 약한 자극에도 금방 통통하게 부풀어선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 살짝 스치듯 만진 비부는 열기로 따끈따끈했다. 맥케인은 소파 위로 진홍을 눕히며 진홍의 속옷을 내렸다.

        “빨아줄게.”

        캡쳐된 사진들은 귀여웠다. 하지만 그 모습을 다른 놈들도 알고 있을 걸 생각하니, 심술이 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었다. 맥케인은 진홍의 다리 사이를 차지하고 들어가 움찔대는 페니스를 입에 물었다. 추읍, 쫍. 젖은 소리가 추적거리며 났다.

        “흐응, 응, 으응….”

        혓바닥으로 귀두 끝을 문지르고 움찔대며 서는 핏줄 하나하나를 혀끝으로 훑었다. 뿌리 끝까지 삼키자, 목 안까지 깊게 들어왔다. 순간적으로 헛구역질이 올라왔지만, 맥케인은 아랑곳하지 않고 귀두 끝을 자근자근 물었다.

        진홍은 그 작은 자극에도 아랫배가 울려서 자신의 두 팔로 배를 감쌌다.

        허벅지 안에도 진득하게 자국을 남겼다. 아직 사정하지 못한 그 끝에서 애액이 뭉글뭉글 맺혀 들었다. 혀로 핥으니 씁쓰름한 맛이 느껴졌다.

        진홍의 달뜬 신음 소리를 들을 때마다 맥케인의 아래도 몸집을 키워댔다. 실수인 척 회음과 비부 위를 혀로 찔러 핥으면 온몸이 다 펄떡였다.

        “부었네, 아팠어요?”

        “아니, 아니이, 간지러워….”

        맥케인은 입으로 진홍의 음낭을 물고 빨며 손으로 귀두 끝을 문지르자, 사정감이 몰려온 진홍은 그의 머리카락을 잡으며 버텼다. 맥케인은 진홍의 손길을 기꺼이 받으며 쭙, 소리를 내며 더욱 힘차게 빨았다. 입안에 가득 들어찼던 살을 뱉은 맥케인은 곧장 아래로 내려가 애널을 핥으며 진홍의 페니스를 쓸었다.

        “미안하니까 빨아줄게.”

        눅진눅진한 애무에 진홍은 흐느끼기만 했다. 연달아 들이닥치는 쾌감에 몸이 저절로 배배 꼬였다. 맥케인은 진홍이 몸을 이리 비틀면 비트는 대로 자리를 잡고 엉덩이를 깨물었다. 진홍이 간지럽다며 이리저리 움직이는 탓에 결국 애널에는 넣지는 못한 맥케인은 그의 허벅지 사이에 페니스를 끼운 채 사정했다.

        온몸이 정액투성이가 된 채로, 씻고 싶다는 진홍의 말에 같이 욕조에 들어가서는 마주 보고 입술만 빨았다. 퉁퉁 부어서 아릿할 정도였다.

        “섹스, 너무… 힘든 것 같아.”

        “그럴 리가. 진홍이 너무 약한 거 같아요.”

        맥케인은 자신이 집요하게 물고 빨았던 건 시침 뚝 떼고선 대답했다. 진홍이 어이없다는 듯 보자, 물기를 마저 닦아주며 그 몸을 달랑 안아 들었다. 늘어지는 진홍의 몸은 따끈따끈했다.

        “나랑, 영상 찍으면 나쁜 말 볼 수도 있는데….”

        “같이 있잖아요. 나쁜 말은 두 개로 나누면 돼.”

        “진짜, 진짜 이상한 사람도 있는데?”

        진홍을 침대에 눕히며 맥케인도 그 옆자리를 차지했다. 이불과 함께 그의 몸을 끌어당겼다. 폭 하고 안겨오는 몸과 샴푸 향이 향긋했다.

        “그때는 날 보면 되지.”

        ‘응?’ 하며 맥케인이 웃었다. 방송을 못 하게 하는 방법도 있지만, 글쎄.

        “내가 못 하게 하면, 안 할 거예요?”

        눈이 동그래졌다. 늘 익숙하게 해왔던 방송이라, 그만둔다는 생각은 안 하고 있었던 진홍은 당황한 채로 입을 빠끔거렸다.

        “그것 봐, 그러느니 내가 같이해서 자랑하는 게 나아요.”

        난 만질 수 있다. 난 성공한 사람이야. 조금은 쑥스러운 웃음을 짓는 맥케인을 보며 진홍도 따라 웃었다.

        “아, 그게 뭐예요….”

        “내가 경험해봤는데, 방송만 보면 그냥 딜도도 부럽더라고….”

        저게 나였으면, 했다니까. 장난스러운 말도 툭툭 흘러나왔다. 진홍은 입을 가리며 키득키득 웃었다. 눈가에는 졸음이 그득하니 쏟아지고 있었다.

        “얼른 자자. 자고, 같이 방송도 하고.”

        “으응, 맥케인도요….”

        조용한 숨소리가 방 안을 가득히 채웠다. 느릿하게 끔뻑대던 눈이 스륵 감기더니 색색 낮은 숨소리만 들려왔다. 입술을 우물거리기도 하고, 달싹거리기도 하면서 잠들어 있었다.

        “바니.”

        맥케인이 낮게 목소리를 깔고 진홍을 불렀다. 으응, 코끝을 찡긋했다가 이마에 입을 맞추자 사륵 표정이 풀렸다.

        “잘 자요, 귀여운 내 토끼.”

        애인이라니, 맥케인은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입가를 씰룩대다가 자신의 등을 투닥투닥 두드리는 작은 손길에 눈을 감았다. 긴 하루의 끝이었다.



***

        온에어가 켜졌다. 방송 알림을 받자마자 사람들이 하나, 둘 접속하기 시작했다. 화면에는 익숙한 방 안이, 그리고 익숙한 물건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주인공은 어디를 갔는지 보이질 않았다. 딸깍. 스윽 스치는 몸의 크기가 남달랐다.

        채팅방은 물음표투성이였다가 이내 아, 하며 탄식을 내뱉었다.

        방송 제목이 바뀌었다.



>>바니네 19금 커플 젠가 <<

        [세상에 커플 젠가]

        [GOOOOOOOOOOOD]

        [그거 퍼니펀 신상 아님?? 요즘 퍼니펀 협찬받아 바니??]

        [ㅠㅠㅠㅠㅠㅠ세상에 바니 제발 빨리 나와줘ㅠㅠ]

        [빅맨은 오늘도 몸이 열일하네]

        빅맨, 우습게도 그 섹스 영상이 찍히고 난 뒤에 맥케인에게 붙여진 그의 별명이었다. 빅맨보다는 크지만 빅맨을 대체할 것들이 너무도 민망한 것들뿐이어서 결국 바니의 적극 반영으로 맥케인의 별명은 빅맨이 되었다. 물론 진홍은 빅맨보다 맥으로 부르는 횟수가 더 많았지만, 구독자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 보였다.

        바니가 먼저 오지 않는 이상 맥케인이 말을 하는 법은 없었다. 괜히 젤 통을 만지작거리고, 바니의 장난감을 지분대던 그의 얼굴이 밝아졌다.

        “으응, 안녕.”

        [바니ㅠㅠㅠㅠㅠㅠㅠㅠ]

        [바니 오늘은 앞머리 올리는 거야?]

        [사랑하면 예뻐진다더니ㅠㅠㅠㅠ]

        “하하, 다들 나만 보면 우는 표시해.”

        맥케인은 편한 연하늘 줄무늬 반팔 티에 짧은 쇼츠만 입고 총총히 들어선 진홍의 몸을 안았다. 곱슬거리는 머리카락은 채팅창의 내용대로 앞머리를 올려 작은 똑딱이 핀으로 고정했다. 기대감에 반짝거리는 진홍의 눈을 본 맥케인은 괜히 입이 달아서 쪽쪽 진홍의 뺨 위에 입맞춤을 남겼다.

        같이 맞춰 입은 듯 보이는 짙은 남색 줄무늬 반팔을 입고 있는 맥케인이 진홍의 몸을 끌어 자신의 옆에 앉혔다.

        “짜잔, 오늘은 새로 나온 신상! 게임할 거예요. 그쵸, 오늘 나랑 할 거죠?”

        커플 방송이지만 말하는 것은 진홍이 대부분이었다. 맥케인은 가끔 진홍의 질문에 대답해주거나, 진홍에게 말을 거는 것 외에는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았다. 가끔 애정을 과시하듯 진홍의 손가락에 입을 맞춘다거나, 진홍이 고개를 골리면 입술을 쪽쪽 빠는 정도였다.

        “물론이지.”

        맥케인이 씩 하고 웃음을 지었다. 우연히 나온 자신의 직업 이야기에, 속인 것은 아닌데 또 타이밍을 놓쳐버린 맥케인이 사과의 의미 겸, 자신의 욕심을 채우는 겸 퍼니펀 신상을 싸 들고 진홍에게 왔었다.

        그중에서 눈에 띄는 물건은 어떻게 보면 평범한, 그러나 어떻게 보면 평범하지 못한 장난감이었다.

        “그럼, 오늘 이거 넘어뜨리면 음, 뭐하지?”

        “벌칙 할까?”

        진홍은 화면을 조정하고 젠가를 평평한 곳에 세우며 말했다. 입술이 삐죽, 하면 맥케인이 고개를 들어 쪽 하며 입술을 부딪쳐왔다. ‘으흥흥.’ 작은 접촉에도 기분이 좋아 진홍이 실실 웃으면 채팅창은 한차례 난리가 났다.

        [빅맨 최고 사랑꾼]

        [난 다른 건 안 부러운데 빅맨 최고 부러움 거기마저도….]

        [채팅방의 ‘lool’이 1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너네들 그거 앎? 커플 방송으로 바뀌고 방송 순위 탑텐에 들었음]

        [채팅방의 ‘바니바니’가 1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채팅방의 ‘빅맨최고야’가 101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아, 정말요? 아, 우와, 탑텐은 예전에 딱, 한번 들고 처음 들어가 보네. 앗, 여기 보세요.”

        “코인 땡큐 해줘야지.”

        “다들, 땡큐우… 늘 고마워, 그럼 오늘 벌칙은 뭐 할까?”

        [후배위!!!!]

        [영상 쪽으로 보고 해줘]

        [지는 사람이 이긴 사람 펠라 해줘]

        [토끼 머리띠하고 섹스]

        흐흠. 진홍이 열심히 의견을 보는 동안 맥케인은 옆에서 젠가를 쌓아 올렸다. 나무 막대에 적힌 글자들이 꽤나 적나라했다. 연인 앞에서 자위하기, 손 묶고 오럴, 야한 문자 보내기….

        맥케인은 집중해서 의견을 보는 진홍의 옆모습을 살폈다. 어쩐지 그에게 불리한 것투성이일지도 모르겠다.

        [빅맨 넘 잘생긴 것 같아요]

        “응? 맞아, 근데 내 거예요.”

        그리고선 손바닥을 펼쳐 맥케인의 얼굴을 슬그머니 가렸다. 젠가 블럭을 쌓던 맥케인은 진홍의 행동에 웃고는 손바닥에 입을 맞췄다.

        “귀엽네, 맞아요. 저 바니 거. 다 쌓았어요, 바니. 벌칙 정했어?”

        “아직. 어렵다아, 지는 사람이 제일 힘들어하는 체위 하기, 할까요?”

        “내 위에 올라타 주게? 근데 난 딱히 힘들어하는 게.”

        진홍이 제일 힘들어하는 체위를 꼽자면 기승위였다. 아무리 잘 풀어줘도, 일단 들어오는 그 질량감이 남달라서, 누워서 하는 것보다 더 깊게 들어와버리기 때문이었다.

        “그러게, 힘들어하는 게 뭐예요, 대체?”

        “글쎄, 못 만지는 거?”

        [고문이지 눈앞에 있어도 바니를 못 만짐]

        [젖꼭지를 만질 수 없어]

        [페니스도]

        [마쟈마자 근데 바니 올라타는 거 힘들어함??]

        “너무 커서, 그러니까, 진짜 커….”

        “음, 그래서 싫어?”

        맥케인은 입술을 우물대며 삐죽이는 진홍의 뺨에 입술을 부비며 은근하게 물었다. 허리를 끌어안고, 꼼지락거리는 손까지 끌어다가 아직 발기도 안 한 자신의 살덩이 위로 올렸다. 움찔하는 손끝이, 그리고 눈가가 금방 빨개졌다.

        “그, 그건 아닌, 데….”

        속살대는 소리가 너무 작았다. 진홍은 손바닥에 느껴지는 살덩이에 침이 절로 삼켜졌다. 너무 깊어서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다고, 진홍은 슬그머니 제 입을 가렸다. 결국 맥케인이 힘들어하는 체위가 딱히 떠오르지 않아 손을 묶고 30분 동안 못 만지기를 말했다. 나름 힘들다면 힘든 일이었다.

        “아, 어, 땡큐우, 그럼 누가 먼저 해볼까요?”

        [당연히 바니 먼저]

        [바니 먼저 22222]

        [쓰는 거 보고 괜찮으면 나도 애인과 꼭 ㅠㅠ]

        [애인은 있고??]

        [ㅠㅠㅠㅠ바니ㅠㅠㅠ귀여워]

        [나중에 남친 셔츠 입어줘라]

        “남친 셔츠? 아, 그건. 아, 그럼 우리 시작할까요?”

        ‘시이-작.’ 어설피 말을 돌리고서는 젠가 블럭을 톡 하고 건드렸다. 톡톡 건드려서 쏙 뺀 블럭의 글자는 손으로 폭 감싼 채로 맥케인을 한 번, 그리고 화면을 한 번 봤다.

        “첫 번째! 뭘까요.”

        두구두구, 진홍이 어설픈 소리를 내며 홀로 살며시 살피고는 맥케인에게 보여줬다. 허리를 느슨하게 끌어안고 있던 손이 진홍의 아랫배를 느릿하게 문질렀다. 음, 그가 웃으며 말했다.

        “목 애무해주기. 근데, 바니가 나한테 해주는 건가?”

        [뽑은 사람이 해줘야지]

        [바니 잘할 수 있겠어???? ]

        [빨리 좀 해줘 현기증 날 거 같아ㅠㅠ]

        “애무, 나 근데 받기만 해봐서. 맥, 목에다가 해도 돼요?”

        “응, 그럼.”

        진홍이 몸을 살짝 들어 그의 다리 사이에 자리했다. 진홍의 뒷모습이 화면 가득히 들어찼다. 할랑한 셔츠가 짧은 쇼츠를 거의 가리고 있어서 맨다리도 흘긋흘긋 보였다.

        [채팅방의 ‘바니바니’가 1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채팅방의 ‘빅맨최고야’가 101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화면이안보여ㅠㅠㅠ]

        [뒷모습은 귀엽고 엉덩이도 예쁜데 아니 중요한 곳이 안 보이잖아.]

        “바니, 이렇게 하면 귀여운 엉덩이만 나올 것 같은데.”

        큰 손이 바니의 엉덩이를 한껏 쥐었다. 진홍은 흐응, 가는 신음과 함께 입술을 파르르 떨며 몸을 붙여왔다. 조금 상기된 두 뺨이 기대감에 들뜬 채로 끄덕이다가 슬금슬금 옆으로 물러선다.

        “이제 보이지? 근데 목 애무는 어떻게 하는 거지.”

        어려운데. 맥케인의 허벅지 위에 앉아 그를 마주 본 진홍이 그의 목덜미를 가볍게 핥았다. 혀를 길게 빼 느릿하게 그 핏줄을 따라 핥기도 하고, 이를 입술로 살짝 감쳐 문 채로 뭉근하게 깨물기도 했다. 맥케인은 진홍의 보드라운 입술이 부벼질 때마다 아랫배가 다 저릿했다. 한 팔로 다 감쌀 정도로 호리호리한 허리가, 중간중간 움칠거렸다. 어떠한 멘트도 없이, 목덜미를 빠는 거에만 집중한 진홍의 더운 숨소리만 가득 찼다.

        쪽, 쫍, 읍, 하아, 추읍….

        그러다가도 이를 드러내 살짝 긁어 깨물기도 하고, 목울대를 쪽쪽 빨아 핥기도 했다. 진홍의 타액으로 범벅이 된 맥케인의 목덜미에 울긋불긋한 자국이 흐릿하게 남았다. 라운드 티셔츠를 살짝 당겨 깨물기도 하고, 뭔가 아쉬운 듯 입맛만 쩝 다시며 진홍이 고개를 들었다. 입술도, 벌어지는 혀도 발긋발긋하게 달아올라 있었다. 달달한 꿀을 한껏 머금은 것 같아 침이 절로 고였다.

        “입, 아파아….”

        통통하게 부어 있는 입술이 보였다. 이 예쁜 걸 나눠 봐야 한다니, 욕심이 불끈 생겼다. 당장에라도 영상을 끄고 다리를 가르고 몸을 헤집고 싶었다.

        하지만 같이하는 조건으로 하는 거니까.

        “시간 정하고 해야겠네.”

        “으응, 그러게, 여러분도 게임할 때 시간 정하고 해요, 입 아파.”

        맘맘마, 진홍이 입술을 빠끔대며 말했다. 자리를 옆으로 옮기려는 것을 맥케인이 허리를 붙들어 움직이지 못하게 잡았다. 탄탄한 몸에 기대서는 자신의 허리를 감고 있는 팔목을 토닥였다.

        맥케인이 손을 뻗어 블럭을 하나 톡 건드렸다.

        [뭐 나옴??]

        [읽어줘요 읽어줘 바니]

        [블럭 하나당 시간 정해서 해요 1분!]

        “오, 1분 좋아요. 음, 보자, 아.”

        진홍이 블럭을 흘긋 봤다. <사랑스러운 부위에 뽀뽀해주기> 맥케인은 만족스러운 웃음을 띠며 말했다.

        “근데 사랑스러운 데가 많은데. 1분이면 되는 거죠? 카운트 세요.”

        ‘시작….’ 그 말과 동시에 진홍의 몸을 돌려세워 뺨에 있는 점과 입술, 그리고는 진홍의 셔츠를 들어 올려 뾰족하게 선 유두 위에 쪽, 쪽 소리를 내며 뽀뽀했다. 아니, 빨았다.

        “흐흥…! 아, 그건, 뽀뽀 아니, 아니잖아.”

        혓바닥으로 느릿하게 문지르는가 싶더니 두 손으로 진홍의 엉덩이를 쉼 없이 주물렀다. 진홍의 등판만 보고 있는 구독자들만 애타게 그들을 불러댔다.

        [ㅜㅜ님들 우리 여기 있어요ㅠㅠ]

        [제발 혼자서 보지 말아줘요]

        [채팅방의 ‘빅맨질투쟁이’가 1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채팅방의 ‘바니엉덩이’가 1111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우리 등만 보인다고….]

        [30초 지났음!]

        맥케인이 채팅창을 흘끗 보고 몸을 뒤로 물려 진홍을 휙 당겨 눕혔다. 순식간에 누운 진홍의 짧은 쇼츠, 그 아래에 드러난 윤곽에 입술을 부비고 그 아래를 코끝으로 찌르고는 습한 숨을 뱉었다.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야릇한 자세로 바뀐 탓에 진홍은 정신이 없었다. 알고 보면 맥케인도 방송을 했던 사람이 아닐까, 종종 했던 생각을 지우고는 자신의 다리 사이에 쉼 없이 쪽쪽 뽀뽀해대는 머리를 멈추려 다리를 웅크렸다.

        “흐앗…!”

        “으음, 나가지 말까?”

        [1분 지났음… 손 진짜 빠르네]

        [빅맨이 바니 눕히는 거 본 사람? 한두 번 눕힌 솜씨가 아냐]

        [진짜 바니 오랫동안 봐왔지만 진심 예쁨]

        1분 지났다는 채팅이 눈에 보였다. 진홍이 다리에 힘을 풀자 몸을 물렸던 맥케인이 그 몸 위로 올라타, 입술 위에 쪽 뽀뽀하며 진홍의 몸을 일으켜 세웠다. 얼굴이 빨개진 채로 씨근씨근 숨소리를 뱉은 진홍이 ‘내 차례죠.’ 하며 다시 블럭을 살짝 건드렸다.

        “섹스 판타지 말하기.”

        “음, 바니는 코스튬인가?”

        “섹스 판타지가… 그런가? 음, 나, 그거 해보고 싶어, 누드 에이프런.”

        진홍이 배시시 웃음을 흘리며 맥케인의 팔뚝에 머리를 톡 하며 기댔다. 그리고는 그의 반응을 살피듯 흘끗 올려다보는 것도 잊지 않았다. 물론 채팅창은 난리였지만. 맥케인은 아슬아슬하게 인내하며 진홍의 손을 만지작거렸다.

        “바니가 입어주는 거야?”

        “응, 내가 입고, 그, 식사부터, 아니면 으응… 나부터?”

        말랑말랑한 시선이 사르륵 감겼다가 떠졌다. 그 예쁜 눈동자에 남자를 한껏 담고서 ‘해줄까요.’ 하며 속살거렸다.

        “응.”

        [?? 빅맨 갑자기 대답함]

        [그래, 바니가 눈앞에서 작정하고 저러는데 나 같아도 ㅠㅠㅠㅠ]

        [날 가져…….]

        [이미 두 사람 게임은 안중에도 없음]

        [채팅방의 ‘85642’가 1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빅맨은 섹스 판타지, 뭐 있어요?”

        “그냥, 내 판타지는 넌데.”

        손끝으로 옷 위의 유두를 콕 찌르고 살금살금 내려와 아랫배를 문질렀다. 그가 자신의 판타지였다. 귀엽고 야한 짓 좋아하고, 또 솔직하고.

        [명언에 부랄 탁 치고 갑니다….]

        [참사랑이네 참사랑… 안 본 눈 사요 ㅠㅠ]

        [제발 두 사람 게임 진행 좀 ㅠㅠㅠㅠㅠ???]

        [채팅방의 ‘게임해주세요’가 1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채팅방의 ‘85642’가 10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앗, 아, 땡큐. 세상에, 갑자기 고백해서 엄청, 막 떨렸어.”

        “그럼 이제 내 차례죠?”

        쑥, 하고 맥케인이 블럭을 뽑았다.

        두 사람의 게임 진행은 느릿하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그러다가 갑작스레 올라간 수위에 진홍이 조금 당황한 듯 흘긋거렸다.

        “음, 애널 핥아주기.”

        비교적 멀쩡한 벌칙 - 손가락 빨기, 꼬옥 안아주기, 어부바 등등 -이 걸렸던 진홍과 다르게 맥케인이 뽑는 블럭은 하나같이 아슬아슬한 내용들이었다.

        엉덩이 만지기, 발가락 핥아주기, 가슴 물고 빨기 등….

        어쩐지 진홍만 정신없는 모습으로 침을 꼴깍 삼켰다. 눈이 동그래진 채로, 아래를 가리키며 ‘여기요?’ 하며 되물을 정도였다.

        [음모다. 이건 음모야]

        [우린 좋은데… 아주 좋은데??]

        “엎드려볼래요?”

        머뭇거리던 진홍이 등을 돌렸다. 익숙하게 방송을 해왔으면서도 막상 이런 상황이 닥치니 부끄러운지 뺨도, 몸도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스윽, 쇼츠를 벗기자 맨둥맨둥한 피부가 보였다. 엉덩이를 깨물고 핥다가 딱 붙은 두 다리 사이로 회음과 이어지는 고환이 살짝 보였다. 쇼츠를 다 벗긴 게 아니라서 더 기분이 묘했다.

        이미 몇 차례 관계하면서 두어 번 핥아준 적은 있지만 이렇게 본격적인 것은 처음이었다. 1분, 속으로 되뇌며 더 깊게 안 빠지려고 느릿하게 혀를 뺐다. 진홍은 몸을 부르르 떨며 아랫입술을 폭 깨물었다. 흐흥, 고개를 이불에 폭 파묻고는 엉덩이를 흔들거렸다. 추읍, 쪽, 쪽, 습, 하아, 내밀한 곳에 더운 숨이 훅 들이끼쳤다. 간지러웠다, 이미 안은 어찔한 오르가즘을 기억하고 있었다. 알게 모르게 들어올 것이라는 그 기대감에 절로 벌름거리는 게 부끄러웠다.

        “귀여워, 넣어주면, 쪽, 쫍, 좋겠어요? 응? 왜 이렇게 벌름거려.”

        혓바닥으로 길게 핥으며 맥케인이 중얼거렸다. 실은 기대감에 벌름거리는 것도 귀여웠다. 혀끝을 세워 삽입을 하듯 헤집었다.

        “흐앙, 아, 아… 맥, 아… 시간, 시간 지났지, 않아?”

        “글쎄….”

        맥케인은 못 들은 척하며 첩첩, 소리를 내며 뒤를 빨았다. 엉덩이에 이를 세워 할퀴듯 깨물기도 하고 두 엄지로 구멍을 벌렸다 놓는 걸 반복하다가 푹푹 혀로 쑤셨다. 허벅지가 한껏 조여들었다. 맥케인의 움직임에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것 같아, 진홍이 앞으로 몸을 쭉 뺐다. 지익- 길게 늘어지는 타액이 툭 끊어졌다.

        채팅방은 코인이 쉴 새 없이 올라가고 있었다.

        [시간 지났는데 바니에겐 비밀로 해드림]

        [정확히 5분 20초 지났음]

        맥케인은 숨을 헐떡이며 침대로 폭 고꾸라진 진홍의 몸을 봤다. 맥케인은 달리 시간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웃음만 씩 그리며 고스란히 드러난 엉덩이에 뽀뽀를 해줬다.

        “어떡해에….”

        “왜, 응? 싫었어?”

        칭얼거리는 소리에 엎드리고 있는 진홍의 몸 위를 덮듯이 움직여, 얼굴 가까이에 귀를 댔다. 꿈질꿈질거리는 행동과 푹 숙이고 있던 고개를 살며시 들며 하는 소리에 아랫도리가 다 빠듯했다.

        “나, 쌌나 봐아….”

        고작, 그 5분 동안. 뒤를 빨아주는 걸 참지 못하고 사정한 진홍이 빨개진 얼굴로 할딱였다. 이미 흥분에 정신이 없어진 진홍은 침대 옆을 짚고 있는 맥케인의 손등을 끌어 이로 잘근잘근 깨물었다. 엉덩이를 들썩이며 맥케인의 앞섶에 은근하게 문질렀다. 진홍의 숨이 더 거칠어졌다.

        “게임은 어떡하고.”

        “나, 나, 그치만 쌌는데….”

        이미 게임은 안중에도 없었다. 맥케인은 어쩔 줄 몰라 하는 진홍의 몸을 뒤집었다. 어중간하게 내려온 속옷 끝으로 비죽 솟아 나온 귀두 끝에서 허연 액이 줄줄 흘러 흔적을 남겼다. 셔츠가 말려 올라가며 홀쭉하니 드러난 배가 보였다. 누워 있는 진홍이 자신의 티셔츠를 살금살금 끌어 올리더니 ‘여기두….’ 속살대며 젖꼭지를 드러냈다.

        둘 다 방송을 하고 있다는 걸 까맣게 잊은 사람처럼 굴었다. 진홍은 맥케인이 가슴을 만져주지 않아 홀로 유두를 만지다가 다리를 벌렸다. 진홍은 그사이에 갇힌 맥케인을 다리로 당기며 엉덩이를 들썩거렸다. 맨 처음 가까운 데 뒀던 젤 통을 안 들고 올 수가 없었다. 맥케인의 손과 진홍의 엉덩이에 치덕치덕 묻혀지는 젤이 외설스러웠다.

        착, 짝, 엉덩이를 두드리는 소리가 울렸다.

        “흐아… 앗.”

        진홍의 페니스가 기대감에 곧추섰다. 입술이 빠끔거려지고 눈가에는 눈물이 어룽어룽 맺혔다. 아파서도 아니고, 그다음에 올 그 기대감에 몸이 달아 어쩔 줄 몰라 하는 얼굴이었다.

        “지금은 아파, 안 돼.”

        “흐, 흐으으, 들어가잖아아….”

        맥케인의 손가락이 쑥쑥, 안을 파고들었다. 그 마디마디가 내벽을 스칠 때마다 뒷덜미에 소름이 끼쳤다. 오물오물 감쳐무는 감촉이 뜨끈했다. 진홍은 기대감에 아랫배를 문지르고 있었다. 곧, 다가올 살덩이가 기분을 달뜨게 했다. 맥케인이 티셔츠가 거추장스러운지 자신의 것을 훌훌 벗어 바닥에 던졌다. 탄탄한 몸이 진홍의 몸에 한껏 올라탔다.

        푹.

        “아… 아…!”

        손가락 세 개로 진홍의 안을 쑤석대던 맥케인이 손끝을 세워 훑어 내리고는 자신의 성기 위에 젤을 치덕치덕 바르고 진홍의 애널 안으로 반 이상을 쭉 짜 넣었다. 뭉클뭉클한 이상한 감각이 아래를 타고 흘렀다.

        “맥, 맥…나, 나아… 흐아앗!”

        맥케인의 페니스가 비좁은 틈을 벌리고 들어섰다. 아, 입이 한껏 벌어진 채로 침이 꼴딱꼴딱 넘어갔다. 구독자들은 때아닌 야동에 감탄사와 코인을 번갈아가며 올리고 있었다. 나중에는 자기들도 있다고 애타게 부르짖기도 했었다.

        “씹, 조금만, 힘 풀어요, 응?”

        너무 좁아. 너무 빠듯했다. 귀두를 겨우 욱여넣었다. 쿵쿵쿵 맥박질 치는 감각에 진홍이 도리질 쳐보기도 하고 그의 팔뚝을 잔뜩 긁기도 했다. 품 안에 쏙 들어올 정도인 진홍의 몸이 맥케인의 무거운 몸에 짓눌렸다. 아니, 짓눌리는 것보다도 깊게 들어오는 좆의 감각에 진홍이 숨을 헐떡였다.

        “으응, 흐윽, 헉, 하앙….”

        가늘게 새어 나오는 숨이 힘겨웠다. 몸이 가까워지면 키스를 해달라고 입술을 비죽비죽 내밀기도 하고, 한껏 벌어진 다리가 파들파들 떨려오기도 했다. 쭉 짜 넣은 젤이, 비좁고 비좁은 길 깊은 곳에서부터 다시 역류해 나왔다. 삐질삐질 새어 나오는 희끄무레한 액이 엉덩이골을 타고 흘렀다.

        “헉, 허으응, 아, 맥, 제바알….”

        “자꾸 오물오물 물면, 내가 쌀 것 같잖아요, 응?”

        반도 겨우 삼키고서는 더운 숨을 내뱉었다. 다 삼키려면 몸이 더 풀려야 하는 터라 맥케인은 익숙하게 허리를 뒤로 물렸다가 다시 느릿하게 쳐올렸다. 퍽, 퍽, 짧게 차진 소리를 내는 살결이 방송에 잡혔다.

        “흐앙, 아, 커요, 아, 아… 너무 큰데에…!”

        “응, 알아, 먹을 수 있잖아, 어? 아랫배에 다 닿을 정도로, 삼키잖아. 진홍.”

        쪽, 쫍, 힘에 겨워하면 겨우 입을 맞춰 부볐다. 진홍은 눈물이 흥건한 채로, 고통보다는 이상야릇한 감각에 어쩔 줄 몰라 하는 표정으로 엉덩이를 들썩거렸다. 버거운 것을 더 삼켜보려는 듯한 그 움직임이 애처롭고도 사랑스러웠다.

        아랫배와 유두를 만지면서 맥케인이 내벽 안을 푹푹 찌를 때마다, 꼿꼿하게 선 진홍의 페니스 끝에서 픽, 핏 떨어지는 액체가 배 위를 흥건히도 적셨다.

        “나, 고장 나아… 흐앙, 아!!”

        맥케인의 진홍의 허벅지를 한껏 움켜쥐고는 조금 풀렸다 싶을 때 다시 깊게 파고들었다. 푸욱, 하는 관통하는 감각에 고개가 한껏 젖혀질 정도였다. 귀두 끝을 오물오물 씹는 내벽이 사정을 불러일으켰다.

        끄흑, 학, 목 안에서 절절히 끓는 소리가 들려왔다. 평소 때보다 좀 더 빨리 깊게 들어간 감이 없잖아 있었지만, 맥케인도 진홍도 그것을 신경 쓸 정신이 없었다. 흐느적거리는 손끝이 아랫배를 더듬거렸다.

        “흐읍, 으흐으응, 아, 하아, 하….”

        “터질, 것, 같은데. 응? 조금만 힘 풀면 기분 좋아질 거야.”

        몸을 맞붙인 채로 빙글빙글 움직이는 맥케인의 그 움직임에 진홍의 가슴팍이 급하게 헐떡였다. 맥케인은 고개를 숙여 유두를 깊게 빨았다. 쩝, 쩝 소리가 날 정도로 잇새로 깨물었다 놓기도 하고 혀끝으로 느릿하게 굴렸다가 꾹꾹 누르기도 했다. 진홍의 두 손이 갈 곳을 잃어 맥케인의 어깨를 잡았다가 이내 머리카락을 헤집듯이 쥐었다가 그의 머리통을 끌어안았다.

        쪽, 쪽, 빠는 힘에 속수무책으로 몸이 무너졌다. 맥케인은 조금 더 부드러워진 내벽을 헤집으며 움직였다. 가는 비음이 숨소리처럼 색색 들려왔다. 쯔벅, 쩍, 쩔벅대는 아랫도리에서 젤이 흰 거품이 되어 줄줄 엉덩이골을 타고 흘렀다.

        느리게 몸을 물렸던 그가 퍽, 하고 다시 아래를 쳐올렸다. 버둥대는 발끝이 이불을 밀쳤다. 진홍은 팍, 팍 튀는 오르가즘에 어쩔 줄 몰라 하며 몸을 빼려고 엉덩이를 들썩거리기도 하고 맥케인의 어깨를 내려쳐보기도 했다.

        “힉, 히잇, 아, 제바알, 아, 제발, 맥, 제바알….”

        흥분을 못 이긴 어눌한 어투가 가감 없이 쏟아졌다. 숨소리처럼 들리는 목소리를 감상하며 느릿하던 움직임이 철벅철벅 소리를 내며 점차 빨라졌다. 흔들리는 몸을 꽉 잡았다. 도톰하게 부푼 예민한 곳을 쑤석거리며 전립선을 스칠 때마다 허리가 붕 떴다. 파르르 떨리는 몸 아래로 이불을 구겨 넣었다. 엉덩이도 절로 떠서, 맥케인이 그대로 진홍의 다리를 들어올렸다. 휙, 올라가며 접히는 몸과 그 삽입하는 부분이 진홍의 눈에도 다 보일 정도였다.

        검붉고 흉흉한 게, 자신의 다리 사이를 쑤석거렸다.

        “아, 어떡해에, 어떡… 하앙, 아!!”

        진홍은 고개를 도리질 치면서 발끝에 잔뜩 힘을 줬다. 참아보려고 했는데 잔뜩 흥분한 곳이 문질러지면 긴장이 탁 풀어지듯 발가락이 꼼질 거리며 펴졌다. 이미 통통하게 부푼 페니스 끝에서는 끈끈한 애액이 길게 늘어져 달랑달랑 흔들리다가 뚝 떨어졌다.

        “너무우, 깊으, 하, 맥, 아, 나, 죽어어… 제바알…!”

        “아냐, 쉬이, 괜찮아. 응? 젠장, 바니 안이 너무 쫀득해서, 아… 씹.”

        귀두 끝을 강하게 감쳐무는 감각에 맥케인이 욕을 씹어 삼켰다. 그의 단단한 등허리도 땀에 의해 반들반들 빛이 났다. 척추를 따라 내려오면 엉덩이 위의 그 옴폭한 보조개, 그 근육들이 힘차게 꿀렁거리는 것 같았다.

        진홍은 입이 벌어진 채로 알 수 없는 소리를 뱉어냈다. 울음인지 신음인지, 간간히 맥케인의 이름을 부르며 도리질을 치기도 하고 얼른 싸라며 흐느끼기도 했다.

        “빨리이, 싸, 싸란 말야아….”

        눈가는 벌게진 상태로 퉁퉁 부어있었다. 눈물이 흥건히도 쏟아졌다. 고통보다는 흥분에 어쩔 줄 몰라 줄줄 흐르는 물기를 닦아줬다. 맥케인은 쪽, 쪽, 도톰해진 입술을 소리 내어 빨며 아래를 푹푹 잔인하게도 쑤셔댔다.

        “히아… 앗!”

        새된 비명에 눈이 다 동그래졌다. 우뚝, 맥케인도 무언가에 놀란 듯이 진홍을 내려다봤다. 그의 눈이, 어쩐지 사납게 번들거리는 것 같았다.

        “맥, 히으, 맥…?”

        진홍이 헐떡이며 조심스럽게 불렀지만 맥케인은 답이 없었다. 대답 없이 허리만 뒤로 물렸다가 다시 안으로 툭, 처넣었을 때는 몸이 한 차례 펄떡였다. 어, 하는 진홍의 눈빛에는 당황함이 가득했다.

        “아, 니, 잠깐… 흐앗!!”

        후우, 깊은숨과 함께 귀두 끝이 깊게 처박혀 들어왔다. 헉, 억, 숨이 넘어갈 것 같았다. 엉덩이에 닿은 그의 음모가 거칠게 문질러졌다. 솜털만 보송보송하게 서 있는 그 몸이 기묘한 감각에 움칠 떨었다.

        “나, 더, 이상은… 흐앙…!!”

        푸욱, 푹, 푹, 깊은 우물을 헤집는 소리가 마이크를 타고 송출되어졌다. 방송을 보는 사람들은 한참을 말없이 있다가 코인을 쏘고, 말없이 있다가 코인을 쏘고의 반복이었다.

        진홍은 정신 못 차릴 정도의 쾌감에 흐느꼈다. 그러다가 통통하게 부푼 귀두 끝이 찌릿찌릿해져서 당황했고 맥케인의 행동을 멈추려고 팔을 허우적거렸다.

        “안, 아니이… 아!!”

        진홍은 놀라서 자신의 페니스를 움켜쥐었다. 팍, 하고 손가락 틈새로 액이 터졌다. 희끄무레하고 미끈거리는 액체가, 후두둑, 떨어지는가 싶더니 추삽질에 주르륵주르륵 자꾸 힘없이 몸을 적셔댔다.

        “어, 어어… 하, 잠, 잠까안, 나, 안, 히익, 힉!!”

        알 수 없는 액체가 몸 위를 줄줄 타고 흘렀다. 벌겋게 달아오른 두 뺨 위로 흥분인지 야릇한 고통인지 모를 것에 눈물도 같이 주르륵 타고 흘렀다. 맥케인은 진홍의 빠끔대는 입술을 한껏 머금었다. 쪽, 쫍, 쪽, 허벅지를 움켜쥔 손이, 그 안을 느릿하게 문질렀다. 허벅지 안을 쓰다듬다가도 자신의 페니스를 쥔 채 벌벌 떨며 사정하는 진홍의 몸을 토닥이듯이, 큰 손으로 감싸 쥐고 가볍게 흔들었다. 스윽, 슥 흔드는 마찰음에, 입술을 맞댄 그 사이로 헐떡이는 숨이 뱉어졌다.

        “나, 힉, 히끅, 어떡해에….”

        “귀여워요, 응? 바니, 쉬 했어요? 쪽, 쪽, 응? 어떡하지, 이렇게 실례를 하고.”

        저번에도 두어 번, 싼 적 있었지만, 워낙에 정신없이 섹스를 했던 터라, 새롭게 또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 귀여웠다. 그 울먹임도.

        “비밀로 해줄게, 응? 쉬 한 거, 비밀이야.”

        “으응, 흐윽, 나, 쉬, 아닌데에… 쉬 안 했… 어… 흐읏.”

        맥케인의 엄지가 흥분으로 벌어진 귀두 끝을 문질렀다. 이마를 맞대고 코끝을 부볐다. 야한 짓은 최고로 좋아하면서, 같이 하는 것에는 이렇게도 모르는 게 많았다.

        그래서 더 좋고, 해줄 수 있는 게 많아서 만족스럽다.

        “이따가 씻어줄게.”

        울먹임이 가득한 입술 위로 뽀뽀를 남겼다. 오물오물 좆을 물고 있는 내벽이 그다음 움직임을 기다리고 있었다. 퍽. 끝을 보기 위한 움직임이 거칠었다.

        헉, 허억, 더운 숨소리만 방 안 가득 울렸다. 벌어진 두 다리가 덜렁덜렁 흔들리고 여러 차례 찾아온 오르가즘에 몸을 겨누지도 못하여 흐느적거렸다. 이내 신음 소리가 울음소리가 되었다. 진홍은 맥케인의 목을 한껏 끌어안으며 비명 같은 신음을 내질렀다.

        “아, 아!!”

        “크, 읏.”

        울컥, 내벽 안에서 팍 터지듯이 사정을 했다. 퍽, 퍽, 사정하는 와중에도 움직임은 멈추지 않아서 뜨끈하고 뭉클거리는 정액이 꽤나 깊은 곳까지 들어찼다. 뒷골을 저릿하게 하는 감각에 맥케인을 끌어안은 몸이 파득거렸다.

        진홍의 눈꺼풀이 느릿하게 끔뻑였다. 헉, 허억, 두 사람의 숨은 달리기를 한 듯 거칠었다. 눅진눅진한 감각에 주륵 손이 미끄러졌다. 침대 위로 힘없이 떨어지는 진홍의 팔을 보며 맥케인이 진홍의 뺨과 목덜미 몸 곳곳에 입맞춤을 내렸다.

        즈윽, 그의 페니스가 느리고 길게, 아주 천천히 안에서 빠져나왔다. 그의 살결도 음모도 죄 엉망이었다. 음모가 없는 진홍의 피부는 그에게 쓸려 약간 붉게 달아오른 상태였다. 벌어진 구멍이 움칠움칠 조여들었다. 진홍은 자신도 모르게 힘이 들어간 아랫배에 손을 올렸다. 구멍을 타고 젤과 엉킨 정액이 골을 타고 뚝뚝 흘러내렸다.

        “졸려? 쉬이, 착하지. 쪽, 쪽.”

        쉴 새 없이 오르가즘을 느낀 탓에 피곤한 건지 진홍의 얼굴에 졸음이 그득했다. 엉망인 침구 위에 화면을 등지고 진홍의 옆에 누운 맥케인은 멀쩡한 이불을 끌어다가 진홍의 몸을 가렸다.

        “정액 빼고 자야지….”

        “흐으응….”

        진홍이 맥케인의 품으로 돌아누워서는 고개를 콕 박아버린다. 녹초가 돼버린 탓에 아무것도 하기 싫은지 고개를 저었다. 할 때마다 마지막인 것처럼 해대서인지, 진홍이 너무 지쳐 버렸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맥케인은 더 하라면 할 수 있는 상태였지만, 자신의 물건도 겨우 받는 진홍이 걱정스러워 아쉽지만, 욕심을 내려두고 진홍의 이마와 뺨에 입을 맞췄다. 맥케인은 이불 사이로 손을 넣어 진홍의 한쪽 다리를 들어 제 몸에 걸치고 긴 팔을 둘러 진홍의 엉덩이 사이로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흥건히 고인 정액이 주르륵 쏟아졌다. 진홍이 흐흥, 흐흥 흐느끼다가 이내 색색 고른 숨소리를 뱉는다.

        맥케인은 불편한 자세로 대충이나마 정액을 빼냈다. 이대로 누워 잘까, 하는 유혹이 왔지만 등 뒤에는 방송이 여전히 켜져 있는 채였다. 맥케인은 속으로 혀를 짧게 찼다.

        “잘 자요.”

        맥케인은 엉망인 얼굴 위로 짧게 입을 맞추고 일어나 갑자기 활발해진 채팅방을 대충 훑었다.

        [넣을 때마다 너무 흉기….]

        [바니 쉬야 한 건 비밀로 해드릴게요]

        [지렸다 정말 말 그대로ㅠㅠㅠㅠㅠ]

        [어어헝허허어 대박 ㅠㅠ 게임한다더니 그게 게임임??? 감사합니다]

        그리고는 코인이 줄을 이었다. 맥케인은 그 모습에 키득 웃고는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우리 바니 자니까, 끌게요. 안녕.”

        맥케인의 인사를 끝으로 방송이 끝이 났다.

        그리고 바니가 섹스할 때마다 실례를 한 것이 아닌 전립선액을 내보낸 것이라는 걸 알게 된 것은 몇 주 뒤의 일이었다.





첫 방송

        진홍이 사이트를 보게 된 것은 엄청난 우연이었다. 졸업을 하고 개인적으로 일을 받아 하면서 하릴없이 웹서핑하는 게 전부였던 진홍은 그날도 어김없이 지루한 얼굴이었다.

        “아….”

        다른 가족들은 전부 외출한 상태라 집에는 자신 혼자뿐이었다. 갓 성인이 된 진홍은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방송 사이트에 들어가 이것저것 살펴보기 시작했다. 온에어가 켜진 방을 가볍게 훑어봤다가 나오고, 다른 사람의 일상 이야기나 조금은 낯부끄러운 이야기를 하는 방도 있었다.

        무료한 삶에 새로운 것이 들이닥친 것이다.

        그 길로 진홍은 독립하여 홀로 생활하며 짬짬이 벌어둔 돈과 용돈으로 영상을 찍을 수 있는 캠을 샀다. 한쪽에는 조명도 설치 했다. 처음에는 그냥 앉아서 흥얼흥얼 노래 부르는 거나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것도 얼마 가지 못해 한동안은 접속이 뜸해지고 구독자들도 뜸해질 때쯤이었다.

        <<19금 방송 온에어>>

        “와, 헉….”

        진홍은 동그랗게 커진 눈으로 방송을 지켜봤다. 한 남자가 캠을 켜고, 채팅방을 보며 대화를 하는데, 옷을 다 벗은 채였다. 아니, 다 벗었다기보다는 몸을 다 가리지도 못하는 옷을 입고, 엉덩이에는 뭔가 꽂은 채로 신음하고 있었다.

        처음 보는 영상에 진홍은 말을 잃었다. 저게 뭐지, 저런 것도 방송해?

        귀동냥으로 들었던 동영상들과는 달랐다. 대화를 하고, 그의 움직임을 따라 코인이 올라가고, 또 거기에 호응하듯이 엉덩이에 꽂은 것을 들쑤셔댔다.

        진홍은 그날 그 남자의 자위를 보며 파정을 했다.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 사건은 머릿속에서 잊히지 않았다. 눈을 감아도 엉덩이가 떠오르고, 그 검은색 막대가 자꾸 둥실둥실 떠다녔다. 결국에는 자신이 그 검은 막대기를 들고 엉덩이를 쑤시는 꿈까지 꾸고, 몽정하며 잠에서 깼다.

        “빅…맨.”

        꼴깍, 이제 자신은 성인이었다. 그 남자의 방송 멘트 중에는 빅맨이라는 말이 있었다. 구글링을 해가며 찾은 결과, 한 사이트에서 색깔 별로 나온 빅맨 시리즈를 찾았다. 그날 진홍은 딜도와 토끼 머리띠, 그리고 코인 딜도라는 것을 샀다. 방송도 하고 혼자 일을 하고 싶다며 독립했기 때문에 자신을 방해할 사람은 없었다. 늘상 덥수룩하게 덮고 다니던 앞머리를 넘겼다. 안경을 벗은 채로 거울도 살펴보고, 어설프게 입술을 쭉 내밀며 하이, 하며 중얼거리기도 했다.

        “음, 으음, 하이이….”

        바니의 첫 방송의 시작이었다.

        처음에는 뜨문뜨문 사람들이 들어오는 정도였다. 늘 단골처럼 들어오는 닉네임들이 보이면 오히려 반가워서 가볍게 손 인사도 하고, 영상을 꼼꼼히 챙겨보며 조금은 서툴지만, 능숙하게 제 몸을 주물러 보였다. 가늘고 흰, 고생한 적 없어 보이는 그 손끝이 톡 튀어나온 유두를 만지작거렸다.

        “나, 나아, 한 번도 여기 만진 적 없는데… 흐응….”

        손가락으로 유두를 빙글빙글 돌리며 톡, 톡 건드렸다. 진홍의 입에서 흐흥, 하고 가느다란 비음이 흘러나오면 기다렸다는 듯이 코인이 팍 터지며 들어왔다.

        금세 눈가가 빨개진 진홍이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음, 으응, 자기, 땡큐우….”

        쪽, 허공에 입 맞추는 소리뿐이었지만 채팅창은 난리였다.

        [ㅠㅜㅠㅠ미친 어디서 이런게ㅠㅠㅠ]

        [내 통장 가져ㅠㅠ 다 가져 바니ㅠㅠㅠ]

        [젖꼭지만 만지는 거야?? 페니스는?? 엉덩이 보여줘]

        봉긋하고 탱글탱글한 유두와 발긋하게 물든 가슴이 복숭아처럼 몽실몽실했다. 잘록하게 뻗은 허리나, 동글동글 토실한 엉덩이가 화면에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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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들어가면 기분, 좋을까?”

        [최고지]

        [정말 기분 최고임ㅠㅠ]

        [섹스 안 한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하는 사람은 없을 것]

        “섹스는 아직, 근데 나 젤이랑 이것도 샀어요. 이거 하면 여러분들이 코인 줄 때마다 진동 울린다면서요?”

        진홍의 손에 잡힌 코인 딜도가 화면에 잡혔다. 잠깐 멈칫했던 채팅창에서 ‘브라보’ ‘시작해!’ ‘go, go’ 같은 단어가 쏟아져 나왔다. 진홍은 속으로 조금 당황하며 침을 꼴깍 삼켰다. 호기심에 사기는 했는데 막상 시작하려니 조금 겁이 났다.

        “그럼 잠깐만?”

        진홍이 비스듬히 누웠다. 활짝 벌어진 다리에 아직은 힘없이 늘어진 페니스와 부들부들해 보이는 고환이 보였다.

        [아, 진짜 핥고 싶다….]

        [빨리 코인 딜도 신세계를 보여줌]

        [우린 준비 됐음!!!]

        진홍은 손에 젤을 쭈욱 짜고 페니스를 느릿하게 쓸었다. 슥, 스윽, 차진 마찰음이 마이크 가득 잡혔다. 간간이 들리는 진홍의 신음에 맞춰 코인 숫자만 찌릉찌릉 올라갔다.

        “앗, 흐으, 땡큐우….”

        진홍은 입술을 깨물며 웃었다. 뺨도, 몸도 흥분에 발긋하게 달아올랐다. 어설피 움직이는 손동작에도 찌릿한 자극이 올 정도였다. 한 손으로는 페니스를 잡아 위로 살짝 당기고 젤로 축축하게 젖은 손은 아래를 파고들었다. 움찔대는 애널이 느껴졌다. 꿀꺽, 입이 바짝 말라왔다. 여기에 쑥 밀어 넣으면 어떻게 될까, 진홍은 기대감에 아랫배가 다 저려오는 것 같았다.

        “음, 아, 아아…!”

        검지 하나가 쑤욱, 들어갔다. 아니, 겨우 한두 마디 정도 밀려 들어갔을 뿐이었다. 첫 삽입에 놀란 구멍이 벌름거리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 가슴팍이 숨을 내쉴 때마다 오르내렸다.

        “하나, 들어 왔, 어요….”

        [바니의 손가락이 되고 싶다.]

        [나도… 손가락보다 굵은 거 넣고 싶다]

        [ㅠㅠ귀여워… 처음이라서 그런가]

        손가락이 느릿하게 내벽을 문질렀다. 이상한 이물감에 진홍의 입술이 삐죽거렸다. 뭔가 이건 아닌 것 같은데, 하면서도 손은 멈추지 않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코인 딜도를 뒤에 대 봤지만 아직은 빠듯했다. 그러다가, 손가락이 하나 더 들어가 안을 꾹, 꾹 누르자 아릿하고 간지러운 느낌에 조금 긴장했던 몸이 서서히 풀리는 게 느껴졌다. 젤이 묻은 곳이 후끈후끈하고 간지러웠다. 내벽 안의 미끈거림도 간지러워서 손으로 문지르는 게 조금 더 빨라졌다.

        “흐, 흐으응, 아, 간지러어, 아, 앗….”

        축축이 젖은 입술이 벌어졌다가 닫혔다. 몸을 이리저리 배배 꼬기도 하고 손끝을 살짝 세워 안을 꾹꾹 눌러보기도 했다, 뭔가 부족하고 애타는 기분. 진홍의 눈가에 물기가 흥건히 고였다. 코인 딜도 위에 젤을 담뿍 묻히며, 엎드린 채로 엉덩이를 치켜올렸다. 화면 가득 젤로 번들번들한 엉덩이와 허벅지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와….]

        [소장 하고 싶다 진짜….]

        [채팅방의 ‘552331’가 500 코인을 선물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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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들어간다]

        꾹, 꾸욱, 하고 코인 딜도를 밀어 넣자, 진홍의 입에서 가쁜 숨이 터졌다. 둥근 것을 꾹 넣었는데 쭈욱 하고 밀려 나왔다. 힘겨움에 진홍은 자신도 모르게 울상을 짓고 입술을 삐죽거렸다. 채팅방의 글 따위,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 벌어졌던 다리가 저절로 오므라들었다가 다시 느슨히 벌어졌다. 둥그스름한 엉덩이가 이불 위로 비비적거리고 뭉개졌다. 핫, 하아, 더운 숨이 훅 뱉어지며 안으로 온전히 들어갔다. 뾰족한 핑크색 꼬리만을 남긴 채로, 진홍은 기진맥진한 모습으로 침대 위로 널브러져 숨을 색색 내뱉었다. 환호성을 내지르는 이모티콘이 화면을 쉴 새 없이 채웠다.

        “이제, 흐으, 이제 켜, 볼게요?”

        침이 꼴깍 삼켜졌다. 흥분으로 나른하게 풀어진 진홍의 시선은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입술이 자꾸 마르는지 혀로 불그스름해진 입술을 쓸고 스위치를 올렸다.

        찌릉, 찌릉, 진동 딜도가 코인의 금액에 따라 작은 진동부터 움직였다. 나른하게 풀어진 몸은 핑크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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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아, 앗, 아아, 땡, 땡큐우… 으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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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인 딜도 대체 무슨 느낌이야 바니?]

        “흐으응, 아, 이거, 이거는, 그러니까아… 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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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쉴 새 없이 파닥대는 핑크 막대가 화면에 적나라하게 비쳤다. 잔잔한 자극은 코인의 숫자에 따라 강도가 세졌다가 약해졌다. 진홍은 발끝부터 저릿하고 간지러운 느낌에 이불 위에 몸을 비벼도 보고 괜히 아랫배를 쓸어도 봤다. 한 번도 만지지 않은 페니스가 움찔거리며 미끈한 애액을 슬그머니 흘리고 있었다.

        “진동, 에그, 흐으, 느낌인데, 아, 아 제발, 아…!”

        찌릉찌릉- 찌르르르릉!! 멈췄던 코인 행렬이 기다렸다는 듯이 채팅방을 가득 채웠다. 진홍의 눈이 크게 떠졌다가 잠깐이라고 외치기도 전에 코인 딜도가 예민한 부분에 깊게 파고들었다. 늘 조금씩이라도 말을 이었던 진홍의 말수가 줄었다.

        “아흐으, 흐으응, 아, 힉, 히윽…!”

        [페니스 만지지 말고 가줘]

        [여기서 나갈 수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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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홍은 덜덜 떨리는 몸을 침대 위에 한껏 부비고는 반쯤 엎드려 엉덩이를 위로 띄웠다. 닿는 곳곳마다 저릿거리고 간지러워 미칠 지경이었다. 진홍이 이불을 움켜쥐었던 손을 아래로 뻗다가 페니스 만지지 말라는 채팅에 눈물이 그렁한 채로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나, 나, 쌀래에, 흐읏, 아, 아아…! 싸고 싶다구우.”

        진홍은 칭얼거리는 소리로 울먹였다. 단호한 채팅방은 그대로 있어 달라며 아우성이었고, 코인의 금액이 점점 오르기 시작했다. 진홍은 얼굴이 벌겋게 익은 채로 헉, 헉 숨을 뱉으며 고개를 저었다. 뽀얗고 흰 엉덩이에는 자극을 이기지 못해 움켜쥐다가 할퀸 자국이 선명히 드러났다.

        “제발, 아, 제바알….”

        삼키지 못한 타액이 입가를 타고 질질 흘러내렸다. 눈물로 얼굴도 엉망일 텐데, 그런 생각도 들지 않고 진홍은 빨리 싸고 싶다며 엉덩이를 움켜잡았다.

        [코인 딜도 빼면 가도 돼]

        정신이 혼미한 와중에 그 단어가 너무 반가울 지경이었다. 진홍은 앞뒤 보지도 않고 무작정 뒤로 손을 뻗어 그 끝을 잡아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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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독자들은 기다렸다는 듯 코인을 쏘기 시작했다. 급히 빼다가 어중간하게 걸쳐졌던 코인 딜도가 부우우웅 거센소리를 내며 다시 깊게 박혀 들었다. 진홍의 몸이 한차례 펄떡였다. 터질 듯이 부풀어있던 귀두 끝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액이 팍, 하고 터졌다. 온몸이 비비 꼬이는 기분이었다. 벌어지는 입술 사이로 붉은 혀가 꼼질거렸다. 학, 하아 하며 참았던 숨이 겨우 터져 나올 정도였다. 저릿저릿 대는 몸을 손으로 주무르듯이 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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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다렸다는 듯 작은 코인이 톡, 하고 올라온 순간, 사정으로 축축해진 귀두 끝이 벌름거리며 울컥, 한 차례 더 액을 쏟았다. 눈물로 시야가 흐릿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머리가 멍하고 귀가 먹먹했다. 코인 딜도를 써보거나 봤던 사람이면, 진동을 끄지 않은 채로 뺄 때 코인을 쏘면 보다 더 강한 진동과 회전으로 인해 안으로 다시 처박히는 것을 알았을 것이었다.

        안타깝게도 진홍은 생전 처음 써보는 코인 딜도, 한 번도 본 적 없이 설명서만 간단히 본 탓에 순식간에 당한 일에 어안이 벙벙했다.

        “흣, 흐으, 으응….”

        진홍의 입에서 숨을 할딱대며 칭얼대는 소리가 저절로 흘러나왔다. ‘어떡해, 어떡하지.’ 오싹하게 기분이 좋았다. 발끝이 절로 꼼질꼼질거렸다. 100 코인씩 소소하게 올라오는 뭉근한 진동을 삼키다가, 기계 전원을 끄고 조심스럽게 빼냈다. 빠끔히 벌어지는 구멍이 화면에 적나라하게 잡혔다. 몸 위로 튀었던 정액이 뭉근히도 맺혀있었다.

        가는 숨소리만 마이크에 잡혔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아직도 얼떨떨 한지 진홍의 표정이 몽롱했다.

        [바니??]

        [ㅠㅠ바니 아팠어??]

        [뭐라고 말 좀 해줘]

        “아, 앗, 아니, 땡큐, 으으응, 아니… 안 아프고, 막, 기분이 이상해서….”

        머리카락이 땀으로 축축했다. 흠뻑 젖을 정도로 사정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여서 진홍은 입술을 몇 번 움찔대고 배시시 웃었다.

        “자기들이 코인 줘서, 나 예쁜 거 살 수 있겠다. 그치? 예쁜 거, 골라 줘야 해.”

        입술로 쪽 소리 내도록 움직이며 진홍이 웃었다.

        이날이 바로 바니 팬들이 베스트 컷으로 손꼽는 날 중 하나, 그리고 그 주, 주간 코인 베스트 탑 파이브 안에 들었던 날이었다.





곰돌이 한 마리 (한국어 ver.)

        진홍은 눈 앞을 가리는 앞머리를 푸후, 입김으로 한번 불고는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양손으로 턱을 괴고는 멍하니 사진이 걸린 벽을 봤다. 시계와 큰 사진 하나. 앉아있는 자신과 그 곁에 서 있는 맥케인. ‘누구 애인인지 참 잘생겼단 말이야.’ 진홍은 속으로 꽁알대다가 한숨을 푹 내쉬며 자신 앞에 놓인 잔을 한차례 보고 옆에 두었던 노트북을 켰다.

        “화 어떻게 풀어주지. 아니, 빅맨 엄청 꼭꼭 숨겨뒀는데, 그걸 어떻게 찾아냈담.”

        진홍은 노트북을 가까이 끌어당기며 음악 창을 켜두고, 인터넷 창을 켰다. 달칵, 달칵 무선 마우스를 이리저리 움직여 이곳저곳을 살폈다. 검색창에 ‘애인 화 풀어주는 방법’을 검색하기도 하고 달래는 방법도 쳐보고 이것저것 쳐보다가 멈칫, 손이 멎었다.

        “…곰돌이 한 마리?”

        일반 버전과 성인 버전이라. 진홍은 어느 것을 볼까 하며 고개를 슬슬 기울였다가 화면에 보이는 그림들과 내용을 보며 가느다란 미소를 지었다. 달칵. 마우스가 멈춘 그 자리에는 ‘곰돌이 한 마리 성인 버전’이라는 글자가 떡하니 드러나 있었다.

        “곰돌이는 내 취향 아니지만, 뭐.”

        그렇다고 바니 한 마리는 그렇잖아, 진홍은 홀로 꽁알대며 편한 반바지로 갈아입으려 잠옷을 벗었다. 흐음, 가느다란 비음을 흘리며 고개를 기울였다. 진홍은 속옷 밴드를 쭉쭉 당겼다가 놓고는 쑥 벗어 버렸다. 한구석에 앉아 미끈한 오일로 애널을 문질렀다. 흐응, 흐응, 기묘한 기대감 서린 신음이 살짝 흘러나왔다. 내벽이 말랑말랑하게 젖었다. 진홍은 자신이 준비한 것을 성공시키기 위해 옷을 갈아입었다. 헐렁한 반바지 속은 텅 비어서 간지러운 기분이 들었다.

        생각만 해도 심장이 쿵쾅하고 뛰었다. 조금 긴장도 되지만 괜찮다고 되뇌며 머리를 정리했다.

        “그림처럼 할 수 있을까.”

        평범하고 노말한 커플용으로 올라와 있었기 때문에 조금은 어색할 수도 있었다. 진홍은 자신을 애써 위로하며 한숨을 느릿하게 뱉었다. 달칵.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기다렸다는 듯이 총총히 현관문 앞까지 다가서자 조금은 화가 난 표정의 맥케인이 보였다.

        “맥, 왔어요?”

        진홍은 살살 웃으며 고개를 기웃거렸다. 맥케인은 진홍과 눈이 마주치면 화가 풀릴 것 같은지 눈도 마주치지도 않은 채로, 응, 하고 짧게 대답하고 말았다.

        ‘뭐. 이제 그것도 곧 풀릴 거야.’

        진홍은 속으로 실실 웃으며 맥케인의 뒤를 따라 침실로 들어갔다.

        “맥, 맥케인- 나 좀 봐요. 응?”

        진홍이 잘 하지 않는 애교 섞인 음성으로 말하자 맥케인이 넥타이를 풀며 힐끗 쳐다봤다. 입꼬리가 삐죽하니, 화내는 것에 영 소질이 없어 보였다. 진홍은 곰돌이 한 마리를 할 생각하니 기대가 되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두근두근 긴장감에 얼굴이 살짝 달아올랐다.

        “…왜요, 진홍…”

        “나 부탁 하나만 해도 돼요?”

        “응, 뭔데요.”

        “그럼 있지- 곰돌이 한 마리로 운 좀 띄워줘요.”

        맥케인은 자신이 화났다는 티를 내보려고 했지만, 진홍의 말을 무시하지도 못하고 이상한 표정을 지으며 느릿하게 대답했다. 진홍은 얼른 해 달라며 옆구리에 슬쩍 붙으며, ‘응?’ 하며 그를 올려다봤다. 맥케인의 이상한 표정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얼른, 얼른-’ 재촉하자 맥케인이 마지못해 조용하게 ‘곰….’ 이라는 단어를 뱉었다.

        “곰돌이 한 마리가….”

        진홍은 맥케인의 앞에 서서 그를 살짝 올려다봤다. 의도를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살짝 기울인 그가 또 느릿하게 다음 단어를 뱉었다.

        “돌.”

        “돌아서서….”

        진홍은 속으로 키가 닿아서 다행이지 안 닿았으면 어쩔 뻔했냐고 생각하며, 엉덩이로 맥케인의 앞섶을 비볐다. 움찔 떨리는 맥케인의 몸을 느끼며 진홍의 입꼬리가 씨익 올라갔다. 묘한 기대감에 뺨이 달아올랐다.

        “이….”

        “이렇게 옷을 벗고….”

        진홍이 기다렸다는 듯이 옷을 내렸다. 속옷을 입지 않은 봉긋한 엉덩이가 그대로 드러났다.

        엉덩이를 비비자, 맨 엉덩이에 슈트가 닿는 느낌이 났다. ‘아. 덜 닦인 오일이 묻지는 않았겠지?’ 진홍은 갑자기 든 생각을 지우고 엉덩이로 그의 앞섶을 뭉근하게 문질렀다. 맥케인이 당황하며 숨을 삼키는 게 느껴졌다. 진홍은 부끄러웠지만 일단 화해가 우선이니까, 하며 빨리 다음 말을 하라며 재촉했다.

        “한….”

        “한꺼번에 벗겨서….”

        진홍이 찰칵하고 맥케인의 벨트를 풀었다. 지퍼를 직 내리자 속옷 안에 갇힌 페니스가 보였다. 뚜렷한 윤곽에 가까이 다가서면 열기가 후끈할 것 같았다. 스륵 탁. 슈트 하의가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그의 드로즈도 끝까지 내려 옷이 걸리지 않게 한쪽으로 밀었다.

        “흐으….”

        진홍이 배시시 웃으며 묵직한 맥케인의 살덩이를 잡았다. 그리고 자신의 애널을 쑤셔 댈 것을 입에 물었다. 츱, 쪼옥, 쪽. 선단을 혀로 살살 핥았다가 입안으로 깊게 밀어 넣었다. 웁, 욱하는 소리가 저절로 흘러나왔다. 혓바닥과 입안을 짓누르는 감촉이 힘겨웠다.

        “흣, 읍, 쭙, 추읏….”

        혓바닥이 귀두를 스칠 때마다 맥케인의 허벅지가 단단히 굳었다. 진홍은 맥케인의 페니스를 문지르기도 하고 단단한 허벅지를 느릿하게 쓸어보기도 하면서 그의 성감을 자극했다. 벌어진 입가가 아려서 바르르 떨려왔지만, 계속 타액이 묻은 채로 페니스를 느릿하게 빨아 삼켰다. 그의 특유의 체향과 프리컴이 입안에 느른하게 묻어났다. 진홍은 눈을 가느스름하게 뜨며 귀두 끝을 물고 쪽쪽 빨아댔다.

        그의 페니스가 점점 단단해지는 것을 느끼며 입과 손을 움직였다. 단단한 것이 혓바닥을 꾹꾹 누른다. 갑자기 뒤통수를 누르는 느낌에 진홍은 큽, 하고 신음을 삼키며 입안에 질척하게 밀려 들어오는 액을 꿀떡 삼켰다. 컥, 커헙, 거친 소리가 저절로 흘러나왔다. 진홍은 얼굴이 벌게진 채로 맥케인의 정액을 삼켰다. 할퀴는 손길에 맥케인이 몸을 뒤로 물렸다. 미처 다 삼키지 못한 것이 입가를 타고 느른하게 흘러내렸다.

        “흐, 흣, 엄청, 빨리, 쌌네에….”

        진홍이 나른한 웃음을 흘리며 맥케인의 페니스를 쥐고 입술에 비볐다. 뜨끈한 체향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가느다란 손이 그의 허벅지 위를 할퀴었다가 페니스며 음낭 주변을 느릿하게 만졌다. 어설픈 움직임에도 발기하는 자신의 꼴이 너무 우스워진 맥케인이 헛웃음을 흘렸다.

        두 사람은 더운 숨만 내뱉을 뿐, 아무런 대화를 하지 않았다. 진홍은 무릎을 꿇은 채로 자신의 두 허벅지를 비비적거렸다. 맥케인의 허벅지를 쓰다듬던 손이 어느샌가 살그머니 내려와 자신의 다리 사이를 가렸다.

        진홍이 몽롱한 눈으로 ‘다음 거 단어는?’ 하는 얼굴로 올려다보자 맥케인이 낮게 욕설을 뇌까리며 진홍을 일으켜 세워 침대 위로 쓰러뜨렸다. 맥케인은 진홍이 대놓고 유혹을 해 오면 참을 자신이 없었다.

        “나머지는 나중에 해요.”

        허겁지겁 벗은 옷들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짙은 숨을 뱉으며 진홍의 다리를 벌렸다. 익숙하게 벌어지는 매끈한 두 다리, 맥케인은 그의 발끝부터 이로 자근자근 물며 몸을 숙였다. 깨무는 곳곳에 진한 잇자국이 남았다. 진홍은 풀린 눈으로 허리를 들썩이며 그를 채근했다. 아래까지 내려온 큰 손이 옴팡지게 조여든 곳을 파고들었다. 따끈하게 열이 오르고 미끌미끌하게 쑥 들어가는 손가락을 보고 맥케인은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흘렸다.

        “진홍, 혼자서 여기 만졌어요?”

        “흐으응…? 곰돌이, 흥… 한 마리 할 때… 마리가… 아!”

        맥케인이 손끝으로 진홍의 내벽을 진득하게 긁어 내렸다. 파르르 몸을 떨며 허리를 휘자, 맥케인이 진홍의 목덜미를 자근자근 물며 말했다. 입이 닿는 곳도, 코끝이 닿는 곳도 다 단내가 나는 것 같았다. 목을 가볍게 물고 빨다가 다른 한 손으로는 셔츠를 걷어 올렸다.

        “마리가, 뭐?”

        “맥, 페니스 핥, 핥다가 내가 올라타는 건데…?”

        “올라타는 거 어려워하면서?”

        “그치만….”

        아까 맥케인이 오기 전에 오일로 내벽을 꼼꼼히 눌러 문지른 탓인지, 아니면 그의 것을 펠라 해주다가 혼자 흥분한 탓인지, 진홍의 애널은 노곤하게 풀려있었다. 손가락이 세 개, 네 개 들어와서 안을 살살 들쑤셨다. 평소라면 시간이 더 걸렸을 거지만 예민한 곳을 잔뜩 긁자 진홍의 것도 발딱 서서 말간 액을 뚝뚝 흘러내렸다.

        “그런 건 또 대체….”

        “맥, 빅맨, 때문에… 흐응… 화나서….”

        딱히 화난 것은 아니었는데, 화나 보였었나 싶었다. 맥케인은 굳이 말을 꺼내지 않고 입을 딱 다물며 미묘한 웃음을 그렸다. 맥케인은 손가락으로 진홍의 엉덩이를 벌렸다. 빠끔대는 구멍이 오물오물 집어삼킬 듯이 굴었다. 맥케인은 손가락 네 개를 살살 돌리며 안을 자극했다. 손가락 네 개가 작은 딜도 굵기만 해서 진홍은 정신이 어질어질했다.

        손가락을 쫀득하게 조여 오는 느낌에 맥케인은 페니스가 더 빳빳하게 세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깊은 곳까지 들어온 손가락이 내벽의 뭉친 곳을 짓누르고 문질렀다. 얼굴이 발긋하게 달아오른 진홍은 몸을 뒤척였다. 삽입의 야릇한 통증을 알고 있는 몸은 얼른 다음 것을 기다리며 아랫배를 조였다. 진홍은 바짝 마른 입술을 핥았다.

        “앗, 항, 하으응….”

        진홍의 혀가 빠끔히 나와 입술을 핥은 것을 보다가 맥케인이 몸을 내려 입을 맞대며 질척하게 혀를 섞는다. 비릿하고 쿰쿰한 맛이 느껴지지만, 자신한테 매달려오는 느낌이 좋아 입안을 잔뜩 헤집어 놓듯 핥았다. 숨이 가빠질 정도로 입술을 막기도 하고, 서로의 혀를 빼내 서로 문지르기도 했다. 기분이 조금 풀린 맥케인이 눈이 풀린 채로 자신의 손가락을 엉덩이에 물고 있는 진홍을 불렀다.

        “진홍… 바니, 내 귀여운 바니.”

        맥케인이 입술을 마주 댄 채로 웅얼거리자 진홍이 간지럽다는 듯이 웃었다. 맥케인이 손가락을 느릿하게 움직이며 내벽 안을 꼼꼼히 문지르자, 진홍의 입에서 또다시 가느다란 신음이 흘러나왔다. 벌어지는 입술이 달아 보였다. ‘왜 이렇게 예쁘지.’ 맥케인이 야릇하게 웃으며 진홍을 불렀다.

        “그 곰돌이 한 마리라는 거 해줄래요?”

        “으응, 응…?”

        맥케인의 손바닥이 회음을 뭉근하게 문질렀다. 아래가 바싹 붙으며 느른하게 헤집는 느낌에 진홍은 ‘응? 응?’ 거리다가 고개를 까닥였다. 그리고 그 발간 입술 사이로 ‘곰…. ’이라는 소리를 내뱉었다. 맥케인은 해달라고 해주는 그가 너무 귀여웠다. ‘곰’ 하며 오물대는 입술을 괜히 쪽쪽 빨던 맥케인이 한껏 낮아진 목소리로 말했다.

        “곰돌이 한 마리를.”

        “돌…?”

        “돌려 눕히고.”

        “흣, 아앗…!”

        맥케인은 내부에 깊게 묻었던 손가락을 쑥 빼내고 진홍의 몸을 돌려 등이 보이게 눕혔다. 잘록한 허리 주변에 얼마 전 자신이 잔뜩 남겨놓은 흔적이 보였다. 뽀얀 엉덩이에 괜히 잇자국을 더 내고 싶었지만, 괜히 엉덩이를 주물럭거렸다. 손가락은 애액과 오일 같은 것으로 번들거렸다. 진홍이 이불을 쥐었다 놓으면서 작게 ‘이….’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렇게 엉덩이를 들게 하고….”

        맥케인은 푹, 하고 귀두 끝을 벌어지진 구멍 안으로 쑤셔 넣었다. 빠끔빠끔 거리던 구멍이 자신의 것을 꽉 물고 우물거렸다. 자지러지는 신음과 함께 진홍의 몸이 바들바들 떨리는 게 느껴졌다. 하얗고 통통한 엉덩이를 한껏 쥐었다가 놓으며 허리를 은근하게 움직였다.

        두툼한 귀두 끝이 겨우 삼켜지니 그 뒤로는 찌걱이는 소리가 울릴 정도로 우물거릴 때마다 안으로 폭 하고 파고들었다. 내벽을 풀어줘도 빠듯한 감각에 맥케인이 더운 한숨을 뱉었다.

        “한… 흐읏….”

        “한 번 더 이렇게.”

        맥케인은 선단 끝을 남겨 둔 채, 페니스를 쑥 빼냈다가 다시 깊게 쳐올렸다. 잘게 경련하는 진홍의 허리를 쓰다듬었다. 옴폭한 허리를 쓸어올리니 바르르 떨리는 내벽이 자신의 페니스를 한껏 죄어 물었다. 화도 제대로 못 내본 채로, 그의 행동에 마음이 풀려버린 맥케인이 설핏 웃었다. 평생 화도 못 내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움직임을 멈추고 진홍의 엉덩이만 주무르고 있으니, 고개를 폭 파묻고 있던 그가 고개를 옆으로 돌리며 웅얼거렸다. 신음 사이로 다시 ‘마….’ 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 귀여운 모습에 키득 웃은 맥케인이 몸을 겹치듯이 숙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마지막으로.”

        “읏, 흐으응… 리이….”

        “리플레이.”

        맥케인이 숨을 뱉듯이 말했다. 기다림이 너무 길었다. 쑥 빠져나왔던 페니스가 안으로 쿵, 쿵 내질러졌다. 진홍은 허우적거리며 몸부림쳤다.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그 크기는 다시 겪어도 아찔할 정도였다.

        “히익, 잇, 히악…!”

        맥케인의 페니스가 내벽을 쓱쓱 가르며 익숙한 곳을 툭툭 쳐댔다. 아랫배가 징징 울리는 감각에 진홍의 몸이 저절로 곱아 들었다. 울음 섞인 신음을 뱉으면서 이불을 할퀴는 모습을 보고 맥케인은 짧게 혀를 찼다.

        “왜 이렇게 귀엽게 굴어요, 응?”

        맥케인은 더운 숨을 훅, 뱉고는 몸을 바짝 붙였다. 낭창하게 휘는 허리에 팔을 둘러 당기고는 안을 짓뭉개듯이 움직였다. 진홍은 아랫배가 찌르르 울리는 감각에 말을 잇지 못하고 도리질 쳤다가 손가락을 깨물어 댔다. 헐떡대는 숨을 가누지 못하고, 흉흉하게 부피를 키우는 페니스만 오물오물 물어댔다. 엉덩이가 흠칫대며 조여들었다. 맥케인이 참는 신음을 짧게 흘리면 진홍은 짜르르, 몸을 떨어왔다. 폭 박고 있던 고개를 살짝 들며 진홍이 웅얼댔다.

        “화, 화 풀었지이….”

        애초에 화낼 생각도 없었다. 버리기로 약속했던 것과 다르게 진홍은 빅맨을 버리지 않고 꼭꼭 숨겨놨다. 청소하다가 발견했지만, 별생각은 없었다. 쓴 흔적이 없고, 귀여워서 그냥 둘까 하다가 문득 장난기가 생겨서 추궁 아닌 추궁을 했었다.

        진홍의 눈가에는 물기가 그렁그렁했다. 맥케인은 자신이 화 안 났다고 하면, 반대로 진홍이 화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 사실을 혼자만의 비밀로 남겨 두기로 마음먹었다. 맥케인은 나긋하게 웃으며 진홍을 앞으로 돌려 눕혔다. 겨우 엎드려 있던 몸이 푹 퍼지듯 널브러졌다. 맥케인이 그 위를 덮듯이 몸을 숙이며 진홍의 코끝 위로 자신의 코끝을 부볐다. 흐흥, 흐흥, 울음 섞인 소리를 뱉은 진홍이 눈물을 똑똑 떨구고는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따끈한 살덩이가 입술 위를 살짝 스쳤다. 맥케인이 그 입술을 벌리고 들어서자 기다렸다는 듯이 혀끝이 마중 나왔다. 음, 으응, 응, 젖은 마찰음이 요란하기도 했다.

        “쪽, 쫍.”

        진홍이 쌕, 쌕 더운 숨을 뱉으며 맥케인의 입술을 허겁지겁 물었다. 그러다가 느리게 엉덩이를 주무르는 손길에 몸이 나른하게 퍼졌다. 맥케인과 가볍게 뽀뽀하는 동안 벌어진 다리 사이로 번들번들한 살덩이가 슥슥 문질러 졌다. 맥케인은 빠져나왔던 커다란 페니스를 잡으며 오물거리는 구멍을 눌렀다. 맥케인이 가볍게 허리를 추어올리며 진홍의 몸 안을 느릿느릿 헤집어 놨다. 눈물과 타액으로 얼굴이 엉망이 된 진홍의 얼굴을 맥케인이 쓸어주고 뺨을 조물거렸다. 손에 폭 감싸인 뺨이 따끈따끈 열이 올라 있었다.

        “빅맨은 이제 버리는 거야.”

        “그냥, 그냐앙, 보관만 하면 안 돼? 아, 앗, 하으으… 아니이, 진짜 꼭꼭, 흐앙, 아…!”

        아쉬움과 미련이 철철 넘치는 말이 진홍의 입에서 흘러나올 때마다 맥케인의 삽입이 거칠어졌다. 진홍은 고개를 뒤로 잔뜩 젖혀 도리질하다가 손끝을 잔뜩 세워 맥케인의 등과 팔뚝을 할퀴어놨다. 맥케인은 그 자국마저도 기꺼워서 살짝 웃고는 느릿하게 전립선 마사지를 하듯 움직여 댔다.

        “흣, 흐으, 아… 너무, 너무 느린데….”

        파드득하고 진홍의 몸이 튀어 올랐다. 맥케인은 웅웅- 울리는 신음도 삼키고 흥분으로 뾰족하게 선 유두도 조물조물 만졌다. 커다란 손으로 가슴을 한 움큼 쥐듯 오므렸다가, 톡 튀어나온 젖꼭지를 손끝으로 튕겼다. 한쪽만 유독 괴롭힌 탓에 붉고 통통하게 살이 올라 있었다. 맥케인은 큰 몸을 웅크려 진홍의 가슴을 쪽쪽 소리 나게 빨았다. 아니, 거의 뻑뻑- 소리 나는 것에 가까웠다.

        이 끝으로 갉작갉작 긁어대고 가슴 주변을 빨았다가 놓으며 붉은 잇자국을 남겼다. 진홍이 흠칫거리며 숨을 삼킬 때마다 홀쭉해지는 배 위로 손을 미끄러뜨렸다.

        너무나도 긴 밤이었다.





오메가버스 AU

        가볍게 흥을 돋우는 음악 소리가 바(bar) 안을 쿵쿵 울렸다. 진홍은 침을 꼴깍 살피며 살짝 시선을 내려 주변을 재빠르게 살폈다. 친구 녀석이 보이지 않았다.

        ‘미치겠네….’

        친구 녀석은 술을 썩 즐기지 않는 자신에게 논 알콜 칵테일 하나 시켜주고는 짝을 찾으러 간다며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진홍은 입술을 우물거렸다. 뻘쭘하게 서 있기 애매해서 바텐더가 있는 바 테이블에 앉아 파인애플 맛이 나는 칵테일만 홀짝거렸다.

        “으음….”

        고민하는 침음이 저절로 흘러나왔다. 챠칵챠칵 셰이커 소리에 고개를 홀린 듯이 들었다. 걷은 소매에 드러난 팔뚝, 가볍게 쓸어 넘긴 머리카락,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도 눈에 확 띄는 외모며, 체격 그리고 사이사이 섞여드는 향 탓인지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바 안에 선 맥케인은 자리를 떠야 하나 하며 갈팡질팡하는 진홍의 모습을 즐거운 듯 쳐다보고 있었다. 손놀림은 현란하고 익숙하게 움직였다. 늘씬하고 얇은 유리잔에 음료를 채우면 기다렸다는 듯이 들고 갔다.

        다들 제 짝을 만나자고 저렇게 열심히도 다니고 있는데, 잘 보이는 곳에 앉아, 본인은 모르겠지만 애련한 눈빛으로 논 알콜을 마시고 있는 남자를 보고 있자니, 호기심이 동했다.

        “오, 쉴러. 쟤는 뭐야? 신입?”

        단골손님 중 하나가 맥케인의 네임을 부르며, ‘마티니’ 하고 익숙하게 주문을 했다. 맥케인의 눈이 가느스름해졌다. 실로 오랜만의 호기심이라 대답을 해줘야 하나 싶어 웃기만 하자 단골이 눈이 둥그레진다.

        “왜, 뭔데, 왜 그렇게 웃어요?”

        “아니, 그냥. 으음, 꽤, 귀여운 토끼 같아서.”

        토끼라는 말에 단골의 눈이 번쩍 뜨였다. 저 신입은 건들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아하, 내 음료는?’ 하며 말을 돌렸다. 맥은 시선을 흘긋거리며 다시 능숙하게 잔을 채웠다.

        “그, 음. 토끼 같은 애가 이상형이라고 하지 않았어?”

        “너무 많은 걸 알고 있네요.”

        “근데 괜찮겠어요? 저런 거 붙는데.”

        잠시 한눈을 판 사이 말끔한 상판을 한 남자가 진홍의 곁으로 어슬렁어슬렁 다가섰다. 잔에 입술을 대는 둥 마는 둥 홀짝이며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던 진홍은 갑자기 자신을 건드리는 손에 놀라 상대를 올려다봤다.

        “혼자야? 아까부터 쭈욱, 혼자 있던데. 같이 놀까?”

        “아, 아니. 저 친구가, 있어서.”

        “친구? 너랑 같아? 괜찮은데 나도 친구랑 같이 와서, 아니면 짝지어서 놀아도 돼.”

        짝은 서로 구석진 곳이나 모텔에서 가볍게 즐기자는 은어로 쓰이고 있었다. 진홍은 그 의미도 모른 채 자신의 손목을 감싸오는 손을 떨치려는 순간이었다.

        “죄송하지만, 내 손님인데?”

        “어? 아, 아아, 뭐야. 쉴러랑 아는 사이야?”

        남자는 김이 팍 샌 얼굴로 손을 털며 자리를 떴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맞닿았다.

        “고, 맙, 고맙습니다.”

        “아니에요, 오늘 처음?”

        가까이에 다가오니 남자의 향이 훅, 하고 더 짙어졌다. 시원하고 나른한 향, 코끝을 간지럽히는 향에 진홍은 자신도 모르게 코끝을 찡긋거렸다. 맥케인은 ‘호오-?’ 하며 바의 빈 공간에 몸을 기댔다.

        “여긴 내 집이라서, 이상한 녀석 오면 쫓아내 줄까요? 아니면. 그런 취향인가?”

        “예? 아니, 아니에요, 그, 친구를 따라왔는데, 안 보여서….”

        친구? 그러고 보니 같이 들어왔던 사람이 있었던 것 같기도 했다. 주변을 훑어보니 이미 짝 찾아 나가버린 듯한데, 조금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한 진홍을 보니 조금 불쌍한 느낌도 들었다.

        “그래서 꼼짝도 못 하고 이렇게 있는 거예요?”

        보조 바텐더를 불러 앞에 세운 맥케인은 아예 진홍의 앞에 자리하고 섰다. 올려다보는 시선이 조금 나른하게 젖어있었다. 술은 안 먹었는데, 뺨이 발긋한 것 같기도 하고. 달짝지근한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달짝지근?

        “이봐요.”

        “에?”

        “이름은?”

        “진홍… 진홍 화이트요.”

        잔에 남은 칵테일을 야금야금 마시던 진홍의 시선이 올라왔다. 조명 탓인지 아니면 진짜 발긋해 보이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맥케인은 보조에게 잠깐 자리를 비운다고 말하며 바 밖으로 나와 진홍의 앞에 섰다. 훌쩍 큰 체격에 진홍은 코를 킁, 하며 숨을 들이켜고는 그의 몸을 몰래몰래 살폈다. 바디에 딱 붙는 베스트가 인상적이었다. 스탠드 의자에 앉아 발만 달랑달랑 흔들던 진홍의 표정이 살살 풀렸다.

        “진홍, 나랑 갈래요?”

        맥케인은 테이블 위에 올려진 진홍의 손을 잡아 이끌었다. 선선히 끌려오는 몸에서 단내가 폴폴 풍겼다. 맥케인은 바에서 일하면서 수많은 대시를 받았지만, 그가 먼저 상대에게 대시 한 적은 없었다. 그 모습에 바에 자주 오던 손님들이 호기심 어린 시선을 보냈지만, 맥케인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진홍을 향해 웃으며 달콤한 향을 흘렸다.

        맥케인을 따라온 진홍의 입이 천천히 벌어졌다. 바 안에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게 신기한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주변을 기웃거렸다. 진홍은 모르겠지만, 이곳은 맥케인의 개인 공간이라 가볍게 샤워할 수 있는 곳과 깔끔하게 정리된 침대가 있었다. 맥케인은 가게가 끝나기 전에 나온 적은 드물어서 시계를 한 번 보고는 멀뚱히 선 진홍의 앞에 섰다.

        맥케인이 자신의 허리를 감싸자 진홍이 화들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두운 조명에서 봤을 때보다 진홍의 눈 색은 더 예쁜 물빛을 띠고 있었다. 손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라 허둥거리다가 맥케인의 가슴팍 위로 얌전히 두고선 침을 꼴깍 삼켰다. 서로 가까이 있는 탓인지 그 소리가 다 들릴 정도였다. 맥케인이 키득거리며 웃고는 진홍의 코끝에 입술을 부볐다.

        “무서워요?”

        “으, 으응, 아니, 그게….”

        맥케인은 어쩔 줄 모르는 진홍의 반응과 자신에게 기대면서 들썩거리는 몸이 마음에 들었다. 은근하게 풍기는 알파의 페로몬에 반응하듯 진홍의 두 뺨이 발긋하게 달아올랐다. 코끝을 찡긋거리며 흐읍, 하고 숨을 삼킨 진홍은 이내 나른한 한숨을 뱉었다. 맥케인의 손이 진홍의 뺨을 만지작거리다가 달아오른 귓바퀴를 주물거렸다.

        “살살할게요.”

        그가 웃으면서 말했다.

        진홍은 눈앞이 핑- 돌았다. 흐아, 앗, 하며 빨갛게 달아오른 입술 틈으로 약한 숨소리가 새어 나왔다. 옷은 바닥에 뒤엉켜 나뒹굴었고 발끝을 핥아 올리는 뜨거운 입술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아니, 그것보다도 비강을 가득 채우는 페로몬 향에 잠길 것 같았다.

        속눈썹은 물기에 젖어 반들반들 빛이 났다. 코끝을 간지럽히는 싸하고 시원한 향에 숨을 자꾸 삼키게 됐다. 발등이며 발가락을 깨물던 입술이 종아리를 타고 천천히 넘어왔다. 진홍은 손으로 자신의 앞을 가리며 도리질 쳤다.

        “으흑, 흐으응, 아, 저기, 저기이….”

        “맥이라고 불러, 손은 치우고, 아니면 손가락도 빨아줄까?”

        조곤조곤하게 속삭이는 음성에 귓바퀴가 달아올랐다. 진홍은 색색 더운 숨을 뱉으며 손을 꿈틀거렸다. 맥케인은 새하얀 다리가 벌어져 있는 모습을 보고 입안이 바짝바짝 말라왔다. 늘 능숙하게 유혹하는 사람만 봤던 터라 조금 색다른 기분에 아랫배가 찡하게 울리는 것 같았다.

        “저, 이런, 거는… 어색, 해서….”

        기어들어 갈 듯이 말하는 소리를 잡아챈 맥케인이 그의 다리 사이에 자리 잡으며 몸을 숙였다. 자신의 품에 쏙 들어오는 야리야리한 몸에서 단내가 풀풀 풍겨 나왔다. 혀를 대면 혀끝부터 달게 느껴질 것 같았다. 맥케인은 흐트러진 진홍의 머리카락을 쓸어넘겨 주고 손을 내려서 가슴 위를 둥글게 문질렀다. 손바닥에 걸리는 유두를 꼬집고 깨물고 싶었다.

        “흐, 으응….”

        맥케인이 만약 자신이 옷을 입고 있었다면, 진홍이 부들거리는 손으로 옷을 꼭 잡았을 것이라 생각했다. 갈 곳을 잃은 진홍의 손이 침대 위를 꼬물거리다가 조심스럽게 가슴 위를 문지르는 맥케인의 손목을 잡았다. 맥케인이 손끝이 유두를 조물거리다가 봉긋하게 선 그 끝을 살짝 씩 집어 올렸다.

        “간, 지러운데….”

        “간지럽기만? 큰일인데, 힘내야겠어.”

        맥케인이 씩 웃고는 반대쪽 가슴을 입에 물었다. 진홍은 젖은 소리를 내며 자신의 가슴을 빠는 맥케인의 머리를 확 끌어안았다. 진홍은 끙끙 앓는 듯한 신음을 하며 허리를 들썩였다. 맥케인은 큰 손으로 거칠 것 없이 가슴과 아랫배를 느긋하게 쓸었다. 긴장감에 오르락내리락하는 진홍의 가슴이 귀여워 유두 주변에 자근자근 잇자국을 남겼다.

        진홍은 그 손길에 숨이 꼴딱꼴딱 넘어갈 것 같았다. 진한 페로몬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고작 가슴만 빨렸을 뿐인데 울컥하며 아래가 젖어 들었다. 허리가 자꾸 들썩거리고 엉덩이 사이를 긁고 싶었다. 가슴 주변을 핥는 입술이 뜨거웠다. 정중한 애무에 진홍은 그의 머리카락과 목덜미를 쓸었다. 아래를 흘긋 내려다보니 맥케인의 등 근육이 꿈틀거리며 움직이고 있었다. 그 모습에 진홍은 자신도 모르게 목이 타서 꿀꺽하고 침을 삼켰다.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리지는 않았을까 걱정하며, 진홍은 뺨을 발긋하게 물들이고 헐떡였다. 그의 혀가 몸을 천천히 쓸며 내려가더니 자신의 배 주위를 깨물려고 했다. 말랑하지만 살집이 크게 없는 탓에 살짝 긁히는 정도에 그쳤지만, 배꼽 주변을 꾹, 꾹, 누르는 혀의 느낌에 귀두 끝이 찌릿하고 저려왔다.

        진홍은 작은 자극에도 자꾸 다리를 움츠리자, 맥케인이 진홍의 다리를 벌리며 그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큰 몸을 구겨 넣듯이 자리 잡은 맥케인은 몸을 쓸던 손을 내려 진홍의 엉덩이를 확, 하며 움켜잡았다.

        “맥, 맥….”

        “응, 왜요? 진홍, 벌써 젖었어? 아직, 아무것도 안 했는데.”

        아래로 내려갈수록 짙어지는 페로몬 향에 맥케인이 웃었다. 진홍의 순진한 반응이 귀여웠다. 입술이 아랫배 위를 지분거리다가 천천히 음모가 있을 자리로 내려갔다. 입술에 스치는 보드라운 피부에, 그곳에 입술을 댄 채로 맥케인이 눈을 깜빡였다.

        진홍이 손으로 가리고 있을 때는 몰랐는데 체모가 적은 게 아니라 아예 없었다. 혀를 쭉 빼서 핥고, 살집이 없는 다른 곳과는 달리 포동포동한 것이 잘근잘근 깨물고 빨기 좋았다.

        “여기, 털은 어쨌어. 야한 몸이네.”

        “흑… 아, 원, 원래, 없는데, 거기… 아!”

        쭈웁, 쪽 하며 보드라운 살을 빠는 소리가 났다. 맥케인이 살을 우물우물 입술로 문지르고 이 끝으로 살살 긁자, 금세 잇자국이 남았다. 엉덩이를 주무르는 맥케인의 손길에 구멍 사이에서 울컥하고 애액이 쏟아져 나올 것 같았다. 진홍은 눈앞이 핑 돌았다. 빨리 이 강한 자극들이 끝나면 좋겠다는 마음과 한편으로는 그와 조금 더 붙어 있고 싶은 마음이 맞물렸다.

        “페니스도, 예쁘고.”

        작은 자극에도 통통하게 부풀고, 귀두 끝에는 액이 몽글몽글 맺혀있었다. 헐떡이는 숨 사이로, 가냘픈 목소리가 들렸다.

        “나, 빨리이….”

        진홍의 말을 들은 맥케인은 그의 페니스에 입을 맞추며 손끝으로 회음부를 문질렀다. 이미 아래는 애액으로 흥건하게 젖어있었다. 진홍의 페로몬 냄새가 짙게 난다 싶었더니, 아래가 젖어서 그런 듯했다. 맥케인이 오물거리는 애널 주변을 뭉툭한 손으로 문지르다가 연약한 속살을 헤집고 중지를 밀어 넣자, 내벽이 빠듯하게 조여왔다.

        “빨리, 해달라며… 이렇게 깨물면, 아플 거 같은데.”

        스윽, 스윽 움직이는 손길이 유연했다. 젤을 쓸 필요도 없이 흥분에 따라 분비되는 애액이 질척거렸다. 찌걱, 찌걱 여린 소리가 방 안 가득히 울렸다. 진홍은 작은 자극에도 눈꺼풀을 파르르 떨며, 연신 ‘맥, 맥….’ 하며 그의 이름을 불렀다. 맥케인은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오물대는 입술을 쳐다보면서 호흡을 가다듬었다. 맥케인의 손가락과 진홍의 엉덩이골을 타고 액이 줄줄 흘렀다. 진홍은 힘없이 벌어져 있던 두 다리를 그의 몸에 비비적거리면서 조금 더 강한 자극을 원하는 듯 허리를 움찔거렸다. 크고 길쭉한 그의 손가락이 도톰하게 부푼 전립선 주변을 스쳤다. 맥케인은 자신의 페니스를 한 번 흘끗 보고는 진홍의 홀쭉한 배를 쳐다봤다.

        “배, 나오겠는데.”

        자신의 것을 다 삼킬 수 있을지 걱정될 정도로 진홍의 구멍은 여전히 타이트했다. 맥케인은 한 손으로 찌걱거리며 애널을 넓히고, 남은 손 하나는 진홍의 아랫배를 더듬었다. 간질간질한 움직임을 참지 못한 것은 진홍이었다.

        스윽, 아랫배를 문지르는 손을 진홍이 당겨갔다.

        “빨리, 빨리이….”

        진홍이 당긴 손을 깨물며 빨았다. 젖은 소리를 내며 발긋한 혀가 맥케인의 손가락을 핥고 깨물었다. 꼴깍, 하며 침을 삼키는 것까지 다 느껴질 정도였다. 아래는 끊어질 듯 조이면서, 손가락은 살살 깨물고 핥는 모습이 귀엽기만 했다. 맥케인은 발기한 자신의 페니스를 흘긋 보며 진홍의 입안으로 손가락 하나 더 밀어 넣었다.

        “웁, 우음, 음, 흐응….”

        진홍의 입술이 타액으로 번들거렸다. 맥케인은 입안에 밀어 넣은 자신의 손을 두 손으로 꽉 잡은 진홍이 허리를 들썩거리자 애널을 애무하는 손가락이 애액으로 흥건하게 젖어 드는 것을 느꼈다. 쭈웁 하며 빼낸 손으로는 유두를 문지르며 남은 손은 진홍의 아래를 헤집었다.

        “히악, 아…!”

        맥케인의 손가락 세 개가 쑥, 쑥 내벽 안으로 밀려 들어갔다. 작은 딜도 하나 크기의 손가락이 거침없이 움직이자, 진홍은 도리질 치며 신음을 흘렸다. 맥케인은 얼른 진홍의 안을 헤집고 싶었다. 축축하고 보드라운 속살을 헤집고 들어가서 저 작은 배를 꽉 채우고 싶었다. 짙어지는 진홍의 페로몬에 등골이 오싹할 지경이었다.

        “넣으, 하아, 넣어, 넣을 래에… 아, 흑!”

        손가락으론 부족한 진홍은 다리를 그에 몸에 감고 엉덩이를 들썩거렸다. 내벽이 움찔대면서 손가락을 오물오물 물었다. 손가락을 타고 흐르는 애액이 왈칵하며 맥케인의 손을 가득 적셨다. 맥케인이 손을 쑥 빼며 침대 위로 늘어뜨려 놓은 알파용 콘돔을 잡았다. 보드라운 속살을 안전하게 탐하려면 어쩔 수 없었기에, 빠듯하게 몸집을 키운 페니스에 콘돔을 씌웠다.

        “어…?”

        “왜?”

        무릎을 세워 페니스에 콘돔을 씌우는 맥케인을 흘긋 쳐다본 진홍은 눈을 휘둥그레 떴다.

        “어…? 아, 잠, 깐….”

        “진홍, 왜 그래요?”

        “그, 그거, 안, 안 들어가.”

        “아.”

        진홍의 말에 맥케인이 자신의 페니스를 보고는 쓰게 웃었다. 초심자에게는 조금 힘들겠지. 하지만 이렇게 애액이 흥건한데.

        “잔뜩 젖어서, 들어가. 응? 살살 할게.”

        “너무, 너무, 크잖아….”

        “으응, 조금 크지?”

        조금이라니. 진홍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맥케인의 페니스를 봤다. ‘저게?’ 뭔가 말을 더 하고 싶은데 아무런 말도 생각나지 않았다. ‘저게 다, 들어갈까?’ 맥케인은 자신의 페니스를 보고 놀라 머릿속이 새하얘져서 진홍이 아무런 말도 못 잇는 사이에 조금 더 철저하게 준비했다. 혹시라도 진홍이 다칠까 봐 필요 없는 젤을 한 번 더 쭉 짜 콘돔을 씌운 페니스 위로 덧발랐다. 번들번들 빛이 나서 더 흉흉한 것 같았다.

        “자… 잠, 잠깐, 진짜, 진짜아… 아! 하앙…!”

        맥케인은 페니스를 진홍의 애널에 꾸욱, 눌렀다가 빼고 다시 한번 더 꾹 하며 밀어 넣었다. 애널이 몇 차례나 그 끝을 되 뱉듯이 굴자, 맥케인은 예민하게 부어있는 회음 주변을 문지르고 촘촘하고 오밀조밀한 애널 구멍을 문지르면서 달랬다. 이내 진홍의 몸이 녹진하게 풀릴 때쯤에 갑자기 그의 페니스가 반 틈이나 쑥 밀려 들어오자 진홍에게서 비음이 터져 나왔다. 진홍은 어안이 벙벙했다.

        ‘진짜, 진짜 컸는데, 애기 팔뚝만 했는데, 아니 더 컸나?’

        진홍이 생각을 이어가기도 전에 훅 끼쳐오는 페로몬 향에 몸이 부르르 떨렸다.

        사정이었다.

        “어, 어….”

        “귀여워, 쌌네. 넣은 것만으로도 싼 거야?”

        진홍은 느릿하게 움직이며 몸을 숙이는 맥케인의 작은 행동에도 숨이 턱 턱 막힐 지경이었다. 쌌다는 맥케인의 말에 배 위를 확인한 진홍은 하얗게 묻어있는 액체를 확인하고 바보가 된 것처럼 ‘어, 어….’거리며 아래를 봤다. 발긋한 귀두 끝에서 흰 액이 주르륵 흘러내리고 있었다.

        “더 열심히 해야겠네.”

        “아니, 잠, 까, 아, 안…!!”

        스윽, 쯕, 쯔걱 맥케인은 느릿하게 움직이다가 텐션이 오른 듯 거칠게 내벽을 쑤석거렸다. 유연한 허리 짓에 벌어진 진홍의 다리가 덜덜 떨렸고, 페니스가 안으로 처박힐 때는 아랫배가 딴딴하게 뭉쳐 들었다. 반만 겨우 삼킨 채, 애처롭게 벌어진 구멍을 진홍이 눈으로 직접 봤다면 안 들어간다며 울음을 터뜨렸을 것이다.

        구멍 안에서 젤과 애액이 뒤엉켜 비적비적 새어 나왔다. 조금만 더 움직임이 빨라져도 희게 거품이 일 지경이었다. 맥케인의 움직임에 진홍의 몸이 덜덜 떨리며 허리가 휙, 휙 떠올랐다.

        진홍은 잔뜩 흐트러진 채로 이불을 움켜잡았다. 불기둥이 제 몸을 가르고 들어오는 것 같았다. 그것보다도 짙은 우드 향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이대로 향에 잠식해버릴 것 같은 감각.

        “아, 앗, 흐앙, 아…!”

        “헉, 흐, 좁아, 응? 조금만 힘, 좀, 젠장.”

        맥케인이 힘을 빼달라고 말을 했지만, 오히려 안으로 처박을 때마다 옴쭉거리며 잔뜩 조여왔다. 등골이 오싹할 지경이었다. 조이는 콘돔이 답답할 지경이었다. 긴장된 진홍의 몸을 쓸어주고 엉덩이를 움켜잡았다. 진홍의 페니스가 흔들리는 움직임을 따라 통통 튀었다. 더 벌리고 들어가면 닿을 수 없는 곳까지 닿을 것 같았다.

        “이거, 다 넣으면.”

        “흑, 흐으응, 안, 돼, 안 돼에… 다 넣으면, 흐앗, 아!”

        “하아, 씹… 콘돔 안 했으면, 임신했겠네.”

        진홍의 흰 몸이 불긋하게 달아올라 있었다. 울어서 엉망인 얼굴도 색스러울 지경이었다. 미친 척하고 콘돔을 빼고 싶었지만 그랬다간 겁을 먹고 도망칠 것만 같았다. 아쉽지만 오늘은 여기서 끝내야 했다.

        “입, 벌려야지, 응?”

        “하악, 하….”

        맥케인은 헐떡이며 벌어지는 진홍의 입술을 물면서 그의 몸을 끌어안고 허리를 둥글게 문질렀다. 진홍은 머릿속이 새하얘진 와중에도 그의 페니스가 다 안 들어갈 것이라는 생각을 멈출 수 없었다. 진홍이 부들거리는 주먹을 들어 맥케인의 어깨를 팡팡 치면서 소심한 반항을 했지만, 소용없었다. 이내 힘이 빠진 손이 내려가면서 팔뚝을 긁으려는 찰나에 뒤로 쭉 빠졌던 맥케인의 허리가 다시 앞으로 움직여 페니스를 진홍의 안으로 푹, 하며 찔러 넣었다.

        “……!”

        눈앞이 희게, 빛이 번져 들었다.

        “흐, 끄, 흐으….”

        맞붙은 입술 사이로 끓는 신음이 새어 나왔다. 맥케인은 뿌리 끝까지 진홍의 안에 처박고 싶었다. 딴딴한 기둥에 짓눌린 전립선은 자극을 견디지 못하고 진홍은 몇 차례나 오르가즘에 올랐다. 맥케인은 부들대는 진홍의 손을 잡아 조심스럽게 깍지를 꼈다. 빠듯하게 벌어진 구멍이 애처로울 지경이었다. 진홍은 닿아서는 안 될 곳까지 닿을 것만 같은 공포에 사로잡혔다.

        “흐, 안, 돼에, 거기, 는, 거기는 하앙… 아….”

        “왜, 후우, 응? 왜, 안 돼.”

        쪽, 쪽 달게 뺨을 부벼오는 입술과 한껏 낮은 음성이 진홍의 귓가에 울렸다. 맥케인은 진홍의 턱선과 귓가 그리고 목덜미까지 차근차근 빨고 핥았다. 허리 아래에서는 진홍을 달래기 위해 페니스를 깊게 박은 채로 둥글게 허리 짓만 하고 있었다. 빙글, 빙글 조금씩 더 안으로 파고들 것 같았다. 진홍은 자신의 안으로 조금씩 더 파고드는 듯한 감각에 겁이 났지만, 자신의 비부는 갈증이 이는 것처럼 살덩이를 갈구했다. 아니, 정확히는 알파의 씨 물을 갈구했다. 깊은 곳에 숨은 오메가의 질구는 히트가 아닌 이상 문을 열지 않았다.

        “그거, 알아?”

        “흐으응, 몰라, 몰라아….”

        “히트 아니어도, 페니스가 그 끝에 닿으면.”

        맥케인이 자신의 입술을 쓱 핥았다. 오싹한 느낌이 기분을 한껏 고양되게 만들었다. 진홍은 정신이 혼미한 가운데 그의 목소리에 집중했다. 알파의 우드 향이 재차 짙어졌다. 비강을 가득 채운 향에 아랫배가 미칠 듯이 간지러웠다. 아니, 내벽이 간지러운 것일까, 안을 빨리 긁어내고 싶었다.

        “질구를 열 수 있지.”

        느릿하게 안을 빠져나가는 맥케인의 움직임에 방심하고 있었던 진홍의 눈이 커졌다. 허리가 휙 들리고 퍽- 하는 소리가 아득하게 멀리서 들려오는 것 같았다. 쉬이, 하며 자신을 달래는 맥케인의 목소리와 함께 묽은 액체가 진홍의 상체에 어지럽게 튀었다. 소변이 아닌 희끄무레한 액체가 작은 움직임에도 주룩주룩 흘러내렸다. 엉덩이에 까슬한 음모가 느껴졌다. 그의 페니스가 뿌리 끝까지 전부 다 들어왔다는 느낌과 함께 턱 막혔던 숨이 헉, 허억 하며 겨우 터져 나왔다. 맥케인은 전부 집어넣고도 모자라는지 안을 꾹꾹 누르며 페니스를 조금 더 밀어 넣을 듯이 굴었다. 그의 행동에 진홍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안이 얼얼하게 아파왔다.

        연약한 살을 억지로 벌리고 들어온 움직임에 진홍의 눈에 눈물이 흥건하게 고였다. 느리게 쭈욱 빠지는 움직임에도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길어서 더 그렇게 느껴지는 건지, 아니면 너무 자극적이어서 길게 느껴지는 것인지 모르겠다. 얼핏 맥케인의 웃음을 본 것 같기도 했다.

        “흣…!”

        “하아, 젠장. 진홍 너무 달아요.”

        단내가 폴폴 새어 나왔다. 추적거리는 허리 짓에 끙끙 앓는 듯한 진홍의 신음이 가느다란 숨소리로 바뀌었다. 조르듯이 애널이 페니스를 오물오물 물어왔다. 깊게 길을 낸 그가 조바심내지 않고 다시 착실하게 안을 자극했다. 예전의 다른 섹스들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아찔하게 좋았다.

        “애인, 있어? 응?”

        “으으응, 으응, 하아, 아, 아니이, 아, 제발….”

        조금 더 이 몸에 닿고 싶었다. 진홍은 안으로 삽입할 때마다 아랫배를 뭉근하게 짓누르니 어쩔 줄 몰라 입을 앙다물었다. 진홍의 속눈썹이 눈물로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애인이라는 소리에 도리도리 고갯짓만 했다. 맥케인은 늘 고백만 받았지 자신이 해본 적이 없어 멋있는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막상 제 취향을 만나버리니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을 잡기 어려웠다. 맥케인의 입에서 헉헉대는 숨소리만 거칠게 뱉어졌다.

        “애인할래? 나랑 애인해요. 진홍.”

        “아, 아아, 너무, 커어, 커서, 안, 흐윽… 망가져어….”

        “안, 망가져. 응? 조금만, 착하지.”

        진홍의 안에서 엉덩이가 번들번들해질 정도로 애액이 줄줄 흘러내렸다. 한 번 자극을 받은 질구가 다음 것을 기다리듯 페니스가 반틈만 침입할 때마다 강하게 움칫거렸다. 맥케인은 싸고 싶었지만. 사정하기가 아까웠다. 아까부터 오물거리는 내벽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응, 으응, 제발, 나, 빨리이….”

        귀엽게 속살대는 진홍의 말을 삼켰다. 맥케인이 애인할 거냐고 재차 물어보자 진홍은 정신없는 와중에도 우드 향을 가득히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발긋한 뺨은 과즙이 터질 듯이 빨개져 있었고 입술은 타액으로 축축했다. 맥케인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훅, 하며 밀려 들어오는 힘에 진홍의 몸에 한차례 힘이 들어가다가 축 늘어졌다.

        맥케인이 페니스로 꽉 다물린 질구에 비비적거릴 때마다 진홍의 몸이 흠칫거리며, 귀두 끝에서는 액체가 주르륵 흘렸다. 이미 두어 차례 사정해버려 나오는 것은 말간 액체뿐이었다. 느긋한 움직임이 오히려 더 괴로울 지경이었다. 진홍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애처롭게 신음했다.

        맥케인은 진홍의 눈가를 쪽쪽 핥으며, 아래를 페니스로 헤집고 파고들듯이 움직였다. 오메가의 질구가 아슬아슬하게 열릴 듯 말 듯했다. 어차피 콘돔을 쓰고 있어서, 열릴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고 있었다. 몽롱하게 자신을 올려다보는 진홍의 시선이 예뻤다. 물기에 젖어 눈 색이 더 푸르게 빛이 나는 듯했다. 진홍은 흐느끼면서도 손으로 제 아랫배를 조심스럽게 문질렀다. 안이 아프고, 간지럽고 저렸다.

        “너무, 커어….”

        맥케인은 등골이 오싹해지면서, 진홍이 야릇한 말을 일부러 내뱉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진홍의 몸 안으로 파고든 페니스가 더 키울 수 없을 만큼 몸집을 키웠다. 페니스에 씌운 콘돔을 벗겨내고 억지로 노팅 하고 싶을 정도였다.

        “빨리, 끝낼게.”

        그 말이 무색할 정도로 긴 밤이었다.

        진홍은 통통 부은 얼굴로 이불 속으로 쑥 숨었다. 맥케인은 곤란하다는 듯 웃고는 그 이불 뭉치를 쳐다봤다.

        “잘 잤어요?”

        “…네에….”

        볼 거 다 본 사이에 부끄러워하며 숨은 진홍의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진홍은 아랫배가 징징 울리고 허리와 다리, 온몸이 여기저기 저릿한 게 말도 못 할 정도로 아팠다. 아니, 어딘가 간지러운 것도 같았다, 알 수 없는 감각에 눈물이 핑 돌았다. 빨리 끝낸다던 맥케인은 정말 온몸에서 액체가 더 이상 나오지 않을 정도까지 자신을 쥐어짰다. 마주 보고하다가 뒤집어서는 엉덩이를 빨리고, 다시 삽입, 그리고 끝이 나나 싶었는데 옆으로 누워 자신의 뒤로 같이 눕는가 싶더니 삽입.

        “우리 이제 애인 사이인데.”

        “……?!”

        휙 하며 이불이 내려갔다. 맥케인의 말에 모습을 드러내는 진홍을 보며 그가 느긋하게 웃음을 그렸다. 말끔하게 넘겼던 머리는 자연스럽게 내려와 있었고, 녹 빛을 머금은 눈동자가 선한 웃음을 그렸다. 진홍은 그 웃음을 또 멍청하게도 홀린 듯이 쳐다봤다.

        “설마, 잊은 거예요? 아니면, 거짓말?”

        정말 서운하다는 모습으로 이야기하는 맥케인의 모습에 진홍이 놀라 몸을 벌떡 일으켜 앉았다. 찌릿한 감각에 앞으로 넘어지는 것을 맥케인이 받아들었다.

        훅, 끼쳐오는 은은한 우드 향이 어젯밤을 생각나게 만들었다.

        “야해라.”

        “농담하지, 마요….”

        “농담 아니에요.”

        진홍의 흰 몸을 흘끗 보던 맥케인은 흘러내린 이불을 당겨 어깨에 둘러줬다. 어쩔 줄 모르는 진홍의 표정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정신없이 탐하면서 보는 게 아니라 멀쩡한 대낮에 보는 모습이었다. 뺨에 있는 작은 점들이나, 묘한 눈 색, 보드라운 머리카락, 그리고 자신에게 밤새 혹사당한 입술까지. 아무런 말 없이 진홍을 지켜보고 있자, 진홍은 조심스럽게 맥케인의 옷을 당겼다.

        “아. 아니면 내 얼굴이 취향이 아니에요?”

        맥케인은 정말 잘생긴 얼굴을 하고선, 섭섭하고 서운하다는 듯이 말했다. 그는 진홍이 놀라 눈이 휘둥그레지는 것까지 흘긋거리며 속으로 웃음을 삼켰다.

        “아니, 그게, 아닌데…!”

        “그럼, 애인해요. 농담같이 들리겠지만, 나 섹스도 잘하고, 요리도 잘하니까.”

        섹스라는 말에 진홍의 뺨이 화르륵 달아올랐다. 순진하고, 귀엽고. 당황스러운 마음에 페로몬도 갈무리하지 못한 진홍은 어버버 거리다가, 맥케인이 웃으며 ‘응?’하는 것을 보고 결국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귀여운 연애의 시작이었다.





        캠보이: 바니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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